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진국과 외상의 암약이 있은 지 2개월 후에 드디어 목진의 대군과 거대한 선단이 출병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출병에 앞서 적령, 무위, 위창소를 비롯한 대장군 유무기와 부장 이한경, 수군장 달현과 부장 현암 등 대부분의 목진의 맹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든 준비는 끝마쳤습니다.”
위창소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 싸움에 목진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장수들은 모두 말을 아꼈다. 그만큼 이번 전쟁에 대한 중압감은 큰 것이었다. 그리고 곧 결전의 날이 되었다. 적령과 무위가 지휘하는 중림부 외상의 대규모 선단에 외해로 향했으며, 대규모 상선의 선단에 이어 인해도, 율도에서도 목진의 대규모 선단이 출항했다. 그렇게 인해도와 율도를 떠난 목진의 해군은 멀리 외해에서 합류해 그 수를 한 눈에 헤아릴 수 없는 대규모 선단으로 대양을 우회하여 외진, 반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용의 군사 위창소와 대장군 유무기를 비롯한 부장들과 정예병이 유해수의 묵인 하에 외상에 대규모로 잠입해 들었다. 한편, 절포진, 운암진, 견로진의 해군도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2주일 후.
외진의 적령과 반진의 무위가 멀리 대양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목진의 수군이 외진과 반진 앞바다에 진을 쳤을 때는 이미 외진과 반진에서 무역을 담당하는 외상 소속의 상인과 인부들이 이미 2개월여에 걸쳐 목진의 군사들로 상당부분 대치 된 상태였다. 외진을 지키는 병사들은 거대한 상선의 선단이 대규모로 입항하려 하자 이를 이상히 여겨 외상의 관리를 불렀다. 그러나 이미 목진으로 돌아선 외상의 관리인 그는 먼 바다에서의 태풍으로 인해 주변의 상선들이 모두 반진, 외진으로 대피한다는 것이라고 거짓을 아뢰었다.
“그래도 저리 많은 상선이…”
그렇게 외진을 지키는 장수가 고민을 하는 사이 이미 상선이 하나, 둘 입항하고 있었다.
“뭐… 별 일이야 있겠나?”
그렇게 해서 상선이 모두 입항할 즈음… 외상의 상인들이 돌변하여 숨겨둔 칼을 지켜 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진을 지키는 병사들을 공격했다. 이에 용의 병사들이 크게 당황하여 반격할 틈도 없이 정박한 상선에서 목진의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상선에서 내린 것은 분명 차림은 상인이었으나 틀림없는 목진의 병사와 궁수와 기병과 전차, 포차였다.
“이럴 수가… 변괴다!”
그러한 상황은 반진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사태가 이리 되자 곧 반진, 외진의 수군과 이미 출항했거나 출항하려 했던 용의 전함들이 급히 상인들의 하적이 이루어지는 진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때 함포가 날아들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가?”
“저기를…”
“응?”
“목진의 수군 입니다.”
“이런…”
노도같이 밀려드는 목진의 수군은 이미 출항 했거나 출항하고 있는 용의 수군이 허둥대는 동안 그들을 궤멸시켰으며, 곧 전함에서는 대군을 다시 상륙시킴으로 해서 진 사방에서 용군을 격퇴하고 이을 접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 진을 다스리는 외진성과 반진성에 전해졌다.
“성주님! 외상의 상인들이 칼을 들고 진을 점령했다 합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그깟 상인들이 무슨… 그리고 왜 그런 짓을?”
그때 갑작스럽게 성 내에도 포탄이 날아들었다.
“꽝!”
거대한 함성이 갑자기 성 내를 놀라움과 공포로 휘감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성 밖 진을 바라보는 용의 장수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그에게는 외상을 이용한 공격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중립은 중앙대륙의 상인세력이 천 년을 이어온 불문율이기 때문이었다.
“외상이… 중립을 포기했단 말인가?”
“장군!”
“무엇 하느냐? 어서 봉화를…”
용의 수군을 저지한 목진 수군은 전광석화 같이 계속해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용군이 성에서 바라본 진은 아직도 상륙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진은 불꽃놀이라도 하듯 사방이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점령되어 환히 빛나고 있는 진에서는 목진 수군이 노도같이 상륙하는 것이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이미 출항한 전함도 미처 출항하지 못한 수군의 전함도 이미 불타고 있었다. 진에 계속해서 목진의 수군이 상륙하는 동안 상선으로 이미 상륙한 육군은 성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여기는 후방이 아닌가? 여기는…”
중림부.
같은 시각 군사 위창소와 대장군 유무기, 그리고 부장 이한경은 이미 중림 도처에 심어둔 군사를 이끌고 중림의 도독을 사로 잡았다. 그리 되자 곧 운산에 군집했던 대군이 중림에 밀물처럼 밀려들어 왔다. 이러한 사태에 중림의 관장 허백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어찌 이러는 것이요. 중림을 망치려는 것이요.”
“닥치거라!”
목진군은 항변하는 도독 허백을 포박해 가두어 버렸고, 해안에서는 대규모 목진의 수군이 좌중원의 앞바다에 진을 치고 있었다. 곧 목진의 전 선단이 좌중원부터 무해도에 이르는 해로에 꽉 들어차 거대한 결계를 형성해 버렸다. 그리고 이를 목격한 용의 수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곧 용의 수군도 무해의 모든 수군이 배를 띄웠고, 양군은 무해 앞 바다에서 수천 척의 배를 띄우고 대전을 불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극한의 대치는 피를 말리는 것이었고, 양군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기세였다. 그리고 그렇게 대치한 그 시각에 중림에 진군한 목진군은 국경을 이미 바꾸어 놓고 있었다.
한편, 반진과 외진의 성마저 복속한 목진의 5만 상륙군은 곧 승강과 승도 사이에서 몰려드는 용의 대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목진의 수군은 외진과 반진 앞바다에서 진을 치면서 송월진(頌月津), 장하도(長夏島)와 부동진(不凍津), 연하진(沿下津)에서 출항한 용군의 수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 작전은 실행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루어진 전광석화 같은 결전으로 용국의 수뇌부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었다. 이 공격은 너무나 뜻밖이었고 충격적인 것이어서 용군은 차마 봉화마저 올리지 못했으며, 미란은 이 참담한 소식을 다음날 해가 뜨고서야 들어야 했다.
“이럴 수가… 이건 말도 안돼! 빌어먹을!”
미란 그만 치를 떨며 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는 숨 쉴 틈 없이 곧바로 대군을 수습해 승도로 향했다.
#03
황급히 소집 된 미란이 직접 이끄는 용의 18만 대군은 적령과 무위가 이끄는 봉의 5만 대군과 승강 상류와 승산 협곡에서 대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용군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었다.
“이놈들…”
너무나 황망한 사태를 맞아 이성을 잃고 이를 갈고 있는 미란에게 한 장수가 물었다.
“헌데, 중림은 어찌 하시고 이곳으로만 군사를 모으는 것입니까?”
“지금은 전략적으로 반진과 외진이 중요합니다. 이곳을 잃으면 우리 수군은 서의 해로를 모두 잃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우리 수군의 숨통을 끊고, 또 외국과 교역의 숨통을 끊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뒤통수에 적이 있어서는 우리 용은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
미란은 지체할 틈도 없이 진군을 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모한 것이었다. 그녀는 단 하루 만에 대군을 소집해 달려왔다. 몇 달을 준비한 목진의 정예병에 당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목진군은 뜻밖에 지난날 묘기가 선보인 신형 무기로 모두 중무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이번 원정 군에는 철기주와 더불어 그녀와 함께 전쟁을 치러온 맹장들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적령이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미란으로서는 알 수 없었으나 어찌 되었든 그녀는 황도에서 다음 전략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맹장들이 모두 목진의 도모를 위해 연주평야의 국경지대에 대군과 함께 진을 치고 있는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내가 이리 무력했단 말인가…? 절대로 질 수 없어! 절대로…”
전쟁이 계속 될수록 용은 지속적으로 군사를 잃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하여 이성을 잃고 있는 미란은 그러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누구인가 그녀를 말리고 진언을 해야 했지만, 아무도 노한 그녀를 말리지 못하고 있었다.
“절대로 질 수 없어! 이대로는…”
단 하루 만에 중림을 완전히 장악한 목진은 외상의 우두머리인 유해수를 도독으로 삼았으며, 그에게 모든 내, 외 무역의 독점권을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지금까지의 상업의 판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유해수가 군사 위창소에게 물었다.
“어찌 허백과 목경부를 참하지 않는 것입니까?”
“적령장군의 청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처리는 그녀가 직접 할 것입니다.”
“…”
유해수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승도와 승산의 경계에서는 용과 목진의 수십만의 대병이 사흘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철기주를 비롯한 맹장들이 승도의 진에 도달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안 좋은 징조가 되고 말았다. 자신이 신뢰하는 장수들이 속속 도착하자 고착에 빠진 전투를 뒤집기 위해 미란은 더욱 서둘렀다. 그리고 전략이 부재한 상태의 계속되는 일주일간의 전투에서 미란의 용군은 적장인 적령과 무위 앞에서 사실상 패하고 말았다. 철저히 준비가 된 목진군에 용은 정예군 마저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태에 미란은 너무나 침통한 나머지 그만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럴 수가… 우리가 패하다니…”
“사매… 전략도 없이 숫자만으로 계속 공략하는 것은 무모하다. 더군다나 이곳 전선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무해의 대치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있을 수 없어… 내가 패하다니…”
“전쟁의 승패는 항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미란은 사실상 이 전쟁 내내 크게 흥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달라요! 반진과 외진을 잃다니… 이제 우리 수군은…”
“미란…”
한달 후.
소강상태에 빠진 전선에서 철기주를 비롯한 미란과 맹장들은 물러났다. 그리고 결국 용은 자국 영토의 후방을 목진에 내어주고 말았다.
‘내… 이년을 기필코…’
미란은 퇴각하면서 이를 갈며 치를 떨어야 했다. 이래하여 용의 수군도 무해도를 위시한 무해에 발이 묶이게 되었고… 모든 대양의 해로를 목진에 내어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일로 중림부는 용국과 적을 지게 되고, 천년 만에 처음으로 중림부로서의 역할을 잃게 되었다.
영웅 (1부 20막 : 중림부(中林部) #02 & #03)
#02
목진국과 외상의 암약이 있은 지 2개월 후에 드디어 목진의 대군과 거대한 선단이 출병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출병에 앞서 적령, 무위, 위창소를 비롯한 대장군 유무기와 부장 이한경, 수군장 달현과 부장 현암 등 대부분의 목진의 맹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든 준비는 끝마쳤습니다.”
위창소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 싸움에 목진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장수들은 모두 말을 아꼈다. 그만큼 이번 전쟁에 대한 중압감은 큰 것이었다. 그리고 곧 결전의 날이 되었다. 적령과 무위가 지휘하는 중림부 외상의 대규모 선단에 외해로 향했으며, 대규모 상선의 선단에 이어 인해도, 율도에서도 목진의 대규모 선단이 출항했다. 그렇게 인해도와 율도를 떠난 목진의 해군은 멀리 외해에서 합류해 그 수를 한 눈에 헤아릴 수 없는 대규모 선단으로 대양을 우회하여 외진, 반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용의 군사 위창소와 대장군 유무기를 비롯한 부장들과 정예병이 유해수의 묵인 하에 외상에 대규모로 잠입해 들었다. 한편, 절포진, 운암진, 견로진의 해군도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2주일 후.
외진의 적령과 반진의 무위가 멀리 대양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목진의 수군이 외진과 반진 앞바다에 진을 쳤을 때는 이미 외진과 반진에서 무역을 담당하는 외상 소속의 상인과 인부들이 이미 2개월여에 걸쳐 목진의 군사들로 상당부분 대치 된 상태였다. 외진을 지키는 병사들은 거대한 상선의 선단이 대규모로 입항하려 하자 이를 이상히 여겨 외상의 관리를 불렀다. 그러나 이미 목진으로 돌아선 외상의 관리인 그는 먼 바다에서의 태풍으로 인해 주변의 상선들이 모두 반진, 외진으로 대피한다는 것이라고 거짓을 아뢰었다.
“그래도 저리 많은 상선이…”
그렇게 외진을 지키는 장수가 고민을 하는 사이 이미 상선이 하나, 둘 입항하고 있었다.
“뭐… 별 일이야 있겠나?”
그렇게 해서 상선이 모두 입항할 즈음… 외상의 상인들이 돌변하여 숨겨둔 칼을 지켜 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진을 지키는 병사들을 공격했다. 이에 용의 병사들이 크게 당황하여 반격할 틈도 없이 정박한 상선에서 목진의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상선에서 내린 것은 분명 차림은 상인이었으나 틀림없는 목진의 병사와 궁수와 기병과 전차, 포차였다.
“이럴 수가… 변괴다!”
그러한 상황은 반진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사태가 이리 되자 곧 반진, 외진의 수군과 이미 출항했거나 출항하려 했던 용의 전함들이 급히 상인들의 하적이 이루어지는 진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때 함포가 날아들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가?”
“저기를…”
“응?”
“목진의 수군 입니다.”
“이런…”
노도같이 밀려드는 목진의 수군은 이미 출항 했거나 출항하고 있는 용의 수군이 허둥대는 동안 그들을 궤멸시켰으며, 곧 전함에서는 대군을 다시 상륙시킴으로 해서 진 사방에서 용군을 격퇴하고 이을 접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 진을 다스리는 외진성과 반진성에 전해졌다.
“성주님! 외상의 상인들이 칼을 들고 진을 점령했다 합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그깟 상인들이 무슨… 그리고 왜 그런 짓을?”
그때 갑작스럽게 성 내에도 포탄이 날아들었다.
“꽝!”
거대한 함성이 갑자기 성 내를 놀라움과 공포로 휘감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성 밖 진을 바라보는 용의 장수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그에게는 외상을 이용한 공격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중립은 중앙대륙의 상인세력이 천 년을 이어온 불문율이기 때문이었다.
“외상이… 중립을 포기했단 말인가?”
“장군!”
“무엇 하느냐? 어서 봉화를…”
용의 수군을 저지한 목진 수군은 전광석화 같이 계속해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용군이 성에서 바라본 진은 아직도 상륙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진은 불꽃놀이라도 하듯 사방이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점령되어 환히 빛나고 있는 진에서는 목진 수군이 노도같이 상륙하는 것이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이미 출항한 전함도 미처 출항하지 못한 수군의 전함도 이미 불타고 있었다. 진에 계속해서 목진의 수군이 상륙하는 동안 상선으로 이미 상륙한 육군은 성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여기는 후방이 아닌가? 여기는…”
중림부.
같은 시각 군사 위창소와 대장군 유무기, 그리고 부장 이한경은 이미 중림 도처에 심어둔 군사를 이끌고 중림의 도독을 사로 잡았다. 그리 되자 곧 운산에 군집했던 대군이 중림에 밀물처럼 밀려들어 왔다. 이러한 사태에 중림의 관장 허백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어찌 이러는 것이요. 중림을 망치려는 것이요.”
“닥치거라!”
목진군은 항변하는 도독 허백을 포박해 가두어 버렸고, 해안에서는 대규모 목진의 수군이 좌중원의 앞바다에 진을 치고 있었다. 곧 목진의 전 선단이 좌중원부터 무해도에 이르는 해로에 꽉 들어차 거대한 결계를 형성해 버렸다. 그리고 이를 목격한 용의 수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곧 용의 수군도 무해의 모든 수군이 배를 띄웠고, 양군은 무해 앞 바다에서 수천 척의 배를 띄우고 대전을 불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극한의 대치는 피를 말리는 것이었고, 양군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기세였다. 그리고 그렇게 대치한 그 시각에 중림에 진군한 목진군은 국경을 이미 바꾸어 놓고 있었다.
한편, 반진과 외진의 성마저 복속한 목진의 5만 상륙군은 곧 승강과 승도 사이에서 몰려드는 용의 대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목진의 수군은 외진과 반진 앞바다에서 진을 치면서 송월진(頌月津), 장하도(長夏島)와 부동진(不凍津), 연하진(沿下津)에서 출항한 용군의 수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 작전은 실행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루어진 전광석화 같은 결전으로 용국의 수뇌부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었다. 이 공격은 너무나 뜻밖이었고 충격적인 것이어서 용군은 차마 봉화마저 올리지 못했으며, 미란은 이 참담한 소식을 다음날 해가 뜨고서야 들어야 했다.
“이럴 수가… 이건 말도 안돼! 빌어먹을!”
미란 그만 치를 떨며 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는 숨 쉴 틈 없이 곧바로 대군을 수습해 승도로 향했다.
#03
황급히 소집 된 미란이 직접 이끄는 용의 18만 대군은 적령과 무위가 이끄는 봉의 5만 대군과 승강 상류와 승산 협곡에서 대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용군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었다.
“이놈들…”
너무나 황망한 사태를 맞아 이성을 잃고 이를 갈고 있는 미란에게 한 장수가 물었다.
“헌데, 중림은 어찌 하시고 이곳으로만 군사를 모으는 것입니까?”
“지금은 전략적으로 반진과 외진이 중요합니다. 이곳을 잃으면 우리 수군은 서의 해로를 모두 잃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우리 수군의 숨통을 끊고, 또 외국과 교역의 숨통을 끊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뒤통수에 적이 있어서는 우리 용은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
미란은 지체할 틈도 없이 진군을 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모한 것이었다. 그녀는 단 하루 만에 대군을 소집해 달려왔다. 몇 달을 준비한 목진의 정예병에 당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목진군은 뜻밖에 지난날 묘기가 선보인 신형 무기로 모두 중무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이번 원정 군에는 철기주와 더불어 그녀와 함께 전쟁을 치러온 맹장들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적령이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미란으로서는 알 수 없었으나 어찌 되었든 그녀는 황도에서 다음 전략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맹장들이 모두 목진의 도모를 위해 연주평야의 국경지대에 대군과 함께 진을 치고 있는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내가 이리 무력했단 말인가…? 절대로 질 수 없어! 절대로…”
전쟁이 계속 될수록 용은 지속적으로 군사를 잃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하여 이성을 잃고 있는 미란은 그러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누구인가 그녀를 말리고 진언을 해야 했지만, 아무도 노한 그녀를 말리지 못하고 있었다.
“절대로 질 수 없어! 이대로는…”
단 하루 만에 중림을 완전히 장악한 목진은 외상의 우두머리인 유해수를 도독으로 삼았으며, 그에게 모든 내, 외 무역의 독점권을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지금까지의 상업의 판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유해수가 군사 위창소에게 물었다.
“어찌 허백과 목경부를 참하지 않는 것입니까?”
“적령장군의 청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처리는 그녀가 직접 할 것입니다.”
“…”
유해수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승도와 승산의 경계에서는 용과 목진의 수십만의 대병이 사흘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철기주를 비롯한 맹장들이 승도의 진에 도달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안 좋은 징조가 되고 말았다. 자신이 신뢰하는 장수들이 속속 도착하자 고착에 빠진 전투를 뒤집기 위해 미란은 더욱 서둘렀다. 그리고 전략이 부재한 상태의 계속되는 일주일간의 전투에서 미란의 용군은 적장인 적령과 무위 앞에서 사실상 패하고 말았다. 철저히 준비가 된 목진군에 용은 정예군 마저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태에 미란은 너무나 침통한 나머지 그만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럴 수가… 우리가 패하다니…”
“사매… 전략도 없이 숫자만으로 계속 공략하는 것은 무모하다. 더군다나 이곳 전선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무해의 대치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있을 수 없어… 내가 패하다니…”
“전쟁의 승패는 항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미란은 사실상 이 전쟁 내내 크게 흥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달라요! 반진과 외진을 잃다니… 이제 우리 수군은…”
“미란…”
한달 후.
소강상태에 빠진 전선에서 철기주를 비롯한 미란과 맹장들은 물러났다. 그리고 결국 용은 자국 영토의 후방을 목진에 내어주고 말았다.
‘내… 이년을 기필코…’
미란은 퇴각하면서 이를 갈며 치를 떨어야 했다. 이래하여 용의 수군도 무해도를 위시한 무해에 발이 묶이게 되었고… 모든 대양의 해로를 목진에 내어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일로 중림부는 용국과 적을 지게 되고, 천년 만에 처음으로 중림부로서의 역할을 잃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