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골프장 괴담 가을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들 중에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선물을 꼽으라면 단연 형형색색의 단풍이 아닐까?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 어이~ 친구! 요즘 뭐하고 지내시나? " -" 하 하 하 ....... 임마 뭐하고 지내긴! 나야 매일 매일 노는 게 일이지........" 그랬다!........ 나는 내 측근의 누구에게도 내가 퇴마사란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아니 가족이라도 날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주위사람 모두에게 그냥 쉬고있다고 이야기 해야만 했었다. " 친구야 오랫만에 골프나 치러가자! " -" 골프?...... 글쎄! 무직자가 어디 돈이 있어야 말이지. " " 야! 야! 경비는 내가 낼 테니까 넌 그냥 몸만 와서 치고 가라. 응? " - " 큭 큭 그랴~~ 좋지! " 다음 날 아침.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 어! 늦었다.......' 예약되어 있는 시간이 아침 7시50분이다. 이대로라면 간신히 시간을 맞출 것 같아 불안했다. " 부 웅~~" 난 차에 속도를 붙였다. 약간의 난폭운전을 하고서야 시간 안에 겨우 도착을 했다. " 어~이 친구 "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친구 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미안하다! 좀 늦었다." 우리는 길게 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서둘러 락커로 향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락커룸을 막 나서려 할 때 준호가 날 툭 치며 말했다. " 임마 ! 오늘도 내기 하는거야." -" 무슨 내기? " 나는 갑작스런 내기라는 말에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자 준호가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 지는 사람이 한 달간 동생하기!........ 어떠냐? " _" 히 히 히....... 준호야! 미안하지만 넌 무조건 오늘부터 내 동생이다." " 길고 짧은건 대 봐야지 임마. 두고 봐! 오늘은 좀 다를거다. 험!......." -" 그래? 한번 해 보지 뭐 그럼! " 준호가 오늘은 상당히 자신있는 목소리다. " 준호야! 너 요즘 칼 무지 심하게 갈았니? " -" 낄낄....... 사실은 나 요 몇일 여기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너 잡을려구........ 하하하." 준호는 늘 나에게 졌던 것이 내심 약이 올랐던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굳이 이 골프장까지 오자고 했던 게 좀 의심스럽긴 했었다. ' 가까운 골프장을 두고 이 먼곳까지 오자고 하더니.... 얄미운 놈! ' " 어머 프로님~~ 안녕하셨어요? .... " -" 네 선희씨 오랫만입니다! 정말 반갑네요......." 클럽하우스 현관 앞에 노란색 옷을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날 보자 반갑게 다가왔다. 사업을 하고있는 준호는 가끔 나와 골프를 칠 때면 팀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자신이 아는 여자를 부르곤 했다. 그래서 오늘도 선희라는 여자를 부른 것 같았다. 선희씨는 오늘이 나와 세번째 만남이다. 준호와 선희씨 둘은 서로 아무사이가 아니라고 박박 우기지만 글쎄....... " 프로님~ 오늘도 잘 부탁 드려요......" 선희씨는 심하게 콧소리를 내며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 선희씨 원래 잘 하시잖아요. 제가 봐드릴 게 뭐 있나요? " -" 애구 프로님! 오늘 왜 이러실까~~ 제가 이따 밥 사드릴게요~~ 선희씨는 날 프로님이라고 부른다. 선희씨 말 그대로 난 프로다. 퇴마사가 되기 전까지, 아니 지금도 난 골프를 직업으로하는 프로골퍼다. 20년이 넘게 한 우물만 팠고 내 스스로도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일 해 왔었다. 나에게 있어 골프는 내 인생 자체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7살부터 시작한 골프지만 어느 새 이름만 프로로 남았고 지금은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퇴마사의 길을 걷고 있으니....... 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참으로 묘한 것 같다. 우리는 캐디(경기 도우미) 아가씨의 인사를 받고 난 후 경기에 들어갔다. 5홀이 끝나고 그늘집(코스 내 식당) 에 들렀다. " 와~~ 준호 많이 늘었네! 내가 점수를 잡아주고 치려니까 굉장히 벅찬데?......." -" 후 훗....... 오늘은 평소와 다를 거라고 내가 그랬잖냐! " 준호는 어께를 으쓱이며 선희씨 앞에서 한 껏 폼을 잡았다. " 어머~~ 준호씨 정말 잘친다~~" 또 선희씨의 콧소리가 시작됐다. " 야 ! 아직 끝날 렴 멀었어 임마. 이제 3분의1도 안 지났구먼. 벌써 흥분하긴........" -" 그럼 그럼...... 아직 멀었지! 하지만 앞으로 더 잘 칠거니까 어디 한번 보라구! " " 알았다! 제발 잘~ 쳐서 나 좀 이겨봐라. 응? " 우린 서로가 농담을 주고 받으며 게임을 즐겼다. 모처럼의 외출이라 그런지 나도 기분이 썩 좋았다. " 손님~~ 이제 그만 나오셔야 해요 " 캐디 아가씨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준호는 앞장을 섰다. 굉장한 자신감으로 걸음걸이도 빨라 보였다. " 딱--" 준호가 공을쳤다. " 어...... 어! " 볼을 치자마자 준호가 소리를 질러댔다. " 괜찮아요 손님! 약간 오른쪽으로 휘었네요. 하지만 그 쪽은 페어웨이가 워낙 넓어서 별 문제 없어요." -" 아~~ 이런 실수를!!! 내가 너무 욕심을 냈나........" 준호는 금새 풀이 죽었다. 나이스 샷을 연발하던 선희씨도 불 만족한 샷을 원망하며 투덜대는 준호를 보며 혹시 준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그랬는지 갑자기 말 수를 줄였다. 세컨샷을 하기 위해 뛰어가 듯 달려간 준호는 예상 했던 낙하지점에 본인의 공이 보이지 않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 캐디 아가씨~~ 내 공 좀 찾아줘요." -" 어... 이상하다! 많이 휜 것 같지는 않았는데.... 제가 저 아래 나무 숲으로 가볼게요." 캐디 아가씨는 준호의 공을 찾으러 나무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헤메던 캐디는 그만 포기하고 위로 올라 오고 있었다. " 준호야 너 어쩌냐! 공을 잃어버렸으니....... 큭 큭 ." " 이런~ 젠장!!! 에 잇 ......." 준호는 내 비아냥거림에 화를내며 자신의 채로 잔듸바닥을 내려 쳤다. " 죄송해요. 손님........ " 캐디 아가씨는 공을 잃어버린 게 자신의 잘못 인냥 미안해 하며 고개를 숙였다. " 괜찮아요 아가씨! 신경쓰지 마세요. 저희들 그냥 장난으로 내기 하는거니까요." 내말에 더욱 미안해하며 캐디 아까씨가 이야기를 꺼냈다. " 이상해요! 꼭 이 6번 홀만 오면 공을 못찾는단 말이에요......." -" 아니 왜요? 꼭 이 홀에서만 그런다구요?" 나는 아가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예... 저 뿐만이 아니구 다른 애들도 이 홀만 오면 자꾸 공을 못찾아서......." -" 이 홀이 착시현상이 있나?....... 왜 그러죠?" " 애들 사이에선 이 홀에 귀신이 붙었다고들 해요! " -" 귀신이요???........ " 준호와 선희씨는 플레이에 열중이였으나 나는 직업의식 때문인지 계속 관심을 갖고 물어봤다. " 얼마 전부터 새벽에 일을 나왔을 때 귀신을 봤다는 애들이 여러 명 있었어요! " -" 여러 명이나요??? " " 네! 그리고 이 6번 홀에서는 공을 못찾구요......." -" 귀신을 본거랑 6번 홀에서 공을 못 찾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죠? " " 애들이 본 귀신은 여기서 일하던 정미라는 앤데요. 그 애가....... 얼마전에 자살을 했거든요! " 얘기를 하던 아가씨는 애기를 하는 중에 무서웠는지 몸서리를 쳤다. -" 자살이요! ....... 그런데요? " " 정미가 죽고나서 우리들끼리 농담삼아 한 얘기가 있걸랑요! " -" 무슨 얘기요? " 나는 무섭다면서 이야기 하기를 꺼리는 아가씨를 향해 계속 질문을 던져댔다. " 정미가 여기서 일할 때 늘 6번 홀에서 공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우리가 도데체 왜 이렇게 넓은 홀에서 공을 잃어 버리느냐고 놀렸었거든요....... 그리고 정미가 늘 말 버릇처럼 ' 내가 죽으면 이 홀에 뭍어줘! 죽어서도 공을 찾을거니까 ' 라고...." -" 흠 ...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랬다! 지금 이 캐디 아가씨가 하는 말이 사실일 수도 있었다. 내가 아까 준호의 공을 함께 찾아주러 나무 숲을 들어설 때 아주 이상한 기운을 느꼈었다. ' 한번 제대로 알아 봐야겠군..... ' 난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다음날 사무실에서 책상 정리를 하던 나는 도저히 어제 일을 머리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건 단순히 내 직업정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정말로 정미라는 아가씨의 영혼이 그 숲에서 헤매고 있다면 너무나 불쌍하지 않은가?.... 결국 나는 큰 결심을 하게되었다. 어제 갔던 골프장이 문을 열기전인 새벽 4~5시쯤에 그 나무 숲을 한번 가 보는거다. 그리고 귀신을 자주 보았다는 경기과 앞 복도도 가 볼 수만 있다면 그 곳도 가 봐야 할 것이었다. 나는 먼저 만약을 대비해 내 몸을 보호 할 수 있는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적을 다 쓴 후 나는 어제 갔던 골프장에서 예전에 근무 했었던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 여보세요? 성우 핸드폰이죠? " - " 네 안녕하세요~ 프로님! " " 응~ 그래! 다름이 아니고..........." 나는 후배에게 자세한 상황은 이야기 하지 않고 그 골프장의 건물 구조와 경비원의 경비상황만 전해 들었다. 다음날 새벽 모든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선지 2시간 만에 골프장에 도착했다. 내 밑에서 일을 도와 주는 후배 민수와 함께 동행을 하는지라 가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가다보니 굉장히 빨리 온 것 같이 느껴졌다. 우선 경기과 앞 복도부터 찾아갔다. 하지만 이 곳에는 어떠한 영혼의 흔적도 볼 수가 없었다. 혹시나 경비원의 순찰이 있을까 봐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밖은 너무나도 컴컴했다. 조명등이 있는곳을 제외하면 거의 암흑이다. 나는 민수를 이끌고 어둠이 짙게 깔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골프 코스를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 체 6번 홀로 찾아가기 시작했다. 민수놈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민수는 귀신이 무서운 건 아니였다. 귀신이야 나와 함께 일하며 늘 겪는 일이니 그럴리는 없었고 오늘은 어두운 산길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걸어 6번홀 그 문제의 나무 숲에 도착했다. " 민수야 너는 여기서 기다려! " -" 형 싫어!..... 오늘은 왠지 좀 으시시 하단 말여~~" " 알았어 그럼 나 따라와." 역시 이 곳은 귀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나는 숲에있는 영혼을 불러내는 의식을 하였다. 그리고 곧 예쁘게 생긴 아가씨의 령이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 당신이 혹시 정미라는 아가씨의 령이오?" -" 네... 제가 정미에요... " " 왜 스스로 본인의 목숨을 끊으셨나요? " -" 그냥 살기 싫었어요! 사는게 너무 너무 힘들었고...... 또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그 놈을 죽이고 싶었어요! 절 배신한 그 놈을...... 하지만 그럴수 없었죠...... 흐 흑....... 그 사람은 내가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에요. 그저 내가 죽는 것이 그사람에게 복수를 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 그랬군요..... 그런데 왜 이 6번홀 나무 숲에 와 있는거죠? " -"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단지 친구들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네요." " 저런! 이를 어쩐다........ 그럼 제가 당신을 이곳에서 떠날 수 있게 해 드릴테니 좋은 곳으로 가시겠습니까?" -" 그러죠!!! 그럴께요... 고맙읍니다 흐 흑...... " 정미라는 아가씨의 영혼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무엇인가의 힘에 의해 이 골프장 숲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였다. " 그런데 혹시 정미씨가 일부러 사람들의 공을 잃어버리게 했나요? " -" 네 친구들이 보고싶어서...... 이 홀에서 친구들이 공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오게 만들려고......." " 역시 그랬군요! 정미씨! 이곳을 떠나서 좋은 곳으로 가시게 되면 지금보다도 훨씬 자유롭게 친구 분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 -" 네 감사합니다......" 나는 곧바로 민수에게 내 가방을 가져오도록 시켰다. 정미 아가씨의 영혼을 움지이기 위해선 특별한 주문이 필요했다. 우선 준비해 온 부적 종이에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손전등 불빛에 의존하여 쓰다보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하지만 정미씨를 위해 정성껏 써내려 갔다. 마지막 세 장째 부적을 쓰고난 뒤 곧바로 부적에 주문을 걸고 태우기 시작했다. 한장씩 태워져 재로 변할 때마다 정미씨의 령은 모습이 희미해져 갔다. 마지막 부적이 태워질 때 쯤........ 정미씨의 영혼은 사라졌다. 꼭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젊은 날 다 이루지 못한 한을 뒤로한 채 아주 먼 길을 떠났다. 이승에서의 외로움과 좌절이 못내 아쉽지만 그렇게 조용히 이승에서의 인연을 끊고 좋은 곳으로 떠났다. 정미씨를 힘들게 했던 세상과 그 세상에 친구들과 옛애인을 남겨두고 말이다..... [#4 산신령의 노여움] 편이 곧 올라갑니다. 글쓴이 : (현) 환 단 퇴 마 연 구 원 원장(퇴마사): [ 원 일 ] 환단 카페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bkhpro.cafe
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 #3 골프장 괴담
#3 골프장 괴담
가을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들 중에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선물을 꼽으라면
단연 형형색색의 단풍이 아닐까?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 어이~ 친구! 요즘 뭐하고 지내시나? "
-" 하 하 하 ....... 임마 뭐하고 지내긴!
나야 매일 매일 노는 게 일이지........"
그랬다!........
나는 내 측근의 누구에게도 내가 퇴마사란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아니 가족이라도 날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주위사람 모두에게 그냥 쉬고있다고 이야기 해야만 했었다.
" 친구야 오랫만에 골프나 치러가자! "
-" 골프?...... 글쎄! 무직자가 어디 돈이 있어야 말이지. "
" 야! 야! 경비는 내가 낼 테니까
넌 그냥 몸만 와서 치고 가라. 응? "
- " 큭 큭 그랴~~ 좋지! "
다음 날 아침.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 어! 늦었다.......'
예약되어 있는 시간이 아침 7시50분이다.
이대로라면 간신히 시간을 맞출 것 같아 불안했다.
" 부 웅~~"
난 차에 속도를 붙였다.
약간의 난폭운전을 하고서야 시간 안에 겨우 도착을 했다.
" 어~이 친구 "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친구 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미안하다! 좀 늦었다."
우리는 길게 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서둘러 락커로 향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락커룸을 막 나서려 할 때 준호가 날 툭 치며 말했다.
" 임마 ! 오늘도 내기 하는거야."
-" 무슨 내기? "
나는 갑작스런 내기라는 말에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자 준호가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 지는 사람이 한 달간 동생하기!........ 어떠냐? "
_" 히 히 히....... 준호야! 미안하지만 넌 무조건 오늘부터 내 동생이다."
" 길고 짧은건 대 봐야지 임마. 두고 봐! 오늘은 좀 다를거다. 험!......."
-" 그래? 한번 해 보지 뭐 그럼! "
준호가 오늘은 상당히 자신있는 목소리다.
" 준호야! 너 요즘 칼 무지 심하게 갈았니? "
-" 낄낄....... 사실은 나 요 몇일 여기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너 잡을려구........ 하하하."
준호는 늘 나에게 졌던 것이 내심 약이 올랐던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굳이 이 골프장까지 오자고 했던 게 좀 의심스럽긴 했었다.
' 가까운 골프장을 두고 이 먼곳까지 오자고 하더니.... 얄미운 놈! '
" 어머 프로님~~ 안녕하셨어요? .... "
-" 네 선희씨 오랫만입니다! 정말 반갑네요......."
클럽하우스 현관 앞에 노란색 옷을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날 보자 반갑게 다가왔다.
사업을 하고있는 준호는
가끔 나와 골프를 칠 때면 팀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자신이 아는 여자를 부르곤 했다.
그래서 오늘도 선희라는 여자를 부른 것 같았다.
선희씨는 오늘이 나와 세번째 만남이다.
준호와 선희씨 둘은 서로 아무사이가 아니라고 박박 우기지만 글쎄.......
" 프로님~ 오늘도 잘 부탁 드려요......"
선희씨는 심하게 콧소리를 내며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 선희씨 원래 잘 하시잖아요.
제가 봐드릴 게 뭐 있나요? "
-" 애구 프로님! 오늘 왜 이러실까~~ 제가 이따 밥 사드릴게요~~
선희씨는 날 프로님이라고 부른다.
선희씨 말 그대로 난 프로다.
퇴마사가 되기 전까지,
아니 지금도 난 골프를 직업으로하는 프로골퍼다.
20년이 넘게 한 우물만 팠고 내 스스로도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일 해 왔었다.
나에게 있어 골프는 내 인생 자체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7살부터 시작한 골프지만 어느 새 이름만 프로로 남았고
지금은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퇴마사의 길을 걷고 있으니.......
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참으로 묘한 것 같다.
우리는 캐디(경기 도우미) 아가씨의 인사를 받고 난 후 경기에 들어갔다.
5홀이 끝나고 그늘집(코스 내 식당) 에 들렀다.
" 와~~ 준호 많이 늘었네!
내가 점수를 잡아주고 치려니까 굉장히 벅찬데?......."
-" 후 훗....... 오늘은 평소와 다를 거라고 내가 그랬잖냐! "
준호는 어께를 으쓱이며 선희씨 앞에서 한 껏 폼을 잡았다.
" 어머~~ 준호씨 정말 잘친다~~"
또 선희씨의 콧소리가 시작됐다.
" 야 ! 아직 끝날 렴 멀었어 임마.
이제 3분의1도 안 지났구먼. 벌써 흥분하긴........"
-" 그럼 그럼...... 아직 멀었지!
하지만 앞으로 더 잘 칠거니까 어디 한번 보라구! "
" 알았다! 제발 잘~ 쳐서 나 좀 이겨봐라. 응? "
우린 서로가 농담을 주고 받으며 게임을 즐겼다.
모처럼의 외출이라 그런지 나도 기분이 썩 좋았다.
" 손님~~ 이제 그만 나오셔야 해요 "
캐디 아가씨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준호는 앞장을 섰다.
굉장한 자신감으로 걸음걸이도 빨라 보였다.
" 딱--"
준호가 공을쳤다.
" 어...... 어! "
볼을 치자마자 준호가 소리를 질러댔다.
" 괜찮아요 손님!
약간 오른쪽으로 휘었네요.
하지만 그 쪽은 페어웨이가 워낙 넓어서 별 문제 없어요."
-" 아~~ 이런 실수를!!! 내가 너무 욕심을 냈나........"
준호는 금새 풀이 죽었다.
나이스 샷을 연발하던 선희씨도 불 만족한 샷을 원망하며 투덜대는 준호를 보며
혹시 준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그랬는지 갑자기 말 수를 줄였다.
세컨샷을 하기 위해 뛰어가 듯 달려간 준호는
예상 했던 낙하지점에 본인의 공이 보이지 않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 캐디 아가씨~~ 내 공 좀 찾아줘요."
-" 어... 이상하다! 많이 휜 것 같지는 않았는데....
제가 저 아래 나무 숲으로 가볼게요."
캐디 아가씨는 준호의 공을 찾으러 나무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헤메던 캐디는 그만 포기하고 위로 올라 오고 있었다.
" 준호야 너 어쩌냐! 공을 잃어버렸으니....... 큭 큭 ."
" 이런~ 젠장!!! 에 잇 ......."
준호는 내 비아냥거림에 화를내며 자신의 채로 잔듸바닥을 내려 쳤다.
" 죄송해요. 손님........ "
캐디 아가씨는 공을 잃어버린 게 자신의 잘못 인냥 미안해 하며 고개를 숙였다.
" 괜찮아요 아가씨! 신경쓰지 마세요.
저희들 그냥 장난으로 내기 하는거니까요."
내말에 더욱 미안해하며 캐디 아까씨가 이야기를 꺼냈다.
" 이상해요! 꼭 이 6번 홀만 오면 공을 못찾는단 말이에요......."
-" 아니 왜요? 꼭 이 홀에서만 그런다구요?"
나는 아가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예... 저 뿐만이 아니구 다른 애들도 이 홀만 오면 자꾸 공을 못찾아서......."
-" 이 홀이 착시현상이 있나?....... 왜 그러죠?"
" 애들 사이에선 이 홀에 귀신이 붙었다고들 해요! "
-" 귀신이요???........ "
준호와 선희씨는 플레이에 열중이였으나
나는 직업의식 때문인지 계속 관심을 갖고 물어봤다.
" 얼마 전부터 새벽에 일을 나왔을 때 귀신을 봤다는 애들이 여러 명 있었어요! "
-" 여러 명이나요??? "
" 네! 그리고 이 6번 홀에서는 공을 못찾구요......."
-" 귀신을 본거랑 6번 홀에서 공을 못 찾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죠? "
" 애들이 본 귀신은 여기서 일하던 정미라는 앤데요.
그 애가....... 얼마전에 자살을 했거든요! "
얘기를 하던 아가씨는 애기를 하는 중에 무서웠는지 몸서리를 쳤다.
-" 자살이요! ....... 그런데요? "
" 정미가 죽고나서 우리들끼리 농담삼아 한 얘기가 있걸랑요! "
-" 무슨 얘기요? "
나는 무섭다면서 이야기 하기를 꺼리는 아가씨를 향해 계속 질문을 던져댔다.
" 정미가 여기서 일할 때 늘 6번 홀에서 공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우리가 도데체 왜 이렇게 넓은 홀에서 공을 잃어 버리느냐고 놀렸었거든요.......
그리고 정미가 늘 말 버릇처럼
' 내가 죽으면 이 홀에 뭍어줘! 죽어서도 공을 찾을거니까 ' 라고...."
-" 흠 ...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랬다! 지금 이 캐디 아가씨가 하는 말이 사실일 수도 있었다.
내가 아까 준호의 공을 함께 찾아주러 나무 숲을 들어설 때
아주 이상한 기운을 느꼈었다.
' 한번 제대로 알아 봐야겠군..... '
난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다음날 사무실에서 책상 정리를 하던 나는
도저히 어제 일을 머리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건 단순히 내 직업정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정말로 정미라는 아가씨의 영혼이 그 숲에서 헤매고 있다면
너무나 불쌍하지 않은가?....
결국 나는 큰 결심을 하게되었다.
어제 갔던 골프장이 문을 열기전인 새벽 4~5시쯤에 그 나무 숲을 한번 가 보는거다.
그리고 귀신을 자주 보았다는 경기과 앞 복도도
가 볼 수만 있다면 그 곳도 가 봐야 할 것이었다.
나는 먼저 만약을 대비해 내 몸을 보호 할 수 있는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적을 다 쓴 후
나는 어제 갔던 골프장에서 예전에 근무 했었던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 여보세요? 성우 핸드폰이죠? "
- " 네 안녕하세요~ 프로님! "
" 응~ 그래! 다름이 아니고..........."
나는 후배에게 자세한 상황은 이야기 하지 않고
그 골프장의 건물 구조와 경비원의 경비상황만 전해 들었다.
다음날 새벽 모든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선지 2시간 만에 골프장에 도착했다.
내 밑에서 일을 도와 주는 후배 민수와 함께 동행을 하는지라 가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가다보니 굉장히 빨리 온 것 같이 느껴졌다.
우선 경기과 앞 복도부터 찾아갔다.
하지만 이 곳에는 어떠한 영혼의 흔적도 볼 수가 없었다.
혹시나 경비원의 순찰이 있을까 봐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밖은 너무나도 컴컴했다.
조명등이 있는곳을 제외하면 거의 암흑이다.
나는 민수를 이끌고 어둠이 짙게 깔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골프 코스를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 체 6번 홀로 찾아가기 시작했다.
민수놈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민수는 귀신이 무서운 건 아니였다.
귀신이야 나와 함께 일하며 늘 겪는 일이니 그럴리는 없었고
오늘은 어두운 산길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걸어 6번홀 그 문제의 나무 숲에 도착했다.
" 민수야 너는 여기서 기다려! "
-" 형 싫어!..... 오늘은 왠지 좀 으시시 하단 말여~~"
" 알았어 그럼 나 따라와."
역시 이 곳은 귀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나는 숲에있는 영혼을 불러내는 의식을 하였다.
그리고 곧 예쁘게 생긴 아가씨의 령이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 당신이 혹시 정미라는 아가씨의 령이오?"
-" 네... 제가 정미에요... "
" 왜 스스로 본인의 목숨을 끊으셨나요? "
-" 그냥 살기 싫었어요! 사는게 너무 너무 힘들었고......
또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그 놈을 죽이고 싶었어요! 절 배신한 그 놈을......
하지만 그럴수 없었죠...... 흐 흑.......
그 사람은 내가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에요.
그저 내가 죽는 것이 그사람에게 복수를 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 그랬군요..... 그런데 왜 이 6번홀 나무 숲에 와 있는거죠? "
-"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단지 친구들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네요."
" 저런! 이를 어쩐다........
그럼 제가 당신을 이곳에서 떠날 수 있게 해 드릴테니 좋은 곳으로 가시겠습니까?"
-" 그러죠!!! 그럴께요... 고맙읍니다 흐 흑...... "
정미라는 아가씨의 영혼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무엇인가의 힘에 의해
이 골프장 숲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였다.
" 그런데 혹시 정미씨가 일부러 사람들의 공을 잃어버리게 했나요? "
-" 네 친구들이 보고싶어서......
이 홀에서 친구들이 공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오게 만들려고......."
" 역시 그랬군요!
정미씨! 이곳을 떠나서 좋은 곳으로 가시게 되면
지금보다도 훨씬 자유롭게 친구 분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
-" 네 감사합니다......"
나는 곧바로 민수에게 내 가방을 가져오도록 시켰다.
정미 아가씨의 영혼을 움지이기 위해선 특별한 주문이 필요했다.
우선 준비해 온 부적 종이에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손전등 불빛에 의존하여 쓰다보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하지만 정미씨를 위해 정성껏 써내려 갔다.
마지막 세 장째 부적을 쓰고난 뒤 곧바로 부적에 주문을 걸고 태우기 시작했다.
한장씩 태워져 재로 변할 때마다 정미씨의 령은 모습이 희미해져 갔다.
마지막 부적이 태워질 때 쯤........ 정미씨의 영혼은 사라졌다.
꼭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젊은 날 다 이루지 못한 한을 뒤로한 채 아주 먼 길을 떠났다.
이승에서의 외로움과 좌절이 못내 아쉽지만
그렇게 조용히 이승에서의 인연을 끊고 좋은 곳으로 떠났다.
정미씨를 힘들게 했던 세상과
그 세상에 친구들과 옛애인을 남겨두고 말이다.....
[#4 산신령의 노여움] 편이 곧 올라갑니다.
글쓴이 : (현) 환 단 퇴 마 연 구 원 원장(퇴마사): [ 원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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