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련{스물한번째}

이야기 상자2005.04.14
조회2,004

 애  련{스물한번째}정말 많이 남지 않았군요.

  라이언의 하늘을 써야 하는데 머리속에서는 다른 내용들이 떠올라 절 심란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책걸이라도 해야 하는데....

 전 밤 근무 하러 나갑니다. 아침에 퇴근에서 볼 여러분의 리플을 기다리며애  련{스물한번째} 오늘도 올 나이트를 하며 화려한 밤을 보내겠죠.애  련{스물한번째}

 애  련{스물한번째}하지만 제가 그런 다고 해서 쳐질 사람이 아니죠. 여러분 건강하시구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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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부모님의 태림을 향한 관심에 질세라 세준은 점점 더 가정적이 되어갔다.
 태림은 그를 떠날 날이 조금씩 다가온다는 중압감에 가끔은 때도 아닌 입덧을 하기도 해 그를 자주 놀라게 했다.
 "괜찮아?"
 세준은 갑작스러운 구토로 욕실에 달려온 태림을 따라와 그녀의 등을 토닥거려주고 나서 수건에 물을 묻혀 태림에게 내밀었다.
 "네."
 "좀 쉬어."
 세준은 괜찮다는 태림을 침대로 데리고가 그녀가 잠들 때까지 등을 쓰다듬어 주거나 배를 만져 주었다.
 "어? 움직인다."
 세준은 태림의 배 위에 올려놓았던 손에 희미하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진동이 느껴지자 경이로움에 빠졌다.
 "요즘 들어서 가끔 이래요."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아직 이렇게 작은데 움직이다니."
 태림은 기뻐하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지만 그녀의 배가 움직이는 것에 눈길을 주고 있는 세준은 그녀의 애달픔 눈길을 느끼지 못했다.
 "이놈이 벌써부터 엄마를 힘들게 하는 구나."
 "아들을 원하는 거예요?"
 지난 번에 세준은 상관 없다고 했지만, 그의 말투나 다른 사람들의 말에서 태림은 누구나 아들을 원한다는 사실에 서글퍼졌다.
 "아니. 딸이어도 좋아. 난 딸이어도 아이가 원한다면 사업을 가르칠 거고, 원하지 않는 다면 다른 걸 하도록 도와줄 거야."
 세준의 눈에는 진실이 가득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지도 몰라요."
 세준은 그녀가 자신을 보도록 턱을 잡고 단호하지만 부드러움이 가득한 손길로 그녀의 고개를 돌렸다.
 "내가 상관하지 않아. 아들을 낳기 위해서 계속 아이들을 낳을 필요도 없고, 혹시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해서 부담 가질 필요도 없어. 그냥 자연에 맡기는 거야. 우린 그냥 인간을 뿐이니까."
 세준은 태림이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키스를 함으로써 토론을 중단하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아주머니 누구예요."
 "네. 작은 사모님 아버님이신데요."
 태림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방문의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있는 집에서 아버지가 흥분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위안을 하면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미순의 가족들의 행방이 확실해 지자 엄마는 윤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폐물과 돈을 모았고, 태림이 역시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을 엄마에게 보내 그들이 살 곳을 정하도록 했다.
 당연히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엄마는 집을 나섰다.
 "어쩐 일로 오셨어요?"
 "네가 지내는 방으로 가자."
 그녀는 아무런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는 아버지의 얼굴을 한번 들여다보았다.
 "차는 뭘로 가져다 드릴까요?"
 "됐소."
 "전 우유 한잔만 가져다 주세요."
 전혀 뭔가를 먹고 싶지 않았지만 아주머니가 오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태림은 아버지의 기분을 거슬리면서 까지 부탁을 했다.
 "절 따라 오세요."
 방으로 들어오자 드디어 아버지가 본심을 들어냈다.
 "네가 누구 덕분에 이렇게 호강하고 사는데 감히 날 배신을 해."
 배신이라는 말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앞 말에는 할 말이 많았다.
 "호강이라고요? 돈 만 있으면 호강하는 건가요. 전 아버지의 그 끝없는 욕심 때문에 이 집에 들어온 것뿐이에요. 누가 이런 호강 시켜 달라고 하던가요. 언제 제가 부탁이라도 했었냐구요. 제가 바란 건 그저 아버지의 웃음과 작은 관심이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단 한번도 그러신 적이 없으셨죠."
 "난 딸을 바란 적은 한번도 없었다. 특히 네 언니나 너처럼 되바라진 계집에 들은 더더욱 더 말이다."
 아들. 또 아들 타령이었다. 아버지는 그토록 원하는 아들을 가지기 위해 수많은 외도를 했지만 단 한번도 아들이 생기지 않았고, 그 분풀이를 가족에게 해대었다.
 "저도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에요. 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아버지를 배신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럼 왜 무성전자에서는 보류된 구형 모델을 나한테 보낸 거냐.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게 생겼는지 알아."
 아버지가 말한 사실에 태림은 새로운 사실이 떠올라 휘청거렸다. 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태림이 잘못을 했지만 그렇게 까지 세준이 몰아 붙인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업자득이지요."
 "뭐?"
 태림의 바른 말에 아버지가 이성을 일어가고 있었지만 태림은 세준이 했던 말이 떠올라 겁조차 나지 않았다.
 "평생을 남을 속이고 협박하고 살아왔으니 이제 그 죗값을 치를 때가 되지 않았겠어요. 차라리 잘되었어요. 재력과 권력이 없으면 조금은 반성하시겠지요."
 "좋아. 다른 건 다 내버려두고, 네 엄마가 어디 있는 지만 말해. 그럼 조용히 물러가마."
 "왜 엄마가 필요하죠. 이제 돈도 없어지면 혜란씨 같은 골빈 여자들이 아버지를 따르지 않을 까봐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엄마를 붙잡아 두려는 심산인가 보죠."
 아버지의 손이 올라 왔지만 아직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을 깨닫고 다시 제자리로 돌렸다.
 "좋은 말로 할 테 말해. 네 엄마 어디에다가 감추었냐?"
 엄마가 사라진지는 오래였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관심 조차 주지 않고 태림에게 전화조차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위에서 모든 것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엄마를 찾는 것이었다.
 "아실 필요 없어요. 아버지 같은 남편하고 같이 사느니 혼자 사시는 게 더 나을 테니까요. 돌아오신다면 분명 아버지의 화풀이 대상밖에 되지 않을 테니까요."
 "이년이."
 김진만 사장은 화를 참지 못하고 태림의 뺨을 때렸다.
 아버지의 폭력에 아직 완전히 낳지 않았던 태림의 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가졌어요. 나중에 아버지의 구세주가 될지도 모르는 아이를요."
 태림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 쳤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아버지에게는 그런 말조차 들리지 않았다.
 "네 엄마 어디 있어. 그 망할 년 어디에다가 숨겼어."
 "절대 찾지 못할 거예요."
 이미 이성을 놓은 김진만은 태림을 때리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 만큼 노세 해 졌다고는 하지만 그의 힘은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었다.
 "어머나. 이를 어째."
 우유를 들고 왔던 아주머니는 자신이 우유 잔을 떨어트린 것조차 모르고 일층으로 뛰어내려가 밖으로 뒤쳐 나갔다. 처음에는 뭘 할 줄 몰라 허둥지둥 하던 그녀는 밖에 있는 윤수를 보고 안의 상황을 장황하게 말하기 시작했고,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윤수는 태림이 맞고 있다는 소리에 집으로 뛰쳐 들어갔다.
 윤수가 집에 막 들어서는데 세준의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고, 아주머니는 자신이 버선 말로 뛰어 나갔다는 것도 있고, 차를 향해 달려갔다.
 끽익
 "아줌마. 위험하잖아."
 "무슨 일 있습니까?"
 그녀는 무조건 차 문을 열어 세준을 끌어내렸고, 그녀의 행동에 식구들은 차에서 재빨리 내렸다.
 "아이고, 사장님 이제야 오시네요. 빨리 집으로 들어가 보세요. 이러다 작은 사모님 돌아가시겠어요."
 아주머니의 호들갑에 세준과 같이 들어오던 시부모의 발길이 바빠졌고, 위에서 나는 소리에 신발을 벗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들은 자신들 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서 사모님을 모시고 나가세요."
 "빨리 놓지 못해. 네 놈은 당장에 해고야."
 세준은 김진만 사장을 위에서 올라 타 결박을 하고 있는 윤수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태림을 안아 들었다. 이번엔 김진만 사장이 남들의 시선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때렸는지 벌써 얼굴에 멍이 생기고 있었다.
 "이거 놔. 이 나쁜 놈을 나한테 다 빼앗아 갈 수 있을 것 같아. 너 정회장 네가 니 아들하고 짜고 한 짓이지. 네가 널 용서 할 것 같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세준의 아버지는 세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무래도 김 사장님의 정신이 이상하신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이상한 행동을 하셨는데, 여기에 모시고 온 제 불찰입니다."
 세준은 마음 같아서는 태림의 아버지를 죽을 만큼 때리고 싶었지만 윤수의 말대로 그의 눈은 풀려 있었고, 의미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윤수의 손안에서 풀려 나오기 위해 몸부림 쳤지만 젊은 윤수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아주머니의 신고로 경찰들이 들이 닥쳤고, 김진만 사장은 곧바로 연행되어 갔다.
 "사...사모님."
 "왜 그래요?"
 윤수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며칠 수고 세준의 회사로 나오라는 제의를 하고 돌아서는 데 아주머니가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뛰쳐나와 숨을 헐떡였다.
 "작은 사모님이, 작은 사모님이."
 세준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태림이 누워 있는 방으로 손살 같이 향했다.
 "아 악."
 세준은 태림의 비명 소리와 함께 하얀 이불이 붉은 피로 물 드는 것을 보았고, 태림의 약한 몸에서 피가 나올수록 피비린내가 진동했지만 그게 자신의 아이의 생명이라는 생각에 역겨워 할 틈도 없었다.

 

 도대체 병원에서 벗어날 틈이 없는 것 같았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면 항상 병원인걸 보면 말이다.
 "정신이 들어?"
 "아이는요?"
 태림은 홀쭉해진 배에 손을 올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한줄기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렀고, 그런 태림을 보는 세준의 마음도 눈물을 흘렸다. 차라리 그녀가 그의 품에 안겨 펑펑 울기를 바랬다. 하지만 태림은 고개를 돌린 채 소리도 내지 않은 채 혼자 울었다.
 "이번엔 태어나고 싶지 않았나 봐. 우리 아이를 편한 마음으로 보내주자. 그리고 다음 번에 태어난 아이에게 이번 몫까지 다 해주자."
 다음 번이라는 게 그녀에게 주어질 거라는 어리석은 희망을 가질 만큼 순수하지 않았다.
 "아버지는요?"
 "정신 병원에 입원하셨어. 근래에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야."
 어쩌면 가족들에게 그토록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는 예전부터 정신에 병이 들었을 건지도 몰랐다. 워낙에 강인하고 억압적이던 아버지가 무서워 눈치를 못 채고 지낸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병원이에요?"
 "시골로 모셨어. 서울에 가까이 계시는 것 보다 지금껏 살아온 환경과 다른 곳에서 다 잊고 지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고마워요. 그런 것까지 신경서 주셔서요. 병원비는?"
 "걱정 할 것 없어 회사가 부도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줄 알았는데, 병원비 할 정도의 돈은 충분히 남아있어."
 태림은 그림자를 남기며 창 밖을 지나가는 새 한 마리의 모습에 눈을 고정시켰다.
 "혜란이라는 그 여자는요?"
 궁금했다. 아버지가 그토록 좋아하던 여자들은 아버지가 그렇게 되고 나서 어떤 행동을 했을지. 얄궂은 생각이었지만 아버지의 곁에 머문 여자들 중 단 한 명도 아버지를 사랑한 사람은 없을 거라는 깨달음이 생겨 그런 그가 불쌍했다.
 그 누구에게도 사랑 받지 못한 그의 인생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 위해 군림했어도 결코 행복한 인생이 아니었을 것이다.
 "회사가 부도나기 전에 한몫 챙겨서 미국으로 간 것 같아."
 "우리 아버지에게는 그럼 아무것도 남지 않았군요."
 "....."
 그 날부터 세준은 태림의 곁에 거의 하루 종일 머물면서 간병을 자청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감동하는 사람들과 팔불출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그의 얼굴은 병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과일 좀 먹을래?"
 세준은 그 커다란 손으로 사과를 깎아 태림에게 내밀었다.
 "회사 일은 어쩌고 여기에 있어요."
 "걱정할 것 없어. 다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의사가 그러는 데 내일 모레쯤에는 퇴원해도 된데 네가 원하면 더 있어도 되고. 어떻게 할래?"
 아이가 있었기에 그의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나마 세준이 그녀를 참아 넘기던 아이도 없어졌으니 그의 곁에 머물 이유가 없어져 버렸다.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돌아가면 자신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떠날 계획을 세웠지만 세준은 그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자 세준은 안심을 했는지 회사로 일하러 나갔고, 다른 식구들도 없는 틈을 타 별로 많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집에 있었기에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똑똑
 "예?"
 "작은 사모님 저 장 좀 보고 올게요. 뭐 필요한 것 있으세요."
 "아니요. 한숨 자려고요. 다녀오세요."
 "네."
 아주머니가 장바구니를 들고 나가자 태림은 또 한번 마지막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면 눈으로 마음으로 담았다. 세준과 결혼생활을 했던 방, 그가 대부분을 시간을 보내던 서재, 시부모님이 쓰는 부부간의 애정이 넘치는 방 그 모든 걸 기억 속에 추억 속에 간직한 채 태림은 떠났다.

 "무슨 말씀이세요. 태림이 사라지다니요."
 세준은 태림이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자 마자 집으로 한걸음에 달려왔고, 당황하고 있는 식구들에게 소리를 치며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떠났다.
 이번엔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물건은 단 한가지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검정고시를 본다던 태림이 책을 다 버리던 것이 생각이 났다. 왜 버리냐는 질문에 "노트 정리 다해놓아서 필요 없어요." 라고 대답했기에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윤수 넌 뭐 아는 것 있어?"
 윤수는 세준의 경호실의 일원이 되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는 큰 사모님을 모실 때도 저에게 장소를 말하지 않으셨습니다. 혹시...."
 "혹시 뭐?"
 세준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태림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