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여자였던, 혜영에게...

노끈2005.03.20
조회49,308

혜영아...

 

너 간지도 벌써  5년이네..

아마 이번 기일날도 너한테 술한잔  올리지못할 것같아서

미리  소주 한병을 샀다.

먼저 간 아들이 애달파서  눈물보이시지만,  같이 간 너를 애써 외면하는 어른들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 한편으로 괘심하기도하다.

아마  나도  저 분들한테  저런  경우가 될 뻔  했겠지...

 

너 있는 그 곳은  어떠니...  넌   잘 지내겠지...

갖고싶은  남자와  혹덩이라 생각하는 아이도 없이 너희  둘만  누리는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나의 5년은  하늘이 내린 벌로 철저하게 파괴되고  무너져있다.

오기로 놓아주지못한 남자와  너와 살기를 바라는  남자를  가족이라는 알량한

끈으로라도 억지로 잡아두려한  벌...

 

그때는 그게  순리고  상식이고 도덕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옹졸한

내 이기심인지 이제사 알게되었다.

모든 상황을 만드는 것이 마음이라는것도 이제사 알게되었다.

그때  조금만   더 내마음을  비울 수있었다면....

나랑 같지않음도  인정해주는 배려가 그때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혜영아...

그런데  아직  나는 그대로이다.  이성적으로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감정은 하나도 변하지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더 힘들게  사는 지도 모른다.

완벽하고싶은 욕망과  소유  그러면서 상실해가는  자신감 .

 

혜영아 ..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부럽다.

너의 기다림이 부럽고 너의 여유로움이 부럽고  니가 데려간 남자도

부럽고....

남겨진  나와 아이들은,   아닌가 버려진 우리들인가....

 

그 산에도  봄꽃이  눈을  살포시 뜨고  꽃피울 날을 기다리고 있겠지.

언제나  꽃봉오리같은  너처럼....

너 있는 그 곳에선  활짝 꽃 피우고 잘 살길 바래..

 

                                                 너의 다섯해  기일날을 앞두고..

 

 

 

...  남편의여자였던,  혜영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