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직 몰라요......ㅋㅋㅋ

김은정2005.03.25
조회26,148

우리집 주방 한켠에 차지하고 있는 밥통을 보자니 그때 일이 생각이 납니다.
밥통을 빙자한 사건....

때른 바야흐로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우리의 신혼시절...
서로가 서로를 잘알았다고 생각을하여서 결혼을 하였지만 정작 결혼을 하니 남편이 서서히 바뀌고

아기를 낳으니 180도로 변하는 나의 남편을 보니 남편에게 적응이 되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싸웠습니다. 많이 싸웠습니다.
같은 동갑이기에 싸움이 되더군요.
그렇게 험하게 싸울무렵 남편이 물건을 하나씩 던지더군요.

어느날은 의자, 어느날은 쓰레기통..
던지기는 하는데 어째 깨지는건 하나도 없더군요.
내심 속으로는 "아, 이사람도 살림 부숴지는건 아깝구나"하고 생각을 하였지요..

남편의 술을 먹고 나면 꼭 하는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꼭 식사를 하고 잠을 잔다는겁니다.
술을 먹고 오는 날은 12시가 되었건, 새벽 1시간 되었건 꼭 밥을 달라고 하더군요.
아니 그 늦은시간에 들어오는것도 모자라 밥을 달라는데 너무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 날도 새볔 2-3시경 되었을때였어요.

얼굴은 벌겋게 해서 "자기야, 밥주라" 하고 애교있는 목소리를 내더군요.

화가 나서 죽겠는데 그렇게 애교부리는척 하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더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먹고 싶으면 자기가 먹어" 하고 화를 냈더니

남편은 급기야 옆에 있던 밥통을 던져버리더군요.

밥통에 밥이 쏟아져 나오고 코드도 빠져버리고 그 순간에 생각이  나는건 "아, 밥통..저게 얼만데..

내일 아침에 술깨봐라.. 진짜..(씩씩-열불나고 있는중)..."
그렇게 던져버리고는 자기는 방에 벌러덩 누워서 잘 자더군요.
고개를 획 돌려 던져진 밥통을 보니 멀쩡하더군요.
이걸 이대로 놔두면 또 던질것 같아서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어떻게 하였냐구요..
그야물론 멀쩡한 밥통을 발로 콱 콱 밟아서 산산히 부숴버렸어요
속으로는 '이 죽일 놈아..살릴놈아...하면서.. 말이죠.."
밥통을 부숴버리고 나니 한쪽 속은 후련한데 한쪽 속은 가슴이 아프더군요.

"오우, 내가 미쳤지. 저걸 내가 왜 부셨을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미 일은 돌이킬수 없는일
내일 아침에 남편이 보게끔 그대로 놔두고 잤습니다.

남편은 그 다음날 부숴진 밥통을 보고 미안한지 그 날은 일찍 들어와서 설거지도 해주고, 아기랑도

잘 놀아주고, 미안하다고 말도 하더군요.

그 이후로 어떻게 됐냐구요.
아무리 화가나도 던지지는 않구요. 밤에 와서 밥달라고 이야기도안하고 그냥 곤히 들어가서 잔답니다.


그렇게 5년동안 싸움을 하다가도 '밥통'이야기만 하면 꼬리를
싸~악 내리더군요.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지요...

밥통은 작년에 남편이 나의 생일선물로 사준거랍니다.
생일선물로 밥통받은 사람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얼마나 나에게 달달 볶였으면 그 거금을 모아서 밥통을 샀겠습니까
그 선물을 주면서 하는 말..
"이제 제발 그 밥통에 밥짜도 이야기 하지마라, 알았제. 인자는 마 진절머리 난다."
그럼요, 진절머리 날 만도 하죠...
이제 5년이나 사기를 쳤으니 이제는 그만 해야겠죠..

지금은 술을 마시고 늦게오면 내가 먼저 밥을 차려준답니다. 빈속에 자면 속이 안좋아지잖아요.

그래도 우리집 가장인데 건강을 챙겨주어야죠..

 

"자기야, 이제는 밥통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고, 밤늦게 들어와도 밥은 꼭 차려줄께, 자기가 사준

밥통에서 따끈한 밥으로.....자기야, 사랑해...."

 

남편은 아직 몰라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