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값만이라도 했으면...

며느리싫어2005.04.07
조회1,678

결혼후 시어머니의 너무도 이기적인 행동들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오늘 일은 정말 너무도 기막히고 화가 나네요.

10여 년 전 결혼할 때 예단비 300만원 줬을 때도 신랑이 고등학교 졸업후 직장 잡아서 벌은 돈으로 200만원 처가에 줄 때도 며느리에게 은가락지 하나 해주지 않았으면서도 혼수 시원찮다고 트집 잡고 임신하고 결혼한 터라 심한 입덧으로 물도 마시지 못하는 것을 봤으면서도 집들이 안한다고 성화라 힘든 상황에서 친정엄마께서 음식을 해서 대접을 했는데 친정엄마가 와 있는 것이 못마땅해서 이런 저런 생트집을 잡던 시어머니.

그도 모자라 고등학교에 다니던 막내시동생 공납금 빨리 안준다고 결혼하더니 왜 그러느냐고 며느리 앞에 두고 아들한테 따지던 시어머니.

그 며칠전 남편에게 며칠 있으면 타게 될 월급 타면 부쳐주자고 했던 나는 억울하고 분해서 걸레 빨면서 눈이 붓도록 울었습니다.

자신의 아들 공부를 형들한테 시키게 하면서도 어찌나 그리 당당하시던지.

심한 입덧으로 현기증이 심해 일어나지도 못하는 내게 전화를 해서는 당신 아들 잘 챙겨 먹이느냐는 말만 하고 끊던 시어머니.

영양크림 사드리면 '엣센스가 더 비싼데.' 하시고 시동생 결혼할 때 우리도 19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며느리 옆에 있는데 무시하고 아들에게 '집은 니가 해줄래?' 하시던 시어머니.

물려준 재산이라도 있다면 이해합니다.

결혼할 즈음 남편의 재산이라고는 임대아파트에 차 한대, 통장 잔고 30여만원인 것 보신 분이 말입니다.

나이 들수록 자기 재산이 있어야 한다는 주위 할머니들의 말에 이게 웬 떡이냐 싶었겠지요.

남편에게 같이 사는 큰아들 집을 어머님과 같이 공동명의 해달라고 하라시던 시어머니.

그 할머니들이 말하는 자기 재산이란 건 자신이 일군 재산을 말하는 것이고 나이 들수록 있어야 한다는 말은 자식들한테 다 주지 말라는 것이라는 것은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듣는 말일텐데 우리 시어머니한테는 자식의 것을 뺏을 수 있는 좋은 말로만 들렸나 봅니다.

큰아들이 문제 있는 아파트 샀다가 잘못되어 전세 얻어 이사하면서 형님이 8개월된 둘째아이 어머님에게 맡기고 일하러 간다니까 반반 갈라 먹기 안하면 안봐준다 했던 시어머니.

아들 집에 오면 냉장고에 장롱까지 다 열어 보고 얼마나 사다 놓고 사는지 확인해 보시던 시어머니.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도 없고...

어제 우리집에 오신 시어머니.

음식 투정이 심하신 탓에 저는 어머니 오시는 것이 정말 싫지만 오고 싶어서 안달을 하시는 분이시라 그런 눈치를 알면서도 개의치 않고 기회만 되면 오시려 하시죠.

그래서 시장에 같이 가서 먹고 싶은 것 말씀 하시라니까 '너거 먹는 거 먹으면 된다' 하시면서도 게, 멍게, 톳나물 등 먹고 싶은 건 다 사게 하시더군요.

그래서 맛있게 드셨고 아침엔 남편도 아이들도 나가고 같이 집 뒤에 있는 산에 가자고 같이 갔죠.

가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더군요.

언니의 전화였는데 잘 안들렸지만 울면서 갑상선 수술을 빨리 해야 한다고 병원을 알아봐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 마자 시어머니 쑥 캔다고 나가시고 언니집에 전화 했더니 언니는 형부랑 병원에 가고 사돈할머니 전화 받으셔서는 암이라며 우시더군요.

멍해서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지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나마 다른 암보다 완치율도 높고 재발율도 낮다는 희망적인 글들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안심이 되었는데 계속 검색하다 보니 그 중에서도 사망율이 높은 것도 있어서 무슨 암인지 알아보라 했는데 그건 잘 모르나 보더라구요..  수술해 봐야 안다고 했다나요?

친정에는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다.

언니 당부도 있었지만 호들갑을 떨며 먼저 앓아 누울 엄마를 보는 것도 스트레스고.

그래서 이래저래 심란하고 한데 여기저기 전화통화 하는 걸 멀찌감치서 지켜보던 시어머니가 물어보셔서 언니가 갑상선암이라 했더니 제 기분도 안 좋고 그런 것 같으니 조금 눈치를 보시는 것 같더군요.

다행히 가까이 사는 시동생 집으로 가신대서 모셔다 드린댔더니 봄잠바가 없어서 하나 샀으면 한다는 겁니다.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3월 말쯤 족탕기 하나 사보내 드렸는데 저 같으면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다가 언니가 암이라서 상심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봄잠바 얻어 입을 그런 잔머리는 굴리지 않으리라 생각되는데...

돈 꺼낼 제스츄어조차 없으면서 당신이 산다 합디다.

시어머니 봄잠바 하나 사드린 것 가지고 생색 낼 생각도 없고 그거 사줬다고 휘청거릴 만큼 못 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른이라면 그 상황에서 며느리에게 옷 얻어 입을 궁리나 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정말 화가 납니다.

시어머니가 너무 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