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 #2 어린아이의 울음

원 일200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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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린아이의 울음

 

밤바람이 무척이나 차갑다.

아직 여름인가 싶더니 어느 새 밤 공기가 서늘하다.

지금은 새벽 2시 20분.......

차 안의 디지털 시계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곤히 잠을 자고 있던 나를 깨운 건 지금 부터 한 시간쯤 전........ 

나는 밤의 정적을 뒤흔드는 요란한 전화 벨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갑작스런 전화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수화기를 들었다.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저... 법사님!   저 훈이 엄마에요.  기억 하시나요? "

 

 " 음 ...... 글쎄요.

   훈이 어머니라....

   아~~  훈이 어머니!  그런데 무슨 일로 이 시간에........ "

 

한참을 생각한 뒤 누군지 생각이 났다.

 

 -" 법사님 큰일 났어요!    지금 우리 훈이가......."

 

훈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 거였다.

 

훈이는 몇일 전 쯤  훈이 엄마 손에 이끌려 우리 퇴마 연구원에 오게 되었던 아이다.

그 당시 훈이 엄마는 본인의 몸이 이유없이 아프다고 나에게 상담을 하러 왔었고

훈이는 그 때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손에 이끌려 우리 사무실에 왔던

9살짜리 아이에 불과했었다. 정말이지 그냥 평범한 어린아이였다.

 

 " 딩~~ 동 "

 

 " 예~~ 법사님!  어서 들어오세요. "

 

30분 정도 운전을 하고서야 훈이네 집에 도착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지 한 시간이 지났는 데도 영 컨디션이 엉망이다.  

아직도 잠이 덜 깨서일까 눈도 침침한 것 같았다.

 

집에 막 들어 서려는데 거실 한 가운데에서

훈이가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 왔다.

나는 우선 훈이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훈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순간!

훈이는 큰 눈을 치켜 뜨며 내게 소리를 쳤다.

 

 " 너는 누구냐? "

 

이건 분명 훈이가 말 하는 거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 어른의 목소리였다.

아무리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특이 하다고 해도 이런 목소리를 낼 수는 없었다.

나는 너무나 놀라 뒤로 물러섰다.

 

 " 여기는 내집이야!   당장들 나가란 말이야!....... "

 

다시 한번 훈이가 소리를 버럭 질러댔다.

 

확실하다.......  이건 어른 목소리가 분명했다. 

그것도 그냥 어른이 아니고 굉장히 우렁차고 굵은

건장한 사내의 목소리인 것이다.

 

 " 어머님!  훈이가 언제부터 이러죠? "

 

 -" 한 세 시간쯤 전인가....... 

     자다가 갑자기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에  옆집에서 부부 싸움을 하는가 했죠. 

     그래서 일어나 보니 훈이가 혼자 거실에 나와 소리를 지르고 있더군요.......

     우린 너무나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 하고 법사님이 오실 때까지 그냥 이러고만 있는거에요. "

 

훈이 엄마는 아직도 무서움이 가시지 않았는지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아이의 아빠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 법사님 도대체 우리 애가 왜이러는 겁니까? 

  혹시 귀신이 씌운 겁니까?......... "

 

-" 글쎄요........ 일단은 제가 한번 알아 보겠읍니다.

    너무 걱정들 마세요."

 

나는 두 사람을 안심시키려고 큰소리를 쳤지만 

두려운 건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 흐 흑... 법사님!  우리 아이 좀 살려주세요........ 흑 "

 

아이 엄마는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 훈이 어머니! 

   이제 그만 진정하시고 얼른 팥을 좀 구해다 주시겠읍니까? "

 

 -" 팥이요?......... 생 팥 말씀이죠?  

    집에 어디 있을텐데..........  금방 찾아 올게요! "

 

 " 그럼 어서 가져 오시구요. 

   아버님은 훈이의 사진 한 장만 가져다 주세요."

 

 -" 사진이요?   아무거나 상관 없나요? "

 

 " 불에 태울겁니다!  

   그러니까 태워도 상관없는 사진으로 한 장만 가져다 주세요."

 

 -" 네! "

 

두 부부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곧바로 거실에 누워 있는 훈이에게로 갔다.

 

아이의 상태는 몹시 좋지 않아보였다.

상태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지박령에 의한 것으로 판단 되었다.

이 집에 머물며 사는 지박령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리고 이미 령(靈)은 아이에게 빙의(사람의 몸에 귀신이 씌우는 현상)가  되어 있는 듯 했다.

 

   ' 흠.......  이것 참!   꽤나 어려운 일이 되겠군......'

 

나는 누워있는 훈이를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곧 팥이 준비되었고 훈이의 사진도 준비되었다.

나는 서둘러 결계를 치고 우선 훈이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다 쓴 부적을 훈이의 몸에 붙이고 나서 훈이의 몸에 빙의된 지박령을 불러냈다.

 

 

 " 너는 대체 누구길래 어린아이의 몸에 들어가 해를 끼치려 하느냐? "

 

 -" 흐 흐 흐 ......  나는 이집의 주인이다!

    그러니 당신은 빠져! 

    괜히 남에 일에 나서서 다치지 말고 빠지란 말야! "

 

귀신의 말투가 너무나도 당당한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 집의 먼저 주인인 듯 싶었다.

 

 " 내가 빠질때 빠지더라도 지금 당신이 왜 이러는 건지 그 이유는 알아야 할 것 아니야?"

 

 -" 이유? 

    이유라......  이유가 있지!!! 

    이 집은 내집이란 말이다!

    그리고 이 아이는 내 아들방에서 잠을 자고 있단 말이야!

    곧 우리 아이가 돌아 올텐데...... 빨리 이것들을 여기서 쫒아 내야만 해! "

 

 " 네 아들 방이라구? "

 

 -" 그렇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아들 방 만큼은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어! "

 

나는 잠시 귀신을 꼼짝 못하도록 묶어 두고서 부부에게 물었다.

 

 " 혹시 이 곳으로 이사를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죠? "

 

 -" 네.  열흘이 조금 넘을 거에요. 

    워낙에  집이 급매물로 싸게 나와서 우리도 급하게 이사를 왔죠........"

 

 " 급매물이라.......

   혹시 전에 이 집에 살던 전 주인에 대해서 아시는 거라도......."

 

 -" 글쎄요!   부동산하고만 계약을 해놔서.........

    계약서를 쓸 때도 주인이 지방에 있다고 하면서 부동산 사람이 대리계약을 했어요."

 

 " 그러면 두 분은 전 주인을 한 번도 보신 적이 없다는 거네요!       

   흠.......  역시 그랬군요! "

 

 -" 왜요?  지금 우리 아이에게 씌운 귀신이 이 집에 살던 전 주인인가요? "

 

 " 아마도 그런 것 같네요.......

   그래서 이 집도 급매물로 싸게 사신 것 같군요.

   사람이 죽은 집이라........"

 

일단 나는 아이의 몸에 붙어 있는 귀신부터 떼어 내야만 했다.

 

  " 딱!   딱!  ........ "

 

나는 아이의 몸을 향해 팥을 뿌리기 시작했다.

귀신에 씌운 사람이 어른이라면 굳이 팥을 이용하지 않아도

바로 주문을 외워 귀신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 하겠지만

훈이는 워낙에 어린 아이라서 혹시나 아이에게 해가 미칠까 하여

우선 팥을 이용하여 귀신의 힘을 누르기로 했다.

 

팥을 뿌릴 때마다 딱딱한 팥이 거실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무지 크게 들려왔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뿌려대고 주문을 외웠다.

 

  ' 지금 귀신을 제압하지 못하면 아이가 위험할 수도 있다! '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이 돼어서일까?  

내 마음이 점점 불안해 진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치던 귀신의 힘이 조금씩 약해져갔다.

서서히 귀신의 힘이 소멸될 쯤, 

나는 강력한 주문을 외우며 아이의 사진을 태웠다.

사진을 태우자 훈이의 몸속에 들어가 있던 빙의령이

사진과 함께 뿌연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 휴~........... "

절로 한숨이 흘러 나왔다.

 

늘 퇴마작업을 할 때마다  일이 끝나면 꼭 긴 한숨이 흘러 나온다.

아마도 그 만큼 내 기력이 소모되는 게 아닐까 싶다.

 

   ' 스르륵.........'

아이의 굳어있던 얼굴이 풀리기 시작했다.

검붉게 변했던 피부색도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

 

 " 자~~  이제 다 된 것 같습니다! "

 

-"  법사님!  우리 애는 이제 괜찮은 건가요? "

 

" 네!  이제 괜찮아 졌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훈이의 몸에서 귀신이 빠져 나갔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부부는 조심스레 아이를 안아 일으켰고

곧  아이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 엄  마~~ "

 

 -" 아이고 내 새끼! ~~ 

    흑 흑......  우리 아들~ 괜찮아? "

아이를 부둥켜 안고 아이의 엄마는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엄마 ~~ 무서워!   앙~~~ "

드디어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이는 그대로 한참을 울어댔다. 

그리고 그 누구도 아이의 울음을 말리려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대로 소파에 몸을 맡겨야 했다.

 

  ' 아~ 잠이 온다...... 너무 피곤해!......... '

 

다음 날 낮에 부부는 이사올 때 계약을 해 줬던 부동산을 찾아갔고

그 부동산 사장에게서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지난 해 이 집을 사서 이사를 왔었던 전 주인 가족의 이야기였다.

 

새 집을 마련하고 행복해 하던 전 주인의 가족은

얼마 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하여 남편과 아들이 죽고

부인만 간신히 살아 남았으나 부인은 아직도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고

어쩔 수 없이 부인의 친정 쪽 가족들이 이집을 대신 정리했다고 한다.

 

결국 이 집에 머물러 있던 지박령 귀신은

행복했던 자신의 가정이 허무하게 사라진 것에 대하여 깊은 한이 맺혔고,

죽어서도 다시 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자신의 아들 방에서 지내던 훈이에게 고통을 주기위해

훈이의 몸에 빙의를 했던 것이다.

 

얼마 전 훈이 엄마가 우리 사무실에 왔을 때가 생각났다.

이유없이 몸이 아프다고 나에게 하소연을 했을 때

내가 곧 바로 이 집을 찾아와 살펴 봤어야 하는 거였는데.......

 

그 당시 훈이 엄마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기에 

나는 별 특별한 것 없으니 괜찮다며  

훈이 엄마를 그냥 집으로 돌려 보냈었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 훈이에게  이런 고통은 주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나는 퇴마사다.!

어느 날 갑자기 영혼을 볼 수있는 힘이 생겨

20년을 지켜온 천직을 버리고 퇴마사의 길로 들어왔다.

하지만 난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을 생각하면 더욱 힘이 생긴다.

 

이승과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들과

그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하여

나는 오늘도 힘차게 집을 나선다.

 

 

[#3  골프장 괴담] 편이 곧 올라갑니다.

 

     글쓴이 : (현) 환 단 퇴 마 연 구 원   원장(퇴마사) :[원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