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ZY LOVESTORY-6

소소한행복2005.03.12
조회274

 

미친 사랑 이야기-6


“11시까지 알바하던 바로 나와”

규이는 아까부터 계속 하진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 있었다.

‘어떡하지’


영화 본 이후로 넷이서 만나는 일이 전혀 없었다.

궁금했지만 경호에게도 묻지 않았다.

아마 하진이 그렇게 하자고 했겠지...

 

그런데 아침 학교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하진에게서 이런 문자가 왔다.

‘무슨 일 있나?’


강의 시간에 살펴 본 경호의 기색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가야하나?’


규이는 경호의 여자 친구로 하진을 소개 받은 후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다.

친한 친구의 여자를 마음에 품은 죄.

친한 친구를 속인 죄.

나쁜 여자를 마음에 품은 죄.


이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혹시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자신은 당연히 친구를 선택하리라 자신했었다.

그러나 지금 규이의 행동은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다.

지금도 10시가 안 된 시간인데 약속 장소 앞에 다 달았다.


“어 남규이~”

“사장님. ”

“요즘 자주 본다. 혼자 온거야?”

“아뇨~ 약속이 있어서요”

“누구?”

“저,, 그냥 아는 여자요. 보면 사장님도 아실거에요”


‘지금이라도 가버릴까?

‘아니야, 무슨 일인지 듣고 ,,, 그녀에게 확실히 인제 이러지 말라고 해야지’


“빨리 왔네. 오랜만이야”

하진이 들어섰다.

“왜 보자고 했어요?”

“할 말 있어. ”

“하세요. 그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렇게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니가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하진은 자신 있는 말투로 규이를 쏘아보았다.

 

둘은 한 동안 말이 없이 술잔만 만지작 거렸다.


“나 경호랑 헤어질거야.”

“네? 왜 갑자기?”

 

“너 때문에”

“그게 무슨?”

 

“니가 많이 신경 쓰이거든. ”


규이는 하진을 쳐다봤다.

“무슨 뜻이에요?”

 

하진이 담배를 하나 물어 불을 부친다.

“니가 좋아진 것 같아. 좋아하는 남자의 친구를 사귈수는 없잖아?”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댁이 왜 날 좋아하고,,. 그리고 혹시 오해 했을 까봐 하는 말인데

 난 댁이 이제까지 만나던 남자처럼 돈이  많지도 않고 집에 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날이 창창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구요“

“그건 내가 이미 아는 거구 ... 새로운 사실 없어?”


하진은 규이를 쳐다본다. 규이는 하진을 쳐다본다.

두 사람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서로를 끊임없이 응시한다.


“좋아 ... 간단히 말하지... 니가 좋아. 사귀고 싶어.

기간은 내가 싫다고 할 때까지.

일단 니가 yes라고 하면 니가 끝낼 수는 없고

내가 딴 남자 만나는 건 상관하지마..

물론 니가 딴 여자 만나는 것은 나도 상관안해“


규이는 하진의 말이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단 번에 no 라고 해야한다.

하지만 입으로는 전혀 딴 말이 나온다.


“경호는?”

“그건 내가 알아서 해”

“생각 할 시간이 필요해요.”

“생각? 무슨 생각? 하나만 생각해 . 날 원해?“


규이는 하진을 다시 본다.


새까맣고 갸름한 눈,,, 긴 검은 생머리...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까무잡잡한 피부는 그녀를 더욱 더 섹시하게 만들었다


유혹 ...

악마의 유혹...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


규이는 담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진의 담배 케이스에서 담배 한 개피를 문다.

라이터를 건네 달라고 손짓을 하자 하진이 피던 담배를 입에 문 체 다가온다.

서로의 담배 끝이 맞닿고 하진의 불이 규이의 불로 넘어갔다.


유혹 ...

악마의 유혹...


불이 붙는 담배 끝과 끝...그 반대쪽의 하진의 입술을 본 규이는 갈증이 났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씨발.. yes에요"


하진이 기분 좋게 소리내어 웃는다.

“그럴 줄 알았어. 잠깐 화장실 좀”


하진의 늘씬한 뒷모습을 보며 규이는 중얼거린다.

“ 너무 위험해... 위험해...”

그리고 경호의 얼굴이 떠오른다.

경호는 어떡하란 말이지...

어떻게 말하지 ...속여야 하는 걸까?

아니야... 계속 그럴 순 없잖아 ... 어떻해...


“무슨 생각해?”

“이런저런.”

“이제 말 놓기로 한거야.”

“그냥.”

“사귀는 기념으로 한 잔 해.”


하진은 정말로 유쾌해 보였다.

규이도 조금씩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술이 조금 들어가자 규이는 하진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하진은 기분이 좋은 듯 나른하게

“냐옹~”

이라며 장난을 친다.

규이는 점점 대담하게 하진의 얼굴에서 목으로 팔로 내려가며

하진을 쓰다듬는다.

“따뜻해”

하진은 여전히 나른한 표정이다.


“키스해줘”

하진이 규이를 끌어당긴다.

“사람 많은데?”

하진은 다시 한 번 소리내어 웃는다.

“빨리”

규이는 하진에게 키스를 한다.

두근거리는 심장만큼 하진의 등을 감싼 규이의 손이 떨린다.

감은 속눈썹도 떨리는 듯 하다.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눈을 뜬 규이의 정면에 경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규이는 하진을 밀쳐 낼려고 했지만 하진이 눈을 뜨고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규이는 그대로 하진의 키스를 받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경호의 눈을 보면서..


경호는 그대로 뛰어나가고

그제서야 하진이 규이에게서 떨어진다.


“니가 일부러 그런거야?”

“어짜피 한 번 거쳐야 될 일이야.”

 

“뭐? 사람이 어떻게 그래? 말로 하면 되잖아.?”

“누가?니가? 너 어짜피 못할 거잖아. 늦으면 늦을수록 경호 더 힘든 거 몰라?“

 

“너 진짜 잔인하다.”

“잔인한게 누군지 다시 생각해봐.

  경호가 누구한테 제일 많이 배신감 느낄 것 같아?

 분명히 니가 시작했어. 아냐? 

 너 기분 더러울 테니 오늘은 그만 헤어지자.

다시 내가 연락할게“


하진이 문을 나선다. 규이는 경호의 표정이 생각나 괴로워한다.

“경호야 ... 미안해.. 내가 미쳤나보다.

근데 내가 아마 오랫동안 아니 어쩜 평생 미쳐있을 줄 모르겠다.“

 

중얼되는 규이의 모습을  정사장이 걱정스레 쳐다보고 있다.

"남규이, 너 아무래도 너무나 치명적인 덫에 걸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