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파란네이트200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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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문득 문득 엄마가 이제 계시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자명종만 울리고있을 때, 느즈막히 집에 돌아와도 여전히 어둡기만 한 나의 방을 바라볼 때, 방에 불을 켜두고 잠이 들어도 여전히 꺼지지않은 형광등을 보며 잠이 깰 때, 이젠 더 이상 집에 오시지 않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길에서 마주칠 때, 왠 일인지 가실 때 즈음이 되어서야 그렇게 찾으시던 친구 분을 마주칠 때, 가신지 벌써 1년 반이 다되어 가도 문득문득 엄마가 그리워지게 하는 그런 순간들을 본다. 나는 몸살에 걸렸다. 집에 들어와 고개만 꾸벅거리고는 곧장 방에 들어가서 자리에 누워버렸다. 젊은 나이에도 몸살쯤에 끙끙거리며 누워있는 나를 질책하며 내 어두운 방문을 여신 건 당신, 엄마였다. 당신이 그리도 아프셨으면서 그저 하루이틀이면 나아질 내 아픈 자리를 말없이 쓰다듬어주시던 엄마. 결혼을 하고 난후에도 나와 아내 그리고 손자를 보고 싶어 안부를 물어 올 때도 그리워하는 엄마의 심정을 그 때는 알지 못하였다. 내 생활이 바쁘다 하여 찾아 보지 못 한 게 얼마인가… 그렇게 원하시던 손자, 매일 보고 싶어도 참으시고 놀러 오기만을 기다리시던 엄마.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와 뇌병변 장애로 꼼짝 못하시는 아버지를 홀로 수발할 때 말 못하는 어려움을 혼자 묵묵히 꾸려오면서도 내색 없이 우리를 반겨주셨던 엄마의 얼굴, 하지만 언제부턴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그것이 마지막 인생을 마무리 하려 고민하였던 것은 아니였을까 … 어느날, 말하지 못 할 정도로 혼자 고통스러움을 견디며 내게 전화가 왔을 때 내가 왜 가보지 못하였는가, 그렇게 나를 붙들어 매었던 것이 무엇이였을까 그 후 3개월정도 힘겨운 병마와 싸우시다 돌아 가신 엄마께 죄 스런 마음만 가득하고 가지고 가실 아무 것도 드리지 못한 못난이를 용서 하소서 . . . . 인공호흡기를 달고 그저 엄마의 손만을 잡고 있었던 난, 그 날 밤새도록 울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을 뜨실 때면 단지 '조금만 참고 계시면 곧 회복 되실 수 있으니 힘 내시라고' 그리고 손자 사진을 보여 주면서 나으시면 손자 보러 가자고 말씀 드리면 알겠노라고 고개를 끄덕이시며 눈물만 흘리시던 엄마. 하지만 그토록 보고 싶었던 손자를 안아 보지도 못한 채 세상과 손을 놓으시고 떠나버린 엄마, 내 아들을 보면 엄마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 없어 그 눈물마저도 이젠 보여드릴 수 없을 나의 엄마. 엄마가 재생 불량성 빈혈이었던 건 한참 후에나 알았다. 건강하실 때 한 번이라도 병원에 모시고 가서 건강 검진이라도 받게 하셨어야 했는데…. 가끔 엄마가 보고 싶어서 마음이 한껏 답답해 질 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조금씩 엄마와 함께 있던 기억들에서 멀어져 가고, 아이들을 보면서 모르게 눈물 삼키는 그런 일들이 잦아들어가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된다. 나는 엄마라 부른다. 엄마라고 한번도 불러 드린 적 없었고, 이제 계시지 않더라도 당신을 부를 때면 늘 엄마라 불러 드린다. 늘 마음 속 깊이…… . . . 내 사십 년의 기억 속에서 언제나 그림자처럼 내 뒤에 서 계셔주셨던 엄마. 엄마, 나의 엄마. 누군가가 사십 년의 삶에서 가장 사랑했던 한 사람을 꼽으라면, 그리고 이제 남은 그 얼마간의 삶에서 가장 보고싶은 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직도 그리운 나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