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흐드러진 맘아픈 4월

미씨2005.04.21
조회792

벚꽃들이 흐드러지고 목련꽃이 지더군요

그날도

회사 동료가 돌아가셨어요

차장님인데 아직 미혼이라 혼자 회사 근처에서 자취하시던 분

정말 많은 미스테리를 남긴채 지금쯤 바닷물에 흘러흘러 세상 유람을 하고 계실지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2년 가까이 한번도 아픈적 그 흔한 감기한번 걸린걸 못봤었는데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머리가 아파 출근 못한다고 전화만 한통오구

그담날도 수욜날도 목욜날도 출근을 안하시더라구요

로또 맞으면 한 일주일만 쉬다 오신댔다고 사장님이 그러시대요

혹시나 해서 신문까지 뒤져봤네요 로또가 어느지역에서 1등이 나왔나

핸드폰을 한번도 안 받으시고 회사사람들이 화요일엔 집에더 가봤는데

문이 잠겼더라고 어디 가셨나보다구

수요일엔 인천 본가에 혹시 전화를 해봤어요 거기 계신가 해서

근데 안 오셨다고 하대요

그러구는 목요일날도 연락이 없어 다시 회사사람들이 아침에 집으로 찾아가서

창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혼자 숨이 끊긴채 계시더래요

믿을수가 없었어요

어쩌면 사람이 그리 허무하게 갈수가 있을까

한마디 말도 없이 혼자서 쓸쓸하고 불쌍하게

나한테 잘해주시고 울 애들도 이뻐해주시고 그런 분인데

잘해드린것도 없고 너무 맘이 아프고 눈물만 나더라구요

너무 이상한건 나한테 가족얘기 부모님얘기 집에 갔다왔단 얘기 자주하고 했었는데

집에서는 행방불명으로 신고까지 해놓은 상태구 울회사 입사한지 2년인데

그동안 집에 한번도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는군요

도저히 믿을수가 없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지난겨울엔 어머님이 집 계단서 미그러지셔서 다리를 다쳐 입원중이라고 하셨구

얼마전에도 집에 다녀왔다고 했구 막내동생이랑 얼마전에 퇴근후에

한잔 했다고 그러셨는데

환상속에 사신건지 거짓말을 하신건지

너무 황당하고 믿을수가 없네요 지금도

너무 아픈 첫사랑 얘기도 들었는데

그래서 그 후로 결혼하고픈 여자를 못만나 마흔이 넘었는데도 미혼이신가 했

었는데  지금 이순간에도 저 문을 열고 웃으며 들어오실것만 같네요

목소리며 모습이 생생히 눈에 아른거려요

정이 너무 많이 들었었나봐요

이제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란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요

사는게 허무하고 별거 아니란 생각도 들구요

또 이상한건 화요일 오후 5시쯤에도 회사앞 담배가게에서 담배 2갑을 사가셨다는군요

담배가게 아저시가 분명히 봤다고

근데 왜 회사엔 안들오구 걍 가신건지 아프면 병원이라도 가실것이지

또 수요일 아침에도 울회사 거래처사람이 울회사에 물건 가지러 오다가 차장님을

만났대요 어디가시냐니까 출근하는 길이라고 하셨다네요

그럼 출근 안하시고 왜 다시 집으로 가셨는지

바로 오셔서 회사서 아프던지 쓰러지던지 하셨음 바로 병원으로 모실걸

제 생각엔 걸어오던중에 머리가 다시아파 집으로 가신거 같아요

그러고 돌아가신거 같아요

우리가 발견한게 목요일 오전이니까

가까운곳에서 사람이 죽어도 모르고 있었단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울 사장님과는 10년넘게 형동생 하는 사인데

울 사장님은 맘이 더 아프시겠죠

국과수에 사인을 의뢰했었는데 뇌출혈로 나왓다고 하네요

그 모든것을 밝히고 지난토욜날 화장을 해서 연안부두에 뿌려드렸다네요

오랫동안 맘속에 남을거 같아요

집에 차장님이 뽑기해서 갖다주신 바구니도 있구 요요도 있구

찻주전자랑 찻잔도 있는데

보면 맘이 아프네요

부디 편안하시길 ..

꿈속에라도 다시 뵈면 그동안 잘해 드리지 못해 죄송했다고

나한테 잘해 주셔서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요

봄꽃이 피면 항상 생각날거 같아요

사람이 죽어도 변하는건 한개도 없이 세상사는 다 돌아가네요

꽃들도 피고 지고 ...

잊으렵니다

회사를 그만 두신거라고 그렇게 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