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112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8

내글[影舞] 2005.03.23
조회194

그림자의 춤(影舞) 112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48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48


- 하하하, 거절하지 마십시오. 선택받은 영과 같이 하려면 앞으로 많은 고난과 시련이 항상 따를 것입니다. 당신의 영은 충분히 이겨낼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혼은 사람의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합니다. 힘을 가지지 못하면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선물을 하나 드리지요.

- 아, 아닙니다. 제가 감히…!

- 하하하, 제 선물을 거절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은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 아, 아닙니다. 저는 이미 정민 씨의 곁에 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더 이상의 바람은 없습니다.

- 그렇습니까? 그럼 그냥 지니고 계시지요. 나의 선물은 그대가 원할 때가 되면 그대의 것이 될 겁니다. 그때는 그대의 선택에 따라 버려질 수도 있습니다. 부디 선택받은 영과 하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길 기원 하겠습니다.


- 어, 언니!

연정의 돌연한 변화에 수는 크게 놀랬다. 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여인도 놀라 주춤거리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 난 정민 씨의 상태만 알고 싶을 뿐이에요. 자 모두 비켜요!

연정은 두 영의 힘을 밀어내며 정민에게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 주군의 몸에 손대지마라! 그 누구도 주군의 몸에 손대는 자는 용서치 않으리라.

“에이, 엄마가 아빠한테 가는데 왜 그러는 거야? 아줌마는 그만 비켜!”

정연은 영의 검을 뽑아 검푸른 칼날을 만들고 연정의 옆에 섰다. 두 모자의 기세에 여인은 잠시 위축되는 가 싶더니 얼굴에 비장한 각오를 하고 다시 손을 위를 향해 뻗었다.

- 더 이상 다가온다면 주군에 대한 불경죄를 묻겠다.

말을 마친 여인의 몸에서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기의 소용돌이가 손끝에서 일어나 뭉쳐들기 시작하더니 붉은빛을 내는 구슬이 만들어졌다.

- 흥, 오라버니는 하늘님이 직접 정해주신 나의 주인님이시다! 주인님을 곁에서 지키는 건 나를 이 세상에 존재케 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비켜라!

수도 손을 들어 기를 모아 푸른 빛 구슬을 만들어 손에 들고 나섰다.

- 모두 물러서요! 저는 저분의 하나뿐인 아내입니다.

연정까지 노란색 구슬을 만들어 들고 나서자 다시 시작된 세 영의 팽팽한 대치는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다. 이렇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한 시간여가 흘렀을 때 정민의 몸이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으응…! 어이구야, 몸이…! 어, 무슨 일이야?”

“아, 아버지!”

- 정민 씨, 괜찮으세요?

- 오라버니!

- 주, 주군!

정민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붉은빛, 푸른빛, 그리고 노란빛까지 세 가지 빛을 띤 세 영이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서 있고 자신의 아들까지 영의 검을 들고 설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연정아, 수, 그리고 아고! 모두 그만둬, 뭐 하는 거야? 그리고 연아, 그 칼 치워라! 어어, 어이쿠…!”

- 우당탕, 쿵!

정민은 자신의 몸 상태를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세 영의 대치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에 말리려고 일어서려다 그 자리에 볼썽사납게 거꾸러졌다. 정민에게 일어난 엉뚱한 사고는 세 영 사이에 흐르던 팽팽한 긴장감이 한 순간에 무너지게 만들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정민에게 달려들어 정민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 이러지 마! 난 단지 지쳐 있을 뿐이야! 어, 어…! 모두 떨어져…, 떨어지란 말이야!

정민은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

- 정민 씨!

- 오라버니!

- 주군!

“모두 물러서라!”

정민은 주춤거리며 세 영이 물러나자 겨우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정연이 곧바로 정민에게 다가가 부축하였고 정민은 정연의 부축을 말없이 받았다. 정민은 한참동안 세 영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침묵이 지하광장을 무겁게 누르고 있어 갑갑증을 느낄 만도 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정민의 눈치를 보며 정민의 입이 열리기만 기다렸다.

정민은 기를 심하게 썼기 때문에 쉽게 회복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있을 수도 없었다. 정민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했다. 특히 아고의 갑작스런 등장은 정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 왔다. 온힘을 다해 아고를 다시 부활 시켜놓았지만 당장 그들이 온다면 대적할 힘조차 남아 있지 못했고, 하늘님이 봉인해 놓은 네 마리의 신수도 거두어야할 급한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꼼짝 않고 몸을 추슬러야 할 입장이었다.

“아고야, 너는 어이하여 내 명령을 어겼느냐?”

- 주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저는 주군의 명령대로 이 세상에 남았습니다.

“뭐, 뭐라고?”

정민은 머리를 쇠망치로 맞은 듯 멍해졌다. 아고는 정민의 모습에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당황하여 급히 정미의 앞에 나서서 무릎을 꿇었다.

- 주군, 그때 신수의 몸에 갇혀 있다 풀려나 보니 아원이 이르기를 주군의 지시라며 한 신에게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 신은 저에게서 몸을 회수하고 영만 남은 저를 사람의 영혼과 같이 지내도록 했습니다.


“너는 이제부터 사람의 영혼에 숨어 지내라. 위대한 영의 특별한 부탁으로 너의 영을 보존하게 해주는 것이다. 훗날 위대한 돌아와 영이 너를 깨워줄 것이다. 그때까지는 요령 것 잘 지내도록 하여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가 전부다. 참 너의 능력은 이 일을 해주는 대가로 내가 거두어 가겠다.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될 능력이니까, 하하하!”

“무슨 소리냐? 주군께서 다시 돌아오신다니…! 하늘님의 주군을 영원히 혼돈 속에 가둔다고 들었다. 혼돈 속에 갇히면 하늘님의 허락을 받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한다.”

“후후후, 그건 나도 모르겠다! 난 단지 위대한 영의 부탁한대로 할 뿐이고, 그의 말을 너에게 전할 뿐이다. 속사정은 위대한 영을 다시 만나면 그에게 직접 듣도록 해라.”

“그런가, 역시 주군은 나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자 그럼 너의 능력을 거두겠다! 조금 괴롭겠지만 잠시만 참으면 된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그 신은 누구였나?”

정민은 아고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

- 저는 처음 보는 신이었습니다. 단지 그에게서 물의 기를 가진 영을 느꼈습니다.

“물의 기라고?”

- 그건 동방상제…!

수가 나서서 말을 했다. 정민은 수의 말을 듣자 몸을 떨었다.

“또, 동방상젠가?”

- 주군, 아는 자입니까?

“그래, 잘 알지! 그럼 너의 능력을 동방상제가 고스란히 가졌단 말이냐?”

- 그건 아닙니다, 주군! 그는 저의 능력을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그 힘이 어디에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어, 제 능력의 전부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걸 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저를 사람의 영혼 속으로 들여보낸 뒤였습니다. 후에 저의 의식을 읽어 내려고 했을 것이었지만, 저는 이미 사람의 영혼 속에 잠겨들어 깊은 잠에 빠졌기 때문에 제 본원의 힘을 알아내거나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

“후후, 그렇게 된 거로군! 그래 너의 영을 가두고 있다가 내가 선택받은 영임을 깨닫게 되자 너를 이용하기위해 하란의 딸로 태어날 영에 너를 집어넣었던 거였군.”

- 그럼, 모든 게 동방상제에게로 모아지는 거군요!

연정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힘은 어느 정도냐?”

- 저의 힘은 아직 온전히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모두 깨어나려면 그 동방상제란 자가 가지고간 저의 신단이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저 파란영의 힘 정도는 꺾을 수 있습니다.

- 뭐라 했느냐, 나를 꺾을 수 있다고…?

수는 아고의 말에 발끈해서 아고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 흥, 물론이다! 너 같은 신들은 위대한 영께서 내게 주신 힘의 일할만 있어도 상대가 되지 못한다.

- 이게 정말! 한 번 해보래?

“그만들 두어라!”

- 오라버니, 저 버릇없는 것의 편을 드는 거예요?

“편을 들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은 하지 마라! 너희들은 이제 같이 지내야할 식구다. 앞으로 너희가 힘을 합쳐 나를 도와야한다. 그러니 이렇게 쓸데없이 다투는 일이 없어야 될 것이다.”

- 주군, 어찌 되신 겁니까?

“뭐가?”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