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그녀 {#5사랑이 올까요}

이야기 상자2005.05.01
조회1,174

저만 그런가요. 왜 테마톡 나도 작가에 드러가려는데 왜 자꾸 엔터톡으로 들어가는지 한두번도 아니고 짱나서떴다!!! 그녀 {#5사랑이 올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글 올리는 걸 그만 둘수는 없죠.ㅎㅎㅎ

 오늘도 잼 나게 읽어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둘이 싸우기라도 했나?"
 요나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 아침이 되어서도 유신의 얼굴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았고, 유신도 그에 답하듯 아침 인사도 하지 않은 채로 앉아 묵묵히 식사만을 했다.
 "아니요."
 하지만 눈치 빠른 할머니는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별로 할 이야기도 없는 걸요. 우리 집 하숙생은 워낙에 고고하신 분이라 서요.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요나는 할머니가 뒤에서 혀를 끌끌치는 걸 들었지만 굳이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잘못한 것이 없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녀를 오해한 것도 미운데, 그녀가 내려 주라고 했다고 다리 한가운데 내려놓는 매너라고는 약에 쓸래야 쓸 수도 없는 남자가 오늘 따라 정말 미웠다.
 "저 인간 만들 때 분명 하느님이 바쁘셨을 꺼야.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물이 아까울 정도로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거냐고."
 "같이 가자."
 "이런 놀랬잖아요요오."
 해는 이미 동쪽에서 떴지만 다시 서쪽에서 뜨려는 것 같았다.
 "뭘 그렇게 두리번거리는 거야?"
 "해가 동쪽에 그대로 있는지 보려고요."
 요나는 그가 인상을 찌푸리거나 뭔가 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런 표정도 짖지 않자 더 이상 비아냥거리지 않고 차안에 올라탔다.
 "받아."
 그녀가 유신의 긴 손가락 사이에 있는 작은 종이와 유신의 눈을 쳐다보기만 하고 그걸 받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자 유신이 직접 그녀의 손에 종이를 쥐어 주었다.
 "이게 뭐예요? 어 명함이네. 이걸 왜 날 주는데요?"
 그녀는 운전하느라 앞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옆얼굴을 질문을 한다는 핑계로 열심히 눈요기를 하면서 찬찬히 뜯어보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조금의 흠도 찾을 수가 없었다.
 "전화 번호 달라면서 거기에 직통 번호까지 있으니까 잊어버리지 말고, 다른 사람 함부러 보여주지 말도록."
 "네. 장군님."
 유신은 그녀의 대꾸에 미소를 지었지만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요나는 그의 작은 미소에 행복해 짐을 느꼈다.
 "전화 한번 걸어봐."
 요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유신의 가슴이 조금 떨려왔지만 그는 티내지 않았다.
 "네 전화 번호 찍히게."
 엄마. 내가 이 사람을 생각하는 것처럼 이 사람도 날 생각해주는 날이 있을 까? 지금 엄마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던 친구들이 가까이 있어 언제든지 가서 만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부모님의 존재가 가장 필요로 했다.
 "부모님은 뭐하세요?"
 유신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지만 화가 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지금 세계일주 중이셔. 조금 더 돌아보시고 들어오실 계획이야."
 요나는 그가 술술 대답해 주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마음먹고 질문을 쉴새 없이 하기 시작했다.
 "그만 좀 할 수 없어, 운전 중인데 정신이 없잖아. 궁금한 게 뭐가 그렇게 많아."
 유신이 핀잔을 주었지만 요나는 입만 삐죽거릴 뿐 마음 상해하지는 않았다.
 "그냥요. 이런 기회가 좀처럼 주어 져야 물어 볼꺼 아니에요. 형제는 있어요?"
 "아니."
 유신은 그냥 포기하기로 한 것 같이 체념한 어조로 대답을 했다.
 "여자 친구는요?"
 "없어."
 "알았어요. 이제 그만 물어 볼게요."
 요나가 항복의 의미로 두 손을 들어 올리자 유신은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이 정도 수확은 생각해 보지도 못한 행운이었기에, 오늘은 이걸로 만족할 수가 있었다.
 "일 열심히 하세요."
 요나는 그가 열어 주기 전에 알아서 문을 열었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너 나 잘해'라고 하는 것 같은 데요. 알았어요. 저도 무지하게 열심히 할게요. 저녁에 봐요."
 그녀가 낙하산이라는 건 회사에 이미 퍼져 있었지만 사장의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었고, 소문은 그녀가 사무실에 들어가지 전에 온 회사에 퍼져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때, 작은 아파트와 집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이 지겨워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연미복을 전문으로 다지인하는 디자인 삽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하는 거였다. 처음에는 요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매장 지배인도 그녀의 성실함에 요나를 예뻐했었고, 그녀가 심심해서 끼적거린 디너용 드레스를 보고 의상을 제작해 주었다.
 그를 계기로 그녀는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씩 배웠지만, 아직은 캐주얼이나 정장에는 익숙지 않아 회사에 출근해서도 연신 종이만 버려대고 있었다.
 "요나씨. 그래서 어디 종이가 남아나겠어. 아무리 백이 좋다지만 회사 물품은 아껴야지."
 "네."
 한마디 해주고 싶어 목까지 말이 치밀어 올랐지만 참기로 했다.
 "얼마나 백이 좋으면 사장님 차까지 타고 출근을 해. 요나씨는 참 좋겠다. 나도 그런 백 있었으면 지금쯤 팀장이 되고도 남았을 텐데."
 "에~~이 설마요?"
 "뭐?"
 유정의 눈에는 핏발이 섰지만 그렇다고 요나가 기죽을 리가 없었다.
 저 얄미운 유정이 눈앞에서 사라져 좋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이에 적고 있을 때 택배직원에 슬쩍 보아도 장미가 백송이가 넘게 들어 있어 보이는 꽃바구니를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어머나! 예뻐라. 누구한테 온 거예요?"
 유정은 자신말고는 그 바구니를 받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뛰어나가 호들갑을 떨고 있었고, 그녀의 그런 반응에 택배회사 직원도 덩달아 그녀에게 바구니를 쥐어주려 하고 있었다.
 "나요나씨죠."
 "아닌데요."
 "전 데요."
 요나는 남자를 향해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그러자 남자는 바구니를 미정에게 주려다 말고 요나에게 들고 왔다.
 "죄송합니다. 여기 사인해 주세요."
 요나는 남자가 가르친 곳에 사인을 했다.
 "누가 보낸 거예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카드도 같이 보내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수많은 장미 사이에 꽂혀 있는 카드에 쓰인 이름은 상연이었다.
 -내 친구의 즐거운 하루를 위해-
 요나는 팀장이 없어 눈치를 쏘아대는 동료들을 피해 꽃바구니를 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여보세요.
 "야. 무슨 꽃을 이렇게 많이 보냈어. 그런데 너무 예쁘다. 고마워."
 -천만해. 그냥 네가 생각나서 보내봤다. 마음에 드니 다행이야.
 "당연히 마음에 들지. 내가 노랑 장미 좋아하는 거 잊지 않았네."
 상연과 사귀던 시절 요나가 유독 노란 장미를 좋아해서, 상연은 만날 때마다 작게는 한 송이 많게는 다발로 선물을 해주고는 했다. 이제는 그런 추억도 웃을 수 있게 되었다니 예기치 않은 꽃을 받은 것 보다 더 놀라웠다.
 -그럼. 잠깐만...
 상연은 통화를 중단했다. 수화기 너머로 누군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보니 바쁜 것 같았다.
 "바쁘면 끊어도 괜찮아."
 -아니야. 이젠 괜찮아. 일은 어때?
 요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많이 힘들어?
 "디자인은 둘째 치고라도 사람들하고 어울리기 힘들어서 말이야. 왜 왕따가 힘든지 요즘 실감하고 있다. 정말."
 상연은 놀란 것 같았다. 요나가 굉장히 있기 있었던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 주위에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었다.
 "내가 울 할머니 백으로 들어온 게 어떻게 된 게 일하기도 전에 소문이 쫙 퍼진 거 있지."
 두 사람 다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게 누구의 입에서 흘러 나갔는지는 알만 했다.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다니까, 내 참. 나요나 인생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 누구 상상이나 했겠어."
 이번엔 상연이 진짜 바빠 통화를 끝냈다.
 요나는 꽃바구니를 들고 탁자 위에도 올려도 보고 햇살이 가장 잘 들어오는 곳으로 옮겨도 보고하면서 혼자 잘 놀고 있었다.
 "회사에서 꽃보고 놀라고 월급을 주는 건 아닐텐데. 꽃이 그렇게 좋으면 화원을 하지 그래."
 아무리 아침에 그녀를 데려다 주었지만 꽃을 보자 그가 한 짓이 생각이 나서 요나는 그에게 한 소릴 해줄 요량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그의 뒤에서 고소하다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짖는 미진을 보고 꾹 참았다.
 "남이사요.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해야 능률이 오르는 게 아닌가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회사의 방침이 바뀐 건 아니겠죠."
 여기서 질 수는 없었다. 특히 미진 앞에서는.
 "꽃이 참 예쁘네요."
 미진의 목소리는 유신이 있어서 있지 평상시의 차가움을 벗고 부드럽게 흘러나왔지만 요나는 속지 않았다.
 "고마워요."
 "혹시 본인이 배달시킨 거 아니야?"
 아니. 이 인간이 날 뭐로 보고, 이래봬도 나도 인기 있는 몸이라고요.
 그 말에 미진이 참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유신은 요나에게 시선을 두도 있어 보지 못했다.
 "내가 누구처럼 연기나 하고 다니는 줄 알아요. 옛날 남자친구가 보냈어요. 왜요? 불만이에요?"
 요나는 한번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듯이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턱을 들이밀었다. 요나는 유신과의 눈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그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어서 그의 뒤에 있는 연기에 능수 능란한 여자의 얼굴표정이 보기 사납게 일그러지는 걸 미쳐 발견하지 못했다.
 "들어가서 열심히 일해. 들어보니 아직 하나도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 없다면서. 그래서 어디 공모전에 작품이나 낼 수 있겠어."
 유신은 그녀의 약을 바싹 올려놓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듯이 휴게실을 나가고 있었다.
 "쫌생이. 메 롱. 힉."
 걸어가던 유신이 멈추어 서자 요나는 재빨리 자판기 옆으로 가서 몸을 숨겼다. 유신이 당장에 와서 보복을 할까봐 걱정을 했지만 그는 이마 저만치 가고 있었다. 말은 뱉어내기는 쉬었지만 떨리는 가슴은 진정시키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조용하게만 지냈던 자신의 다른 모습이 그녀의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만들었다.
 요나는 그의 말대로 꽃 감상은 그만하기로 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 꽃이 일으켜준 상쾌한 기분 덕분에 오늘은 뭔가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유신은 자신의 감정변화에 당황스러웠다. 처음에는 싫기만 하던 요나의 모습이나 행동이 이제는 귀여워 보이려고 하니 말이다. 조금 전만 해도 그녀가 화가나 입을 삐쭉거리는 모습에 미진이 없었더라면 키스를 했을 지도 모른다는 자각에 몹시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녀가 마지막에 던진 말은 오랜만에 그의 얼굴에 큰 미소를 떠오르게 했다. 화가 났다기 보다는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쫌생이. 메  롱."
 그녀와의 하숙은 조금 더 지나봐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요나가 들고 있던 꽃바구니를 누가 보냈을지 알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