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관에서 생긴일~ ☆

남향2005.03.06
조회571

머리털 나고 첨으로 철학관에 갔습니다.

사주보러 갔습니다.  

저 말고...그냥 따라 갔습니다.

저두 그런거 관심은 많지만 아직 가본적은 없었습니다.

 

◎ 토요일

퇴근하려고 짐을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앞에 앉아있는 아가씨가 절 부릅니다. (우리는 호칭이 어정쩡한 사이입니다....이하 아가씨랑 칭합니다.)

아가씨 : "퇴근하고 집에가서 뭐해요~"

나 : "아무것도 안해요....왜요.."??

아가씨 : "아뇨 그냥~" 

그러면서 말끝을 흐리면서.....뭔가 얘기하고 싶어하는거 같은데....뭔지 궁금해지는...?

나 : "왜요"?

아가씨 : "실은 설로 철학관 갈껀데 같이 갈래요.....아주멀어요..."^^

아주 조심스럽게 얘기하더군요....나는 그러마 했습니다.

근데, 정말 멀고(서울역에서 전철을 두번 더 갈아타고 가야 합니다.) 예약을 하고 가는데도 가면 길게는 4시간 정도 기다린다고 합니다.

뭐~ 집에가도 별다른 일도 없고....약속도 없을꺼 같아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정말 이동시간만 2시간 걸렸습니다.

 

갔더니 작은 방이 전부이고, (대기실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더이다.....쩝~)

앞에 아주머니 2명이 대화중이고....아저씨 한분이 뒤에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근데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되지않아

앞의 아주머니의 일행인지 남자 1명....뒤에 또 남자1명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봐 달라고 하더군요.

대화중에 보니 여자들은 큰딸, 작은딸이고....남자1명은 막내아들....1명은 큰딸의 남편이이었습니다.

철학아저씨가 한사람에 1:30분~2시간 정도 걸린다고....계속 바쁘다고....안된다고...음...말투가 정말 독특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우리까지 봐주면 12시가 넘어야 끝난다고 본인도 힘들어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대단한 아주머니들....계속 봐 달라고 우기자,

이번에는 우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아저씨가 화가 난 모양입니다.

소리를 버럭지릅니다.

결국에서 일어서서 싸우다가 기분 나쁘다고 다음에 온다고(안 온다고는 안합니다.)문을 뻥~ 차더니 나갔습니다........우리팀이 너무 시간을 잘 맞춰온 듯 싶습니다......아마 조금 늦게 갔다면 그냥 집으로 돌려 보네졌을 것 같습니다.....ㅎㅎ

그렇게 우리 앞에 아저씨 한명이 빠졌습니다. (ㅋㅋ...대기시간이 줄었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아주머니(큰딸)와 남편은 다 봤는지 돌아갔습니다.

이제 아주머니(작은딸)와 막내아들(43세....ㅋㅋ 나이도 압니다.)만 남았습니다.

그 아주머니.....

울 아가씨를 부릅니다.

아마도 예약도 하지 않았고....철학아저씨도 안된다는 막내아저씨를 봐(사주)달라고 예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랬습니다.

결국, 아주머니 2시간 아저씨 2시간.....그렇게 우리는 예약시간보다 4시간 동안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아가씨와 나는 철학아저씨가 피우는 담배연기 맡아가면서.....모르는 사람사주풀의 다 들어가면서.....정말 별별 얘기가 다 나오더군요.....가족의 정황이 쫙~ 그려집니다......어디 갈데가 없습니다.....방 하나밖에 없으므로...그렇게 기다렸습니다.

 

앞의 아저씨가 발로 문을 뻥 차고 나갔고 1시간 정도 지나서 전화가 왔습니다.

철학아저씨 : "성질이 보통이 아니시던데 뭐하시는 분입니까.....아~ 검찰쪽이요.....뭐요? 공무원인가요.....예.....괜찮습니다......다음에 연락주시고 오세요....네"....뚝~!!

 

아가씨는 제가 힘들어 할까봐 계속 괜찮냐고 합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가 않더군요.

저는 철학관을 가보지는 않았지만.....예를들면 9수에 결혼을 안한다는....4살은 궁합도 안본다는....그런 얘기는 믿거든요.....실은 거의 믿는 편이었습니다......오늘 전까지는~!!

철학관 아저씨와 그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의 4시간의 대화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완전 코메디입니다.

사주풀이야 기본은 있는 것이겠지요.

음과....양~!!

그리고 그 후 얘기들......정말 그건 거의 신앙에 가까운 것입니다.

그렇게

그 아주머니(작은딸)는 산부인과 의사의 부인인데 8살정도 어린 의사2명과 3명이서 동업을 할 모양입니다....... 제가 듣기에는 10행시를 짓는것과 같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운을 띄우면 철학아저씨는 운에 맞춰서 노래를합니다..

거의 평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얘기들

끝나고 돌아가면서 아주머니의 아들은 다음주에 와서 또 얘기하신답니다......가족의 정황을 다 들었는데 또 온다니~에궁~!!

 

저희 차례가 왔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너무 미안하답니다.

그래서 저도 조금 봐주겠다고 합니다.

앞의 아가씨가 1:30분정도 끝나고.....저의 생일을 묻습니다.

철학아저씨  : "돈...돈(money)하겠구먼~"

나 : "맞아요"   (오버해서 맞장구 쳤습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철학아저씨  : "근데 돈은 하나도 못 모았구먼.....직장생활은 좀 했을텐데 어쨌어 다 친정줬나.....돈돈 하니 장사하겠구먼....사업을 해도 크게 할꺼야~"

잉~아닌데...오버했더니....돈에 환장한 사람 같았나...ㅋㅋ

돈 다 모아서... 독립할때 집에서 10원한장도 안받았습니다.

글구 엄마가 철학관에 몇번 갔었는데 그때 사업운 없다고 했는데....직장생활 잘 하라고...ㅎㅎ

글구 돈돈 하지도 않는데~ 얻어먹는거 싫어하는데,

하지만 그런 마음은 표현하지 않고.....돈 하나도 못 모았다는 얘기는 무시하고

나  : "그럼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장사하는것이 더 나은가요"?

철학아저씨 : "장사를 할 꺼라는 거지"......그리고 흐지부지, 대답 못들었습니다.

그러고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간 후~

철학아저씨 : "작년 7월에 안 좋은 일이 있었네~"

아무일도 없었습니다....별 대답이 없자

철학아저씨 : "직장을 옮길려고".... ?

나 : "예~ 작년에도 사표한번 쓰고...지금도 다니기 싫어서 생각중이에요"...!!

철학아저씨 : "옮기지마....옮기게 되면 7월에 옮기고....옮기면 또 옮기게 될꺼야~"

근데 경기도 않 좋은 요즘에 직장옮겨서 잘 될 확율이 별로없죠, 그런거 평균적인거 아닙니까?

글구 8월이면 여름휴가 있는데 왜 7월에 그만둡니까~!

글구 저희 업무의 특성이 여름휴가 끝나면 12월까지 무진장(아주많이)한가합니다.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오니 9시가 넘었습니다.

 

철학관에 가기전에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정말 믿었습니다.

그 철학관에서도 어떤 아가씨가 사주를 봤는데 "지금 만나고 있는 총각이랑 해어지고 내년에 유부남을 만나서 깊은 관계까지 간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어서 그 유부남 '이혼부적' 쓰러왔었답니다.

그 말을 곧이 곧대로(아주 유명하고 용하다는)믿고 뭔가를 기대했던 나의 기대가 너무 컷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