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래 나 차였다. Apr. 20th

지영이꺼200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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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이없게 자빠져 자다말고 내가 정말 뭘하고 싶고 내가 뭘하면 가장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를 가지고 밤새 고민하다가 뜬끔없이 결론이 하룻 밤만에 영어를 목적으로하는 유학으로 결정이 나버렸다.

일단 엄마의 허락이 떨어졌으니 일단 유학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유학자금이 필요했다.인터넷에 접속해서 클릭 몇번만 해보니 일단 견적은 나왔다. 견적 내용은 ㅡ.ㅡ 지 쓰기 나름이다. 헉~
예전부터 BAR를 해보고 싶다는 동생을 불러냈다.
"너 BAR 아직도 하고 싶냐?"
"ㄴㅔ 근데 왜요?"
"너 내 BAR해라."
"왜요?...근데 형! 저 형 BAR 살 돈 없어요."
ㅡ.ㅡ 이런 젠장 그지새끼 돈도 없이 하고 싶다고 한거야.
"에이~ 그럼 장사는 네가하고 돈은 나누자."
"저야...좋죠. 근데 형 어디가요."
"응...유학간다."
"형~! 약 먹었어요?"
"이런 샹젤리제같은 새끼..."
"아니~ 형은 취직안하신다면서요 그래서 원서도 한번도 안내고 그랬던거 아니예요? 근데 갑자기 무슨 유학이예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저렇게 말들을 하고 다녔지만 난 정말 하고 싶은게 있었다. 그런데 영어가 강력하게 테클이 들어왔고 그래서 내린 결정이 영어를 목적으로한 어학연수였다. 물론 돈이 펑펑~ 넘쳐서 가는 것도 아니고 멋 부릴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도피하는 것도 아니였다. 정말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게 필요했고 빠른 시간에 능률적이고 집중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유학을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ㅡ.ㅡ 내가 그랬냐?...나 취직할거다. 하고 싶은거 있다."
"뭔데요?"
"ㅡ.ㅡ 디질래? 이게 꼬치 꼬치 캐묻고 지랄이야. 딴 소리 말고 가게 할래? 말래?"
"저야! 땡쓰죠."
ㅡ.ㅡ 내 백수생활에 젖줄이던 BAR마저 ㅡ.ㅡ 약 10분만에 팔어 먹었다. 간단하게 구두로만 계약은 성사됐다. 디테일하게 얘기하고 계약하지는 않았지만 절대 나 손해보게할 녀석은 아니라는 믿음이 있는 녀석이었기 때문에 매달 장사하고나면 일정 부분 나에게 송금을 해주기로 했다.
"장사 열심히하고 돈 많이 벌어서 형오면 니가 이 가게 꼭 사라."
"^^ 네...열심히 할께요. 그리고 매달 가게 매상 정산하고나면 형한테 드릴부분 둘째 누님께 전해드릴께요. 공부 열심히 하시고 오세요."
"지랄 똥을 싸라. 가게나 열심히해."
담배를 물고 한모금 깊게 빨며 가게를 쭉~ 한번 돌아봤다. 그래도 정 많이 들은 곳인데...인테리어할때랑 컵 사러 다니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속이 따가웠다. ㅡ.ㅡ 담배를 넘 깊게 빨았나부다. 젠장~
"형! 간다. 형 가기 전에 애들이랑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든지하고 자세한 얘기는 전화로 하자. 그리고 알바애들한테는 내가 전화해둘께. 너 애들 다 알지?"
"ㄴ ㅔ~ ^^ 전화 드릴께요."
수환이 좋고 의리가 있는 녀석이니 믿음이 갔다.

"나 유학간다."
토요일 저녁엔 항상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는다. 난 그 자리에서 내 계획을 자신있는 목소리와 당당한 제스처로 말했다.
"나 유학간다구..."
나의 당당함에 다들 놀란듯이...이구동성으로...
"똥을 싸라. ㅡ.ㅡ"
"ㅡ.ㅡ*(뻘쭘) 진짜 간다니까?! 벌써 비행기표랑 갈 학교 등록금이랑 다 입금하고 출국날짜 잡혔다."
그제서야 사태 파악이된 가족들은 나의 진지한 계획에 맞는 진지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비행기표 환불하면 얼마나 둘려받어?"
"학교 등록금은 안 돌려줄 것 같은데 자기 생각은 어때?"
"저 인간 아무래도 ㅡ.ㅡ 약 먹은 것 같은데 병원 가봐야 되는거 아냐?"
...
ㅡ.ㅡ 이 무신 시츄에이션이란 말인가. 내 진지한 계획은 일순간 미친 객기로 돌변했다.
"나 진짜 갈거라니까."
나의 진지한 계획을 가장 먼저 진지하게 받아드린 사람은 막내매형이었다.
"그래 왜 가냐?"
"영어공부하러..."
"단지 영어 공부하러 간다구?"
"응! ㅡ.ㅡ 왜?"
"...돌...때가리..."
헉 ㅡ.ㅡ 이게 뭔소리야. 우리 막내매형에 요점은 영어만을 목적으로 내 나이에 왜 유학을 가냐는 것이다. 재수없는 현실이지만 우리 막내매형 유학 한번 없이 한국XX우주연구소에 선임연구원 자리를 꿰찼고 NASA(ㅡ.ㅡ 요기 뭐하는 곳이야? SF영화보면 마니 나오기는 하두만)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재섭는 인간이다. 자기 머리로는 영어를 목적으로 하는 단기유학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하긴 나도 막내매형 머리가 이해안되기는 피차일반이니까. 막내매형에 의견은 무시하고 패스~ 다음~
다음으로는 내가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 다음으로 사랑하는 우리 큰누나의 말씀이다.
"너 피터팬 증후군이냐? 왜 맨날 그렇게 사회에 나오기 싫어하냐? 남들처럼 나이에 맞게 사회에 나와서 부딪히면서 살아. 왜 자꾸 그렇게 공부라는 보호막치고 사회에 나오기 싫어하냐?"
항상 날 이 세상에서 가장 잘생기고 똑똑하고 이쁘게만 봐주는 우리 큰누나가 큰눈망울로 날 뚤어지게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도 눈 똑바로 뜨고 말씀 드렸다.
"ㅡ.ㅡ 나 하늘 못 날아. ㅡ.ㅡ 내가 무슨 피터팬이야. 누나 말 무슨 뜻인지 잘 알겠고 뭘 걱정하는지 잘 알겠는데 나 꼭 하고 싶은게 있고 그러기 위해서 꼭 가고 싶다. 열심히하고 올께. 너무 걱정하지마."
"난 네가 무언가 새로 시작할때 항상 걱정이다. 너의 생각과 너의 계획이 진심이란거 알아. 그래서 더 걱정이다. 세상이란게 네 생각처럼 그렇게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네가 진지하게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라면 나중에 더 크게 실망할지도 모르는데...걱정이다."
가족들의 대화의 요점은 공부를하러 간다는게 나쁜건 아니지만 학위를 목적으로하는 장기 유학도 아니고 어학만을 목적으로 하는 유학이 얼마나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될것이며 네 생각대로 안됐을때 네가 실망해서 의욕을 상실하면 어떻게하냐는 쪽으로 모아졌다. 술과 함께 이어진 이 대화는 아주 한참동안 결론없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한마디로 모든게 정리됐다.
"시끄럽다. 아가 간다는데 가스나들이 땍땍~ 거리노...방정들 고만 떨고 아 간다는데 책값이나 보태주라마. 니들(매형들)도 술 고만 쳐묵고 집에들 가라."
ㅡ.ㅡ 우리 엄마의 한마디에 상황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