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님의 권위에 도전했던 위대한 영은 세 자매가 신의 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같은 몸과 생리 현상을 가지도록 했다. 하늘님이 한다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서 발로한 것이지만 질투와 명예욕까지 가지게 되어 그것이 이렇게 세 자매의 운명을 갈라놓게 된 이유가 된 것이다.
아수는 아고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서글퍼졌다. 그렇게 총명하고 사리가 분명하던 아고가 너무나 변해 버린 것이 마음이 아팠고, 그런 아고를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하는 아원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아원의 속내를 아고에게 고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무기력함에 대한 분노 까지 겹쳐 아수는 그 자리에서 통곡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수는 그럴 수 없었다. 아원이 아침에 아고를 가두어 두었던 신수에게서 아고를 풀어 주기 전 아수에게 한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원, 들어라! 이일에 대해 입을 무겁게 하고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라.’
‘아, 아원 언니…! 제, 제발!’
‘만일 내 경고를 무시한다면 너는 물론 아고의 영도 내일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아고의 힘이 날 뛰어넘는다는 걸 믿고 까불지 마라. 내 뜻을 따르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는 걸 잊지 마라. 그리고 주군은 여기 남은 모두가 안전하시길 바라신다는 걸 잊지 말거라. 알겠느냐?’
아원은 신수를 데리고 나온 후로 한참을 고민하였다. 그러나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아원은 서둘러 아고를 위해 특별한 것을 한 가지 만들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조바심을 내며 서둘러 만들다보니 제 기능을 할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아원은 물건을 만들자마자 시간이 촉박해서 시험도 못하고 아고가 머무는 곳에 달려왔던 것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고는 마냥 들떠있는 모습으로 아원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원은 이런 아고를 보면서 아원의 음모를 말하고 싶었다.
‘아수야, 그런 말은 하지 말거라. 너희 셋이 부하들을 잘 이끌기를 바란다. 비록 아원이 내 뜻을 어기고 딴 마음을 가지더라도 너는 중심을 지키고 부하들을 지키며 이끌어야한다. 특히 아고는 아원에게 쉽게 휘둘릴 것이다. 그러나 네가 있어 안심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될 것은 나를 믿고 따르던 저 밖의 아이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그들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난 그 들을 버리려 하고 있다. 날 대신해서 너희 세 자매가 저들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너는 현명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이니 내 뜻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네가 머무는 곳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네가 방금 전 한말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참! 아원에게 가서 전해라, 내 뜻을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곤하구나. 쉬어야겠다.’
아수는 머릿속을 맴도는 위대한 영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아고를 슬픈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고는 아수의 모습이 맘에 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고는 아수가 자신과 헤어지는 것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아고 언니, 당분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저의 뜻이 담긴 선물을 하나 준비했는데, 언니가 받아 주셨으면 해요!”
“후후후, 역시 수아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자상하구! 고맙다. 그래 그게 뭐지?”
“이건 언니의 영이 필요하다 느끼면 그 어떤 금제도 풀고 바로 깨어날 수 있게 해줄 거예요. 그리고 언니의 신단을 그 누구도 가질 수 없게 지켜주는 것도 가능 할 거예요.”
“정말 고맙구나. 이것이 그런 힘을 가졌다면 주군께서 오셨을 때 바로 깨어나 주군을 뵈올 수 있겠구나.”
“네, 하지만 급하게 만들다 보니 약간 불안해요.”
아원은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라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아수의 말은 이어지는 아고의 말 한 마디로 무시되고 말았다.
“호호호, 네 솜씨가 어디 가겠니? 네가 주군께 만들어 드렸던 무기가 하나 같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강했었잖니. 그러니 이것도 그러할 것이다.”
아고는 아원이 건네주는 팔지를 손목에 끼웠다. 그 순간 팔찌는 아고의 팔에 감겨들어 문신처럼 변했다.
“과연 너의 솜씨는 나를 실망 시키지 않는 구나, 호호호!”
“아고 언니, 아원 언니를 너무 미워하진 마세요, 흑흑흑!”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아수는 결국 참고 있던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고는 아수가 울자 어깨를 두드리며 달랬다. 아수는 아원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아 아니! 그, 그냥…, 흑흑”
“그런데 어찌하여 위대한 영이 혼돈에서 빠져 나왔을 때 내게로 오지 않았느냐?”
아고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정민이 몸을 돌려 아고의 얼굴을 직접 보면서 물었다. 아고는 정민의 마음이 풀려가고 있음 느끼고 기뻤으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건, 아원의 걱정대로 저의 영을 지켜주려던 힘은 발휘 되지 못하고 저의 신단만을 지켜주는 기능만이 제대로 작동을 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아원의 배신은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아수가 말을 했을 리 없을 텐데….”
정민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완전의 풀이 죽어있던 아고의 얼굴은 점점 피어나고 있었다. 곁에서 지켜보는 연정도 정민이 느끼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며 아고와 정민의 주고받는 이야기를 귀 기울이고 있었다.
“그건 한 달 전, 제가 주모님에 의해 솔에게서 풀려나 저의 신단을 돌려받는 순간 팔찌에 새겨진 아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아원이라면 쉽게 했겠지! 헌데, 너의 신단은 어찌된 거야, 내가 널 처음 구해 냈을 땐 없었는데?”
“오라버니, 깨어나셨군요!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아고가 정민의 물음에 대답을 하려 할 때 수가 신단수 안으로 들어오며 끼어들었다. 정민은 수의 얼굴을 보자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피어올랐다. 수는 여전히 사춘기를 보내는 소녀 같은 모습이었고, 게다가 정민이 아고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맘에 들지 않은 듯 약간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민은 수를 볼 때마다 죽은 막내 여동생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정민이 군에 입대할 때 갓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막내의 하는 짓과 같은 수의 모습은 때로 마음에 무거운 슬픔의 그림자를 드릴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정민의 마음을 밝게 해주어 왔다.
“수로구나! 아무 일 없었느냐?”
“네! 물론이죠, 호호호!”
정민이 반갑게 맞이 해주자 수는 정민의 품에라도 안길 것처럼 정민에게 바짝 다가서며 크게 웃었다.
“아니, 너도 말을 하느냐?”
정민은 누이 동그랗게 되어 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정민은 수와 이야기를 나눌 때 늘 의식에 떠오르는 수의 뜻을 읽고 자신은 목소리를 내서 이야기를 나누어 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맑고 고운 수의 목소리가 귀에 들렸기 때문에 놀랬다. 정민은 수의 감정이 담긴 목소리는 지금까지 의식에 전해왔던 밋밋한 소리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았고, 듣기 좋았다. 기분이 좋아진 정민은 조금 전 아고로 인해서 났던 화가 완전히 풀려 버렸다.
“네, 아직 적응이 덜 됐지만, 이것도 참 재미있는 일이네요, 호호호!”
“넌 갈수록 사람처럼 변하는 구나.”
“호호, 저 아고에게서 받은 선물 덕에 더 오라버니 같은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어 전 기분이 좋답니다, 호호호!”
정민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수는 더욱 맑고 고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정민은 주위의 모든 식구가 보통사람처럼 직접 목소리로 말을 하게 되었다는 게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이런 분위를 만드는데 아고의 힘이 쓰였다는 것도 정민의 기분이 좋아지는데 한 몫을 했다.
“그렇게 된 거로군…! 아고, 너는 모든 능력을 회복했느냐?”
정민은 아고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친 아고는 급히 고개를 조아리며 잠시 머뭇거리다 겨우 입을 열었다.
“주, 주군! 아직 저의 힘은 완전하지 못합니다. 제 신단은 돌려받았지만 지금의 이 몸은 주군께서 만들어주신 그대로 이기 때문에, 불안하여 제가 가진 힘을 모두 발휘한다면 형체를 유지하기 힘들 겁니다. 그 동방상제라는 자가 제 몸을 가지고 있으니, 그에게서 제 몸을 찾을 때까지는 힘을 조심해서 힘을 써야 합니다.”
정민은 아고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고! 동방상제는 너의 몸을 나누어 네 마리의 신수들에게 필요한 몸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니 포기해라.”
“어, 어찌…!”
아고는 정민의 말을 듣고 동방상제에게 크게 화가 나서 말을 잊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다. 아고는 자신의 영이 몸에서 분리되기 전, 기분 나쁜 웃음으로 자신을 비웃듯이 뻔뻔스럽게 자신의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말을 하던 동방상제를 떠올리고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건 그렇게 알고 있어라, 앞으로 기를 수련하여 지금의 몸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빠를 것이니.”
그림자의 춤 122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58
그림자의 춤(影舞) 122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58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58
아고의 말을 듣고 있는 아수의 눈에 눈물이 비쳤다.
하늘님의 권위에 도전했던 위대한 영은 세 자매가 신의 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같은 몸과 생리 현상을 가지도록 했다. 하늘님이 한다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서 발로한 것이지만 질투와 명예욕까지 가지게 되어 그것이 이렇게 세 자매의 운명을 갈라놓게 된 이유가 된 것이다.
아수는 아고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서글퍼졌다. 그렇게 총명하고 사리가 분명하던 아고가 너무나 변해 버린 것이 마음이 아팠고, 그런 아고를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하는 아원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아원의 속내를 아고에게 고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무기력함에 대한 분노 까지 겹쳐 아수는 그 자리에서 통곡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수는 그럴 수 없었다. 아원이 아침에 아고를 가두어 두었던 신수에게서 아고를 풀어 주기 전 아수에게 한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원, 들어라! 이일에 대해 입을 무겁게 하고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라.’
‘아, 아원 언니…! 제, 제발!’
‘만일 내 경고를 무시한다면 너는 물론 아고의 영도 내일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아고의 힘이 날 뛰어넘는다는 걸 믿고 까불지 마라. 내 뜻을 따르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는 걸 잊지 마라. 그리고 주군은 여기 남은 모두가 안전하시길 바라신다는 걸 잊지 말거라. 알겠느냐?’
아원은 신수를 데리고 나온 후로 한참을 고민하였다. 그러나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아원은 서둘러 아고를 위해 특별한 것을 한 가지 만들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조바심을 내며 서둘러 만들다보니 제 기능을 할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아원은 물건을 만들자마자 시간이 촉박해서 시험도 못하고 아고가 머무는 곳에 달려왔던 것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고는 마냥 들떠있는 모습으로 아원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원은 이런 아고를 보면서 아원의 음모를 말하고 싶었다.
‘아수야, 그런 말은 하지 말거라. 너희 셋이 부하들을 잘 이끌기를 바란다. 비록 아원이 내 뜻을 어기고 딴 마음을 가지더라도 너는 중심을 지키고 부하들을 지키며 이끌어야한다. 특히 아고는 아원에게 쉽게 휘둘릴 것이다. 그러나 네가 있어 안심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될 것은 나를 믿고 따르던 저 밖의 아이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그들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난 그 들을 버리려 하고 있다. 날 대신해서 너희 세 자매가 저들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너는 현명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이니 내 뜻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네가 머무는 곳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네가 방금 전 한말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참! 아원에게 가서 전해라, 내 뜻을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곤하구나. 쉬어야겠다.’
아수는 머릿속을 맴도는 위대한 영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아고를 슬픈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고는 아수의 모습이 맘에 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고는 아수가 자신과 헤어지는 것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아고 언니, 당분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저의 뜻이 담긴 선물을 하나 준비했는데, 언니가 받아 주셨으면 해요!”
“후후후, 역시 수아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자상하구! 고맙다. 그래 그게 뭐지?”
“이건 언니의 영이 필요하다 느끼면 그 어떤 금제도 풀고 바로 깨어날 수 있게 해줄 거예요. 그리고 언니의 신단을 그 누구도 가질 수 없게 지켜주는 것도 가능 할 거예요.”
“정말 고맙구나. 이것이 그런 힘을 가졌다면 주군께서 오셨을 때 바로 깨어나 주군을 뵈올 수 있겠구나.”
“네, 하지만 급하게 만들다 보니 약간 불안해요.”
아원은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라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아수의 말은 이어지는 아고의 말 한 마디로 무시되고 말았다.
“호호호, 네 솜씨가 어디 가겠니? 네가 주군께 만들어 드렸던 무기가 하나 같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강했었잖니. 그러니 이것도 그러할 것이다.”
아고는 아원이 건네주는 팔지를 손목에 끼웠다. 그 순간 팔찌는 아고의 팔에 감겨들어 문신처럼 변했다.
“과연 너의 솜씨는 나를 실망 시키지 않는 구나, 호호호!”
“아고 언니, 아원 언니를 너무 미워하진 마세요, 흑흑흑!”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아수는 결국 참고 있던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고는 아수가 울자 어깨를 두드리며 달랬다. 아수는 아원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아 아니! 그, 그냥…, 흑흑”
“그런데 어찌하여 위대한 영이 혼돈에서 빠져 나왔을 때 내게로 오지 않았느냐?”
아고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정민이 몸을 돌려 아고의 얼굴을 직접 보면서 물었다. 아고는 정민의 마음이 풀려가고 있음 느끼고 기뻤으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건, 아원의 걱정대로 저의 영을 지켜주려던 힘은 발휘 되지 못하고 저의 신단만을 지켜주는 기능만이 제대로 작동을 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아원의 배신은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아수가 말을 했을 리 없을 텐데….”
정민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완전의 풀이 죽어있던 아고의 얼굴은 점점 피어나고 있었다. 곁에서 지켜보는 연정도 정민이 느끼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며 아고와 정민의 주고받는 이야기를 귀 기울이고 있었다.
“그건 한 달 전, 제가 주모님에 의해 솔에게서 풀려나 저의 신단을 돌려받는 순간 팔찌에 새겨진 아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아원이라면 쉽게 했겠지! 헌데, 너의 신단은 어찌된 거야, 내가 널 처음 구해 냈을 땐 없었는데?”
“오라버니, 깨어나셨군요!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아고가 정민의 물음에 대답을 하려 할 때 수가 신단수 안으로 들어오며 끼어들었다. 정민은 수의 얼굴을 보자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피어올랐다. 수는 여전히 사춘기를 보내는 소녀 같은 모습이었고, 게다가 정민이 아고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맘에 들지 않은 듯 약간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민은 수를 볼 때마다 죽은 막내 여동생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정민이 군에 입대할 때 갓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막내의 하는 짓과 같은 수의 모습은 때로 마음에 무거운 슬픔의 그림자를 드릴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정민의 마음을 밝게 해주어 왔다.
“수로구나! 아무 일 없었느냐?”
“네! 물론이죠, 호호호!”
정민이 반갑게 맞이 해주자 수는 정민의 품에라도 안길 것처럼 정민에게 바짝 다가서며 크게 웃었다.
“아니, 너도 말을 하느냐?”
정민은 누이 동그랗게 되어 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정민은 수와 이야기를 나눌 때 늘 의식에 떠오르는 수의 뜻을 읽고 자신은 목소리를 내서 이야기를 나누어 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맑고 고운 수의 목소리가 귀에 들렸기 때문에 놀랬다. 정민은 수의 감정이 담긴 목소리는 지금까지 의식에 전해왔던 밋밋한 소리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았고, 듣기 좋았다. 기분이 좋아진 정민은 조금 전 아고로 인해서 났던 화가 완전히 풀려 버렸다.
“네, 아직 적응이 덜 됐지만, 이것도 참 재미있는 일이네요, 호호호!”
“넌 갈수록 사람처럼 변하는 구나.”
“호호, 저 아고에게서 받은 선물 덕에 더 오라버니 같은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어 전 기분이 좋답니다, 호호호!”
정민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수는 더욱 맑고 고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정민은 주위의 모든 식구가 보통사람처럼 직접 목소리로 말을 하게 되었다는 게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이런 분위를 만드는데 아고의 힘이 쓰였다는 것도 정민의 기분이 좋아지는데 한 몫을 했다.
“그렇게 된 거로군…! 아고, 너는 모든 능력을 회복했느냐?”
정민은 아고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친 아고는 급히 고개를 조아리며 잠시 머뭇거리다 겨우 입을 열었다.
“주, 주군! 아직 저의 힘은 완전하지 못합니다. 제 신단은 돌려받았지만 지금의 이 몸은 주군께서 만들어주신 그대로 이기 때문에, 불안하여 제가 가진 힘을 모두 발휘한다면 형체를 유지하기 힘들 겁니다. 그 동방상제라는 자가 제 몸을 가지고 있으니, 그에게서 제 몸을 찾을 때까지는 힘을 조심해서 힘을 써야 합니다.”
정민은 아고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고! 동방상제는 너의 몸을 나누어 네 마리의 신수들에게 필요한 몸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니 포기해라.”
“어, 어찌…!”
아고는 정민의 말을 듣고 동방상제에게 크게 화가 나서 말을 잊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다. 아고는 자신의 영이 몸에서 분리되기 전, 기분 나쁜 웃음으로 자신을 비웃듯이 뻔뻔스럽게 자신의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말을 하던 동방상제를 떠올리고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건 그렇게 알고 있어라, 앞으로 기를 수련하여 지금의 몸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빠를 것이니.”
“그, 그래도 제 몸을 멋대로 한자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건 뒷날에 다시 생각해야 될 문제다.”
“주…! 오라버니 부디 그자를 제 손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자! 참, 수야 아고의 신단은 어찌된 것이냐?”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