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이기적인걸까요? 결혼이 망설여져요ㅠㅠ

휴우~2005.04.19
조회2,107

만난지는 벌써 2년반이 되었습니다.

오빠는 29, 저는 26 이구요.

 

오빠는 지금 결혼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고, 워낙 성격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터라

더욱 빨리 결혼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답답한 점은 그렇다고 결혼할만큼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공고를 나와서 군대 제대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이것저것 일도 많이 했지만

지금까지 모아논 돈도 하나 없고 (정말 한푼도 없습니다.ㅡㅡ;;)

하루하루 생활하기도 빠듯합니다.

저축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어릴때부터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다가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은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작년에 직장을 그만둔다고 하길래 (사실 거기도 비젼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럴바에야 아예 하고싶던 공부를 더 해서 그 쪽 일을 해보는게 어떻겠냐

권유를 해서 학원을 보내고 그 쪽으로 취업을 한 상태입니다.

 

그 뒤로도 6개월만에 세번째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만둔 이유는 박봉, 근무조건 안맞음 등이었습니다.

 

지금 여기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다녔던 곳들중엔 가장 나은 편입니다.

연봉 1800.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직장은

어차피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이니까 박봉이라도

회사가 튼튼하고 규모도 있고 업계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있어서

직원들에게 있어서도 발전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아서 나중에 더 좋은 조건은 이직을 하게되거나

사업을 하게 되어도 그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직장은 직원이라고 달랑 4~5명.

그쪽일도 이제 개척하는 회사라 언제 망할지 알수가 없을 뿐더러

회사에서 배우는 입장보다는 회사를 일으켜세워야할 입장입니다.ㅡㅡ;;

 

물론 그런 경험도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직업이 안정되지 않은 마당에 결혼을 원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시부모님은 저를 정말 이뻐해주시고

공무원이시라 연금이 있기때문에 노후걱정은 우리가 안해도 된다는 겁니다.

집도 어려운 편은 아니구요, 부모님이 땅 조금과 집 두 채 정도 가지고 계신것 같습니다.

 

결혼한다고 하면 아파트 전세정도는 해주실것 같구요.

(아들이 돈 한푼 없는 거 아시는데도 결혼 서두르시는 거 보면

전세정도 해주실 생각은 있으시니까 결혼하라고 서두르시는 거겠지요??ㅡㅡ;;)

 

오빠에 비해 저는 서울은 아니지만 이름 말하면 알만한 4년제 대학을 나왔습니다.

전공살려 취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직장생활 시작한지 몇개월 되지 않았구요,

박봉이지만 미래를 보고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연봉은 1600정도...

집도 어려운 편은 아니고 제가 돈 모아서 시집가야만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결혼이 망설여지는 이유는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경제적인 능력과 학력차이.

 

이렇게 말하면 정말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저 어렸을때부터 어렵게 지낸편이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돈때문에 쪼달리면서 아둥바둥 살고싶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과 결혼하면 그렇게 살게 될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휴우....

 

경제적인 능력과 어찌보면 연관이 있는 학력차이도

무시할만한 것이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양성평등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사회적 통념상 여자가 학벌 더 좋고 능력있다는 것...

쉬운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나름대로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많을 것이고

여자도 남자를 무시하게 되는 경향이 생길것 같고...

 

이러저러한 생각끝에 이 사람 이제라도 대학을 보낼까,

결혼해서 내가 몇년 고생하더라도 대학을 마치면 지금보단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리 못잡고 자꾸 이리저리 옮기는게 아무래도 욕심은 큰데

학력때문에 욕심에 맞는 직장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인 것 같습니다.

 

오빠가 일 하기 싫어하고 게으른것도 아니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은 야근을 하고 밤을 세우더라도 해내고

그거에 대해서 불평한마디 안하고 오히려 보람있어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에대해 의지가 없어서이기 보다는

나이는 있고 결혼 생각은 있어서 어느정도 대우는 받고 싶은데

학력도 안되고 게다가 일 시작한지도 얼마 안되서

그 정도 되는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구하더라도 전문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입학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공고 출신에 내신도 안좋고 나이도 있고

게다가 예능계열이다보니 실기문제도 그렇고

대학들어가는것도 쉬운문제가 아니더군요.

 

(이렇게 얘기하면 또 대학이 전부냐, 능력있고 사회경험 쌓으면 된다 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저는 대학나와서 전문적 지식의 엄청난 축적을 하기를 바라는건 아닙니다.

아무래도 배우다보면 좀 더 사회적으로나 전공에 대한 견문이나 사고의 폭도 넓어지게 되며

자기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취업이나 승진에 학력이라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어렵게 전문대만 들어간다고 쳐도 준비하는데 적어도 1년

졸업까지하면 적어도 3년정도는 걸릴텐데

그럼 나이가 33~34은 될것 같습니다.

 

그 나이에 또 신입으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네요.

언제 돈모아서 언제 애기를 낳을것인지...

 

저 능력안되면 애 낳지 말자는 생각을 굳게 하고 있습니다.

괜히 부모, 자식 서로 힘든 일이니까요.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그럼 헤어지고 조건 좋은 남자 찾아가면 되지

왜 고민을 하고 있냐, 혹은 너도 좋은 조건은 아니다 사람 조건만 따지지마라

하시겠지요. ㅠㅠ

 

하지만 오빠가 이런 부분만 빼고는 결혼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저한테 잘하고 성격도 잘 맞고 취미도 잘맞고 좋습니다.

 

지금까지 여자문제는 커녕 그 비슷한 문제로도 속썩여본적 없구요,

정말 여자라고는 저밖에 모릅니다.

(여자한테 전화오는 걸 본적이 지금까지 몇번 없습니다.ㅡㅡ;;)

아직까지도 저를 너무 너무 예뻐해줍니다.

 

다른 남자들처럼 게임에 몰두하거나, 바람을 피거나, 연락을 소홀히 하거나

가부장적이거나, 바람기가 있거나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다만 외로움을 많이 타서 친구를 많이 찾고 (이 점도 결혼하면 달라질것 같습니다.)

술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3번 정도 마십니다.

(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게 술버릇 없고 술 취하면 자고요,

게다가 저도 술을 좋아해서 서로 잘 맞습니다.)

 

성격도 저는 덜렁덜렁하고 사소한 거 신경 못쓰고

게으른 편이고 귀찮아하는 편인데

오빠는 저의 그런면까지 커버할 정도로 잘 챙겨주고 세심하면서

알아서 빨리빨리 일을 처리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성격도 원만하고 붙임성도 있어서

오빠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저에 비해서

제 친구들과 거리낌없이 재밌게 잘 지내서 친구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래 만나서인지 이제 오빠가 너무너무 편하고

이렇게 저랑 잘 맞는 사람 또 만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부모님도 저한테 너무 잘해주시고 (특히, 아버님이..)

집안 화목하고 (너무 화목해서 탈...ㅡㅡ;;)

집에 돈 들어갈 일도 없고 부모님 노후 걱정 없고...

 

모든게 다 좋습니다.

 

이런 오빠에 비해 저 이기적인 면도 많고

성격도 활발한 편도 아니고

게으르고 오빠는 매번 사랑한다고 말하는 반면 저의 대답은 항상 "응"일 정도로

애교도 없는 편이고 (오빠 말로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더군요.)

사소한 것까지 잘 챙겨주는 편도 아니고 특히 술마시면 정신 팔려서 연락도 잘 안해서

무관심하다고 오빠 화도 많이 나게하고... 휴.. 말하자면 끝이 없네요.

 

이런 제 단점까지 이해해주는 오빠가 어쩔땐 너무 고맙고 그렇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 따져보면 오빠가 정말 내세울거 하나도 없고

그렇다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저한테 기운다고 생각이 들지만

또 다른 면을 보면 저한테 오빠만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도 들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 쯤에서 헤어져야하나 결혼을 해야하나

아주 가슴이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제가 결혼만 한다고만 하면 우리집이나 오빠집에선 별 문제 없이 할것 같습니다.

(다만 이 모든 문제들을 알고있는 엄마가 많이 망설이시지만

제가 구지 하겠다고 하면 말리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이제 제 판단만 남았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지간에 결단력이 없어서 단점이 되었던 제가

정말 큰 문제에서 역시나 결정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결혼 안될것 같으면 오빠 나이도 있고

얼른 놓아주어야 할것 같은데...

이제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그 사람 없으면 한동안 많이 힘들것 같습니다.

 

결혼은 정말 하고 싶어서 해도 행복하지 못하다는데

이런 마음으로 하면 행복하지 못하겠죠?

 

저 정말 나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결혼이라는게 쉽게 생각해서 될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일 중요한게 경제적인 면이라고 하고

성격적으로 안맞거나 시집이나 남편의 사람 됨됨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나 집안 환경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고 도대체가 판단이 안섭니다.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괜한 악플말고 진지하게 조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