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에 네이트 게시판에 유머 작가란이 생긴다네요. 제가 그곳에 작가로 초대 되어 갈 것 같습니다.^^ 그럼 주로 그쪽에 글을 올릴 듯 싶으니 자주 놀러오세요. *원 나잇 스탠드 - 완결 -약속- 빗속을 걷는다. 아깐 두 사람이였지만 지금은 한 사람 뿐이다. "재식아.." 등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빗소리와 섞여 더 가슴에 와닿는다. 단지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내 마음이 뭉클해져온다. "응.얘기 해." 등뒤에 업혀 있을 그녀를 생각하며 피식 미소를 짓는다. "가장 행복할때 헤어질 수 있다면..그건 행복한 걸까?" "그게 무슨 소리야?" "웃으면서 잠이 든다면 영원히 웃는 거겠지?잠을 깨트리지 않는 한...그렇지?" "그렇기야..하겠지." 간혹 이렇게 알 수 없는 질문을 해대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이가 손녀에게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다. 난 그럴때마다 소리를 듣는다. 내 마음속 저 깊은 곳 부터 시작해서 살을 찢는 듯한 소리를.. 그건 너무나 소름끼치는 소리지만 그에 반해 너무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라 아픔을 느낄 수도 없고 그것이 현실인지 상상속인지 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멈춰야 했다.하지만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많이 춥지?조금만 참아.찾아보면 이 근처에 여관이 있을거야." 내 귀에 들려오는 건 빗소리 뿐..아무대답도 없는 걸 보니 선애는 자는가 보다. 대단하다.이렇게 추운 날씨 속에서 잠들 수 있다는 게 -_- 예전 같았으면 너무나 신경질이 나서 던져버렸겠지만 ... 지금은 단지 웃을 뿐이다.그래 그걸로서 된 거다.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여행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 번 놀랐다. 겨우 오천 원에 방을 선뜻 내어주시는 주인 할머니의 따스한 마음씨에 놀랐고 내 등에 업혀 자고 있을꺼라고 예상되던 그녀가 잠이 든게 아니라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를 안타깝게 쳐다보던 할머니는 방으로 옷을 가져왔다. "옷 다 젖었을텐데 이거 입어.저 아가씨도 입혀주고.." "이게 왠 옷입니까?" "왜 할망구 옷이라서 입기가 싫은가?" "아.아뇨.방도 이렇게 주시고 너무나 고마워서.." 난 연신 허리를 굽혀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 "지금 애가 다 죽어가는데 방값이 문제야?" "..........." 그러고 보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였다. 너무나 창백한 얼굴..그리고 새 파랗게 변해버린 그녀의 입술.. 또 감기 몸살에 걸리는 건 아닐까?무척이나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단 축축하게 젖은 선애의 옷을 벗겨내어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지금 이 상황에 내가 꼴린다면..인간도 아니겠지?-_-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한 내가 저주스러웠다; 속옷도 벗겨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가 의식을 되찾고 일어나 나의 멱살을 잡고는 "너 이새끼.나 어떻게 했어?뒤졌어!!" 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_-; 더이상 손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드는 생각. 서로 좋아하는 사인데 뭐 어때 -_-a 내가 여자 옷 한 두번 벗겨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게 할머니가 주고간 옷을 그녀에게 입히고 나니... 이 기집애..제대로 할망구 같다.-_-;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그녀를 눕혀 주었다. 여관 방 시설은 무척 안좋았으나 방바닥이 따뜻했으니 그걸로 된거다. 무엇보다 오천 원에 잡은 방이니....뭐..말할 것도 없겠지. "으응...." 갑자기 들려오는 그녀의 신음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그녀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든 듯 싶었다. 왠지 불안해져서 그녀의 볼과 이마를 만져보니 무척이나 뜨거웠다. 재빨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수건을 물에 적셔서는 그녀의 이마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수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그녀의 볼과 눈 밑으로 좌르륵 흘러 내린다. 아..물만 적셨지;짜지를 않았다-_-; 나중에 잠에서 깨어나면 날 미친듯 패는 건 아니겠지?;; 수건을 짜서는 다시 이마 위에 올려놓았다. 그제서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이불을 그녀 목까지 덮어주고는 자는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처음 나이트에서 만났던 그녀의 모습이 기억이 남과 동시에 그녀가 했던 말들이 나의 기억속에 하나 둘씩 떠오른다. "갈께요.그러니까 고개 드세요." "그렇게 아팠으면서 왜 그렇게 멀쩡하게 돌아다녔어? 너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아파보였어. 이젠 괜찮아.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내가 이렇게 왔으니까.." "다시는 나 버리지마.알았지?"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아냐 아냐.정말 맛있었어.아침마다 억지로 먹어야 되는 고기보다 더 맛있었어.정말이야." "너 그럴 사람 아냐.나의 눈으로 확인했잖아. 아픈 사랑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 쌀쌀맞은 말투를 지녔지만 마음이 너무나 여린 사람. 널 보면 자꾸만 아파. 그래서 더욱 더 같이 있어주고 싶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 동정은 아니야. 나도 사실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 난 그냥 내가 본 것만 기억하고 나의 감정이 이끄는데로 행동할 뿐이야. 나의 눈을 믿지 다른 사람의 눈을 믿지는 않으니까. 난 그래. 나의 눈에 비치는 너의 모습을 믿어." "널 보는 나의 눈이 틀렸다고 해도,니가 그런 나쁜 사람이라 해도 난 가지 않을꺼야. 그냥 너한테 당해버릴래.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 보다 무서운 일은 없으니까. 그건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너 말야. 사라진다는 게 뭔지 아니?" "너와 함께 있으면 난 새가 된 듯한 착각이 들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다가 언제든지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새. 새가 되면 더이상 기다리지 않는 거야. 어디든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거지.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함, 고통, 두려움들은 바람과 함께 떨쳐버리는 거야. 그리곤 남기는 거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난 드러나지만 ..넌 감추고 있을 뿐이잖아." "뭘 그렇게 쳐다봐.먹을거 사러 갔다왔잖아.." "너 사랑 해봤니?" "나도 여자잖아..난 여자로 보이지 않는 거야?내가 그렇게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거야?" "나..너 좋아해.이번엔 진짜야." "새의 깃털은 가볍고,산은 항상 무겁다. 깃털은 가벼워서 저 멀리 사라져버리면 끝이지만 ... 정작 그 깃털을 바라만 봐야 하는 산은 항상 무겁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넌 산이 되면 안돼.알았지?" "미안해.내가 그래.난 항상 어딜 가도 골치덩어린가봐.."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두 눈에 눈물이 핑 돈다.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다가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니야.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희망이야."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눈물이 마구 마구 치솟는다. 왜 그런 걸까?나의 감정에 내가 취해버린 것일까? 난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슬픈 것일까? 지금 이렇게 함께 있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인데.. 그녀는 어머니처럼 날 버릴 사람이 아닌데... 나 지금 웃어야 되는데....왜 자꾸 눈물이 나는 것일까..? 볼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과 함께 나의 의식도 저 벼랑끝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하다. 그녀의 모습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희미해져 온다. 그때서야 나 역시 지쳐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나의 온몸은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천장에 달려있던 형광등은 깜빡 거리기 시작하더니 방안은 곧 완전한 어둠속으로 들어간다. 그게 끝이다. 깨어 났을땐 다른 세상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을 뿐이다. 여자가 서럽게 울고 있다. 누구일까?아니 누구인지는 알 필요가 없다. 왜 저렇게 서럽게 우는 것일까? 한참을 울던 여자는 곧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통화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볼펜을 찾더니 뭔가를 쓰고 있다. 뭘 쓰는 것일까?하지만 그다지 궁금하진 않다. 여자는 어떤 남자를 내려다 보며 또 한참을 운다. 저 남자는 또 누구일까?아니 저 둘은 무슨 사이일까? 여자는 몸을 숙여 남자의 입술에 키스를 하더니 .. 얼굴을 들지를 못한다.아마 오열하는 듯 하다. 절대 떠나지 못할 것 같던 여자는 결국 몸을 일으키고는 사라진다.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서... "사랑해.." 따스한 햇살에 인상을 찌푸린다. 아직도 빗소리가 귀에 아른거리는 듯 하다. 아침인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웃고 있던 나의 얼굴은 굳어지더니 난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옆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불을 들춰내니 내 앞으로 빨간색 편지 한장이 툭 떨어진다. 편지를 들고 있는 나의 느낌은 너무나 좋지 않다. 편지 봉투를 뜯고 있는 나의 손이 떨려온다. 원 나잇 스탠드 ... 우린 같이 즐긴거야.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룻밤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항상 즐겨오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즐겼다는 거겠지. 결국은 그게 그거지만.. 잘 있어. 그리고 편지지 뒤에 하얀 수표 몇 장... 그게 우리의 추억을 마감짓는 전부였고 끝이였다. "많이 기다렸어?" 차 안에 타는 그녀가 날 향해 미안한 듯 묻는다. "아니.그냥 음악 듣고 있으니까 시간 잘 가더라." "미안.일찍 올려고 했는데 회식이 늦게 끝났어." "괜찮아.내가 기다리고 싶으니까 기다린건데 뭘.." 여자는 날 향해 씨익 웃더니 나의 어깨에 기댄다. "오빠랑 있으니까 너무 좋다." 난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내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여자의 머리칼을 쓸어올린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운전대를 잡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 드라이브나 갈까?" "응.좋아." 차에 시동을 걸고는 엑셀을 밟았다. 그리고 차 안에 울려퍼지는 음악을 끄고는 라디오를 켠다. "훗.오빠는 이 시간만 되면 라디오를 듣더라?" "내가 좋아하는 프로니까." [전 1년전에 한 사람과 약속을 했었습니다. 깜빡할 수도 있었는데..그러기엔 너무나 애틋한 사연이네요. 오늘은 1년전에 한 여자분이 보내주신 사연을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릴까 합니다.] .......................... [이 편지가 공개될 쯔음이면 전 아마 이세상에 없을 꺼예요. 그 사람이 이 방송을 듣고 있을까요.모르겠습니다. 사실 듣고 있든 안 듣고 있든 그건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전 어차피 그 사람에게 잊혀져야 할 사람이니까요. 아니 벌써 잊혀졌을테니까요. 그래도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 그 사람이 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걸 듣고 싶었는데.. 웃으면서 눈을 감을래요. 미련도 가지지 않을래요.아프지도 않아요. 모두 제가 원했으니까요. 새가 된다면 하늘을 날 수 있겠죠? 하늘을 날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든 볼 수 있겠죠? 새의 깃털은 가볍고,산은 항상 무겁다. 저에게서 떨어져간 깃털이 그를 아프지 않게 했으면 좋겠어요. 바람이 제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깃털을 저 하늘 멀리 데려가줬으면 좋겠어요. 제 사랑에 그런 힘이 있다면 바람이 되줬으면 좋겠어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눈가에 눈물이 핑 고이자 옆에 있던 나의 여자가 놀란 표정으로 휴지를 내민다. 난 그 휴지를 건네 받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래서 이 프로를 좋아한다니까.." -End- 그동안 원 나잇 스탠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 나잇 스탠드 - 완결
며칠 후에 네이트 게시판에 유머 작가란이 생긴다네요.
제가 그곳에 작가로 초대 되어 갈 것 같습니다.^^
그럼 주로 그쪽에 글을 올릴 듯 싶으니 자주 놀러오세요.
*원 나잇 스탠드 - 완결
-약속-
빗속을 걷는다.
아깐 두 사람이였지만 지금은 한 사람 뿐이다.
"재식아.."
등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빗소리와 섞여 더 가슴에 와닿는다.
단지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내 마음이 뭉클해져온다.
"응.얘기 해."
등뒤에 업혀 있을 그녀를 생각하며 피식 미소를 짓는다.
"가장 행복할때 헤어질 수 있다면..그건 행복한 걸까?"
"그게 무슨 소리야?"
"웃으면서 잠이 든다면 영원히 웃는 거겠지?잠을 깨트리지 않는 한...그렇지?"
"그렇기야..하겠지."
간혹 이렇게 알 수 없는 질문을 해대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이가 손녀에게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다.
난 그럴때마다 소리를 듣는다.
내 마음속 저 깊은 곳 부터 시작해서 살을 찢는 듯한 소리를..
그건 너무나 소름끼치는 소리지만 그에 반해 너무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라
아픔을 느낄 수도 없고 그것이 현실인지 상상속인지 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멈춰야 했다.하지만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많이 춥지?조금만 참아.찾아보면 이 근처에 여관이 있을거야."
내 귀에 들려오는 건 빗소리 뿐..아무대답도 없는 걸 보니 선애는 자는가 보다.
대단하다.이렇게 추운 날씨 속에서 잠들 수 있다는 게 -_-
예전 같았으면 너무나 신경질이 나서 던져버렸겠지만 ...
지금은 단지 웃을 뿐이다.그래 그걸로서 된 거다.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여행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 번 놀랐다.
겨우 오천 원에 방을 선뜻 내어주시는 주인 할머니의 따스한 마음씨에 놀랐고
내 등에 업혀 자고 있을꺼라고 예상되던 그녀가 잠이 든게 아니라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를 안타깝게 쳐다보던 할머니는 방으로 옷을 가져왔다.
"옷 다 젖었을텐데 이거 입어.저 아가씨도 입혀주고.."
"이게 왠 옷입니까?"
"왜 할망구 옷이라서 입기가 싫은가?"
"아.아뇨.방도 이렇게 주시고 너무나 고마워서.."
난 연신 허리를 굽혀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
"지금 애가 다 죽어가는데 방값이 문제야?"
"..........."
그러고 보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였다.
너무나 창백한 얼굴..그리고 새 파랗게 변해버린 그녀의 입술..
또 감기 몸살에 걸리는 건 아닐까?무척이나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단 축축하게 젖은 선애의 옷을 벗겨내어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지금 이 상황에 내가 꼴린다면..인간도 아니겠지?-_-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한 내가 저주스러웠다;
속옷도 벗겨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가 의식을 되찾고 일어나 나의 멱살을 잡고는
"너 이새끼.나 어떻게 했어?뒤졌어!!" 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_-; 더이상 손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드는 생각.
서로 좋아하는 사인데 뭐 어때 -_-a
내가 여자 옷 한 두번 벗겨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게 할머니가 주고간 옷을 그녀에게 입히고 나니...
이 기집애..제대로 할망구 같다.-_-;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그녀를 눕혀 주었다.
여관 방 시설은 무척 안좋았으나 방바닥이 따뜻했으니 그걸로 된거다.
무엇보다 오천 원에 잡은 방이니....뭐..말할 것도 없겠지.
"으응...."
갑자기 들려오는 그녀의 신음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그녀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든 듯 싶었다.
왠지 불안해져서 그녀의 볼과 이마를 만져보니 무척이나 뜨거웠다.
재빨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수건을 물에 적셔서는 그녀의 이마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수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그녀의 볼과 눈 밑으로 좌르륵 흘러 내린다.
아..물만 적셨지;짜지를 않았다-_-;
나중에 잠에서 깨어나면 날 미친듯 패는 건 아니겠지?;;
수건을 짜서는 다시 이마 위에 올려놓았다.
그제서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이불을 그녀 목까지 덮어주고는 자는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처음 나이트에서 만났던 그녀의 모습이 기억이 남과 동시에
그녀가 했던 말들이 나의 기억속에 하나 둘씩 떠오른다.
"갈께요.그러니까 고개 드세요."
"그렇게 아팠으면서 왜 그렇게 멀쩡하게 돌아다녔어?
너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아파보였어.
이젠 괜찮아.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내가 이렇게 왔으니까.."
"다시는 나 버리지마.알았지?"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아냐 아냐.정말 맛있었어.아침마다 억지로 먹어야 되는 고기보다 더 맛있었어.정말이야."
"너 그럴 사람 아냐.나의 눈으로 확인했잖아.
아픈 사랑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 쌀쌀맞은 말투를 지녔지만 마음이 너무나 여린 사람.
널 보면 자꾸만 아파. 그래서 더욱 더 같이 있어주고 싶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 동정은 아니야. 나도 사실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
난 그냥 내가 본 것만 기억하고 나의 감정이 이끄는데로 행동할 뿐이야.
나의 눈을 믿지 다른 사람의 눈을 믿지는 않으니까.
난 그래. 나의 눈에 비치는 너의 모습을 믿어."
"널 보는 나의 눈이 틀렸다고 해도,니가 그런 나쁜 사람이라 해도 난 가지 않을꺼야.
그냥 너한테 당해버릴래.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 보다 무서운 일은 없으니까.
그건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너 말야. 사라진다는 게 뭔지 아니?"
"너와 함께 있으면 난 새가 된 듯한 착각이 들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다가 언제든지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새.
새가 되면 더이상 기다리지 않는 거야.
어디든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거지.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함, 고통, 두려움들은 바람과 함께 떨쳐버리는 거야.
그리곤 남기는 거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난 드러나지만 ..넌 감추고 있을 뿐이잖아."
"뭘 그렇게 쳐다봐.먹을거 사러 갔다왔잖아.."
"너 사랑 해봤니?"
"나도 여자잖아..난 여자로 보이지 않는 거야?내가 그렇게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거야?"
"나..너 좋아해.이번엔 진짜야."
"새의 깃털은 가볍고,산은 항상 무겁다.
깃털은 가벼워서 저 멀리 사라져버리면 끝이지만 ...
정작 그 깃털을 바라만 봐야 하는 산은 항상 무겁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넌 산이 되면 안돼.알았지?"
"미안해.내가 그래.난 항상 어딜 가도 골치덩어린가봐.."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두 눈에 눈물이 핑 돈다.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다가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니야.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희망이야."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눈물이 마구 마구 치솟는다.
왜 그런 걸까?나의 감정에 내가 취해버린 것일까?
난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슬픈 것일까?
지금 이렇게 함께 있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인데..
그녀는 어머니처럼 날 버릴 사람이 아닌데...
나 지금 웃어야 되는데....왜 자꾸 눈물이 나는 것일까..?
볼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과 함께 나의 의식도 저 벼랑끝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하다.
그녀의 모습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희미해져 온다.
그때서야 나 역시 지쳐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나의 온몸은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천장에 달려있던 형광등은 깜빡 거리기 시작하더니
방안은 곧 완전한 어둠속으로 들어간다.
그게 끝이다.
깨어 났을땐 다른 세상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을 뿐이다.
여자가 서럽게 울고 있다.
누구일까?아니 누구인지는 알 필요가 없다.
왜 저렇게 서럽게 우는 것일까?
한참을 울던 여자는 곧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통화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볼펜을 찾더니 뭔가를 쓰고 있다.
뭘 쓰는 것일까?하지만 그다지 궁금하진 않다.
여자는 어떤 남자를 내려다 보며 또 한참을 운다.
저 남자는 또 누구일까?아니 저 둘은 무슨 사이일까?
여자는 몸을 숙여 남자의 입술에 키스를 하더니 ..
얼굴을 들지를 못한다.아마 오열하는 듯 하다.
절대 떠나지 못할 것 같던 여자는 결국 몸을 일으키고는 사라진다.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서...
"사랑해.."
따스한 햇살에 인상을 찌푸린다.
아직도 빗소리가 귀에 아른거리는 듯 하다.
아침인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웃고 있던 나의 얼굴은 굳어지더니 난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옆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불을 들춰내니 내 앞으로 빨간색 편지 한장이 툭 떨어진다.
편지를 들고 있는 나의 느낌은 너무나 좋지 않다.
편지 봉투를 뜯고 있는 나의 손이 떨려온다.
원 나잇 스탠드 ...
우린 같이 즐긴거야.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룻밤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항상 즐겨오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즐겼다는 거겠지.
결국은 그게 그거지만..
잘 있어.
그리고 편지지 뒤에 하얀 수표 몇 장...
그게 우리의 추억을 마감짓는 전부였고 끝이였다.
"많이 기다렸어?"
차 안에 타는 그녀가 날 향해 미안한 듯 묻는다.
"아니.그냥 음악 듣고 있으니까 시간 잘 가더라."
"미안.일찍 올려고 했는데 회식이 늦게 끝났어."
"괜찮아.내가 기다리고 싶으니까 기다린건데 뭘.."
여자는 날 향해 씨익 웃더니 나의 어깨에 기댄다.
"오빠랑 있으니까 너무 좋다."
난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내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여자의 머리칼을 쓸어올린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운전대를 잡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 드라이브나 갈까?"
"응.좋아."
차에 시동을 걸고는 엑셀을 밟았다.
그리고 차 안에 울려퍼지는 음악을 끄고는 라디오를 켠다.
"훗.오빠는 이 시간만 되면 라디오를 듣더라?"
"내가 좋아하는 프로니까."
[전 1년전에 한 사람과 약속을 했었습니다.
깜빡할 수도 있었는데..그러기엔 너무나 애틋한 사연이네요.
오늘은 1년전에 한 여자분이 보내주신 사연을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릴까 합니다.]
..........................
[이 편지가 공개될 쯔음이면 전 아마 이세상에 없을 꺼예요.
그 사람이 이 방송을 듣고 있을까요.모르겠습니다.
사실 듣고 있든 안 듣고 있든 그건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전 어차피 그 사람에게 잊혀져야 할 사람이니까요.
아니 벌써 잊혀졌을테니까요.
그래도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
그 사람이 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걸 듣고 싶었는데..
웃으면서 눈을 감을래요.
미련도 가지지 않을래요.아프지도 않아요.
모두 제가 원했으니까요.
새가 된다면 하늘을 날 수 있겠죠?
하늘을 날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든 볼 수 있겠죠?
새의 깃털은 가볍고,산은 항상 무겁다.
저에게서 떨어져간 깃털이 그를 아프지 않게 했으면 좋겠어요.
바람이 제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깃털을 저 하늘 멀리 데려가줬으면 좋겠어요.
제 사랑에 그런 힘이 있다면 바람이 되줬으면 좋겠어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눈가에 눈물이 핑 고이자
옆에 있던 나의 여자가 놀란 표정으로 휴지를 내민다.
난 그 휴지를 건네 받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래서 이 프로를 좋아한다니까.."
-End-
그동안 원 나잇 스탠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