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일은 몸이 떨려 옴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대답을 했다. 잠깐 동안에 준일의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고, 얼굴에도 땀이 비 오듯 흘렀다.
- 준일 씨, 왜 그러세요?
“삼촌 왜 그래요?”
“여, 여보?”
- 호호호,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자 떠나죠.
수는 속으로 찔리는 것이 있기에 서둘러 일행을 재촉했다. 신수 산다만이 방금 전 준일에게 일어난 일의 원인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표정관리를 하느라 얼굴을 찌푸렸고, 이런 신수 산다에게 눈총을 주었다. 신수 산다는 찔끔해서 신장의 잔재를 치우는 척했다.
- 연이와 가영은 수님이 인도 해주시고 제가 준일 씨와 하란 씨를 인도 하지요. 산다는 이곳에 남아 흔적을 없애고 쫓아오도록 해라.
- 네, 알겠습니다.
- 자, 가요 언니!
-모두 눈을 감는 게 좋을 거예요.
“자, 잠깐! 우리가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면 문제가 있을 텐데요?”
- 그건 염려 마세요, 제게 생각이 있으니. 잘 알고 있겠지? 산다야 뒷일을 부탁한다!
연정은 말을 끝내고는 준일과 하란을 양 옆에 세우고 손을 잡았다. 수는 가영을 안고 있는 정연의 어깨에 한손을 얹고, 다른 손을 들어 일행의 앞쪽을 향해 크게 원을 그렸다. 순간 일행의 앞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아른거리는 것이 나타났고, 이어서 일행을 덮자 있던 자리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 후우, 수님의 장난기는 알아주어야겠군. 사춘기 소녀 같으시니…!
신수 산다는 일행이 모두 사라지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신수 산다는 자신의 앞에 있던 식탁을 쪼개고 나서 식탁다리 세 개를 입에 물고 밖으로 나섰다. 신수 산다가 밖으로 나서자 신장의잔제로 남아있던 검은 액체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거센 불길이 되어 준일의 집을 집어 삼켰다.
신수 산다는 집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입에 물고 있던 식탁 다리에 신통력을 발휘해서 준일의 식구들과 똑같은 세 개의 허깨비를 만들었다. 세 개의 허깨비는 불길 속에서 겨우 빠져나온 듯 험한 모습이었다. 신수 산다는 멀리서 들려오는 불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세 개의 허깨비를 적당하게 뉘어 놓고는 만족한 듯 돌아보았다.
- 이만 하면 됐다. 나도 이젠 가야겠지. …! 이런, 벌써 도착했나, 후후후!
신수 산다는 근처로 다가오는 신장들의 기운을 느끼고 자신의 기운을 숨기고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신수 산다가 모습을 감추기 무섭게 오색의 옅은 연기가 준일의 식구 모습을 하고 누워있는 허깨비들 주위로 피어올랐다.
“우우, 우리가 늦은 건가?”
“아니다, 검두 장군이 잘난 척 하더니 너무 서둘렀다. 동방상제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리를 따돌리고 혼자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군! 이걸 봐라, 검두 장군의 영이 스스로 이 불을 내고 흩어졌다.”
“맞다. 이들의 영과 혼도 이미 의식에서 분리 되어버렸다.”
“후후후, 검두 장군이 너무 욕심이 과했군! 이들 모두를 자신의 무당으로 삼으려했어.”
다섯 명의 신장들은 각기 한마디씩 하고는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으흠, 이들은 강력한 부적을 가지고 있었군!”
한 신장이 가영의 허깨비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발견하고 고개를 끄떡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렇겠지, 검지의 말대로 그놈의 아들놈도 보통이 아닌 모양이니 이런 대비쯤은 했을 것이야. 검두는 너무 자기 욕심이 강해서 안 된다니까!”
“어쩔 수 없지, 검두에겐 안 된 일이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벌이라고 생각되는군.”
“잘난 척하더니 이렇게 허무하게 끝을 보는군, 후후후!”
신수 산다는 이들의 모습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신장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 했다. 신수 산다의 결계는 신장들의 힘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신수 산다는 신장들의 움직임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신장들은 집안 이곳저곳을 자세히 살폈지만 이미 많은 부분이 불에 붙어 있었고 신수 산다의 결계로 인하여 원래의 모습을 쉽게 알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살펴볼 부분도 많지 않았고 남은 곳에서도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잠시 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소방차들이 도착하고 소방관들의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자 신장들은 살펴보는 것을 포기하고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는 듯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사라졌다. 신장들의 기운이 모두 사라지자 신수 산다가 모습을 나타냈다.
- 후후후, 이 아이의 몸에 부적을 남겨 놓길 잘했군! 자 나도 이제 가 봐야겠군.
신수 산다가 사라지자 현관문이 부서지며 세찬 물줄기가 쏟아 졌다.
“어,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 빨리 서둘러라.”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어서요…!”
“빨리빨리 이리로…”
세 사람이 소방관들에게 구출되기 무섭게 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준일이 살던 집은 완전히 불에 타 타다 남은 기둥만 남아 이곳에 집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고, 준일의 식구 셋은 병원에 입원했다.
“아고야, 너는 어찌하여 나의 뜻을 저버리고 이 세상에 남았느냐?”
정민은 지하광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영에게서 떼어내 솔의 몸에 가두어 두었던 영이 깃듯 기 덩어리를 꺼내어 신단수 안에 눕히고 앉아 있었다. 기 덩어리를 쳐다보는 정민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복잡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결국 아원이 너를 이렇게 만든 것이냐?”
정민의 눈에서 눈물이 맺혀 흐르기 시작했다.
위대한 영에게는 세 명의 충실한 부하가 있었다. 아고, 아원, 그리고 아수였다. 아고는 그 셋 중 우두머리로 위대한 영의 오른팔로 선봉장 노릇을 했고, 아원은 머리가 뛰어나 위대한영의 꾀주머니 역할을 했으며, 아수는 손재주가 뛰어나 위대한 영의 무기를 만드는 일을 맡아서 했다.
이들 셋은 위대영이 하늘님과 맞설 때 그림자처럼 곁을 지켰다. 그리고 하늘님에게 위대한 영이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위대한 영이 이들 셋을 후계자로 삼고 남은 그들을 이끌도록 했다. 특히 아고는 그 성품이 어질고 모든 일을 순리에 맡게 잘 처리를 했기 때문에 위대한 영이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기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고는 끝까지 위대한 영의 결을 지키려 했었고, 결국 솔에 갇혀 억지로 위대한 영의 곁을 떠났다. 그런 아고가 가영의 영에 붙어 있다 떨어져 정민의 눈앞에 깨어나지 못한 채로 누워 있었던 것이다.
“아원과 아수는 어찌하여 너를 이렇게 버려두었단 말이냐? 네가 가지고 있던 힘을 어찌하였기에 네가 이런 형편없는 영이 되었더란 말이냐?”
정민은 아고의 영이 깃든 기 덩어리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먹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진정된 정인은 아고가 깃든 기 덩어리를 안고 신단수 안을 벗어나 신단수 위로 올라섰다. 정민은 연정에게 몸을 만들어 주었듯이 다시 한 번 기를 이용하여 아고에게도 새로운 몸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연정에게 만들어 주는 것과는 달리 커다란 위험이 있었다. 연정은 사람의 영혼이었기 때문에 정민이 가진 힘으로 만든 기 덩어리에 쉽게 깃들 수 있었지만, 아고는 신의 영이기 때문에 더 응집된 기 덩어리가 있어야 했다. 만일 아고의 영이 응집되지 않은 기 덩어리에 깃들게 된다면 곳 기 덩어리가 영을 이기지못하고 대 폭발을 일으켜 지하광장 전체를 날려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민은 앞뒤 가리 것 없이 아고의 몸을 만들어 주려 결심을 했던 것이다.
정민은 신단수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온몸의 기를 돌려 지하 광장의 기와 하나로 만들기 시작했다. 정민의 몸 전체에 삼태극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이어서 지하광장에서 흙, 물, 나무, 쇠, 그리고 불의 기가 신단수 위로 모여들었다. 잠시 동안 여덟 개의 기의 소용돌이가 정민의 몸을 감싸고돌다가 천정에서 빛을 내는 빛 덩어리에서 강열한 빛의 기가 쏟아져 내렸고, 신단수 뿌리 쪽에서 검은 빛 안개 같은 것이 신단수 위를 덮었다.
“으 아아!”
- 크르릉, 꽝!
정민의 커다란 외침과 동시에 일곱 개의 지하 광장 모두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광장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잠시 후 모든 기의 소용돌이가 사라지고 정민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고개를 끄떡이던 정민은 힘없이 아고의 몸이 누워있는 곳을 향해 무너지듯 쓰러졌다. 다시 지하광장에는 고요한 정적만이 가득 찼다.
신단수 안에 빛이 가득 차더니 잠시 후 준일의 집에서 사라졌던 연정 일행이 몸을 들어냈다. 연정의 인도를 받던 하란과 준일은 몸을 들어나자 마자 맥없이 주저앉으며 정신을 잃었고, 정연은 약간 힘이 들었는지 가영을 안은 채로 몸을 비틀 거렸다. 수가 다시 정연의 어깨를 잡아 주지 않았다면 앞으로 쓰러질 뻔했다.
“고마워요, 이모!”
- 에고, 그리 약해서야…, 좀 더 수련을 해야겠구나! 그런데, 오라버니는 어디 계신거지?
수는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겠다던 정민이 보이지 않자 두리번거리며 찾았고, 연정도 옆에 끼고 있던 준일과 하란을 살필 겨를도 없이 정민부터 찾으려했다.
- 수님, 이상해요! 예전과는 달리 이곳의 기 흐름이 너무 약해요.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그림자의 춤 110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6
그림자의 춤(影舞) 110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6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46
준일은 몸이 떨려 옴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대답을 했다. 잠깐 동안에 준일의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고, 얼굴에도 땀이 비 오듯 흘렀다.
- 준일 씨, 왜 그러세요?
“삼촌 왜 그래요?”
“여, 여보?”
- 호호호,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자 떠나죠.
수는 속으로 찔리는 것이 있기에 서둘러 일행을 재촉했다. 신수 산다만이 방금 전 준일에게 일어난 일의 원인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표정관리를 하느라 얼굴을 찌푸렸고, 이런 신수 산다에게 눈총을 주었다. 신수 산다는 찔끔해서 신장의 잔재를 치우는 척했다.
- 연이와 가영은 수님이 인도 해주시고 제가 준일 씨와 하란 씨를 인도 하지요. 산다는 이곳에 남아 흔적을 없애고 쫓아오도록 해라.
- 네, 알겠습니다.
- 자, 가요 언니!
-모두 눈을 감는 게 좋을 거예요.
“자, 잠깐! 우리가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면 문제가 있을 텐데요?”
- 그건 염려 마세요, 제게 생각이 있으니. 잘 알고 있겠지? 산다야 뒷일을 부탁한다!
연정은 말을 끝내고는 준일과 하란을 양 옆에 세우고 손을 잡았다. 수는 가영을 안고 있는 정연의 어깨에 한손을 얹고, 다른 손을 들어 일행의 앞쪽을 향해 크게 원을 그렸다. 순간 일행의 앞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아른거리는 것이 나타났고, 이어서 일행을 덮자 있던 자리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 후우, 수님의 장난기는 알아주어야겠군. 사춘기 소녀 같으시니…!
신수 산다는 일행이 모두 사라지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신수 산다는 자신의 앞에 있던 식탁을 쪼개고 나서 식탁다리 세 개를 입에 물고 밖으로 나섰다. 신수 산다가 밖으로 나서자 신장의잔제로 남아있던 검은 액체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거센 불길이 되어 준일의 집을 집어 삼켰다.
신수 산다는 집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입에 물고 있던 식탁 다리에 신통력을 발휘해서 준일의 식구들과 똑같은 세 개의 허깨비를 만들었다. 세 개의 허깨비는 불길 속에서 겨우 빠져나온 듯 험한 모습이었다. 신수 산다는 멀리서 들려오는 불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세 개의 허깨비를 적당하게 뉘어 놓고는 만족한 듯 돌아보았다.
- 이만 하면 됐다. 나도 이젠 가야겠지. …! 이런, 벌써 도착했나, 후후후!
신수 산다는 근처로 다가오는 신장들의 기운을 느끼고 자신의 기운을 숨기고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신수 산다가 모습을 감추기 무섭게 오색의 옅은 연기가 준일의 식구 모습을 하고 누워있는 허깨비들 주위로 피어올랐다.
“우우, 우리가 늦은 건가?”
“아니다, 검두 장군이 잘난 척 하더니 너무 서둘렀다. 동방상제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리를 따돌리고 혼자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군! 이걸 봐라, 검두 장군의 영이 스스로 이 불을 내고 흩어졌다.”
“맞다. 이들의 영과 혼도 이미 의식에서 분리 되어버렸다.”
“후후후, 검두 장군이 너무 욕심이 과했군! 이들 모두를 자신의 무당으로 삼으려했어.”
다섯 명의 신장들은 각기 한마디씩 하고는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으흠, 이들은 강력한 부적을 가지고 있었군!”
한 신장이 가영의 허깨비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발견하고 고개를 끄떡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렇겠지, 검지의 말대로 그놈의 아들놈도 보통이 아닌 모양이니 이런 대비쯤은 했을 것이야. 검두는 너무 자기 욕심이 강해서 안 된다니까!”
“어쩔 수 없지, 검두에겐 안 된 일이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벌이라고 생각되는군.”
“잘난 척하더니 이렇게 허무하게 끝을 보는군, 후후후!”
신수 산다는 이들의 모습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신장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 했다. 신수 산다의 결계는 신장들의 힘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신수 산다는 신장들의 움직임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신장들은 집안 이곳저곳을 자세히 살폈지만 이미 많은 부분이 불에 붙어 있었고 신수 산다의 결계로 인하여 원래의 모습을 쉽게 알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살펴볼 부분도 많지 않았고 남은 곳에서도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잠시 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소방차들이 도착하고 소방관들의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자 신장들은 살펴보는 것을 포기하고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는 듯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사라졌다. 신장들의 기운이 모두 사라지자 신수 산다가 모습을 나타냈다.
- 후후후, 이 아이의 몸에 부적을 남겨 놓길 잘했군! 자 나도 이제 가 봐야겠군.
신수 산다가 사라지자 현관문이 부서지며 세찬 물줄기가 쏟아 졌다.
“어,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 빨리 서둘러라.”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어서요…!”
“빨리빨리 이리로…”
세 사람이 소방관들에게 구출되기 무섭게 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준일이 살던 집은 완전히 불에 타 타다 남은 기둥만 남아 이곳에 집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고, 준일의 식구 셋은 병원에 입원했다.
“아고야, 너는 어찌하여 나의 뜻을 저버리고 이 세상에 남았느냐?”
정민은 지하광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영에게서 떼어내 솔의 몸에 가두어 두었던 영이 깃듯 기 덩어리를 꺼내어 신단수 안에 눕히고 앉아 있었다. 기 덩어리를 쳐다보는 정민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복잡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결국 아원이 너를 이렇게 만든 것이냐?”
정민의 눈에서 눈물이 맺혀 흐르기 시작했다.
위대한 영에게는 세 명의 충실한 부하가 있었다. 아고, 아원, 그리고 아수였다. 아고는 그 셋 중 우두머리로 위대한 영의 오른팔로 선봉장 노릇을 했고, 아원은 머리가 뛰어나 위대한영의 꾀주머니 역할을 했으며, 아수는 손재주가 뛰어나 위대한 영의 무기를 만드는 일을 맡아서 했다.
이들 셋은 위대영이 하늘님과 맞설 때 그림자처럼 곁을 지켰다. 그리고 하늘님에게 위대한 영이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위대한 영이 이들 셋을 후계자로 삼고 남은 그들을 이끌도록 했다. 특히 아고는 그 성품이 어질고 모든 일을 순리에 맡게 잘 처리를 했기 때문에 위대한 영이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기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고는 끝까지 위대한 영의 결을 지키려 했었고, 결국 솔에 갇혀 억지로 위대한 영의 곁을 떠났다. 그런 아고가 가영의 영에 붙어 있다 떨어져 정민의 눈앞에 깨어나지 못한 채로 누워 있었던 것이다.
“아원과 아수는 어찌하여 너를 이렇게 버려두었단 말이냐? 네가 가지고 있던 힘을 어찌하였기에 네가 이런 형편없는 영이 되었더란 말이냐?”
정민은 아고의 영이 깃든 기 덩어리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먹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진정된 정인은 아고가 깃든 기 덩어리를 안고 신단수 안을 벗어나 신단수 위로 올라섰다. 정민은 연정에게 몸을 만들어 주었듯이 다시 한 번 기를 이용하여 아고에게도 새로운 몸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연정에게 만들어 주는 것과는 달리 커다란 위험이 있었다. 연정은 사람의 영혼이었기 때문에 정민이 가진 힘으로 만든 기 덩어리에 쉽게 깃들 수 있었지만, 아고는 신의 영이기 때문에 더 응집된 기 덩어리가 있어야 했다. 만일 아고의 영이 응집되지 않은 기 덩어리에 깃들게 된다면 곳 기 덩어리가 영을 이기지못하고 대 폭발을 일으켜 지하광장 전체를 날려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민은 앞뒤 가리 것 없이 아고의 몸을 만들어 주려 결심을 했던 것이다.
정민은 신단수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온몸의 기를 돌려 지하 광장의 기와 하나로 만들기 시작했다. 정민의 몸 전체에 삼태극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이어서 지하광장에서 흙, 물, 나무, 쇠, 그리고 불의 기가 신단수 위로 모여들었다. 잠시 동안 여덟 개의 기의 소용돌이가 정민의 몸을 감싸고돌다가 천정에서 빛을 내는 빛 덩어리에서 강열한 빛의 기가 쏟아져 내렸고, 신단수 뿌리 쪽에서 검은 빛 안개 같은 것이 신단수 위를 덮었다.
“으 아아!”
- 크르릉, 꽝!
정민의 커다란 외침과 동시에 일곱 개의 지하 광장 모두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광장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잠시 후 모든 기의 소용돌이가 사라지고 정민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고개를 끄떡이던 정민은 힘없이 아고의 몸이 누워있는 곳을 향해 무너지듯 쓰러졌다. 다시 지하광장에는 고요한 정적만이 가득 찼다.
신단수 안에 빛이 가득 차더니 잠시 후 준일의 집에서 사라졌던 연정 일행이 몸을 들어냈다. 연정의 인도를 받던 하란과 준일은 몸을 들어나자 마자 맥없이 주저앉으며 정신을 잃었고, 정연은 약간 힘이 들었는지 가영을 안은 채로 몸을 비틀 거렸다. 수가 다시 정연의 어깨를 잡아 주지 않았다면 앞으로 쓰러질 뻔했다.
“고마워요, 이모!”
- 에고, 그리 약해서야…, 좀 더 수련을 해야겠구나! 그런데, 오라버니는 어디 계신거지?
수는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겠다던 정민이 보이지 않자 두리번거리며 찾았고, 연정도 옆에 끼고 있던 준일과 하란을 살필 겨를도 없이 정민부터 찾으려했다.
- 수님, 이상해요! 예전과는 달리 이곳의 기 흐름이 너무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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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