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 ## 그놈의 사정 ##

낙천2005.04.18
조회4,793


어느날..

내게 메신져가 울렸다.



"낙천님..

변비에 얽힌 그녀의 사정 잘 보았습니다"



나: 네..감사합니다.




"낙천님은..

누구의 얘기든

그 이야기가 아무리 지루 하고 긴 이야기라 하더라도..

정성스레 귀담아 주시는것 같기에..

제 맘속에 꼭 꼭 숨겨두었던 얘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나: 자...잠깐...-_-

"네?"




나: 지금 그 이야기는.. "너 참 할짓 없다?" 로 들립니다만;;

"특별히 할 짓이라도?"



나: 아...아뇨-_-;

"시작합니다-_-"





## 그놈의 사정 ##



저는..

남들보다..

약간....

아주 약간 나이가 들어 보이는 안면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의 일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태어나면..

숨을 튼다고 하여 엉덩이를 때려 울게 만듭니다.




저 역시

남들 다 겪는 그 과정을 거쳤습니다.



갓 나온 제 얼굴을 본 의사는..

흠칫 놀라며...

감히 노인네-_-; 엉덩이를 때릴순 없다며

엉덩이 가격을 간호사에게 미뤘고...



난처해 하던 신입간호사는...

두눈을 질끈 감고.....

엉덩이를 때리며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영감님 죄송합니다"


-_-;



그때 힘차게 터져나온..

저의 '응애' 소리를 들은 이들은.....

갑자기

들려온 한가락의 구성진 "민요'에 어깨춤이 절로 일었다 합니다-_-



뒤늦게...


신생아실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던 제 얼굴을 보신

할아버님은..

증조부님의 환생이라 부르 짖으며..

무릎을 꿇어 가족들을 당황케 했답니다.




누차 말하지만..


태어났을때의 일입니다-_-;;




짐작 하시겠지만...

제 노안은;;

살아가는데 많은 트러블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버스에 오를때면..

매번....


학생요금을 낸다며...


기사님께 '날강도 같은 노인네' 라는 소릴 들어야 했고..


눈물을 흘리며..

"저 학생 맞아요" 라고 호소 하는 저를..


기사님은..


"불쌍한 노인네..노망까지..-_-" 라며..

학생 요금을 내는 노인네-_-를 눈감아 주셨습니다.






그렇게 버스에

오를때마다..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라며

착한일 했다고 아주 선량하게 웃음 짓는

중학생 형아-_- 면상에 주먹을 꽂은게

제 나이 13세 때 였습니다-_-;;




13세 이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서서 가본 경험이 한차례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15세 이후론..

불량불법 비디오 및 잡지 따위를 사는건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동네 사람들은 제게 손가락 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호색한 영감같으니.."



15세 때였습니다-_-;;




게다가..

선한 인상의 비디오 가게 아저씨 께서..

할머니 한분의 손을 제게 꼭 쥐어주시며..



"외로운 분들 끼리 잘 지내보세요" 라며 웃어주었을땐;


비디오 가게에

불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아저씨의 고운 마음씀씀이에..








할머니와 2개월간 교제했습니다-_-;


아..! 이때가..

할머님이 다니는 경로당에서..

처음으로 '젊어 보인다' 는 소릴 들은 때였습니다;





고교생 때는..

내게는 유독 존댓말이 튀어나온다는

다수의-_- 선생님들을 이해해야 했으며-_-;




대학교 때는

새로온 교수라고 수업을 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미팅에 나갈때면..

어김없이 날아 오는

상대 여성분들의 첫 멘트는..


"아드님은 어쩌시고 영감님이.....-_-"
"영감님 이자리 맞아요?"

따위였습니다-_-;



이런 이유로...

저는 24살이 된 지금까지 여자친구 한번 사귀어 보지 못했습니다.





나: 안타깝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메신져로 그쪽 분의 사진을
제가 봐도 되겠습니까..?


"네..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이 얼굴로 24년을 살아왔습니다.
제 사진입니다"





나: ..................


"낙천님?.. 낙천님?"




나: 아직 타이핑할 기력은 남아 있으시네요...

"-_-;"





나: 보기보다 정정하십니다. 어르신..

"낙천님..자꾸 구러면 미오 미오 안너라! 전누가! 흥"




나:.................손주가 요즘 그런 재롱을 떠나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얘기나 계속 들어주시죠-_-"


나: 네..어르신..-_-




그렇게 24년 동안..

여자친구 한번 못사겨 본체로 살던 제게

뜻 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나: 어디 물 좋은 경로당이라도?





아..아닙니다-_-;;

놀라지 마십시오...

드디어.....

제가 24살로 보인다는 이성을 만난겁니다.





나: 에이 영감님 잘못들으셨겠죠..
24살의 자제분들 두셨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아닙니다. 그녀는..절 사랑했습니다.

저는 처음 해보는 연애에..

그리고 그녀에 푹 빠져..

하루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그녀의 아버님은..

절 보며 화를 냈습니다.



"아무리 돈이 좋기로 서니..내 딸을 할아버님께 드릴 순 없습니다"


아마

저를 돈 많은 사업가 쯤으로 보셨나 봅니다.




그녀의 아버님은

딸을 절대 제게 줄 수 없다며

딸을 만나지 말것을 요구했고...


그래도 우리의 만남이 계속되자..

그녀를 높은 탑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녀는..

높은 탑을 탈출하기 위해..

밧줄로 쓸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아무리 빨리 자란다 해도..

족히..

15년은 기다려야 되지 싶습니다.





나: -_-;;


"낙천님 못믿으시겠다는 표정이십니다?"




나: 영감님..
아예 사식으로 만두도 들어온다 하시죠?
영감님 이름은 '오대수' 고-_-;
여자분 성함은 '라푼젤' 이겠네요-_-?

결론이 뭐에요 결론이.....



"낙천님....여자 하나만 소개 좀...."


나: 이런 씨박 첨 부터 그렇게 얘기 하죠-_-!!




때마침...얼마전..

남자친구와의 이별에 가슴아파하는 여자분이

하나 있었기에....

그녀를 그와 엮어 주었다.



그리고 둘이 만나기로 했다며..

낙천님 덕분이라며 기쁨에 가득찬 그의 말을 들은날 저녁..



메일이 한통 날아 들었다.


















from 변비녀.


[낙천이 이새퀴.....

'단감'에 이어....'영감'이냐? 뒈지고 싶구나 니가?]








변비로 고생하던 그녀에게 답장을 보냈다.









to 변비녀.


그분은 영감님이 아닙니다.
라푼젤을 사랑하는 올드 보이일 뿐입니다.








낙천이었습니다.


-그녀의 사정 참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