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선생님들..

노스2005.04.04
조회20,975

물론 좋은 선생님도 많으실겁니다.

진짜 아이들을 좋아하고, 선생님으로서의 본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시는 분들도

우리 주변에 계실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촌지 주고 받는 학교 교육... 저 역시 제 학창시절이나 지금 학교를 다니는 동생을 보며..

느끼는 바가 조금은 있네요.

 

촌지 받는 선생님들.

나의 선생님이 촌지를 받는 사람이었다는 걸 철 든 후에 알게되면 학생에겐 얼마나 큰 충격인지는 아시나요?

저는 기억도 흐린 초등학교 1학년..1980년대 후반입니다.

저희집은 학교 앞에서 조그만 문구사를 했었구요.

그러다보니 선생님께서 출근하시며 퇴근하시며 저희 가게를 들르곤 하셨죠.

저는 어린맘에 우리집에 자주 들르시는 선생님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5학년때 알게 됐죠.

그게 촌지 걷으러 오는 거였다는걸..

학교 앞 조그마한 문구사해서 우리 가족 얼마나 잘 살았겠습니까.?

워낙에 그런거 밝힌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엄마도 어쩔수 없이 한번 건냈더니..

그 이후론 자주 오시더랍니다.

정말 구멍가게 장사해서 입에 풀칠하고 살았던 우리에게 오가며 한달에 한번정도 용돈타듯 그렇게 타갔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듣고 정말 저는 선생님이라는 작자들이 어찌나 가식적으로 보이는지

다~ 싫어지더군요.

어쩌면 내 선생님이 그런 사람일 수 있나.?

그 이후로 전 그여자 평생 저주하며 삽니다.

어디서 뭘하고 살던 촌지 받은만큼 벌받으며 살라고...

그렇게 그 여자는 돈 몇푼에 양심을 팔고 제자들로부터 저주 받으며 살겠죠.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때 저는 제 생에 제일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희반에 폭력 가장을 둔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학교도 못가게하고 술마시고 오면 때리고 해서 그애 언니랑 그애를

선생님께서  데리고 사셨죠.

그때 선생님께선 아이가 하나 있으셨고 단칸방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계셨습니다.

선생님도, 사모님도 참 대단한 분이셨죠.

그 애 아빠가 애들이 없어지니 학교를 찾아와 난동을 부렸습니다.

그때도 선생님께서는 상처받을 그 아이에게 더욱더 잘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한달정도 데리고 사시다가 저희반 친구 어머니께서 사정을 아시고 집에 방하나를 내주셔서 그 친구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한달뒤쯤 수학여행을 가게 됐죠.

그 애는 자긴 수학여행 갈 돈 없어서 못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학여행비는 선생님께서 이미 내고 나신 후였죠.

우리는 어린 나이에도 우리 선생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정말 감동했던 건..

수학여행 가면 다들 옷이며 가방이며 사달라고 조르잖아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계셨던 선생님께서 혹시라도 기죽을까봐..

옷이랑 가방을 사서 아이에게 몰래 전하셨던 겁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기죽지말고 자라라고..

 

공부 정말 못하고 말썽 피우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애의 장래희망은 엉뚱하게도 공중부양이었죠. 다들 비웃었습니다.

말도 안되고 바보같은 소리만 한다고..

하지만 선생님께선 지금 이 아이가 공부는 잘 못하지만..

10년쯤 뒤엔 이아이가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살아갈수도 있으니 무시하면 못쓴다고..

항상 그 아이의 엉뚱한 꿈을 지지해주셨습니다.

그 아이는 참 행복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선생님만은 믿어주셨으니..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항상 넌 정말 잘할수 있을거라고 아이들 앞에서 칭찬해주셨습니다.

그 당시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 아이만 특별히 칭찬해주시는 선생님께 서운했습니다.

그 애보다 더 칭찬받으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언제나 선생님은 너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거다..라며 그 아이를 칭찬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재혼가정의 아이라 상처가 많았습니다.

같은 학교 다니는 동생이랑 호주제땜에 성이 다르고 해서 많이 힘들어했던 아이를

선생님께선 그렇게 격려하셨던것 같습니다.

그 아이 정말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있더군요. 

 

스승의 날..

아이들이 선물을 준비해서 드렸죠.

큰 선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손수건 두장이었구, 제일 비싼 선물이라 보였던 것이 벽걸이 시계였습니다.(어렸을땐 그게 비싸보였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선 선물들 중 크고 좋은 것들을 몇개 고르시더니 가지고 온 사람 나오라고 하셨어요.

어리둥절해서 아이들이 나갔더니 선생님께서 본인은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담임이 없는 특수 교육 교사님께 갖다드려도 괜찮겠냐고 물으셨습니다..

미술 선생님. 양호 선생님. 그런분들 있잖아요.

저희는 우리가 선생님드리려고 가져온건데 왜 다른 선생님 드리냐면서 투덜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나는 너희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외로우시잖아..하고 말씀하셨죠...

그리곤 받은 선물 대부분을 담임을 안맡고 계신 다른 선생님께 갖다드렸어요.

그땐 왜 좋은걸 남 다주나..하고 정말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서야 선생님께서 얼마나 넓은 맘을 가진분이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그 선생님 존경하며 살아갑니다.

 

한 학년에 6반밖에 없는 학교인지라 제 동생이 2년뒤 그 선생님반 학생이 또 되었습니다.

그때 제동생도 선생님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는 말을 했었죠.

결코 돈 많으신 분 아니었습니다.

단칸방에 사시면서도 그 아이와 그아이 언니까지 보듬을 마음이 부자셨던거죠.

어린 제 눈에도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고, 검소해 보이시던 그 분의 마음은 언제나 풍요로워보였습니다.

 

저는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냐고 물으면 누구보다 자신있게 그 분 이야기를 합니다.

제겐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시는거죠.

오히려 제가 부족한 제자라 찾아뵙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게 부끄럽습니다.

 

두 분은 제게 똑같이 1년을 함께한 담임선생님이셨는데...

한분은 저주하고 욕하며 기억하기도 싫은 존재로 남았고..

한분은 제게 소중한 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선생님이란 존재는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라고 기억됩니다.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 싶어도 커가면서도 다 기억하고 살아갑니다.

좋은 기억은 좋아서 기억하고 나쁜 기억은 나빠서 기억하고..

촌지 받으시는 선생님들.

얼마나 받으셔서 얼마나 잘 사실런지 모르겠지만..

당신들은 그 돈에 당신들의 알량한 자존심과 명예를 팔았고...

자기 일 열심히 하는 훌륭한 동료 교사들의 명예에 까지도 먹칠을 하고 산다는거 아세요?

당신들을 기억하는 제자들은 영원히 당신을 최악의 인간으로 기억하며 살아갈 겁니다.

그 많은 제자들에게 그렇게 추악한 존재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촌지 받은 손이 떨리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발..모든 선생님이 다 존경받고 훌륭하단 소릴 들을 순 없더라도..

촌지받고 아이들 귀찮아하는 그런 선생님들만이라도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선생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