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3부 그렇게 목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한 하늘을 원망했다. 또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한 닭을 원망했다. 우리는 그냥 그렇게 포기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누워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역시 닭은 닭이다! 나는 그날 닭이 얼마나 머리가 나쁜가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마침 바닥에 누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던 민수의 배위로 그 멍청하지만 고마운 닭이 제 발로 올라가 서 있는 것이었다. 가엽은 우리를 위해 닭은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한 것이다! 민수는 얼떨결에 닭을 붙잡았다. “ 와~~ 살았다! 하 하 하....... 형~ 우리 이제 살았어요.” -“ 그래 살았어! 닭아~ 정말 고맙다! 우릴 살려줘서....... ” 우리는 이미 바닥난 체력을 짜내어 다시 암벽을 올랐다. 아니! 물을 마시기 위해 더 열심히 올랐다. 그러던 중 날은 어두워갔다. 우리는 완전히 날이 어두워지자 곧 바로 준비를 했다. 그리고 지난번처럼 민수는 닭의 모가지를 따서 피를 뿌렸다. 닭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우리를 위해 스스로 잡혀준 고마운 닭......... 오늘도 한 시간 남짓 기(氣)를 받았다. 기(氣)를 다 받고나서 우리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 자 이제 어쩐다?.......” -“ 그러게요........ 아무래도 지금 내려가는 건 무리에요.” “ .................” -“ 우선 싸가지고 온 빵이라도 좀 먹자고요.” “ 그래! 일단 먹고 보자 ” -“ 형! 그런데 물..........” 우리는 암담했다. 빵은 많이 있었으나 아까 너무나 갈증이 심하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갖고 있던 물을 다 마셔버린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더욱 더 물이 마시고 싶어졌다. 어쩔 수 없이 우린 맨 빵을 꾸역꾸역 목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민수가 사온 빵은 전부 카스테라였다......... 시간이 지나 점차 추위를 느끼자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고 주위의 나뭇가지를 모아 조그맣게 불도 피웠다. 이미 너무나 지쳐있었던 우리는 조금씩 잠이 오고 있었다. 어느새 날이 밝았다. 새벽이슬을 맞아서 그런지 몸이 몹시 뻐근했다. 우리는 주변을 정리하고 곧 바로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작은 계곡을 만났다. 태어나서 물을 그렇게나 많이 마셔본 건 처음이었다. 그건 민수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계곡물을 정신없이 마셨다. 그러자 어젯밤에 먹었던 빵이 이제야 소화가 되려는지 ‘ 꺽~ ’ 하는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이 동시에 트림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다. 트림소리도 웃겼지만 서로의 몰골이 더 웃겼던 것이다. 마치 악마의 계곡을 간신히 탈출한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 삼일 후 - 나는 지난번 산행을 하고 돌아온 후 계속 아팠다. 기를 받으러 갔었던 건지 아니면 기를 빼앗기러 갔었던 건지 도무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어쨌든 오늘이 산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물론 오늘도 민수는 사무실로 와있었다. 민수도 몸살이 났는지 사무실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 민수야........ 어디 아프니? ” -“ 아뇨!.........” “ 나도 지금 죽겠어! 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 ..................” “ 그리고 오늘은 2인용 텐트도 준비했어. 지난번처럼 산에서 자게 되면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지........” -“ 그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 내가 들고 갈께.......” -“ 맘대로 해요! 난 모르겠으니까........” 민수는 뭔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나는 더 이상 말을 시키지 않고 산행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 우리는 잠시 후 사무실을 나섰다. 민수는 아무 말 없이 내 뒤를 따랐다. 오늘은 고속도로에 차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마도 휴가 성수기가 끝나서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멍하니 앉아있는 민수에게 말을 걸었다. “ 민수야~ 너 무슨 안 좋은 일 있니? ” -“ 네........” “ 왜~ 무슨 일인데 그래? ” -“ 그게 좀....... 자꾸 꿈을 꿔요! ” “ 무슨 꿈? ” -“ 닭 꿈이요!..........” “ 뭐? 닭 꿈! ” -“ 예. 꿈에 닭이 나와서 날 죽이려고 해요........ 사실은 맨 처음 오대산 갔다 온 다음날부터 벌써 몇 번째 꿨어요.” “ 음........ 그래서 네 얼굴이 그렇게 어두웠구나? ” -“ 정말 심각하다고요! 꿈에 내가 죽였던 그 닭들이 몰려나와서 날 마구 쪼아대고........ 어젯밤 꿈에는 절 죽이려고 까지 했단 말이에요.” “ 야! 아무리 꿈이라도 닭이 어떻게 널 죽이니? ” -“ 정말이라니까요! 닭이 갑옷을 입고 칼을 치켜들더니......... 내 목을 내려치는 거예요. 너무 생생해서.........” “ 하하하........ 닭이 갑옷을 입었다고? ” -“....................” 나는 민수의 말을 듣고 너무 웃음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민수의 얼굴은 정말이지 심각해 보였다. 나는 순간 민수를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민수야~ 이거 지갑에 넣고 다녀! ” -“ 이게 뭐예요? ” “ 부적!........ ” -“ 부적이요? ” “ 이거 넣고 있으면 닭 귀신이 바로 없어질 거야. 그러니까 며칠만 지니고 있어...........” -“ 이런 게 있었으면 진작 좀 주지 그랬어요? ” “ 네가 오늘에서야 애기했잖아! ” -“ 하하하..... 이제 안심이다. 휴~~~” 민수는 내가 준 부적을 지갑에 넣고는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민수를 보며 속으로 웃음을 참느라 무지 애를 먹었다. 사실은 내가 방금 민수에게 줬던 부적이 닭 귀신을 쫒는 부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겁을 먹고 있는 민수를 달래보려고 쓰지 못할 부적 하나를 준 것 뿐이었다. 더더군다나 그 부적은 지금 이런 상황에 쓰이는 부적이 아니었다. 얼마 전 한 손님이 재수부적을 주문했다가 취소를 하는 바람에 곧 태워버리려 했던 부적이었다. 그런데 아까 갑자기 이 부적이 손가방 안에 들어있다는 것이 생각나 장난삼아 민수에게 준 것인데........ 이게 바로 [플라시보 효과]였던 것 같다. 어쨌든 민수는 그렇게 가짜 부적으로 효과를 보았다. 민수를 속인 것이 조금 미안했지만 지금으로선 이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았다. 우린 어느새 진부에 도착했다. 지난번 닭을 샀던 집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토종닭 한 마리를 사서 자루에 담았다. 그리고 지난번보다 더 많은 양의 물과 간식도 챙겼다. “ 오늘은 어느 쪽으로 가실 거예요? ” -“ 글쎄....... 지금 생각으로는 소금강 쪽으로 가볼까 해. ” “ 그럼 여기서 한참 더 가야겠네요.” -“ 자 얼른 출발 하자! ” - 소금강 계곡 - 우리는 진부를 출발하여 진고개를 넘어 소금강 계곡 입구에 차를 세웠다. “ 민수야 니가 닭을 들어라. 내가 배낭을 멜 테니까! ” -“ 무거울 텐데 괜찮겠어요?........ 그깟 텐트는 뭐 하러 가져와서 짐을 만든담........” “ 지난번 생각해서 그랬지! 밤이슬이라도 좀 피해 보려고........” -“ 설마 오늘도 산에서 자겠어요? ” “ 혹시나 또 모르잖아...........” -“ 알았으니까 어서 올라가자고요.” 계곡은 휴가철 행락객들로 붐볐다.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계곡 위쪽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 형! 이대로 계속 올라가봐야 사람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그러게........ 그럼 저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자.” 우리는 계곡 주위의 사람들을 피해 산길을 택했다. 산길로 접어들자 조금 조용해졌다. 우리는 이미 지쳐있었다. 지난번 산행으로 몸도 좋지 않았었고 벌써 2시간 가까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게다가 오늘은 날이 흐려서 그런지 매우 후덥지근했다. 맨 몸으로 올라도 힘들 산행인데 오늘 내 등에는 무거운 텐트까지 실려 있었다. 민수 말대로 괜히 가져온 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힘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민수도 한 손에 들고 있는 닭을 담은 자루가 꽤 버거워보였다. 두 사람의 옷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오긴 했지만 그리 시원하지가 않았다. “ 어 비가 오네! ” -“ 날도 더운데 잘됐죠 뭐! 어~이 시원하다.......” 우리는 갑자기 내리는 비가 오히려 반가웠다. “ 잠깐만!......... 저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 -“ 예. 저도 들려요........ 한번 가보죠! ” 산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 아주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이 물이 산 아래쪽 큰 계곡으로 흘러내려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어렵사리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계곡은 마치 작은 수로(水路) 같았다. 다리를 벌려 건너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폭이었다. 우리는 계곡을 거슬러 오르며 기(氣)를 받을 수 있는 혈(穴)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 분명 이쪽에서 기(氣)를 느꼈는데 이상하네.........” -“ 형이 혹시 잘못 느낀 거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도 이곳은 혈(穴)이 있을만한 곳이 못되는 것 같은데요.” “ 그러게 말이다........ 조금만 더 올라가 보지 뭐.” -“ 이곳은 산이 깊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게 무리에요. 저길 보세요! 저 앞쪽은 큰 바위 때문에 길이 끊겼잖아요.” “ 그러네....... 저 바위를 돌아가거나 아님 넘어가야 하겠는걸........” -“ 저 큰 바위를 어떻게 넘어가요! ” 우리는 일단 저 앞에 보이는 큰 바위 앞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바위 앞에 도착한 우리는 바위를 넘어갈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바로 그 바위 밑에 우리가 찾던 혈(穴)이 있었던 것이었다. “ 형~ 그나저나 이 비를 다 맞으며 밤이 되길 기다리려면 좀 힘들겠는데요? ” -“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는구나..........” “ 아까는 시원 했는데 지금은 따가워요.........” -“ 일단 바위 밑으로 들어가서 비를 좀 피해보자! ” 우리는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바위 밑으로 몸을 숨겼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퍼 붓기 시작했다. 아까 산을 오를 때만 해도 멀쩡했던 하늘이 갑자기 시커멓게 변해있었다. 지금 시간이 오후 4시였으나 이미 날이 어두워져 버렸다. 조금 전까지도 쫄쫄 흐르던 계곡물은 어느새 콸콸 흘러내리고 있었다. “ 민수야~ 우린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 -“ 애 휴~~ 글쎄 말입니다. 오늘은 좀 쉽게 끝내고 가는가 싶더니만........” 나는 조금씩 걱정이 됐다. 지금 이대로 계속 비가 퍼 붓는다면 우리는 이 깊은 산속에서 잘못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비는 우리를 비웃듯이 계속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 형~ 너무 추운데!........ ” -“ 그러게 말이다. 아까는 그리 덥더니만.........” “ 그냥 내려가자 형~~ ” -“ 그게 말이 되니? 내 맘대로 날을 잡아서 올라올 것 같으면 무슨 걱정이겠냐! 오늘이 삼일 째라 온 거잖아!.......” “ 그래도 이건 정말 무리에요. 이 비를 좀 봐요 형! 이대로 더 있다가는 산을 내려가지도 못하게 된다고요!....... ” -“ 휴~~ .............” 나는 계속 한숨만 내 쉬었다. 벌써 몇 시간째 폭우는 계속 되었다. 계곡의 물이 꽤 불었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앉아있는 곳은 여유가 있었다. 우리는 그 와중에도 싸가지고 올라온 빵을 먹기로 했다. 일단 허기라도 채워야 추위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민수야 지금이 6시니까 한 시간만 더 버텨보자! ” -“ 워 매~ 내가 도대체 이게 뭔 꼴이여~~ 이 폭우를 맞으면서 빵을 쳐 먹질 않나........ 또 조금 있으면 닭 모가지도 따야지?........ ” “ 지갑하고 핸드폰 젖지 않게 빵 봉지에 싸서 배낭에 넣자! ” -“ 그런 것만 안 젖으면 뭐해요?...... 내 뼈 속에 물이 들어가게 생겼는데~~” 서서히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지금 정도면 해도 될 것 같다! ” -“ 알았어요. 그럼 빨리 시작하자고요.” 우리는 7시가 조금 넘자 바로 준비를 했다. 민수는 내 걱정과는 다르게 닭의 목을 한방에 날렸다. 아마도 빨리 끝내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인가 보다. 나는 그대로 바위 밑에 앉아 기(氣)를 받기 시작했다. 이미 계곡물은 현재 우리가 있는 바위 밑까지 올라 차고 있었다. “ 형~ 빨리 끝내고 올라와요! ” -“ 그래! 그만 끝내자.........” 내가 기(氣)를 받고 있는 중에도 계속 물은 불어났고 나는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퍼붓는 비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지금 산을 내려간다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이대로 산에서 밤을 보낼 수도 없었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산을 내려와 보지만 빗물로 인해 미끄러워진 산길은 또 하나의 어려움 이였다. 민수와 나는 이미 수없이 미끄러지고 구르며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 어! 큰일 났다......... ” -“ 왜? 뭐가 또 큰일이 났다고 그래! ” “ 형! 길이 없어졌어요! ” -“ 뭐! 길이 없어져? ” “ 계곡물이 불어서 아까 우리가 올라왔던 길이 없어졌나 봐요!........” -“ 이거 정말 미치겠네.......” 우리는 결국 산속에 고립되었다. 아까 산을 오를 때만 해도 계곡을 따라 올라왔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그 길마저 계곡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많았던 행락객들도 전혀 보이질 않았다. 갑작스런 폭우에 모두 산을 내려간 것 같았다. “ 민수야 우선 저 위쪽에 텐트를 치자! ” -“ 네! ” 우리는 계곡과 조금 떨어진 안전한 곳에 텐트를 쳤다. 그리고 주위의 큰 나무에 텐트를 단단히 묶었다. 워낙 비바람이 심하여 텐트가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텐트가 완성되고 우리는 텐트 안으로 몸을 넣었다. “ 거봐라! 내가 이 텐트 안 가져 왔으면 우린 둘 다 죽었을 거야.” -“ 정~말 고맙네요. 형 덕분에 살았으니.........” “ 너 왠지 말투가 좀 그렇다~ ” -“ 이게 도대체 무슨 고생이냐고요! 번번히.........” “ 그러게 말이다........ 나 때문에 네가 괜한 고생을 하는구나........” -“ 아니 어떻게 세 번 모두가 이렇게 절묘하냐고요! 계곡물에 빠져 죽을 뻔 하질 않나 절벽 밑에서 닭 잡다가 목말라 죽을 뻔 하질 않나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홍수까지.......” 나는 한참을 그렇게 민수의 푸념을 들어야만 했다. 내가 생각해 봐도 민수가 화를 내는 게 당연했다. 물론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계속 이렇게 고생을 하게 되니 정말이지 민수에게는 너무나도 미안했다. “ 민수야~ 그만 화내고 우리 남은 빵이나 좀 먹자~ 응? ” -“ 허! 나 원~ 참.........” “ 이렇게라도 버티다가 내일 날이 밝으면 다른 길을 찾아서 내려가자.” -“ 내일 아침까지 살아 있으면.......” 민수는 내 애교에 못이기는 척 화를 풀었고 우리는 나름대로 아늑한 텐트 안에서 지친 몸을 쉬며 빵으로 배를 채웠다. 아직도 계속되는 빗방울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텐트를 때리고 있었다. 나는 수시로 텐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텐트가 안전한지를 살폈다. “ 그래도 형 덕분에 올 여름은 추억거리가 많아졌네요. 하하하......” -“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다.” “ 정말 기막힌 휴가를 보냈잖아요. 좀 고생스럽긴 해도 은근히 재미는 있네요.” -“ 허허허.......그러게 말이다. 우리는 온 몸이 비로 흠뻑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도 사정없이 퍼붓는 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큰 다행이라 생각했다. 점차 거세지는 비바람에 텐트가 요동을 쳤다. 하지만 텐트를 큰 나무에 단단히 묶어놓았기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그렇게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귀가 멍멍할 정도의 천둥소리도 주위가 훤해지는 번개도 우리의 잠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위험한 상황에도 우리는 곤히 잠이 들었다. 그렇게 오대산에서의 마지막 밤이 흐르고 있었다. 다시는 격고 싶지 않은 고통의 순간들을 남기며........ 다음 [#22]편 부터는 다시 본격적인 퇴마를 내용으로 한 글들이 올라갑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글쓴이 : 환단 퇴마 연구원 원장(퇴마사) : [원 일] 환단 카페 바로가기 = http://cafe.naver.com/bkhpro.cafe
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21 오대산 (3부)
<오대산> 3부
그렇게 목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한 하늘을 원망했다.
또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한 닭을 원망했다.
우리는 그냥 그렇게 포기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누워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역시 닭은 닭이다!
나는 그날 닭이 얼마나 머리가 나쁜가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마침 바닥에 누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던 민수의 배위로
그 멍청하지만 고마운 닭이 제 발로 올라가 서 있는 것이었다.
가엽은 우리를 위해 닭은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한 것이다!
민수는 얼떨결에 닭을 붙잡았다.
“ 와~~ 살았다! 하 하 하.......
형~ 우리 이제 살았어요.”
-“ 그래 살았어!
닭아~ 정말 고맙다! 우릴 살려줘서....... ”
우리는 이미 바닥난 체력을 짜내어 다시 암벽을 올랐다.
아니!
물을 마시기 위해 더 열심히 올랐다.
그러던 중 날은 어두워갔다.
우리는 완전히 날이 어두워지자 곧 바로 준비를 했다.
그리고 지난번처럼 민수는 닭의 모가지를 따서 피를 뿌렸다.
닭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우리를 위해 스스로 잡혀준 고마운 닭.........
오늘도 한 시간 남짓 기(氣)를 받았다.
기(氣)를 다 받고나서 우리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 자 이제 어쩐다?.......”
-“ 그러게요........ 아무래도 지금 내려가는 건 무리에요.”
“ .................”
-“ 우선 싸가지고 온 빵이라도 좀 먹자고요.”
“ 그래! 일단 먹고 보자 ”
-“ 형! 그런데 물..........”
우리는 암담했다.
빵은 많이 있었으나
아까 너무나 갈증이 심하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갖고 있던 물을 다 마셔버린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더욱 더 물이 마시고 싶어졌다.
어쩔 수 없이 우린 맨 빵을 꾸역꾸역 목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민수가 사온 빵은 전부 카스테라였다.........
시간이 지나 점차 추위를 느끼자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고
주위의 나뭇가지를 모아 조그맣게 불도 피웠다.
이미 너무나 지쳐있었던 우리는 조금씩 잠이 오고 있었다.
어느새 날이 밝았다.
새벽이슬을 맞아서 그런지 몸이 몹시 뻐근했다.
우리는 주변을 정리하고 곧 바로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작은 계곡을 만났다.
태어나서 물을 그렇게나 많이 마셔본 건 처음이었다.
그건 민수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계곡물을 정신없이 마셨다.
그러자 어젯밤에 먹었던 빵이 이제야 소화가 되려는지
‘ 꺽~ ’ 하는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이 동시에 트림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다.
트림소리도 웃겼지만 서로의 몰골이 더 웃겼던 것이다.
마치 악마의 계곡을 간신히 탈출한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 삼일 후 -
나는 지난번 산행을 하고 돌아온 후 계속 아팠다.
기를 받으러 갔었던 건지 아니면 기를 빼앗기러 갔었던 건지
도무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어쨌든 오늘이 산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물론 오늘도 민수는 사무실로 와있었다.
민수도 몸살이 났는지 사무실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 민수야........ 어디 아프니? ”
-“ 아뇨!.........”
“ 나도 지금 죽겠어! 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 ..................”
“ 그리고 오늘은 2인용 텐트도 준비했어.
지난번처럼 산에서 자게 되면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지........”
-“ 그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 내가 들고 갈께.......”
-“ 맘대로 해요! 난 모르겠으니까........”
민수는 뭔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나는 더 이상 말을 시키지 않고 산행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
우리는 잠시 후 사무실을 나섰다.
민수는 아무 말 없이 내 뒤를 따랐다.
오늘은 고속도로에 차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마도 휴가 성수기가 끝나서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멍하니 앉아있는 민수에게 말을 걸었다.
“ 민수야~ 너 무슨 안 좋은 일 있니? ”
-“ 네........”
“ 왜~ 무슨 일인데 그래? ”
-“ 그게 좀.......
자꾸 꿈을 꿔요! ”
“ 무슨 꿈? ”
-“ 닭 꿈이요!..........”
“ 뭐? 닭 꿈! ”
-“ 예. 꿈에 닭이 나와서 날 죽이려고 해요........
사실은 맨 처음 오대산 갔다 온 다음날부터 벌써 몇 번째 꿨어요.”
“ 음........ 그래서 네 얼굴이 그렇게 어두웠구나? ”
-“ 정말 심각하다고요!
꿈에 내가 죽였던 그 닭들이 몰려나와서 날 마구 쪼아대고........
어젯밤 꿈에는 절 죽이려고 까지 했단 말이에요.”
“ 야! 아무리 꿈이라도 닭이 어떻게 널 죽이니? ”
-“ 정말이라니까요!
닭이 갑옷을 입고 칼을 치켜들더니.........
내 목을 내려치는 거예요.
너무 생생해서.........”
“ 하하하........ 닭이 갑옷을 입었다고? ”
-“....................”
나는 민수의 말을 듣고 너무 웃음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민수의 얼굴은 정말이지 심각해 보였다.
나는 순간 민수를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민수야~ 이거 지갑에 넣고 다녀! ”
-“ 이게 뭐예요? ”
“ 부적!........ ”
-“ 부적이요? ”
“ 이거 넣고 있으면 닭 귀신이 바로 없어질 거야.
그러니까 며칠만 지니고 있어...........”
-“ 이런 게 있었으면 진작 좀 주지 그랬어요? ”
“ 네가 오늘에서야 애기했잖아! ”
-“ 하하하..... 이제 안심이다. 휴~~~”
민수는 내가 준 부적을 지갑에 넣고는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민수를 보며 속으로 웃음을 참느라 무지 애를 먹었다.
사실은 내가 방금 민수에게 줬던 부적이
닭 귀신을 쫒는 부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겁을 먹고 있는 민수를 달래보려고
쓰지 못할 부적 하나를 준 것 뿐이었다.
더더군다나 그 부적은 지금 이런 상황에 쓰이는 부적이 아니었다.
얼마 전 한 손님이 재수부적을 주문했다가 취소를 하는 바람에
곧 태워버리려 했던 부적이었다.
그런데 아까 갑자기 이 부적이 손가방 안에 들어있다는 것이 생각나
장난삼아 민수에게 준 것인데........
이게 바로 [플라시보 효과]였던 것 같다.
어쨌든 민수는 그렇게 가짜 부적으로 효과를 보았다.
민수를 속인 것이 조금 미안했지만
지금으로선 이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았다.
우린 어느새 진부에 도착했다.
지난번 닭을 샀던 집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토종닭 한 마리를 사서
자루에 담았다.
그리고 지난번보다 더 많은 양의 물과 간식도 챙겼다.
“ 오늘은 어느 쪽으로 가실 거예요? ”
-“ 글쎄....... 지금 생각으로는 소금강 쪽으로 가볼까 해. ”
“ 그럼 여기서 한참 더 가야겠네요.”
-“ 자 얼른 출발 하자! ”
- 소금강 계곡 -
우리는 진부를 출발하여 진고개를 넘어 소금강 계곡 입구에 차를 세웠다.
“ 민수야 니가 닭을 들어라. 내가 배낭을 멜 테니까! ”
-“ 무거울 텐데 괜찮겠어요?........
그깟 텐트는 뭐 하러 가져와서 짐을 만든담........”
“ 지난번 생각해서 그랬지! 밤이슬이라도 좀 피해 보려고........”
-“ 설마 오늘도 산에서 자겠어요? ”
“ 혹시나 또 모르잖아...........”
-“ 알았으니까 어서 올라가자고요.”
계곡은 휴가철 행락객들로 붐볐다.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계곡 위쪽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 형! 이대로 계속 올라가봐야 사람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그러게........ 그럼 저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자.”
우리는 계곡 주위의 사람들을 피해 산길을 택했다.
산길로 접어들자 조금 조용해졌다.
우리는 이미 지쳐있었다.
지난번 산행으로 몸도 좋지 않았었고
벌써 2시간 가까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게다가 오늘은 날이 흐려서 그런지 매우 후덥지근했다.
맨 몸으로 올라도 힘들 산행인데
오늘 내 등에는 무거운 텐트까지 실려 있었다.
민수 말대로 괜히 가져온 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힘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민수도 한 손에 들고 있는 닭을 담은 자루가 꽤 버거워보였다.
두 사람의 옷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오긴 했지만 그리 시원하지가 않았다.
“ 어 비가 오네! ”
-“ 날도 더운데 잘됐죠 뭐!
어~이 시원하다.......”
우리는 갑자기 내리는 비가 오히려 반가웠다.
“ 잠깐만!......... 저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
-“ 예. 저도 들려요........ 한번 가보죠! ”
산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 아주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이 물이 산 아래쪽 큰 계곡으로 흘러내려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어렵사리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계곡은 마치 작은 수로(水路) 같았다.
다리를 벌려 건너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폭이었다.
우리는 계곡을 거슬러 오르며
기(氣)를 받을 수 있는 혈(穴)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 분명 이쪽에서 기(氣)를 느꼈는데 이상하네.........”
-“ 형이 혹시 잘못 느낀 거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도 이곳은 혈(穴)이 있을만한 곳이 못되는 것 같은데요.”
“ 그러게 말이다........ 조금만 더 올라가 보지 뭐.”
-“ 이곳은 산이 깊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게 무리에요.
저길 보세요! 저 앞쪽은 큰 바위 때문에 길이 끊겼잖아요.”
“ 그러네....... 저 바위를 돌아가거나 아님 넘어가야 하겠는걸........”
-“ 저 큰 바위를 어떻게 넘어가요! ”
우리는 일단 저 앞에 보이는 큰 바위 앞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바위 앞에 도착한 우리는 바위를 넘어갈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바로 그 바위 밑에 우리가 찾던 혈(穴)이 있었던 것이었다.
“ 형~ 그나저나 이 비를 다 맞으며 밤이 되길 기다리려면 좀 힘들겠는데요? ”
-“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는구나..........”
“ 아까는 시원 했는데 지금은 따가워요.........”
-“ 일단 바위 밑으로 들어가서 비를 좀 피해보자! ”
우리는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바위 밑으로 몸을 숨겼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퍼 붓기 시작했다.
아까 산을 오를 때만 해도 멀쩡했던 하늘이 갑자기 시커멓게 변해있었다.
지금 시간이 오후 4시였으나 이미 날이 어두워져 버렸다.
조금 전까지도 쫄쫄 흐르던 계곡물은 어느새 콸콸 흘러내리고 있었다.
“ 민수야~ 우린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
-“ 애 휴~~ 글쎄 말입니다.
오늘은 좀 쉽게 끝내고 가는가 싶더니만........”
나는 조금씩 걱정이 됐다.
지금 이대로 계속 비가 퍼 붓는다면
우리는 이 깊은 산속에서 잘못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비는 우리를 비웃듯이 계속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 형~ 너무 추운데!........ ”
-“ 그러게 말이다. 아까는 그리 덥더니만.........”
“ 그냥 내려가자 형~~ ”
-“ 그게 말이 되니?
내 맘대로 날을 잡아서 올라올 것 같으면 무슨 걱정이겠냐!
오늘이 삼일 째라 온 거잖아!.......”
“ 그래도 이건 정말 무리에요. 이 비를 좀 봐요 형!
이대로 더 있다가는 산을 내려가지도 못하게 된다고요!....... ”
-“ 휴~~ .............”
나는 계속 한숨만 내 쉬었다.
벌써 몇 시간째 폭우는 계속 되었다.
계곡의 물이 꽤 불었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앉아있는 곳은 여유가 있었다.
우리는 그 와중에도 싸가지고 올라온 빵을 먹기로 했다.
일단 허기라도 채워야 추위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민수야 지금이 6시니까 한 시간만 더 버텨보자! ”
-“ 워 매~ 내가 도대체 이게 뭔 꼴이여~~
이 폭우를 맞으면서 빵을 쳐 먹질 않나........
또 조금 있으면 닭 모가지도 따야지?........ ”
“ 지갑하고 핸드폰 젖지 않게 빵 봉지에 싸서 배낭에 넣자! ”
-“ 그런 것만 안 젖으면 뭐해요?......
내 뼈 속에 물이 들어가게 생겼는데~~”
서서히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지금 정도면 해도 될 것 같다! ”
-“ 알았어요. 그럼 빨리 시작하자고요.”
우리는 7시가 조금 넘자 바로 준비를 했다.
민수는 내 걱정과는 다르게 닭의 목을 한방에 날렸다.
아마도 빨리 끝내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인가 보다.
나는 그대로 바위 밑에 앉아 기(氣)를 받기 시작했다.
이미 계곡물은 현재 우리가 있는 바위 밑까지 올라 차고 있었다.
“ 형~ 빨리 끝내고 올라와요! ”
-“ 그래! 그만 끝내자.........”
내가 기(氣)를 받고 있는 중에도 계속 물은 불어났고
나는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퍼붓는 비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지금 산을 내려간다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이대로 산에서 밤을 보낼 수도 없었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산을 내려와 보지만
빗물로 인해 미끄러워진 산길은 또 하나의 어려움 이였다.
민수와 나는 이미 수없이 미끄러지고 구르며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 어! 큰일 났다......... ”
-“ 왜? 뭐가 또 큰일이 났다고 그래! ”
“ 형! 길이 없어졌어요! ”
-“ 뭐! 길이 없어져? ”
“ 계곡물이 불어서 아까 우리가 올라왔던 길이 없어졌나 봐요!........”
-“ 이거 정말 미치겠네.......”
우리는 결국 산속에 고립되었다.
아까 산을 오를 때만 해도 계곡을 따라 올라왔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그 길마저 계곡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많았던 행락객들도 전혀 보이질 않았다.
갑작스런 폭우에 모두 산을 내려간 것 같았다.
“ 민수야 우선 저 위쪽에 텐트를 치자! ”
-“ 네! ”
우리는 계곡과 조금 떨어진 안전한 곳에 텐트를 쳤다.
그리고 주위의 큰 나무에 텐트를 단단히 묶었다.
워낙 비바람이 심하여 텐트가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텐트가 완성되고 우리는 텐트 안으로 몸을 넣었다.
“ 거봐라! 내가 이 텐트 안 가져 왔으면 우린 둘 다 죽었을 거야.”
-“ 정~말 고맙네요. 형 덕분에 살았으니.........”
“ 너 왠지 말투가 좀 그렇다~ ”
-“ 이게 도대체 무슨 고생이냐고요! 번번히.........”
“ 그러게 말이다........
나 때문에 네가 괜한 고생을 하는구나........”
-“ 아니 어떻게 세 번 모두가 이렇게 절묘하냐고요!
계곡물에 빠져 죽을 뻔 하질 않나
절벽 밑에서 닭 잡다가 목말라 죽을 뻔 하질 않나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홍수까지.......”
나는 한참을 그렇게 민수의 푸념을 들어야만 했다.
내가 생각해 봐도 민수가 화를 내는 게 당연했다.
물론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계속 이렇게 고생을 하게 되니
정말이지 민수에게는 너무나도 미안했다.
“ 민수야~ 그만 화내고 우리 남은 빵이나 좀 먹자~ 응? ”
-“ 허! 나 원~ 참.........”
“ 이렇게라도 버티다가 내일 날이 밝으면 다른 길을 찾아서 내려가자.”
-“ 내일 아침까지 살아 있으면.......”
민수는 내 애교에 못이기는 척 화를 풀었고
우리는 나름대로 아늑한 텐트 안에서 지친 몸을 쉬며 빵으로 배를 채웠다.
아직도 계속되는 빗방울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텐트를 때리고 있었다.
나는 수시로 텐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텐트가 안전한지를 살폈다.
“ 그래도 형 덕분에 올 여름은 추억거리가 많아졌네요. 하하하......”
-“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다.”
“ 정말 기막힌 휴가를 보냈잖아요.
좀 고생스럽긴 해도 은근히 재미는 있네요.”
-“ 허허허.......그러게 말이다.
우리는 온 몸이 비로 흠뻑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도 사정없이 퍼붓는 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큰 다행이라 생각했다.
점차 거세지는 비바람에 텐트가 요동을 쳤다.
하지만 텐트를 큰 나무에 단단히 묶어놓았기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그렇게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귀가 멍멍할 정도의 천둥소리도 주위가 훤해지는 번개도
우리의 잠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위험한 상황에도 우리는 곤히 잠이 들었다.
그렇게 오대산에서의 마지막 밤이 흐르고 있었다.
다시는 격고 싶지 않은 고통의 순간들을 남기며........
다음 [#22]편 부터는 다시 본격적인 퇴마를 내용으로 한 글들이 올라갑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글쓴이 : 환단 퇴마 연구원 원장(퇴마사) :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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