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머스 - 8

장진수2005.03.10
조회287

[수인씨... 수인씨...  다 왔어요.  일어나봐요.]

[으...으음 제가 깜박 졸았나봐요?]

[피곤하죠... 취재하랴 글쓰랴 오늘은 와인까지 만들랴...  내려요.  참 몇호라 그랬죠? 

 저 와인들 집으로 옮겨 줄께요]

[1704호에요.  번번히 고맙기만 해서 어쩌죠.  ^^ ]

[고마우시면 저 차나 한잔 주세요.  먼저 올라가요.]

[네 먼저 올라갈께요.]

트렁크를 열고 열 다섯병의 와인을 챙겼다.

(참 부지런하네... 이런 저런거 어떻게 다 챙기면서 살까?)

수인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들어가도 되요?]

[그럼요.  들어오세요.]

[영광인데요.  수인씨 집에 이렇게 방문하게 되서...]

[^^;; 뭘요... 제가 더 고맙죠.  참 인규씨 와인 저기 작은 방으로 옮겨 주시겠어요.

 거기 와인 냉장고가 있거든요.  그 앞에다 그냥 두세요.  정리는 제가 할께요.]

[넵... 마님]

[참 물 올려 뒀는데 루이보스티 괜찮아요?]

[루이보스티요? 첨 들어보는 찬걸요]

[그럼 한번 드셔 보세요.  부드러운 맛이 괜찮으실 거에요.]

 

작은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수인의 냄새가 한껏 느껴진다.

책장 한켠에 가득한 책들과 원고를 쓰다만 책상...

책상위에는 수인의 사진도 놓여져 있었다.

긴 생머리가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냥 두고만 오세요.  정리는 제가 할께요.]

[네 지금 나가요.]

 

차의 은은향 향이 내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향이 좋은데요.]

[맛도 좋아요.  부드럽죠.]

[루이보스티란 말 처음 들어봐요.]

[루이보스티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의 최남단 세다르버그 산맥 450m이상 고산지대에서만

유일하게 생육하는 관목이래요.   콩과식물에 속하는 침엽수이기도 하구요.

약 3년 후 1.5∼2m 정도 자라고 그 뿌리는 약 4m 이상 심지어 7∼8m 까지도 내려요.

루이보스 잎을 잘게 자른 후 발효시켜 만든 차가 루이보스티에요.

이 차가 각종 미네랄도 듬뿍 함유하고 있고 카페인이 없어서 떫은 맛이 없어요.

저도 백화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접하게 됐죠.]

[이야~~ 완전히 박사시네요.]

[관심이 있는건 자세히 관찰하는 편이죠 ^^]

[난 관찰해 볼 생각 없어요?]

[으음.... 보름의 유예기간을 내렸습니다.  보관할지 말지...]

[하하하... 그랬죠... 보름이라 근데 왜 보름이에요.  하루도 아니고 한달도 아니고?]

[그것도 보름후에 말씀드리죠.]

[계속 궁금해지는 데요.  그래도 보름을 참고 기다려 보죠.]

 

그녀와의 짧은 티타임을 뒤로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오늘 고마웠어요.  수인씨 

좋은 경험 했습니다.]

[참... 잠시만요]

그녀는 서둘러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가는 와인 한병을 가슴에 앉고 내려왔다.

[여기요..]

[이거 오늘 병입한거 아니에요?]

[네 좀더 병에서 숙성해서 드셔도 괜찮을 거고, 바로 드셔도 괜찮을 거에요.

다 드시면 이야기 하세요.  더 드릴께요. ^^  입맛에 맞으신다면...]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 와인 만드는 재미에 이렇게 와인까지 선물로 받으니...

참, 나중에 딸기 와인도 꼭 선물 주셔야 되요?]

[네 그렇게 할께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그녀의 배웅을 뒤로하고 차에 올랐다.

와인병을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올려 놓고 ...

조금씩 조금씩 그녀가 내 맘을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