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test guy -> 소녀와 숙녀사이 1

님프이나2005.04.23
조회569

소녀와 숙녀사이 1


  동화에서 깨어난 다음 날이었다.


  투명한 하늘은 어느 때보다도 푸르렀고, 날씨는 투명보다도 짙었다. 그리고 유리는 하야트 호텔로 출장을 갔다.


   출장명; 인간워칭

   워칭대상; 세계적인 투자자들


   출장장소에 모인 워칭 대상들은 한 100여명 되었는데, 모두가 검정색 내지는 감색 슈트차림이었다.  그 때문인지, 그들은 마치 부시 미 대통령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었고, 그러한 느낌의  그들은 그들이 분명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유리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다. 데이비드 본더만 텍사스퍼시픽그룹 회장, 블럼 캐피털의 리처드 블럼 회장 등. 


    유리는 그러한그들을 열심히 워칭하며 머릿속으로 스케치했다. 부장이 그들을 머릿속으로 열심히 워칭하며 스케치하라고 출장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뭐! 굳이 부장의 명이 아니더라도, 가끔 이렇게 인간워칭을 하는 것이 좋긴 좋다. 이유는 세상을 새롭게 한번 관조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각 이곳에서 세계의 큰손들이 한국의 투자확대를 논의하는 동안, 반대편 도로에선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있다. 큰 손들의 움직임, 작은 힘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어떠한 것에도 미치지 못해, 직업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20?30대 젊은이들. 과거의 인류가 총칼로 힘을 지배했다면, 21세기의 인류는 무엇으로 힘을 지배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자본일 것이다. 굳이 이라크 전쟁과 같은 국가간의 거대한 힘의 논리가 아니더라도, 개인과 개인, 사회와 개인간의 힘의 논리에서도 말이다.


    유리가 머릿속으로 인간워칭을 스케치하는 동안, 회의 관계자가 취재진들에게 회의내용을 정리했다.


관계자;올해 제일은행의 성공적 매각으로 뉴브리지캐피털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고무돼 있읍니다.    

         조만간 이번 회의를 통해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 같   

         습니다.


   ‘ ^^, 어느 때나 회의 내용은 같네!’


   유리의 생각에 뉴브리지캐피털은 지난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003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가졌던 각각 투자자 회의에서도 같은 내용을 논했던 것 같았다. 회의 레스트 타임, 유리는 머릿속의 스케치 내용을 정리하러 호텔 비즈니스센터로 향했다.


  “ 안녕!”

   먼저, 비즈니스센터 라운지에 도착해 있는 수현이가 유리를 불렀다.

 

  “ 나, 오늘 늦게 왔어.”

  “ ??,  그럼, 스케치 못했겠네.”


  “ 응!”

  수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아예 회의장소가 아니라 비즈니스센터로 왔다는 것이다. 유리는 좀 황당하기도 했다.


  “ 어제, 알렉스양하고 늦게 까지 술을 좀 했거든.”

  “ 그랬구나.”


   유리는 수현이가 머릿속 스케치 대신 마련해놓은 카푸치노와 브라우닝을 홀짜거렸다. 수현이는 센터로부터 들어오는 투명한 햇빛을 보며 뭔가에 빠진 것처럼 말했다.


  “ 투자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해서 빈익빈 부익부가 해결될 수 있을까?”

  “ 글쎄!”


  수현이도 유리처럼 반대편 도로에서 벌어지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같았다.


  “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수현이는 계속 뭔가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왠지 알어, 이유리?”


  “ 몰라.”

  “ 그건 신의 섭리이기 때문이야.”

 

  ‘ 한수현, 무슨 얘기야?’


   유리는 수현이의 황당한 이야기에 눈동자가 깜빡 동그래졌고, 수현이는 더욱 뭔가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깜찍한 웃음까지 지었다.


  “ 그것이 신이 만들어 준 인간의 세계라는 것이거든.

    예를 들면, 키 같은 경우야.

    체질적으로 키가 잘 크는 사람은 어른이 되서도 키가 계속 자라지만, 체질적으로 키가 잘 안크는 사람은 성장기에도 발육이 잘 안 된단 말이야. 그래서 너무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는 거야. 그렇다고 너무 큰 사람이 너무 작은 사람에게 자신의 키를 줄 수 있을까?”


  “ 그러네!”

   수현이의 놀라운 발견이었다.


  “ 아마, 10센티도 주기 어려울 걸?”

   그 놀라운 발견에 유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 근데, 넌 뭐가 그렇게 좋아?”

  뭔가에 빨려 들어간 것처럼 깜찍한 표정을 지은 수현이가 이번엔 딸랑 반대편 테이블을 향해 손까지 흔드는 것이다. 유리는 수현이의 딸랑이는 손을 따라 살랑 얼굴을 돌렸다. 


  ‘ 세상에 얘가?’


  반대편 테이블에서도 유리네 테이블을 향해, 한수현을 향해 누군가가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 누군가는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프랑스 남자로 보였는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입생로랑을 연상시킬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