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서점 좀 다녀올게요.” 긴긴 겨울방학 서점에 간다는 기특한 자녀를 보며 뿌듯해 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이 가는 대형서점은 음란서적에 무방비 상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과거 청계천이 음란서적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메카였다면 이제는 대형서점이 대세다. 서점은 “보는 애들 없다”고 말하지만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다. 적나라하게 ‘19세미만 구독불가’라고 드러나지 않은 많은 책들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당신의 자녀가 교양의 요람에서 성적호기심을 해소하고 있다.
'19세미만 구독불가?' "말리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몇 만권의 교양서적들 사이에 끼어 있는 ‘19세미만 구독불가’ 서적이 고스란히 청소년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우려가 불거진 지는 이미 오래 전. 그러나 서울 시내의 대형서점에는 방학기간을 맞아 곳곳에 자리 잡고 책에 열중하는 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어른의 눈을 피해 구석 진 곳이 많은 대형서점의 장점을 십분 활용, 음란서적에 열중하는 이들도 많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명언이 ‘하루라도 야한 책을 보지 않으면 가시가 돋을 지경’이 됐다.
“인터넷이 편하지만 엄마 눈도 있고, 방학인데 집에만 있다고 뭐라 하시니까 서점 나온다고 오긴 오는데 심심하기도 하고 (음란서적이)눈에 띄잖아요”. 시쳇말로 눈에 불을 켜며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음란서적을 읽던 이모(15)군의 말이다. 확실히 인터넷이 성에 관한 방대한 자료가 널려 있긴 하지만 부모님의 눈과 유해차단서비스 등의 활성화로 인해 편하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박모(17)군 역시 “우선 자극적인 제목의 책들을 뽑게 된다”며 “시간한정도 없고 감시하는 이들도 없어 맘껏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내에 있는 대형서점은 아무런 제재가 없어 편하게 앉아 느긋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성에 관한 호기심은 대형서점들이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이 아니라고 간과하고 있는 곳으로까지 뻗쳐 있었다. 음란서적류는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일반 잡지의 ‘특별한 날 그와 진하게 섹스하는 법’, ‘그녀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도구’ 등의 성 코너, 미술전문서적 코너, 여성·가정 코너 등에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성과 이성의 몸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그들.
대형서점은 그들만의 비밀창고인가? 대형서점으로서의 인지도가 높은 Y문고. ‘19세미만 구독불가’코너를 만들어 놓고는 있었지만 그에 대한 관리는 전혀 없는 상태였다. 코너 앞에서 서성대며 이것저것 빼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교복을 입지 않아서인지 나이제한에 대한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에는 ‘모던카마수트라’, ‘최고의 연인 그(그녀)를 사로잡는 섹스테크닉’, ‘여러번 오르가슴을 얻는 도교 섹스 테크닉’ 등의 성관련 서적들이 즐비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서적들의 비닐포장 상태를 Y문고 측에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던 것. 이렇듯 적나라한 제목의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들은 청소년들이 보지 못하도록 비닐에 쌓여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아예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았다. 그나마 비닐이 씌워진 책도 충분히 내용을 볼 수 있을 만큼 비닐의 반 정도가 찢어져 있는 상태였다. 비닐이 찢어졌거나 같은 책들 중 한권이 벗겨진 책들은 어느 정도 수위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예 비닐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책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멀티오르가즘맨’. 이 책은 ‘최고의 섹스를 위한 지침서’라는 명목아래 성교방법이나 체위에 대한 삽화와 윤활제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 등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었다.
원래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은 건지 출판사에 문의했다.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은 비닐포장 해서 나가나요?” “아, 비닐포장이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신경을 안 쓴다는 말인지 재차 확인하자 담당자는 “아, 유통과정에서 비닐이 훼손되거나 합니다”라고 답했다. 서점에 출판사측 책들이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았다는 말에 “그건 서점에서 진열할 때 일부러 벗겨놓기도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부모님이신가요? 자녀가 몇 살인가요?”라며 “저희 책이 성행위를 위한 게 아니고 ‘원리’를 가르치는 책이니까요, 자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책을 함께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라고 홍보까지 했다. 윤활제를 사는 곳과 어떻게 하면 여자를 흥분시킬 수 있는 것인지 손가락 모양과 상상을 초월한 체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을 자녀와 함께 보며 성교육을 하란 말인가.
Y문고 측에 출판사 측 말처럼 판매를 위해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의 비닐포장을 벗겨 놓는 것인지 물었다. Y문고 측은 “말도 안된다”며, “다른 일반 서적의 경우는 판매촉진을 위해 그렇게 하기도 하지만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은 절대 포장을 벗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보는 사람들이 계속 벗기는 거죠”라며 “봐야 사지 않겠냐며 뜯어놓고 포장된 걸로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말인즉슨 고객이 뜯어보고 가면 그 즉시 다시 포장을 한다는 것. 그러나 많은 책들이 포장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에 대해 “이상한 아저씨들이 많아 (비닐을) 계속 벗겨서 저희도 도리가 없죠. 빼서 다른 곳에서 보고 엉뚱한 곳에 꽂아놓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다 찾겠어요”라고 말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보고 있는데 관리는 하는가” 묻자 “솔직히 보기야 보겠죠”라며 “그래도 어려보이는 애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에 있는 사람들의 나이를 육안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서적을 사려고 하니 신분증 확인도 하지 않던데 원래 원칙 아닌가” 물었더니 “사는 건 신분증 확인해야 한다고 듣긴 들었지만 어린애들은 사지 않는다. 얼핏 봐도 청소년같아 보이진 않는다”라며 “청소년들이 음란서적을 보기야 보겠지만 인터넷에 동영상이 그렇게 많은데 사 보겠어요?”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사지만 않는다면 섹스에 관한 적나라한 음란서적들을 봐도 괜찮다는 말인가. Y문고측은 “따로 청소년 확인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직원들이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를 두고 있다”고만 밝혔다.
Y문고와 함께 대형서점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K문고는 어떨까. K문고는 그나마 음란서적류는 아예 진열하지 않았다. K문고 측은 “청소년이 볼 수 있어 ‘19세미만 구독불가’ 서적은 진열자체를 하지 않고 찾는 분들께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잡지 역시 하나같이 비닐로 싸여 있었다. 그러나 ‘여성’코너에는 Y문고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아이를 가지는 법’, ‘남편과 평생 사랑하는 법’ 등 ‘19세미만 구독불가’ 수위의 서적들이 즐비해 있었다. ‘아이가 잘 생기는 체위’, ‘배우자를 만족시키는 방법’ 등의 적나라한 그림과 상세한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성풍속사’ 코너도 만만치 않다. 성풍속에 관한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연구서들 사이로 ‘섹스(사용설명서1)’, ‘음란과 폭력’등의 서적은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내용은 역시 성행위에 관한 것. 책의 특성상 가학적인 성행위방법 등의 묘사도 세밀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비록 전문서적이라 해도 이를 보는 청소년들은 충분히 영향을 받을만하다.
미술전문서적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누드 크로키는 데생 전문 서적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미술서적인지 음란서적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서적도 많았다. 그 중 ‘색의 마술, 색은 섹스를 위한 것(예서원)’이란 책은 ‘색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관한 책임에도 책 한 장이 멀다하고 있는 삽화는 모조리 포르노를 방불케 하는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비록 색에 관한 전문적 고찰과 색이 지니는 섹슈얼리티에 대해 논하고 있을지언정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눈요깃거리일 뿐이었다.
그러나 K문고 측은 “성풍속이나 미술서적 등은 전문서적이라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라며 “그런 (성적인)내용들이 있을 수는 있으나 책을 읽지 않으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어렵고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다. 어떻게 일일이 관리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서울 신길동에 사는 이모(31)씨는 “결혼 후 임신을 위해 ‘섹스방법’ 등 소위 그런 책들을 본 적은 있지만 청소년들이 이런 걸 찾아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권모(26)씨는 “고등학생 때 서점에서 이런 걸 찾아 뒤적인 적이 있다”며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또다른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현모(33)씨 역시 “학생이었던 90년대 방학에 매일 서점에 가서 ‘여교사의 비밀’이란 책을 탐독한 적이 있다”며 “겉으로 드러난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도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런 책들의 관리가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보기엔 그저 그런 성관련 서적들. 그러나 이들은 청소년에게 있어선 끊임없는 호기심의 영역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적나라한 동영상은 경계하고 차단하지만 청소년들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문학’이 아닌 ‘섹스’로 보내고 있다.
무방비한 청소년 음란 놀이터 '대형서점'
긴긴 겨울방학 서점에 간다는 기특한 자녀를 보며 뿌듯해 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이 가는 대형서점은 음란서적에 무방비 상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과거 청계천이 음란서적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메카였다면 이제는 대형서점이 대세다. 서점은 “보는 애들 없다”고 말하지만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다. 적나라하게 ‘19세미만 구독불가’라고 드러나지 않은 많은 책들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당신의 자녀가 교양의 요람에서 성적호기심을 해소하고 있다.
“인터넷이 편하지만 엄마 눈도 있고, 방학인데 집에만 있다고 뭐라 하시니까 서점 나온다고 오긴 오는데 심심하기도 하고 (음란서적이)눈에 띄잖아요”. 시쳇말로 눈에 불을 켜며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음란서적을 읽던 이모(15)군의 말이다. 확실히 인터넷이 성에 관한 방대한 자료가 널려 있긴 하지만 부모님의 눈과 유해차단서비스 등의 활성화로 인해 편하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박모(17)군 역시 “우선 자극적인 제목의 책들을 뽑게 된다”며 “시간한정도 없고 감시하는 이들도 없어 맘껏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내에 있는 대형서점은 아무런 제재가 없어 편하게 앉아 느긋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19세미만 구독불가?' "말리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몇 만권의 교양서적들 사이에 끼어 있는 ‘19세미만 구독불가’ 서적이 고스란히 청소년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우려가 불거진 지는 이미 오래 전. 그러나 서울 시내의 대형서점에는 방학기간을 맞아 곳곳에 자리 잡고 책에 열중하는 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어른의 눈을 피해 구석 진 곳이 많은 대형서점의 장점을 십분 활용, 음란서적에 열중하는 이들도 많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명언이 ‘하루라도 야한 책을 보지 않으면 가시가 돋을 지경’이 됐다.
청소년들의 성에 관한 호기심은 대형서점들이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이 아니라고 간과하고 있는 곳으로까지 뻗쳐 있었다. 음란서적류는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일반 잡지의 ‘특별한 날 그와 진하게 섹스하는 법’, ‘그녀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도구’ 등의 성 코너, 미술전문서적 코너, 여성·가정 코너 등에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성과 이성의 몸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그들.
대형서점은 그들만의 비밀창고인가?
대형서점으로서의 인지도가 높은 Y문고. ‘19세미만 구독불가’코너를 만들어 놓고는 있었지만 그에 대한 관리는 전혀 없는 상태였다.
코너 앞에서 서성대며 이것저것 빼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교복을 입지 않아서인지 나이제한에 대한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에는 ‘모던카마수트라’, ‘최고의 연인 그(그녀)를 사로잡는 섹스테크닉’, ‘여러번 오르가슴을 얻는 도교 섹스 테크닉’ 등의 성관련 서적들이 즐비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서적들의 비닐포장 상태를 Y문고 측에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던 것. 이렇듯 적나라한 제목의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들은 청소년들이 보지 못하도록 비닐에 쌓여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아예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았다. 그나마 비닐이 씌워진 책도 충분히 내용을 볼 수 있을 만큼 비닐의 반 정도가 찢어져 있는 상태였다. 비닐이 찢어졌거나 같은 책들 중 한권이 벗겨진 책들은 어느 정도 수위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예 비닐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책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멀티오르가즘맨’. 이 책은 ‘최고의 섹스를 위한 지침서’라는 명목아래 성교방법이나 체위에 대한 삽화와 윤활제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 등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었다.
원래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은 건지 출판사에 문의했다.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은 비닐포장 해서 나가나요?” “아, 비닐포장이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신경을 안 쓴다는 말인지 재차 확인하자 담당자는 “아, 유통과정에서 비닐이 훼손되거나 합니다”라고 답했다. 서점에 출판사측 책들이 비닐이 씌워져 있지 않았다는 말에 “그건 서점에서 진열할 때 일부러 벗겨놓기도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부모님이신가요? 자녀가 몇 살인가요?”라며 “저희 책이 성행위를 위한 게 아니고 ‘원리’를 가르치는 책이니까요, 자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책을 함께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라고 홍보까지 했다. 윤활제를 사는 곳과 어떻게 하면 여자를 흥분시킬 수 있는 것인지 손가락 모양과 상상을 초월한 체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을 자녀와 함께 보며 성교육을 하란 말인가.
Y문고 측에 출판사 측 말처럼 판매를 위해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의 비닐포장을 벗겨 놓는 것인지 물었다. Y문고 측은 “말도 안된다”며, “다른 일반 서적의 경우는 판매촉진을 위해 그렇게 하기도 하지만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은 절대 포장을 벗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보는 사람들이 계속 벗기는 거죠”라며 “봐야 사지 않겠냐며 뜯어놓고 포장된 걸로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말인즉슨 고객이 뜯어보고 가면 그 즉시 다시 포장을 한다는 것. 그러나 많은 책들이 포장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에 대해 “이상한 아저씨들이 많아 (비닐을) 계속 벗겨서 저희도 도리가 없죠. 빼서 다른 곳에서 보고 엉뚱한 곳에 꽂아놓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다 찾겠어요”라고 말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보고 있는데 관리는 하는가” 묻자 “솔직히 보기야 보겠죠”라며 “그래도 어려보이는 애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에 있는 사람들의 나이를 육안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서적을 사려고 하니 신분증 확인도 하지 않던데 원래 원칙 아닌가” 물었더니 “사는 건 신분증 확인해야 한다고 듣긴 들었지만 어린애들은 사지 않는다. 얼핏 봐도 청소년같아 보이진 않는다”라며 “청소년들이 음란서적을 보기야 보겠지만 인터넷에 동영상이 그렇게 많은데 사 보겠어요?”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사지만 않는다면 섹스에 관한 적나라한 음란서적들을 봐도 괜찮다는 말인가. Y문고측은 “따로 청소년 확인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직원들이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19세미만 구독불가’ 코너를 두고 있다”고만 밝혔다.
‘성풍속사’ 코너도 만만치 않다. 성풍속에 관한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연구서들 사이로 ‘섹스(사용설명서1)’, ‘음란과 폭력’등의 서적은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내용은 역시 성행위에 관한 것. 책의 특성상 가학적인 성행위방법 등의 묘사도 세밀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비록 전문서적이라 해도 이를 보는 청소년들은 충분히 영향을 받을만하다.
미술전문서적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누드 크로키는 데생 전문 서적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미술서적인지 음란서적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서적도 많았다. 그 중 ‘색의 마술, 색은 섹스를 위한 것(예서원)’이란 책은 ‘색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관한 책임에도 책 한 장이 멀다하고 있는 삽화는 모조리 포르노를 방불케 하는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비록 색에 관한 전문적 고찰과 색이 지니는 섹슈얼리티에 대해 논하고 있을지언정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눈요깃거리일 뿐이었다.
그러나 K문고 측은 “성풍속이나 미술서적 등은 전문서적이라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라며 “그런 (성적인)내용들이 있을 수는 있으나 책을 읽지 않으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어렵고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다. 어떻게 일일이 관리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서울 신길동에 사는 이모(31)씨는 “결혼 후 임신을 위해 ‘섹스방법’ 등 소위 그런 책들을 본 적은 있지만 청소년들이 이런 걸 찾아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권모(26)씨는 “고등학생 때 서점에서 이런 걸 찾아 뒤적인 적이 있다”며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또다른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현모(33)씨 역시 “학생이었던 90년대 방학에 매일 서점에 가서 ‘여교사의 비밀’이란 책을 탐독한 적이 있다”며 “겉으로 드러난 ‘19세미만 구독불가서적’도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런 책들의 관리가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보기엔 그저 그런 성관련 서적들. 그러나 이들은 청소년에게 있어선 끊임없는 호기심의 영역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적나라한 동영상은 경계하고 차단하지만 청소년들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문학’이 아닌 ‘섹스’로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