기다려 주셨다니...ㅠㅠ 정말 눈물 날 정도로 감사드립니당. 앞으로도 파이팅 할께요..아자아자~~많이 춥지만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25- 그 사이에 채임이는 모든 걸 포기했다는 얼굴로 힘없이 앉아잇었다. 우리둘 사이에 놓여있던 찾잔속의 음료들은 원래의 생기를 잃은 듯 차갑게 식어 있었고 4명이 모이게 되자..다시 맥주를 시키고 따로 뜨거운 음료를 채임이 앞에 놔주었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추워보일 정도로 파리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서윤선배...” “응..” 나를 바라보는 맑은 그의 눈이 더 이상 그를 의심하게 만들질 않았다. 정말 채임이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면...이렇게 까지 말갛게 나를 바라보진 못하리라. “제가 채임이 만나보라고 한 후에 만나보셨어요?” “응”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뭘?” 정말 궁금하다는 눈빛이다. “진서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채임이 만나러 간날.. 채임이가...마음 정리중이라고..정리되면 연락하겠다고 해서... 난 지금 기다리는 중이었어... 너에게 연락이 없어서...답답해 하고 있었어...” “네?” 이게 무슨 뒷북 치는 소리인가? “채임아?” 내가 채임이를 바라보자..채임은 내 눈을 피했다. 그런데 아무말 없이 채임이만 뚫어지게 바라보던 재섭는 자식이 우리는 있는 둥 마는둥...채임이에게 매달리듯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채임아..너 왜 나 피하니?” 지훈선배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기름이 좔좔흐르고 있었고.. 청바지 위로 불쑥 올라와있는 뱃살은 여전했지만...채임을 바라보는 표정만은 정말 진지했다. 채임은 팔짱을 끼더니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왜 당신을 만나야 하죠? 나는 그쪽을 만날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그 차가운 말투에...나도 정 떨어질 뻔 했지만..서윤 선배도 어지간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지훈 선배는 꿋꿋했다...와우 인간승리다. “너 나한테 할말 있잖아?” “무슨 할말? 난 너같은 인간한테 할말 같은건 없어...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다 모아놔도...바뀌는건 없어..송진서.. 아무리 서윤오빠가 널 좋아하고...너만을 원해도..니곁으로 가게하진 않을거야.” “이채임...너 말이 좀 심하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서윤 선배가 끝내 한마디 했다. “너 내가 모르는 무슨 다른 일이 있는거야? 내가 그동안 유학준비한다고 바빠서 솔직히 니말 듣고도 신경 못썼다만 무슨 일이야? 오빠한테 얘기 해봐..” 오잉? 유학?? 이건 또 무슨말이야? 똥그란 눈으로 놀라움의 표시를 하는 나를 보는 서윤 선배는 나중에 얘기해줄게 라는 식의 입모양을 한다음 엄한 표정으로 세명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물론 나를 볼때는 예의 그 눈에 하트를 한 껏 만들어서 뜨겁게 바라보았다. 순간...좀전에 채임이로 인해 쓰라렸던 가슴이 조금은 덜 아푼 것 같았다. 역시 우정보다는 사랑인 것인가? 나도.....어휴...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채임이는 끝간데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뭐야? 두사람...지금 내 앞에서...내가 이렇게까지 해도 진서 너는 끝까지 서윤오빠 옆에 있겠다는 거야 뭐야?” “아니..채임아...니가 이 상황에서... 같이 있엇는데.. 어떻게 결론이 그렇게 나니?” 순간 어이없음에... “오빠...나 오빠 사랑해...중학교때부터 쭈욱 그랬고..앞으로도 그럴거야.. 그런데 왜 오빤 매일 동생이라고만 하는거야? 나도 여자야.. 그래서....나 오빠 아이 가졌다고 했어...” “뭐?” 순간 서윤의 얼굴에 당황함과 경멸의 빛이 함께 떠올랐다. “그래..내가 진서한테 그랫어..그렇게라도 하고싶었어. 그러지 않음 진서는 오빠 곁에서 물러나지 않을거니까...” “너...너 정말..” “구제불능이라고 해도 좋아...미쳤다고 해도 좋아..오빠만 있으면 돼.. 나...지금 내 옆엔 아무도 없어...가족들 전부다 캐나다로 이민 갈때도 난 오빠 때문에 혼자 남았어...오빠 없는 곳에서 살기가 무서웠어.. 유학 준비한다고? 잘됐네...그럼..나랑 함께 가...거기 가면 우리 식구들도 다있고.. 우리 애기랑 나랑 오빠랑 이렇게 셋이서....” 쫘악~~~ 순간..혼자 열씨미 떠들던 채임이는 조용해졌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지훈선배가 채임이의 뺨을 올려붙힌 것이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파리하고 창백하기까지 하던 그녀의 얼굴이 금방 붉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채임이도 너무 놀란 탓인지 맞은 자세 그대로 가만 있었고.. 한동안 우리 사이엔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니...니가...어떻게 그런 말을...어떻게 그런 짓을...” “왜? 내가 왜 못해? 넌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오히려..용서받지 못하고 세상에서 매장돼야 될 사람은 너 아냐?”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지훈과 채임이의 신경전은 곧 끊어질것처럼 팽팽히 당겨놓은 고무줄같아서 정말 누군가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금방 끊어져 버릴것만 같았다.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고... 옆을 쳐다보니 서윤선배는 어떻게 될 일인지 가만히 지켜보는 듯..날카롭게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물론 그 두사람은 여기 이 공간에 두사람 뿐인양...눈이 찢어져라 서로를 맹렬히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딸꾹...” 너무 긴장한 탓일까? 나도 모르게 내가 딸꾹질을 하고 말았다. 그 소리와 동시에 채임의 눈에 가득 고였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기기 시작하더니... 큰 소리를 내며 채임의 청바지위에 물방울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을 걷잡을수 없이 흘러내려서...흡사 수돗물이라도 틀어놓은 양 줄줄 흘러내렸고....채임은 흘러내리는 눈물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고는 지훈선배를 노려보고 있다가 곧 숨이 막히는지..헉헉 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가지고 싶은 놈이 이놈이야? 뭣 때문에? 넌 다 가지고 있으면서 저 놈 하나 못가져서 그렇게 안달인거야? 나는? 그럼..나는? 니 옆에서 니가 시키는대로 꼭두각시처럼 니가 힘들때 외로울때만 그렇게 찾아오다가...인제는 아예 싫증난 인형처럼 벽장속에 가둬두겠다고? 날봐..나는 니가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어딘가에 쳐박아 버리는 인형이 아니야. 감정이 있고 살아있는 인간이라고...너를 사랑한다고 했던 말들...모든 행동들이 그렇게 우스워?” “흥...영화 동아리 회장이라고 정말 대사처럼 말은 잘하는구나... 그 어떤 말을 해도 니가 나한테 한 행동은 절대 용서할수 없어.” “술김에...실수였어...하지만...너에대한 마음은 진심이야...정말이야...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가지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조금만 내 입장에서 생각해 주면 안돼?” 간절히 말하는 지훈선배의 외침에도 불구하고...채임이는 번뜩 정신이 드는 듯... 서윤선배를 보면서 말했다. “오빠...거짓말 한거 제가 잘못했어요...물론 오빠는 절대 그럴사람 아닌거 알아요... 하지만...정말 오빠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그 어떤 경우라도 오빠만 있으면 된다구요..” “정말 어이없고....내가 알았던 니가 아니라서 너무 실망이구나.. 니가 이렇게까지 변한 원인이 나한테도 있었겠지만..근본적으로는 니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욕망들이 이렇게까지 튀어나오게 하다니... 니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똑똑한 여성이 맞는지.... 앞으로 너 볼일 없었으면 좋겠다...이채임....더이상 여러사람 힘들게 하지마라.. 그게 내가 할 마지막 말이다...진서야 가자..” 서윤선배는 그렇게 낮게 그리고 소름끼치도록 차갑게 말하고는 내 손을 잡고 일어섰다. “안돼...가지마...오빠 제발 여기에 날 두고 가지마...내가 이렇게 빌어도 안되는거야?” “채임아...더이상 널 비참하게 만들지마...너를 비참하게 만들고 잇는건 바로 너야....니가 사랑이라는 이름안에서 행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정말 구역질 나게 더럽다...” 정말 선배는 역겨운 표정이었다. 지훈선배는 묵묵히 맥주잔만 들여다보고 있었고... 온통 눈물로 얼룩진 채임의 얼굴이....정말 비참하게만 보였다. “진서야....제발 부탁이야....마지막이야... 내가 그동안 너 속이고 아프게 한거 다 미안해.... 그니까 서윤오빠는 놔줘...제발 부탁이야..” 갑자기 채임이 내 손을 부여잡고 매달리기 시작하자...엉거주춤 일어나고 있던 나는 순간 중심을 읽고 넘어질뻔 했다... 하지만 서윤선배의 듬직한 가슴이 그런 나를 뒤에서 지탱해 주었다. “이채임..그만하라고 했지? 진서가 아니더라도...더이상 너를 보고 싶지 않다... 가자..진서야...” 그렇게 내 양어깨를 뒤에서 붙잡은 선배는 그대로 나를 끌어안고는 나가버렸다.. “선배...채임이 저대로 두면...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제 두사람이 해결할 문제야....상황을 보아하니....지훈이라는 저 사람...책임질 일을 한 것 같은데...우리가 거기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선배..너무 냉정하게....” “냉정해? 난 우리 문제가 더 시급한데?” 선배와 손을 잡고 걷고 있는 그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아까 채임과 함께 올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이었다. 나는 인간의 마음의 간사함에 대해 생각하며 선배와 함께 걸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25-
기다려 주셨다니...ㅠㅠ
정말 눈물 날 정도로 감사드립니당.
앞으로도 파이팅 할께요..아자아자~~많이 춥지만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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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그 사이에 채임이는 모든 걸 포기했다는 얼굴로 힘없이 앉아잇었다.
우리둘 사이에 놓여있던 찾잔속의 음료들은 원래의 생기를 잃은 듯 차갑게 식어 있었고
4명이 모이게 되자..다시 맥주를 시키고 따로 뜨거운 음료를 채임이 앞에 놔주었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추워보일 정도로 파리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서윤선배...”
“응..”
나를 바라보는 맑은 그의 눈이 더 이상 그를 의심하게 만들질 않았다.
정말 채임이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면...이렇게 까지 말갛게 나를 바라보진 못하리라.
“제가 채임이 만나보라고 한 후에 만나보셨어요?”
“응”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뭘?”
정말 궁금하다는 눈빛이다.
“진서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채임이 만나러 간날..
채임이가...마음 정리중이라고..정리되면 연락하겠다고 해서...
난 지금 기다리는 중이었어...
너에게 연락이 없어서...답답해 하고 있었어...”
“네?”
이게 무슨 뒷북 치는 소리인가?
“채임아?”
내가 채임이를 바라보자..채임은 내 눈을 피했다.
그런데 아무말 없이 채임이만 뚫어지게 바라보던 재섭는 자식이 우리는
있는 둥 마는둥...채임이에게 매달리듯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채임아..너 왜 나 피하니?”
지훈선배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기름이 좔좔흐르고 있었고..
청바지 위로 불쑥 올라와있는 뱃살은 여전했지만...채임을 바라보는 표정만은
정말 진지했다.
채임은 팔짱을 끼더니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왜 당신을 만나야 하죠? 나는 그쪽을 만날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그 차가운 말투에...나도 정 떨어질 뻔 했지만..서윤 선배도 어지간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지훈 선배는 꿋꿋했다...와우 인간승리다.
“너 나한테 할말 있잖아?”
“무슨 할말? 난 너같은 인간한테 할말 같은건 없어...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다 모아놔도...바뀌는건 없어..송진서..
아무리 서윤오빠가 널 좋아하고...너만을 원해도..니곁으로 가게하진 않을거야.”
“이채임...너 말이 좀 심하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서윤 선배가 끝내 한마디 했다.
“너 내가 모르는 무슨 다른 일이 있는거야?
내가 그동안 유학준비한다고 바빠서 솔직히 니말 듣고도 신경 못썼다만
무슨 일이야? 오빠한테 얘기 해봐..”
오잉? 유학?? 이건 또 무슨말이야?
똥그란 눈으로 놀라움의 표시를 하는 나를 보는 서윤 선배는 나중에 얘기해줄게
라는 식의 입모양을 한다음 엄한 표정으로 세명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물론 나를 볼때는 예의 그 눈에 하트를 한 껏 만들어서 뜨겁게 바라보았다.
순간...좀전에 채임이로 인해 쓰라렸던 가슴이 조금은 덜 아푼 것 같았다.
역시 우정보다는 사랑인 것인가? 나도.....어휴...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채임이는 끝간데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뭐야? 두사람...지금 내 앞에서...내가 이렇게까지 해도 진서 너는 끝까지 서윤오빠
옆에 있겠다는 거야 뭐야?”
“아니..채임아...니가 이 상황에서... 같이 있엇는데.. 어떻게 결론이 그렇게 나니?”
순간 어이없음에...
“오빠...나 오빠 사랑해...중학교때부터 쭈욱 그랬고..앞으로도 그럴거야..
그런데 왜 오빤 매일 동생이라고만 하는거야? 나도 여자야..
그래서....나 오빠 아이 가졌다고 했어...”
“뭐?”
순간 서윤의 얼굴에 당황함과 경멸의 빛이 함께 떠올랐다.
“그래..내가 진서한테 그랫어..그렇게라도 하고싶었어.
그러지 않음 진서는 오빠 곁에서 물러나지 않을거니까...”
“너...너 정말..”
“구제불능이라고 해도 좋아...미쳤다고 해도 좋아..오빠만 있으면 돼..
나...지금 내 옆엔 아무도 없어...가족들 전부다 캐나다로 이민 갈때도 난 오빠 때문에
혼자 남았어...오빠 없는 곳에서 살기가 무서웠어..
유학 준비한다고? 잘됐네...그럼..나랑 함께 가...거기 가면 우리 식구들도 다있고..
우리 애기랑 나랑 오빠랑 이렇게 셋이서....”
쫘악~~~
순간..혼자 열씨미 떠들던 채임이는 조용해졌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지훈선배가 채임이의 뺨을 올려붙힌 것이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파리하고 창백하기까지 하던 그녀의 얼굴이 금방 붉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채임이도 너무 놀란 탓인지 맞은 자세 그대로 가만 있었고..
한동안 우리 사이엔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니...니가...어떻게 그런 말을...어떻게 그런 짓을...”
“왜? 내가 왜 못해? 넌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오히려..용서받지 못하고
세상에서 매장돼야 될 사람은 너 아냐?”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지훈과 채임이의 신경전은 곧 끊어질것처럼 팽팽히 당겨놓은 고무줄같아서 정말 누군가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금방 끊어져 버릴것만 같았다.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고...
옆을 쳐다보니 서윤선배는 어떻게 될 일인지 가만히 지켜보는 듯..날카롭게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물론 그 두사람은 여기 이 공간에 두사람 뿐인양...눈이 찢어져라
서로를 맹렬히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딸꾹...”
너무 긴장한 탓일까? 나도 모르게 내가 딸꾹질을 하고 말았다.
그 소리와 동시에 채임의 눈에 가득 고였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기기 시작하더니...
큰 소리를 내며 채임의 청바지위에 물방울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을 걷잡을수 없이 흘러내려서...흡사 수돗물이라도 틀어놓은 양
줄줄 흘러내렸고....채임은 흘러내리는 눈물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고는
지훈선배를 노려보고 있다가 곧 숨이 막히는지..헉헉 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가지고 싶은 놈이 이놈이야?
뭣 때문에? 넌 다 가지고 있으면서 저 놈 하나 못가져서 그렇게 안달인거야?
나는? 그럼..나는? 니 옆에서 니가 시키는대로 꼭두각시처럼 니가 힘들때 외로울때만
그렇게 찾아오다가...인제는 아예 싫증난 인형처럼 벽장속에 가둬두겠다고?
날봐..나는 니가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어딘가에 쳐박아 버리는 인형이 아니야.
감정이 있고 살아있는 인간이라고...너를 사랑한다고 했던 말들...모든 행동들이
그렇게 우스워?”
“흥...영화 동아리 회장이라고 정말 대사처럼 말은 잘하는구나...
그 어떤 말을 해도 니가 나한테 한 행동은 절대 용서할수 없어.”
“술김에...실수였어...하지만...너에대한 마음은 진심이야...정말이야...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가지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조금만 내 입장에서
생각해 주면 안돼?”
간절히 말하는 지훈선배의 외침에도 불구하고...채임이는 번뜩 정신이 드는 듯...
서윤선배를 보면서 말했다.
“오빠...거짓말 한거 제가 잘못했어요...물론 오빠는 절대 그럴사람 아닌거 알아요...
하지만...정말 오빠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그 어떤 경우라도 오빠만 있으면 된다구요..”
“정말 어이없고....내가 알았던 니가 아니라서 너무 실망이구나..
니가 이렇게까지 변한 원인이 나한테도 있었겠지만..근본적으로는 니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욕망들이 이렇게까지 튀어나오게 하다니...
니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똑똑한 여성이 맞는지....
앞으로 너 볼일 없었으면 좋겠다...이채임....더이상 여러사람 힘들게 하지마라..
그게 내가 할 마지막 말이다...진서야 가자..”
서윤선배는 그렇게 낮게 그리고 소름끼치도록 차갑게 말하고는 내 손을 잡고 일어섰다.
“안돼...가지마...오빠 제발 여기에 날 두고 가지마...내가 이렇게 빌어도 안되는거야?”
“채임아...더이상 널 비참하게 만들지마...너를 비참하게 만들고 잇는건 바로 너야....니가
사랑이라는 이름안에서 행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정말 구역질 나게 더럽다...”
정말 선배는 역겨운 표정이었다.
지훈선배는 묵묵히 맥주잔만 들여다보고 있었고...
온통 눈물로 얼룩진 채임의 얼굴이....정말 비참하게만 보였다.
“진서야....제발 부탁이야....마지막이야...
내가 그동안 너 속이고 아프게 한거 다 미안해....
그니까 서윤오빠는 놔줘...제발 부탁이야..”
갑자기 채임이 내 손을 부여잡고 매달리기 시작하자...엉거주춤 일어나고 있던 나는
순간 중심을 읽고 넘어질뻔 했다...
하지만 서윤선배의 듬직한 가슴이 그런 나를 뒤에서 지탱해 주었다.
“이채임..그만하라고 했지? 진서가 아니더라도...더이상 너를 보고 싶지 않다...
가자..진서야...”
그렇게 내 양어깨를 뒤에서 붙잡은 선배는 그대로 나를 끌어안고는 나가버렸다..
“선배...채임이 저대로 두면...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제 두사람이 해결할 문제야....상황을 보아하니....지훈이라는 저 사람...책임질 일을
한 것 같은데...우리가 거기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선배..너무 냉정하게....”
“냉정해? 난 우리 문제가 더 시급한데?”
선배와 손을 잡고 걷고 있는 그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아까 채임과 함께 올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이었다.
나는 인간의 마음의 간사함에 대해 생각하며 선배와 함께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