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수인이다. [여기에요] [일찍 도착하셨네요?] [그럼요. 시간도 남는데 뭐하겠어요. 일찍와서 단단한 마음을 준비하고 있었죠] [네? 아~~ 하하하] [음.....섹시한 앞치마라고 했나요? 그것도 두장준비하고 잘빠진 고무장갑도 두놈 준비하고... 이만하면 됐죠?] [네 늦겠어요. 얼른가요] 그녀가 아지트라고 부르는 곳으로 갔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알콜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딸기를 놓고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수인과 나도 딸기를 받아들곤 꼭지를 다듬는 작업부터 했다. [이야... 이거 만만치 않은데요. 20KG를 다 다듬는 거에요?] [그럼요...] [이거 언제쯤 알싸한 와인이 되는 거에요?] [몇달을 푹 기다려야 되요... 와인은 기다림이거든요. 숙성시키고 발효시키고 걸러주고 침전시키고... 제가 작년 9월경에 포도로 와인을 담궜죠. 10월에는 사과로 와인을 담고 오늘 마침 온 김에 포도 와인은 병입은 시키고 갈려구요. ] [병입이라... 그냥 병에 담기만 하는 거에요?] [병에 담고 코르크를 막고 캡을 씌우고 라벨링을 하고... 모든게 수작업이죠.] [이야...] [모든게 수작업이고 느릿느릿해도 전 조용히 익어가는 이 와인이 좋아요. 내가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을 줄 수록 이 놈은 멋진 놈이 되거든요..^^] [난 어때요? 수인씨] [뭐가요?] [달콤한 와인처럼 느릿느릿 조용하게 익혀서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면 안될까요? 그럼 멋진 와인이 될것 같은데...] [하하하... 인규씨 농담이죠? 사람이 와인이랑 같나] [진담일 수도 있죠? 잘 숙성시키면 안될려나??] 꼭지가 잘려나가는 빨간 딸기를 보며 그녀의 대답을 목마르게 기다린다. [음....그렇다면 보름만 생각하고 대답할께요. 내 오크통에 인규씨를 보관할건지 말건지 고민 좀 하게요.] [보름이라....? 알았어요. 보름 후에는 대답을 듣는 건가요?] [인규씨.... 혹시 오늘 선 본 대타를 나로 땜방하려는 속셈??] [하하하 아니에요.] 그녀의 표정은 알 수 없는 미로다.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다. 마음이 타는 건 나다. 갑자기 내 마음이 그녀를 향해 왜 이렇게 나서고 있을까? 내가 너무 쉽게 시작하는 건 아닐까?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는 꺼냈지만, 담담한 그녀의 반응... 그냥 장난으로 받아들이면 어쩌지? 서른 다섯해의 내 나이가 무색해질만큼 가슴이 떨리고 있다. [이거 병에 담는 것 좀 도와줘요] 그녀가 큰 유리병을 들고 낑낑대고 있다. [아니 이런 것도 못 들면서 어떻게 이건 다 담궜데요? 포도 양도 장난 아니었겠구만...] [그쵸? ^^ 나머지는 다 미모만 되면.... 도와주죠. 하하하 농담이구요. 다들 잘 도와주세요. 인규씨 부른 오늘 같은 날 뭐해요. 섹시한 앞치마도 입었겠다 막부려 먹어야죠.] [이거 이렇게 일단 병에 담으면 되나요?] [네 일단 병에 담고 다 담고 나면 코르크 작업하게요] 그녀의 옆모습이 와인병에 아로 새겨진다. [참 인규씨...저기 와인잔 하나 가져와봐요. 그래도 저의 처녀작인데.... 시음시켜 드리죠] [음....향도 좋고 맛이 파는 와인과 다른 걸 모르겠어요. 깔끔한데요.] [다행이다...^^ 처녀작이 실패가 아니라서...] 딸기향과 알콜이 섞인 포도향이 나의 코끝에서 맴돈다. [자....이거 선물이에요] 그녀가 코르크까지 맊은 포도와인 한병을 건넨다. [대신에 나머지 이병들은 집까지 실어다 주세요. ^^ 부탁드려요] [넵... 당연히 실어 드리죠.] 차에 올라 탄 그녀는 어느새 고개를 가로 떨어뜨리고 새근새근 졸기 시작했다.
리트머스 - 5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수인이다.
[여기에요]
[일찍 도착하셨네요?]
[그럼요. 시간도 남는데 뭐하겠어요. 일찍와서 단단한 마음을 준비하고 있었죠]
[네? 아~~ 하하하]
[음.....섹시한 앞치마라고 했나요? 그것도 두장준비하고 잘빠진 고무장갑도 두놈 준비하고...
이만하면 됐죠?]
[네 늦겠어요. 얼른가요]
그녀가 아지트라고 부르는 곳으로 갔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알콜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딸기를 놓고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수인과 나도 딸기를 받아들곤 꼭지를 다듬는 작업부터 했다.
[이야... 이거 만만치 않은데요. 20KG를 다 다듬는 거에요?]
[그럼요...]
[이거 언제쯤 알싸한 와인이 되는 거에요?]
[몇달을 푹 기다려야 되요... 와인은 기다림이거든요. 숙성시키고 발효시키고 걸러주고 침전시키고... 제가 작년 9월경에 포도로 와인을 담궜죠. 10월에는 사과로 와인을 담고 오늘 마침 온 김에 포도 와인은 병입은 시키고 갈려구요. ]
[병입이라... 그냥 병에 담기만 하는 거에요?]
[병에 담고 코르크를 막고 캡을 씌우고 라벨링을 하고... 모든게 수작업이죠.]
[이야...]
[모든게 수작업이고 느릿느릿해도 전 조용히 익어가는 이 와인이 좋아요. 내가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을 줄 수록 이 놈은 멋진 놈이 되거든요..^^]
[난 어때요? 수인씨]
[뭐가요?]
[달콤한 와인처럼 느릿느릿 조용하게 익혀서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면 안될까요?
그럼 멋진 와인이 될것 같은데...]
[하하하... 인규씨 농담이죠? 사람이 와인이랑 같나]
[진담일 수도 있죠? 잘 숙성시키면 안될려나??]
꼭지가 잘려나가는 빨간 딸기를 보며 그녀의 대답을 목마르게 기다린다.
[음....그렇다면 보름만 생각하고 대답할께요.
내 오크통에 인규씨를 보관할건지 말건지 고민 좀 하게요.]
[보름이라....? 알았어요. 보름 후에는 대답을 듣는 건가요?]
[인규씨.... 혹시 오늘 선 본 대타를 나로 땜방하려는 속셈??]
[하하하 아니에요.]
그녀의 표정은 알 수 없는 미로다.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다.
마음이 타는 건 나다.
갑자기 내 마음이 그녀를 향해 왜 이렇게 나서고 있을까?
내가 너무 쉽게 시작하는 건 아닐까?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는 꺼냈지만, 담담한 그녀의 반응...
그냥 장난으로 받아들이면 어쩌지?
서른 다섯해의 내 나이가 무색해질만큼 가슴이 떨리고 있다.
[이거 병에 담는 것 좀 도와줘요]
그녀가 큰 유리병을 들고 낑낑대고 있다.
[아니 이런 것도 못 들면서 어떻게 이건 다 담궜데요? 포도 양도 장난 아니었겠구만...]
[그쵸? ^^ 나머지는 다 미모만 되면.... 도와주죠. 하하하 농담이구요. 다들 잘 도와주세요.
인규씨 부른 오늘 같은 날 뭐해요. 섹시한 앞치마도 입었겠다 막부려 먹어야죠.]
[이거 이렇게 일단 병에 담으면 되나요?]
[네 일단 병에 담고 다 담고 나면 코르크 작업하게요]
그녀의 옆모습이 와인병에 아로 새겨진다.
[참 인규씨...저기 와인잔 하나 가져와봐요. 그래도 저의 처녀작인데.... 시음시켜 드리죠]
[음....향도 좋고 맛이 파는 와인과 다른 걸 모르겠어요. 깔끔한데요.]
[다행이다...^^ 처녀작이 실패가 아니라서...]
딸기향과 알콜이 섞인 포도향이 나의 코끝에서 맴돈다.
[자....이거 선물이에요]
그녀가 코르크까지 맊은 포도와인 한병을 건넨다.
[대신에 나머지 이병들은 집까지 실어다 주세요. ^^ 부탁드려요]
[넵... 당연히 실어 드리죠.]
차에 올라 탄 그녀는 어느새 고개를 가로 떨어뜨리고 새근새근 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