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이 IT벤처평가 심사를 맡았던 웃기는 이야기

세이브뱅크200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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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의 원동력을 만들려고 하는 벤처기업 평가제도를 이런 심사관들이 맡아서야 되겠습니까?


저는 지난 2월 3일 벤처기업 평가를 받고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심사관들의 평가의견이 당사의 사업모델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이의신청을 내고 3월 10일에 재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의신청제도라는 자체가 중소기업을 기만하고 너무 소모적인 일을 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저희 회사가 벤처기업을 인증받지 못한 것은 이유야 어찌됐든 부족하다는 것을 100%인정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 중소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심사관들의 자격기준을 높여 내실 있는 국가경제의 원동력이 될 중소기업들을 제대로 심사했으면 하는 바람이기에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이의신청제도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린 업체에 대한 선입견이 있기에 재심사 때 심사관들은 다시 한번 잘 듣고 이해를 하려하기보단 오히려 심사관들이 내린 판정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바로 본인들이 오류를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재심사라기보단 부적격 판정에 대한 당위성을 듣고 오는 결과였습니다.

재심사를 허락했으면 이의신청자의 사업소개를 경청하여 본인들이 처음에 내린 판단의 오류가 무엇이 있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브리핑을 하는 도중 브리핑을 주관하는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 경청하고 이해하려하기 보단 빨리빨리 소개를 하라는 투로 진행자를 민망하게 만든다면 그건 좀 경우에 맞지 않는 진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은 이미 난 결론을 번복할 수 없으니 형식적인 시간은 안 할 수 없으니 빨리 끝내고 왜 부적격 판정이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심사관들의 자질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아직도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만족해하고 또 어떤사람은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불만족해하는 사람이 있듯이 기업의 평가는 사업가가 보는 안목과 학자가 보는 안목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학자는 해박한 이론을 갖고 있지만 실전에 능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벤처기업의 평가는 논문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실전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벤처기업의 평가는 동종업계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도 성공하신 분들이 평가하고 판단하시는게 더 정확한 판정일 것입니다.
 
이번 재심사를 맡았던 4명의 자격은 2분이 교수, 1분은 민간기업 대표, 1분은 평가기관 팀장이었습니다. 

 

우선 민간기업을 하시는 분이 동종업계에 계시기에 그 분의 명함에 있는 홈페이지 주소로 들어가보니 초보자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그것도 만들다 중단한 것 같은 일본어로 된 웹사이트를 구축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분이 제 회사를 평가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이없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적어도 남을 평가하고 컨설팅을 해주려면 해당분야에서 성공하여 동종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고 전문성을 갖춘 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생각할 때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아니 그렇게 많이 낫지도 않은 사람이 나를 평가하고 판정한다면 그 사람의 얘기를 수긍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다 두 교수님의 자질도 의심스럽습니다. 두 분다 학자이신지라 남을 가리키는 학자로서 남의 말을 듣고 사고를 바꾼다는 것은 본인들의 자존심이 허락치를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사의 기술력이 없다는 것에 반론을 제기한 이의신청서 내용 중 가격비교사이트의 예를 빗대어 막상 평가를 나가보면 그만한 기술력이 있었다며 한 가격비교사이트의 벤처기업을 평가했던 예를 들어 준 내용이 다음과 같습니다.

 

그 기업에 나가보니 2~30명의 직원들이 붙어서 남다른 기술을 갖고 쇼핑몰들의 가격을 수집하고 있었고 그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가격정보는 남들이 복사해가지 못하게 오른쪽 마우스가 먹히지 않게 하고 있다기에 하도 어이가 없어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해당 쇼핑몰로부터 데이터를 전송 받아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에 연동시키면 되는 것을 수십명이 붙어서 한다면 그건 노가다지 기술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또 오른쪽마우스 금지기능도 그건 기술이 아니라 태그소스의 일종이며 기능을 제어하는 하나의 명령어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국회의원이 되서 평가기준을 바꾸라고 면박을 주시더군요…

 

어떻게 이런 분들이 벤처기업을 평가하는 심사관인지 과연 이해하실 수 있나요?

유망한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육성하려고 하는 벤처기업 인증제도를 이런 분들이 하고 있었다는게 너무나 큰 실망이었습니다. 결국벤처기업을 인증받은 회사들 중 많은 회사들이 쓰러지고 부실한 기업들이 많았던 이유와 한 때 벤처거품이 생기게 한 원인도 이러한 심사관들을 임명한 정부의 잘못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분의 교수님은 당사의 사업모델은 아이디어지 기술은 전혀없다. 하시며 기술의 혁신성이 필요한데 기존의 인터넷업체와 유사한 것을 응용한 것 외에는 무엇이 있느냐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유사하다는 이유와 용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건 기술이 아니지 않느냐고 한다면 동종업종의 벤처 인증은 잘못된 판정이 아닐까요?
 
그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이런 논리가 성립됩니다.

A라는 쇼핑몰에 벤처 인증을 해줬다면 B라는 쇼핑몰은 벤처인증을 해줘선 안됩니다. 또 A라는 가격비교사이트에 벤처인증을 해줬다면 B라는 가격비교사이트에 벤처인증을 해줘서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B는 결국 A업체와 다를바 없는 쇼핑몰이고 가격비교사이트일테니까요. 이러한 B업체는 분명 이미 벤처인증을 받은 A업체와 유사한 아니 동일한 사업모델이며 그 기술 또한 응용한 것 외에 다를게 뭐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설득력이 없는 논리였습니다.
 
인터넷 사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키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이 뒷받침 되야 합니다. 또 종전에 없는 사업모델은 응용이라기 보다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구현시킬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미 확고한 결론을 만들어놓고 재심사를 진행하는 이의신청제도를 왜 만들어 서로가 소모적인 일을 갖게 하였는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오죽하면 재심사를 마칠 때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더 해보라기에 이미 결론이 난 것 같은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한들 의미가 있겠냐며 그만 끝내자고 하였습니다.

 

왜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들이 사업하기 힘든 나라라고 하는지 새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