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냈습니다.

산들바람2005.03.19
조회730

남친이 경제적인 핑계대고 새사람 생겼다고 헤어지잔다고 글 올린적 있는데요.

보내려다가 어제 그래도 기다려보겠노라고 다짐했었습니다.

오늘 만났습니다. 멀찍이서 기다리겠다고 얘기하려구요.

얘기하면서 물어봤습니다. 같이 바람난 아줌마.

서른일곱, 중딩,초딩 애들 둘.(이사람은 서른둘, 저는 스물여덟)

남편도 바람나서 다른 여자랑 살고 있고 이혼 안해주다가 이번에 서류정리 해준다고...

같은 회사 아줌마. 회사 들어간지 고작 10개월. 저랑 사귄지는 2년 8개월.

 

나 : 그렇게 좋아하니? 나도 잊어버릴만큼? 잘해주니까 정든거 아니니? 엄마처럼 누나처럼.

그사람 : 처음엔 그랬는데 나중엔 마음이...그렇게 되더라.

나 : 나는 뭐니. 내가 그렇게 오빠한테 못해준게 있었어? 내 뭐가 그렇게 싫었는데?

그사람 : ......

나 : 말을 해봐. 그 아줌마한테 끌린 이유가 있었을거 아니야.

그사람 : 너랑은 살면서 이혼하느니 차라리 지금 끝내는게 낫지않냐.

나 : 이혼할 걸 먼저 생각하면 결혼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어?

그사람 : 기회가 몇번 있었는데 놓친거지. 그리고 너랑은 대화가 조금씩 어긋나는 부분도 있고.

나 : 우리가 언제 크게 싸운적 있어? 정말 소소한거, 그런건데. 그아줌마는 오빠말에 전부

       그렇다고 고개 끄덕여주디?

그사람 : 음.

나 : 결혼할거야?

그사람 : 그럴것같다.

나 : 애들은?

그사람 : 애들도 다 받아들였다.

나 : 오빠 고향 내려가면 따라 내려가겠대? 아줌마가?

그사람 : 그런다 하더라.

나 : 둘이 같이 살겠다면 어머님이 허락하실거같아?

그사람 : 내가 그러겠다면 어머니야 뭐...

나 : 나랑 있었던 세월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혼자사는 총각방에 그아줌마 들락 거리면서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같이 잤냐는 물음에 '왜~?' 그러냐며 대답이 없는 걸보니...그랬나봅니다. 실제로...폰에 아줌마 자고있을때 찍은 듯한 얼굴 사진이 있습니다.

제가 정말...못한거라면 사귀는거 저희집에 말 못한 것 뿐입니다. 사는 환경, 학벌차이...그런 것 땜에 처음 사귈때 오빠도 '내가 좀 더 떳떳해지면 말하자'라고 했기에, 그래도 뼈빠지게 키운 제 엄마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했습니다. 그게 항상 그에게 마음의 빚이었습니다. 햇수가 늘면서 자기도 그게 좀 서운했었나 봅니다. 그럼 말을 하지...말한마디 안해놓고...

서로 싸운거라고는 남들처럼 대판 싸우고 '헤어져''그래 헤어져'이런 적 없고 다만 제가 제 주장이 조금 세다고 저럽니다. 그래도 오빠 하자는 대로 하고 하다못해 뭐 먹을때도 오빠 먹고싶은거 있나 항상 물어보고. 여태까지 오빠가 서운하게 한거 화 한번 안냈습니다. 말다툼 약간 있는거 처음부터 그랬겠습니까. 저 아줌마라고 지금처럼 오빠 말대로 고분고분 따라줄까요.

자기가 먼저 좋다고 다가와선 자기가 먼저 떠나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살아가면서 그 빚 갚는다

하더군요. 어떻게 갚을건데요. 이제 인연 끝난 여자 살면서 어떻게 갚을 건데요. 돈으로?

돈이라면 갚아야 될거 많죠. 제가 퍼부어준게 얼만데. 울 부모님 가까운데로 해외여행 보내드려도

될만큼이라해도 과장이 아니죠.

정말 기가막혀서...집에 들어와서 너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미친듯이 웃으며 울었습니다.

부모님은 모르시니 차마 그앞에서는 티도 못내고 방에서 숨죽여서 말입니다.

내 사랑이 더 크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슴의 상처만 더 깊에 판 꼴입니다.

사랑을 믿지 마세요. 차라리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믿지 사랑같은거 정말...태어나서 처음으로 믿었다가 이꼴로 뒤통수를 맞네요. 남자는 편하겠습니다. 여자는 몸에 기억이 남는데요.

억울합니다. 내가 세상에 무슨 못할 짓을 하고 살았다고 이렇게 잔인하게 상처를 주는지.

미친년, 멀쩡히 애인있는 총각을 꼬시냐. 미친놈, 애인이랑 끝도 안내놓고 그딴 짓이냐.

한사람 가슴에 피눈물 흘리게 만들어 놓고 어디 얼마나 깨가 쏟아지게 잘 사나 보자.

깨끗이 잊어주마 라며 지금 흘리는 눈물에 다 씻겨 보내렵니다.

그래요. 그사람 말이 맞네요. 사랑이 헤픈 남자. 이쯤에서라도 끝낸것이 잘 된거죠.

지금 사는 동네서 데이트 하곤 해서 분명히 생각날텐데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했는데

이사 가야지 가야지 하던 엄마가 오늘 부동산에 집 내놨답니다.

빠르면 한두달 안에 이사가겠죠. 잘됐네요.

상처는...어떻게 아물게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지만요.

술도 못마셔서 제가 할줄 알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자는 것 밖에 없습니다.

남자때문에 세상 버리기엔 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서 절대 그러지는 않습니다.

오직 우리 부모님을 위해서만 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