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 #6 뒤바뀐 운명

원 일200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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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뒤바뀐 운명]


 “ 똑 똑 ..... ”

 

 -“ 예~ 들어오세요.”

 

 “ 저... 혹시... 여기서 점도 봐 주시나요? ”

 

 -“ 예!  일단 안으로 좀 들어오세요.”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쯤이었다.

아가씨로 보이는 젊은 여인이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나는 일단 안으로 들어와 앉게 했고, 차를 권했다.

직원이 차를 내오는 동안 여인은 계속 사무실 안을 두리번거렸다.

 

 “ 여기 점보는 곳 아니죠?.....  그렇죠? ”

 

 -“ 예 점보는 곳은 아니고요,  퇴마를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정 원하시면 사주도 봐 드릴 수는 있으니까 보세요.

 

 “ 사주요? ”

 

 -“ 네! 무속인들 같이 신점(神占)을 보는 곳은 아니지만,

     역학으로 사주(四柱)를 풀어드릴 순 있어요.

 

 “ 아~  예!.........”

 

나는 곧바로 정통 역학을 하는 민수에게 여인의 사주를 풀어보도록 지시했다.

 

 “ 저기 우리 직원이 사주를 풀어드릴 겁니다. ”

 

 -“ 이쪽으로 오세요~ ”

민수의 부름에 여인은 멍한 얼굴로 따라 갔다.

 

민수 앞에 앉은 여인은,

민수가 시키는 대로 상담의뢰서에 자신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차례로 쓰기 시작했다.

 

한참을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민수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 저... 법사님 좀 이상한데요....”

 

 -“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

 

 “ 저 여자 분의 사주를 풀어봤는데......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상태나 과거가  하나도 맞질 않아요! 

   웬만큼 틀리면 제가 잘못 풀었다고 하겠지만 이건 좀.........“

 

 -“ 그럼 네가 풀어 논 사주를 정리해서 나한테 가져오고,

     저 여자 분도 이쪽으로 오시게 해.“

 

 “ 네!........ ”

 

사람들은 역학을 일종의 통계학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놀랄만큼 사람의 운명을 맞추어 내는 신비의 학문이다.

물론 풀어내는 역술인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금처럼 전혀 맞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혹 본인의 생년월일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가능한 얘기겠지만 말이다.

 

 “ 아가씨! 성함이......... ”

 

 -“ 예... 박 정현이에요.”

 

 “ 아... 정현씨!  그런데 혹시 이게 본인의 사주가 확실한가요? ”

 

 -“ 무슨 말씀인지....... 제 사주요? ”

 

 “ 네. 사주요!   그러니까  여기에 적으신 본인의 생년월일 말입니다.”

 

 -“ 예!   맞는데 왜요?......... ”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한 남성이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사주를 들고 찾아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그냥 돌려보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로 다시 우리를 찾아 온 남성은 자신이 여태 음력생일로 알고 지내왔던

자신의 생일이 양력생일 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지금 껏 알지 못했었고,

우리 사무실에 왔다 간 이후에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께 자세히 여쭤보았단다.

그랬더니 본인의 음력 생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남자는 그때서야 제대로 된 자신의 음력 생일을 알게 되었던 것이었다.

 

우리 사무실로 다시 찾아 온 그는 매우 만족해하며,

우리에게 덕분에 자신의 진짜생일을 알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었다.

나는 정현씨 에게도 혹시 이런 실수가 있지 않은가 싶어,

지난 번 그 남자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 혹시나 정현씨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글쎄요...... 전 아닐 텐데요. 확실히 제 생일 맞거든요!

    저는 부모님도 아직 살아 계시고,

    예전에 엄마랑 점 보러 갔을 때도  분명 지금 생일로 봤었어요. “

 

 “ 그렇군요.....”

 

정말 난감했다.

분명 이 여인의 사주가 아닌데.....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계속 의문을 던질 수만도 없었다.

 

그런데 막 이야기를 끝내려 할 때였다.

그 때 여인에게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일어나려는 여인을 잠시 자리에 앉게 한 후 대화를 이어갔다.

 

 “ 죄송합니다만.......

   혹시 여기 오시게 된 이유가 본인의 다중인격 때문인가요? ”

 

 -“ 다중인격이요?........ ”

 

 “  다중인격이란 본인의 몸 안에 또 다른 인격이 존재하고 있는 거죠! ”

 

 -“ 맞아요!....... 제자신이 제가 아닌 것 같아요.”

 

 “ 좀 더 자세하게 말씀을 해보세요.

    본인이 아닌 것 같다면....... ”

 

 -“ 무슨 일을 저지르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바로 후회를 하게 되요.

     그 뿐만 아니라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어떤 힘에 의해 내가 원하지 않는 일도 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 제 인생이 이렇게 엉망으로 꼬여 버렸다고요.........

     사랑하는 남자도 내 곁을 떠났고,

     가족도 친구도....... 모두 나에게서 떠나버렸어요.

 

 “ 그렇군요....”

 

정현은 자신의 한을 풀어내듯 자신의 얘기를 계속 이어갔다.

 

 -“ 그것 뿐 만이 아니에요.

     저는 원래 꿈이 화가거든요........ 학교도 미대를 나왔구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내가 원치 않았던 전혀 엉뚱한 일을 하고 있고,

     매일같이 그로인해 갈등을 격고 있죠..... 

     점점 제 인생이 잘못된 길로 향하는 것 같아 두려워요.

     그래서 점이나 한번 볼까하고 왔어요. 

     제 팔자가 원래 이런가 하고......... “ ]

 

나는 얘기를 다 듣고 나서 더더욱 내 느낌이 맞는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아까 정현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정현씨의 몸 안에서 령(靈)의 충돌을 느꼈었다.

정현씨의 말대로 라면, 아까 내가 느낀 기운이 분명 령(靈)의 충돌임이 분명했다.

 

    ‘ 확인을 해 봐야겠군....! ’

 

나는 정현씨에게 알아듣기 쉽게 지금의 상태를 설명하고,

내가 확인을 좀 해보겠노라고 말했다.

정현은 내 설명을 잘 이해하는 것 같진 않았으나,

본인의 심정이 다급하다보니 순순히 내가 이끄는 대로 내말을 따랐다.

 

 “ 이쪽으로 절 따라오세요.”

 

정현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따라 재단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섰다.

 

 -“ 저...  선생님 좀 무서운데요...  어떻게 잘못 되는 건 아니겠죠?”

 

 “ 걱정 마시고 마음 편히 가지세요.

    그리고 지금이라도 내키지 않으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아.. 아뇨! 할게요.”

 

 “ 자 그럼 이리로 앉으세요.”


정현이 자리에 앉자, 나는 정현의 이마와 양 손에 부적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현의 몸 안에 있는 령(靈)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퇴마 일을 하면서,

귀신이 사람 몸에 들어가 빙의가 된 경우는 많이 봐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이었다.

이것도 일종의 빙의라고 할 순 있겠지만,

어찌 죽은 자의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의 영혼을 밀어내고

마치 그 사람의 본래 영혼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을까?

 

결국 정현의 본래 영혼은 이미 힘을 잃었고,

전혀 다른 이의 영혼이 정현의 몸에 들어와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영혼이 정현의 몸에 들어온 때도 꽤 오래된 듯 보였다.

이런 이유로 정현씨는  마치 다중인격자처럼 두 가지 마음을 썼던 것이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아니! 전혀 자신의 운명과 다른 삶을 살게 된 것 같았다.


 “ 자... 이제 다 됐습니다.”

 

 -“ 기분이 이상해요........ 막 화가 났다가, 또 금방 편안 했다가 그랬어요.”

 

 “ 예.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 어렸을 때 심하게 몸이 아팠다거나,

   아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

 

 -“ 예!  어려서 많이 아팠어요.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날 다 나았어요.

     물론 어떻게 나았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 음....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럼 아마도 그때 정현씨의 몸에 들어간 것 같네요.”

 

 -“ 제 몸에 뭐가 들어갔다고요?.......”

 

 “ 예!  그게 좀.........”

 

나는 차근 차근 설명을 해 나갔다.

물론 정현은 너무나 놀라운 듯  몸을 움츠렸고,

결국 자신의 귀를 양 손으로 틀어막으며, 내 예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일단 안정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민수를 시켜 차를 한잔 가져오도록 했다.

가져온 차를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키기를 10여분이 지났을까,

정현은 이내 말문을 열었다.

 

 “ 저.......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방법이 없나요? ”

 

 -“ 방법이 있긴 하지만....... 좀 어려워요!  위험 부담도 있고요.......”

 

 “ 어떤 방법인데요?   빨리 말씀 해 주세요! ”

 

 -“ 일단은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거예요.

     섣불리 몸 안에 있는 다른 령(靈)을 빼내려 하다보면,

     자칫 정현씨가 위험 할 수도 있어요.“

 

 “ 그럼 어떻게....”

 

정현은 이제야 마음이 안정 되었는지 말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나는 그럼에도 혹시나 정현씨가 또 충격을 받을까 걱정이 되어 말에 신중을 기했다.

 

 -“ 서서히 조금씩 령(靈)을 조여 가야죠. 도저히 정현씨 몸에 있을 수 없게 만들면,

     위험하지 않게 령(靈) 스스로가 빠져 나가게 될 겁니다. “

 

 “ 위험하다는 건 어떻게 위험하다는 거죠?”

 

 -“ 만에 하나...... 그러니까  만에 하나 령을 강제로 한번에 빼내려 하면

     정현씨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정신을 잃는다던가.......“

 

 “ 그럼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정현은 조심스럽게 예기를 이끌어가는 나에 비해, 오히려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 꼭 그렇다기 보다는...... 어쨌든 위험 할 수 있습니다.”

 

 “ 그럼 천천히 하든 빨리하든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저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죠? "

 

 -“ 예 그럼 저를 한번 믿고 따라와 주세요.

     저도 최선을 다 해 볼게요!......... “

 

우리는 그렇게 약속을 했다.

 

그리고 삼일 후.......


나는 어디론가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었다.

오늘이 정현씨가 첫 번째로 퇴마 의식을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통 연락이 되질 않는다.

약속 시간은 벌써 한 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그냥 기다려 보는 수밖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물론 약속은 했지만 며칠 동안 사이에 마음이 바뀌어,

오지 않겠다고 한다면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결국 그날은 정현씨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사무실 문이 열리며 정현씨가 모습을 보였다.

 

 “ 아니! 정현씨!!! ”

 

 -“ 죄송합니다.”

정현씨는 어제 약속을 어긴 게 내심 미안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었다.

 

 “ 이리 앉으세요. 약속을 어길 수도 있죠 뭐.... 그런데 전화라도 좀 주시지 그러셨어요.”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그랬는지.  그냥 오기 싫었어요.”

 

 “ 하 하 하... 예 압니다. 아마 그랬을 거예요.”

 

 -“ 그럼 혹시 제가 그러리란 걸 알고 계셨어요? ”

 

 “ 아뇨. 알고 있었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죠.

   정현씨 몸에 들어가 있는 령이 

   결코 호락호락하게 정현씨를 이곳으로 오게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죠. “

 

 -“ 예. 그런가 봐요. 하루 종일 갈까 말까 하다가 결국 못 왔어요.”

 

그랬다. 어쨌든 지금은 다른 영혼 일 지라도, 정현씨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정현씨의 발길을 잡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일단은 정현씨를 이곳으로 계속 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 정현씨 집이 어디죠?”

 

 -“ 집이요?...... 왜요? ”

 

 “ 아...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될 것 같아서  이제는 모시러 갈까 하구요.

   그러니까 제가 모시러 가면서 좀 무례하게 강제로 모셔오더라도 이해를 해 주세요. "

 

 -" 예 그럴게요......... “

 

나는 어떻게 해서든 정현을 돕고 싶었다.

물론 앞으로 해야 할일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내가 해야만 할 일이기도 하다.


- 6개월 후 어느 날 - 

 

 “ 음.... 이제 령의 힘이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 그래요? 정말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 아니에요. 정현씨가 고생이 많았죠.”

 

 -“ 요즘은 정말 다른 삶을 사는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과 문제도 없어졌고요. 특히 남자친구와 사이가 좋아졌어요.

     우리 자기가 나보고 딴사람이 된 것 같대요....

     우선 내 스스로가 달라진 걸 느끼구요.

 

 “ 정말 다행이에요.... 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령이 완전히 소멸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어요.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니까 힘내세요.“

 

 -“ 그럼요... 요즘엔 제가 약속 어긴 적 없잖아요. 그죠? ”

 

우리는 오랜만에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확실히 달라진 정현의 얼굴 모습에서,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위안을 찾는다.

그리고 모든 게 잘 되었다는 안도감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정현은 다음 달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며 자랑을 하고는,

다음번 이곳 사무실에 와야 하는 날을 재차 확인하며 돌아갔다.

 

그녀가 떠난 한참 뒤에도 아직 그녀의 웃음소리가 남아있는 듯 하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7 - 위험한 사랑] 을 기대해 주세요.

    

 글쓴이:   (현) 환 단 퇴 마 연 구 원   원장(퇴마사):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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