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로 본 대한민국 富의 지도

흠흠200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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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어떤 사람에 대해‘그 사람 외제차 몰고 다녀’라고 말할 때, 그 말 속에는 외제차, 즉 수입차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부자라는 뜻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수입차를 탈 수 있으려면 재산이나 수입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 자동차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은 자신의 연 수입의 최대 4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새 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에 대략 차 값의 10% 가량이 유지비로 지출되고 유지비가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에 자동차 가격이 연봉의 40%가 넘으면 생활이 힘들다는 것이 자동차전문가들의 말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6년 10월 수입차의 평균 가격은 약 8600만원. 2005년 1월의 수입차 평균가격 9300만원에 비해 700만원 가량 떨어졌다고 한다.

 

원화가치의 상승과 값싼 수입차가 대거 선보임에 따라 수입차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전문가들의 말대로 연 수입의 40%가 내 몸에 맞는 자동차 가격이라고 한다면 수입차를 몰기 위해서는 2억원이 넘는 연 수입이 필요한 셈이다. 자동차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연 수입의 60%를 자동차에 쏟아붓는다고 해도 연 수입이 1억3800만원은 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 5000만원 이하의 저가 수입차가 많이 출시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 수입이 1억원이 넘지 않으면 수입차는 꿈도 꿀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연 수입이 최소 1억원은 돼야 몰고 다닐 수 있다는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린 지역은 어디일까.

 

 

수입차 60% 수도권에서 팔려


수입자동차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팔린 수입차의 수는 모두 4만530대. 그 중에서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린 지역은 역시 서울이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1만5281대가 팔려 나갔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7%가 서울에서만 팔린 것이다.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대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에 역시 부자도 많은 모양이다.

 

서울 다음으로 수입차가 많이 팔린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모두 1만843대가 팔려 전체의 26.8%를 차지했다.

 

결국 서울과 경기, 즉 수도권에서만 전체 수입차의 64%가 팔린 셈이다. 이 통계로만 보면 대한민국 부자의 64%가 서울에 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수도권을 제외하고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린 곳은 경남 지역으로 지난해 모두 7868대의 수입차가 팔렸다. 경남에 이어 부산에서 1168대가 팔려 4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인천, 광주, 대구의 순이었다.

 

경남에서 수입차가 많이 팔린 배경에 대해 한 수입차 영업사원은 “경남은 창원, 거제, 마산 등 대기업 공장이 있는 곳이 많아 자영업과 서비스업의 경기가 전국에서 가장 좋은 곳 중의 하나이다. 장사가 잘되는 자영업자와 부동산 보유자를 중심으로 외제차가 많이 팔린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입차의 60% 이상이 팔리는 수도권 안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은 어디일까?

 

 

용인·화성 부동산 부자 수원 결집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은 역시 강남구다. 강남구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5957대가 팔려 서울과 경기, 경남, 부산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팔린 수입차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입차가 팔렸다. 강남에 이어 많이 팔린 곳은 성남시. 지난해 5383대가 팔려 강남구 못지 않게 수입차가 많이 팔렸는데 행정구역상 분당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입차 판매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와 성남시에 이어 수입차가 많이 팔린 곳은 강남구 옆의 서초구. 서초구에서는 지난해 모두 2171대가 팔렸다.

 

강남구를 비롯해 분당, 서초구는 모두 강남생활권으로 분류되는 곳. 이 세 지역에서만 지난 한 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분의1이 팔려나갔다. 다소 비약해서 이야기하면 대한민국 부자의 3분의1이 강남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이 세 곳을 제외하고 수입차가 많이 팔린 곳은 의외로 수원시와 영등포구이다. 수원에서는 지난해 모두 1523대의 수입차가 팔렸고 영등포구에서는 모두 1415대의 수입차가 팔려 수원의 뒤를 이었다.

 

수원과 영등포가 송파구나 종로구, 중구, 용산구 등 전통적인 부자동네를 제치고 수입차가 많이 팔린 배경에 대해 수원의 경우 전통적인 상업도시인데다 인근의 용인, 화성 등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이 그 배경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수입자동차 영업사원은 “수원은 수도권 남부의 중심으로 용인, 화성 등의 부동산 부자들이 수원으로 결집해 최근 부쩍 판매가 늘었다”고 말한다.

 

또한 영등포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중소 상공업자가 많아, 큰 부자는 적지만 작은 부자들은 많은 곳이 영등포”라는 것이 이 영업사원들의 말이다.

 

수원과 영등포에 이어서 수도권에서 수입차가 많이 팔린 곳은 중구, 종로구, 용인시, 고양시, 용산구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서초, 분당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수입차 판매량이 많은 지역의 공통점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곳이라는 점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부자들을 가장 많이 만들어 낸 투자처가 어디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