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그래 나 차였다.

지여이꺼2005.05.03
조회470

이제 곧 5둴이구나.
시간 참 빠르다.
내가 Vancouver에 온지 벌써 4개월이나 되었다니?!
그리고 지영이를 만난게 벌써 4개월밖에 ㅡ.ㅡ 안됐구나! 젠장~ 기분 같아서는 한 40년은 된 것 같구만.
내가 여기 처음와서 왔을때 항공권 사정 때문에 학교 개강일 보다 2주나 빨리 도착해버려서 정말 심심했었다.
같지 입국한 동기들은 다들 학교 다닌다고 바쁘고 아는 사람도 없고 어찌나 무료하던지 하루 종일 혼자 책상에 앉아서 학교갈 준비한답시고 책을 펴놓고 책은 안 보고 하루 종일 주구작창 노트북만 끼고 앉아서 쓸때 없는 ㅡ.ㅡ 동영상(오해하지말자. 그거 아니다. 근데 왜 그거같지? 분위기 묘하네!!!)이나 보고...ㅡ.ㅡ 내 하는 짓이 하도 한심해서 무작정 지도 한장 떨렁가지고 다운타운을 나갔다. 힙차게 다운타운을 나오기는 했는데 할게 없다. 우쒸~
Vancouver 정말 심심한 동네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냥 심심하다.
할 것도 없고 갈때도 없고 조용하고 깨끗하고...심심하다.
젊은 혈기 하늘 드높히 뻗치는 나한테는 정말 심심한 동네였다.
근데 ^^ 나이들어서 기력 떨어지면 정말 조용하게 살기는 딱 좋을 것 같은 동네다.
지도 들고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다운타운 랍슨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잉글리쉬베이라는 해변가를 가게되었다.
내가 워낙에 바닷가를 좋아해서 여행갈때마다 꼭 바다를 가곤해서 바다는 신물이 날만도 하지만 여전히 바다는 나한테 설레는 곳이다.
난 왠지 바다만 보면 가슴이 뛰고 기분이 cool해지는게 넘 좋다.
그렇게 잉글리쉬베이를 따라서 쭉~ 산책을 하는데 바닷가 바로 옆에 아파트들이 무지하게 많았다.
'에이! 저런 아파트에서 아침에 창문 열고 바다를 보면서 아침을 맞이하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하고 딱 3초만에 '그럼 나도 여기서 살지뭐!!!'란 단순 명료한 결론에 도달해버리고 마는 내 뇌에 정체는 무어란 말인가? 헉스~
내가 Vancouver에 온지 5일째 그리고 내가 하숙을 시작한지 5일째만에 나는 단지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는 똑 부러지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아파트 렌트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인터넷 까페에서 나와있는 방 정보를 수집하고 최대한 바닷가와 가까운 집들만 일단 추렸다. 대충 10여곳...
유학원에서 받은 Vancouver 다운타운 지도에 볼펜으로 빨간색으로 표시를 하고 한집 한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근데 집을 직접 구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게 맘에 들면 저게 맘에 안들고 저게 맘에 들면 이게 맘에 안들고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지만 맘에 드는 집을 못 구하고 밥 달라고 소리치는 내 위와 대장,소장,십이지장...들을 채우기 위해 햄버거집에 들러다가 입국 동기들을 만났다.
"형~!! 요즘 뭐하고 지내요?"
"응~!! 그냥 아파트 구할라고 돌아댕겨."
"ㅡ.ㅡ....엥~!!! 형~!!! 벌써 홈스테이에서 나와요?"
"몰라. ㅡ.ㅡ 그러게...벌써 나오겠네. 그런가?! 모르겠다. 그냥 알아보는거야."
"그게 뭔소리예요?"
젠장~ 나도 모른다고 그냥 할 일 없어서 집이나 구경 다닌다고 어쩔래? 이 잡놈아~ 심심해서 이러고 댕긴다고 어쩔래? 어쩔래?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지라.
"아니. 그냥 나중에 나오게 될지도 모르고 시간도 있어서 그냥 다녀보는거야."
"그래~! 맘에 드는 집은 구하셨어요?"
"아니~ 뭐~ 몇 집 돌아다녔는데 그저그래 밥 먹고 마지막 집보고 들어갈라구."
"그래요. 그럼 저희도 따라가면 안되요?"
"그래라..."
그리하여 마지막 집으로 당당히 5명이 쳐들어갔다.
집주인과 전화로 약속을 정하고 집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띠띠띠띠~~~
"누구세요?"
고~ 지지베 참 목소리 한번 또랑 또랑허다.
"네~ 조금 전에 집 보러 오겠다고 약속한 사람인데요."
"아~ 네~ 기다리고 있었어요. XXX호로 오세요."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고 세련되고 깨끗해보이는 라운지를 지나 엘레베이터를 타고 5명이 우루룩 올라갔다.
출입문을 열어놓고 긴생머리에 미소가 시원해 보이는 어떤 여자 분이 우리를 맞았다.
"여기예요."
옆에 있는 수컷 동생들의 눈이 빤짝 빤짝 빛난다. 짐승 같은 것들...
"아~ 안녕하세요. 좀 들어갈께요."
"네~ 물론 들어오세요."
그 여자분의 안내로 집으로 들어서니 한 여자분이 더 계셨다.
그리고 난 그 여자분을 보고 눈이 세모됐다. 빤짝 빤짝~
바로 그녀가 나의 그녀다.
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