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10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3

내글[影舞]200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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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10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3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43


“무, 무슨 소리냐, 내가 악한영이라니? 나는 사람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귀신을 쫓아주는 무당을 거느리고 있다. 그 무당을 통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이냐?”

- 후후, 그건 너의 기쁨을 위해 행하는 장난거리에 지나지 않느냐! 너는 사람을 돕는다는 걸 핑계로 사람의 의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않았느냐! 너의 기쁨을 위해 사람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노는 걸 우리주인님이 가장 싫어하신다. 그런 악한 영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신 주인님의 뜻에 따라 너의 영은 혼돈 속으로 내가 널 보내주겠다.

“으아아악!” 

신수 산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신장의 입에서 커다란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고, 신장의 몸이 다리부터 촛농처럼 검은 빛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 이런, 너는 정말 구제 불능이구나. 마지막까지 못된 짓을 멈추지 않다니. 작은 주인, 사람들을 데리고 피해라.

“아, 알았어!”

신장의 몸이 녹으며 검은 색의 끈적이는 액체가 가영이 쓰러져있는 곳을 향해 흐르자 신수 산다는 정연에게 세 사람을 데리고 피하도록 했고, 정연이 재빠른 몸놀림으로 정신을 잃고 있는 세 사람을 몸에 끼고는, 깨고 들어온 유리 창문을 빠져나갔다. 신수 산다는 정연이 집안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자 몸을 흔들어 본래의 모습으로 변했다. 신장은 신수 산다의 변한 모습에 크게 놀랐다.

“으으, 너, 너는… 사, 상제님의 괴, 괴수! 그 그럼, 거, 검지의 말대로 사, 상제님을 배반한 게 맞구나!”

- 배반, 배반이라고 했는가? 동방상제가 배반한 것이지 내가 배반한 게 아니다. 너는 나를 분노케 했고, 하늘님의 뜻을 어긴 그 벌로 혼돈의 세계로 보내려했던 너의 영은 이제 영원히 이 세상에 흩어져 배고픈 허깨비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신수 산다는 몸을 흔들며 크게 포효를 하고, 하반신이 녹아 상반신만 남은 신장을 노려보았다. 신장은 더 이상 몸을 녹이지 못하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신수 산다를 보았다.

- 후후후, 난 네가 알고 있는 괴수가 아니다. 하늘님의 선택받은 영이신 주인님의 신통력으로 신수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 그만 네 죄 값을 할 때가 되었다, 가거라. 어흥!

- 화악!

“크아악!” 

검은 액체가 되어 흘러내리던 신장의 몸을 향해 신수 산다가 포호를 하며 입을 크게 벌렸고, 그 순간 신수 산다의 입에서 푸른빛을 띤 불길이 신장을 감쌌다. 신수 산다가 내뿜은 푸른 불길은 점은 액체를 금방 증발시키며 흰 연기로 만들었고, 신장은 다시 한 번 소름끼치는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동방상제가 주인님의 화를 어찌 감당하려고 이런 무모한 짓을 할 수가 있지? 아무래도 동방상제에게 또 다른 변화가 있는 것이 틀림없군. 주인님이 이 세상에 곧 이 세상에 나오신다는 것을 알고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겠지…, 하지만 이건 정도가 심한걸.

신수 산다는 다시 몸의 모습을 바꾸고 피해 있던 정연과 세 사람을 불러들였다. 준일은 물론 하란과 가영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산다야, 이를 어쩌지? 몸을 살펴보니 신장이 쉽게 풀지 못할 짓을 해놨어. 특히 가영에게는 혼까지 묶어 놓은 것 같아.”

- 그런가, 작은 주인! 그렇다면 큰일이다. 이미 신장은 영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에 혼이 묶인 것을 풀어 낼 방법을 알아낼 수 없는데….

“이거야 정말…! 그때 가영에게 아는 척하지 말았어야했어….”

정연은 가영을 처음 만났을 때 신수 산다가 말리는 걸 무시하고 가영에게 다가 갔다. 가영의 의식 속에 있는 준일과 하란의 근래모습을 읽어내고 너무나 기뻤기 때문에 앞뒤가릴 것 없이 가영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 작은 주인, 자책하지 마라. 이미 벌어진 일이다. 지금은 빨리 가영에게 가해진 것을 풀어낼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신수 산다는 정연을 안심시키고 정신을 잃고 있는 세 사람의 상태를 살폈다. 준일과 하란은 의식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단지 몸의 기 흐름이 엉켜있어 언제라도 깨어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정연의 말대로 가영은 의식에까지 문제가 있었다.

신수 산다는 심각한 표정으로 가영의 상태를 살폈으나 가영을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영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영혼이 몸에서 떠나 살아있는 인형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신수 산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 졌다. 신수 산다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하는 것을 본 정연은 자신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 졌다.

“산다야, 가영을 원상태로 돌리기가 불가능한 거니?”

- 으흠,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 동방상제의 신장이 가영의 의식에 못된 장난을 쳤다. 이걸 풀려면 동방상제의 힘이 필요하다. 이런 것은 동방상제나 그에게서 힘을 받은 신장들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에서 행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알기로 주인님과 수님도 한때는 이런 힘에 의해 조정 당했던 걸로 알고 있다.

“뭐, 수 이모까지! 그렇다면 신들도 조정 당한단 말이야?”

- 그건 아니다. 단지 수님이 동방상제의 술수에 넘어가서 잠시 영향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다. 완전히 의식이 지배당하고 나면 오히려 풀기 쉬워지지만 가영은 마지막 단계에서 멈추었기 때문에 복잡해진 거다. 내 생각에 동방상제만이 가영을 원래대로 되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런…!”

정연은 신수산다의 말을 듣고, 더욱 표정이 어두워졌다.

- 작은 주인 너무 걱정하지 마라.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의 힘 밖이라면 주인님의 힘을 구하면 쉽게 해결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님이 지금가진 힘이라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않는 다면 어떻게 하냐?”

정연이 말을 끝내기 무섭게 깨어진 유리창 쪽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어른거리더니 흐릿한 안개모양으로 여러 사람의 형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제일먼저 수의 모습이 완벽하게 나타났고, 이어서 연정과 솔이 모습을 드러냈다.

- 호호호, 그럼 동방상제 이놈을 내가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내가 그놈 멱살을 끌고 와서 네 앞에 무릎 꿇게 만들 테니까.

“수 이모!”

- 연이야, 잘 지내고 있었느냐?

“어, 엄마!”

연정의 모습을 발견한 정연은 앞뒤 가리지 않고 품을 달려들었다.

“어허, 다 큰 녀석이 엄마가 뭐냐? 어머니라고 해야지, 하하하!”

수와 연정의 뒤로 다시 검은색의 둥근 장막이 만들어 지더니 가운데서 흰빛과 함께 정민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아, 아버지…?”

- 주, 주인님!

정연은 지하광장에서 보았던 정민의 모습을 떠올리고 놀라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멍하니 쳐다보았다. 정민의 모습은 정연이 산을 내려오기 전 꿈속에서 보았던 모습과 달라진 건 입고 있는 옷뿐이었고, 정연과 판박이 같이 똑같은 얼굴 모습이 부자지간에 거울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 그래, 아버지께 정식으로 인사드려라.

정연은 잠시 정민을 넋을 놓고 쳐다보다, 연정의 말에 정신을 추스르고 몸을 일으켜 정민에게 큰절을 했다.

“아버지, 아들 연이 인사 올립니다!”

“하하하, 그래 정말 잘 커주었구나!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내가 이렇게 자란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구나.”

정민은 정연의 큰절을 받고는 끌어안고 크게 기뻐하였다.

- 주인님, 주모님! 인사드립니다.

“산다도 정말 수고 많았다.”

신수 산다가 정민에게 인사를 하자 정민은 신수 산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 동안의 수고를 위로했다.

- 수님께서 오후에나 오실 거라 했는데 어찌…?

“으응, 수에게 이야길 듣고 급하게 왔다. 역시 동방상제는 못 말리는 군! 수야 저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아라.”

정민이 손짓을 하자 수는 아무 말 없이 누워있는 가영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곧 가영의 몸이 수의 손에서 나온 기의 힘에 이끌려 공중으로 떠올랐다.

- 오라버니, 이 아이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요. 영혼이 이미 절반이상 몸을 떠나 허공으로 흩어지려 하고 있어요. 빨리 손을 써야 하겠어요. 그리고 원래의 몸도 많이 망가졌어요. 시간이 흐르면 몸이 완전히 부서지고 말 것 같아요.

가영의 몸을 확인한 수는 심각한 얼굴로 정민에게 말했고, 이 말을 듣고 옆에서 지켜보던 정연이 급하게 다가섰다.

“이, 이모! 그렇게 심각 하단 말이야. 그럼 어떻게…?”

“그래! 생각보다 심각하군. 연이야 너무 걱정 말아라. 수야, 우선 영혼부터 제자리를 찾아주면 일단 몸이 부서지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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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