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이승영2005.03.28
조회315

 

"21세기 나홀로 여행"을 통해 본 여행의 진정한 의미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이 고민 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논란거리가 될 것인 이 물음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안에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닐 것이다. 정말 궁금하고도 알 수 없다. 우리 삶의 근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이고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또 무엇일까? 지구, 태양, 우주를 생각하면서 도대체 이것은 무엇인지 우리 인간은 계속해서 질문하고 답해왔다.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아직 아무도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인간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렇다 해도 우리 인간 존재 자체는 미약할지언정 파스칼의 말대로 우리는 우주를 생각할 수 있는 한에서 우주를 뛰어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알고 싶어 하고 그 방법을 나름대로 찾기를 원한다.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의 삶에서 풍요롭고 깊은 체험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왜?”

여행은 자기 존재의 근원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기 존재의 다른 면을 깨우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우리 자신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끝없는 여행의 한 가운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여행이 무엇 이길레 우리 삶에서 이렇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이 여행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에 우리가 이렇게 한 학기란 시간동안 강의를 보며 토론하고 리포트를 쓰고 했던 것일까? 진정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여행은 하나의 움직임이다. 이 움직임은 떠남을 의미한다. 떠나지 않고선 여행이라 할 수 없다. 떠난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나타내고 이것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야 함도 뜻하게 된다.

왜 굳이 자신이 적응하며 살아오던 환경에서 벗어난다는 말인가. 고생길이 뻔할 텐데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것임에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여행이 나를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본래 환경에서 벗어나면서 다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되고 이것은 곧 우리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선인들이 말해온 것처럼 우리는 우리 존재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우주와도 같이 무궁무진한 세계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세계는 적응의 과정을 거치며 주위 환경에 의해 좁아지고 축소된다. 그 깊이와 넓이가 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면서 우리 자신이 가진 세계의 영역을 새롭게 넓히며 때론 깊이를 더해줄 수 있게 된다. 반드시 새로운 무엇을 접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담아내면서 자신의 세계에 또 다른 면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인간의 능력은 감히 누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이미 과학으로도 증명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명확한 한계를 모른다. 하지만 환경은 우리에게 특정한 한계를 가져다 준다. 많은 이들이 그 속에서 더 이상 껍질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주저앉고 마는 것이다. 여행은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환경마저도 거리를 두고 비판해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된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고 자신의 가치관을 사색해 볼 수 있고 다른 환경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시 알 수 있고 거기에서의 자신의 새로운 가치관을 다시 음미해 볼 수 있다.

 

우리 개개인은 앞에서 말했듯이 하나의 우주 같은 존재이며 어느 그 누구와도 다른 자신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유전자 DNA를 분석해서 나온 결과를 보면 정말 똑같은 인간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누가 아니고 바로 나 자신이다. 이런 나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쌍둥이라 할지라도 외형은 차이가 없을지언정 사고나 가치관, 습관 등은 얼마든지 다르다. 개개인이 이렇게 다를진데 어찌 같은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 물론 다르다.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 존재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여행은 인간 생명의 끝인 죽음을 마지막으로 끝이 나지만 그 길은 저마다 다 다르다. 그리고 그 여행으로 이룬 자신만의 세계 역시 다르다. 어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로 이 세상에 없느니 만도 못한 이들이 있는가하면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평생을 고생하며 사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다른 것은 그 시작은 하나의 생명 탄생이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어떠한 여행을 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여행은 해외여행, 스포츠여행, 크루즈 여행 등을 말하지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통찰하고 경험하는가에 대한 여행을 말한다. 이것은 한 두 번의 해외여행, 관광여행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생 자신의 존재에 대한 궁극적 질문과 더불어 자신의 한계에 대해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맞서면서 깨닫는 무엇이다. 이렇듯 여행의 가치는 우리 자신을 깨우치는 데에 있다.

 

 이 화두는 반드시 철학적인 명제를 언급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철학 개념들을 말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의 삶에 있어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넓은 의미의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깨달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게 됨으로써 실현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진정 여행을 통해 인간들이 깨우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은 현실의 삶에 찌든 현대인들 누구나 모두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현실에서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이 있는 곳에서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현실에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얽매여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은 현실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없단 말일까? 그것은 아니다. 여행이 떠남을 의미한다고 앞에서 말했지만 반드시 떠나는 기간이 길어야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면서도 현재의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깨어있는 의식만 있다면 반드시 떠나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멀리 바라볼 수 있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어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꿈꾸는 여행은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이상의 의미는 가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본다. 그것은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 그 이상은 없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여행을 떠났다고 해도 결국 그들은 여기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것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 회피고 도피일 뿐이다. 결국은 자신의 위치를 깨우치지 못하고 방황만 하게 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행에서 자신이 왜 떠나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제나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자신에게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학개론 수업을 통해 이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논하며 모두들 자신이 진정 찾고자 하는 것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난 여행이 단순히 해외 유명 도시로, 관광 명소로 떠나는 것만은 아님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가꾸고 발전시키는가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난 아직 젊다.

젊기에 더욱 많은 것을 알고 싶고 깨닫고 싶다.

그래서 많은 것을 보고 싶고 느끼고 싶고 체험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고 해서 이것들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진정한 여행은 자신을 통해 자신이 아닌 세계를 하나씩 깨우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수업은 이런 나의 여행에서 한 부분이며 앞으로 중요한 비중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여행학개론 수업은 이제 끝났다.

모두들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러 가자.

이제 온몸으로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