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난 내 부모님도 늙는다는것을 이제야 알았어..바보처럼..

연주영2005.04.08
조회18,737

나...

고등학교 2학년때 우리 엄마 자궁혹제거 하는 수술을 받았었어...

혈압도 높은데다 그런 수술까지 하는 엄마가 참 안타까웠었어...

근데 그땐 내가 아직 어려서 아픈 엄마를 미워했었지...

'다른 친구들 엄마는 다 건강한데 왜 우리 엄마만 저러는지 몰라'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

그래도 나..새벽같이 일어나서 우리 아빠차타고 학교 등교하구...

밤에는 집에와서 빨래를 다했었다?

형제들이 있어도 언니도 불량학생...여동생도 불량학생..ㅋㅋ

남동생은 아직 어렸기때문에 집안일을 그리 도와주지 않았거든...

그때가 겨울이였는데...세탁기를 어떻게 돌리는건지 잘 몰라서...

그 추운겨울에 이불빨래를 세상에...손과 발을 사용해서

빨아버린거야...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대단했던것 같어~^^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엄마가 퇴원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었어...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아직은 몸을 추스려야 하는 엄마...우리들이 학교를 다 가면

밥도 혼자서 못챙겨먹을것 같다는 생각에 많이 안절부절했었지...

그러다 어느날이였는데...동해 환경시낭송대회가 있었거든...

하필이면 그때 내가 그 대회를 나가게 된거야...

난생 처음이였어..대회에 나가는거...^^

넘 기뻐서 학교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갔어.

엄마가 기뻐할것 같았거든....

근데 왠걸...집에 도착했을때...분위기가 이상했어~

집엔 아무도 없구...문은 다 열려있고...순간 무슨일이 난거라는

예감에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지...1시간이 지나서 집으로 전화가

한통이 왔어~

"여보세요?"

"거기 누구누구댁이죠?"

"네~"

"여기 병원인데요~"

나쁜 예감은 지나치는 법이 없더라구...

병원으로 달려갔지...엄마가 중환자실로 가버린거야~

나...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정말 모르겠더라구...

면회도 안되구...병원 벤취에 앉아서 엄청많이 울었어...

그동안 엄마한테 잘못했던 일들이며 왜 이렇게 우리가족들은

힘들게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어...

중환자실 면회시간이 되었는데 도저히 못들어가겠는거야...

아빠가 들어가는 그 문틈사이로 엄마가 보였는데...

나...아주 나쁜생각했었다?

저렇게 고생할바엔 차라리 우리 엄마 죽었음 좋겠다고...

뭐라 할말이 없었어...정말...어떻게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나...너무 가슴아팠거든...

다행히 자꾸만 좋아지는 엄마의 상태...일반병실로 옮겼는데...

그때 학교에 외출증을 끊고 병원으로 갔었지...

엄마를 볼때까지만해도 난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울면 안된다고...

마음먹고 그저 말없이 얼굴만 보고 돌아서는데...엄마가 나를 불러~

"소현아~ 학교는 어떻게 하고 왔어~"

나...그말에 그만 병실문앞에 서서 펑펑 울고 말았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었어...근데 왠걸~ 자꾸만 그때 엄마가 차라리 죽었음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 죄스러운거야...그말자체가 상처가된거야~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눈물로서 용서를 빌어야만 했어...

엄마가 울더라구...

"엄마한테 죄책감 같은거 갖지마...어린나이에 엄마가 너희들을 고생시켰던것 같아 오히려 미안해~ 이제 엄마 괜찮아 졌잖아...니가 많이 힘들고 무서워했다는거 엄마는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다 털어버리고 앞으론 그런 생각하지 마..알았지?"

나..정말 용서 받을수 없을거야...

자식이 그런 생각과 마음을 가졌으니...

그리고 2004년 또다시 건강을 잃어버린 엄마가 원주 기독병원으로

가셔서 또 한번 대 수술을 받아야만 했고 수술전 치료 받은 결과

새로운 사실로 나의 가슴은 더 아팠어.

병원측의 말로는 엄마는 평생동안 심장병을 앓고 사셨으며...

신장이 좋질 못하셔서 수술도중 사망확률이 높다고 하는거야~

결국은 여러차례 수술을 받은터라 이번 수술은 선뜻 결정내리기가

힘이들었어. 엄마가 그러더라구...

"가만히 고통스럽게 죽는건 싫어. 수술받게 해줘~"

난 눈물이 났다. 결국 사망동의서까지 내손으로 작성을 하면서

이대로 엄마가 세상의 끈을 놓아버릴것 같아 많이 울었지...

할수만 있다면 엄마에게 내 건강을 조금 나눠주고 싶었어...

고생만 했는데...이럴수는 없다며 가슴에 또다른 한이 쌓여버린거야

5시간30분을 수술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

아~ 뭐라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기뻤다...

죽지 않고 살아서 중환자실까지 왔으니까...얼마나 다행이였는지...

그렇게 일주일정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일반병실로 옮겨져

2주동안 정말 피곤하기도 하고 내 몸도 아팠고 해서...힘들었지만..

한달하고도 2주만에 퇴원을 하는데...뭐라고 해야할까...

전쟁을 해본적은 없지만...아마도 내 심정이..전쟁터에서 싸워

승리하고 돌아온기분 같은거였을꺼야...

나와함께 엄마가 병을 이겨낸거라고...^^

그리고 지금은 집에서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엄마를 볼때마다

난 하늘에 감사하게 생각해..앞으로 한번의 수술이 또 남아있지만...

걱정하지 않을려구...우리 엄만 강한분이라...그때도 이겨낼수

있을거니까... 때로는 피곤해서 엄마한테 짜증도 더러 내고

화도내고 그랬는데...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엄마한테 내가 소중하듯...나한테도 엄마가 소중하니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꼭 효도해야지..하고 생각했던 내가

참 부끄럽기만 했어...나중이라~ 그땐 이미 늦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부모에겐 나중이 아니라...

지금당장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고 해드릴게 없다해도 현재가

중요하다는거...지금 부모님께 잘하면 그게 효도라는거...

난 너무나 많은것을 깨닫게 되었고...소중한것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어~

우리 아빠도...우리 엄마도...훌륭하신 분이야...

삶이 그리 순탄하지 못하신 분들이지만....

그래도 작은 행복이 무엇인지...남에게 뭘 잘못하면 안되는것인지...

그걸 너무나 잘 알고 계신 분들이니까...

때로는 무척 화가난적도 있었어...

우리 아빠,엄마...얼마나 순진한지 사람들이 자꾸만 사기치려 하구..

함부러 대할려고 할때마다 속이 상했거든...

근데...내가 화를 막 내니까...두분이 그러시는거야...

"내 자식들 복많이 받을수 있게 살아야지..."

^^ 이렇게 순진해...당신 자식들을 위해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순간 난 아무래도 주워온 자식인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왜냐구? 난 남들이 뭐라하면 기분나쁜 내색이며 따질거 다 따지니까

때론 이런것이 좋지 않을때도 있지만...상대방이 인간짓을 안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것도 인간덜된거 아닌가?ㅋ

우리 아빠랑 엄마가 그러더라...

"넌 살면서 절대로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일은 없도록해.."

라고~ 다음생에 태어나도 난 우리 아빠, 엄마 자식으로 태어날래.

그리고 그땐 절대로 아빠, 엄마 힘들게 하는일도 없게 할거구...

그땐 정말정말 후회없는 삶을 살거야~

아빠하구 엄마하구 매일같이 웃을수 있도록~

평생 건강하게 살수 있도록~ 기반 다져놓을거야...^^

난...아빠랑...엄마랑...너무너무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서 때론 가슴이 많이 아파...

내가...아빠,엄마한테 잘못한게 너무 많아서...

내가...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서...

그래서...아픈거야~

너무너무 미안해~ 그리고 너무너무 사랑하구...

내 부모가 이만큼 병들어 지쳐있다는것을

왜 한번도 느끼질 못했을까

내가 너무 바보같아~

 

 

친구야~ 난 내 부모님도 늙는다는것을 이제야 알았어..바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