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선배님들의 조언을 바랍니다.

불효녀2005.05.08
조회1,353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제 입장에 대하여만 썼으므로 남자친구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27살 여자입니다.

 

대학 졸업 후... 고시를 준비하고 있구요.

 

물론 아직은 돈을 벌어본 적도 없는...

 

친구의 말을 빌면 "온실 속의 화초"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고생없이 컸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모님의 이혼문제로 8년째 소송을 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선배님들의 조언을 바랍니다.

 

제 고민은 동거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현재 남자친구와 반(?)동거 중입니다.

 

집에서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남자친구의 자취집에서 동거를 하고 있고

 

주말에는 혼자 계신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올해 30살이고 대학 선배입니다.

 

현재 자취집에서 같이 고시공부를 하지만...

 

저녁에 남자친구는 중고생들 그룹과외지도를 하고 있구요.

 

남자친구 역시 아버님이 계시지 않아서 돈을 벌어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의 어머니께서 남자친구의 존재도 모르고 계십니다.

 

예전에 사귀다가 헤어진 걸로 알고 계시지요.

 

저는 97학번인데... (빠른 79년생인 관계로)

 

1학년 2학기 때 같은 과 선배인 현재 남자친구와 10개월쯤 사귀다가...

 

부모님의 이혼 등의 문제로 제가 군대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2학년 2학기부터 1년을 휴학한 후 학교로 돌아갔을 때

 

사람들이 남자친구에 대하여 물었을 때 "헤어졌어"라는 간단한 말만 한 것이 화근이었는지...

 

1학년 때 몸이 좋지 않아 먹은 호르몬제 때문에 찐 살이

 

부모님의 일로 많이 빠져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인지...

 

아무튼 남자친구는 "몹쓸 놈"이 되어 제대 후 복학을 한 후 왕따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남자친구는 대학을 중퇴하고 여기저기 회사와 학원을 전전하다가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 첫사랑이었던 사람을 집안 사정 때문에 보냈던 저는...

 

대학 졸업 후에 다시 만나 사귀었는데...

 

조금 게으른 관계로 저의 어머니의 눈 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의 친구들과 언니 역시 많은 반대를 하였었구요.

 

저도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남자친구의 빨래 청소만을 하게 되는 스스로에게 지쳐서...

 

이별을 고하였다가...

 

5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와 언니,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제가 헤어졌다고 했을 때 두 손을 들고 환영을 했기 때문에...

 

다시 만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지요.

 

(다시 만나는 걸 아는 절친한 친구는 "네가 미쳤구나"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선배님들의 조언을 바랍니다. 라더군요...)

 

남자친구가 대학 다닐 때 여자친구가 많았던 것도 있고...

 

저와 2번째로 사귀는 기간 동안 제 어머니 눈 밖에 많이 났기 때문에

 

말씀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와 함께 있을 때 잘해 주고 저를 많이 아껴주지만

 

저는 발렌타인데이나 생일, 100일 등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 어머니 생신 때도 용돈을 쪼개서 이것저것 선물을 샀고

 

그 사실을 저의 어머니께서 아시는데...

 

남자친구는 저에게 면티 1장(커플티), 운동화 1켤레(1만원 경품), 커플링이 다였고...

 

저의 어머니께도 초밥 1번, 옥수수 1번, 전복죽 1번이 다였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방에서 자장면 시켜먹은 게 화근이었죠.

 

어머니께서는 평소에 반찬을 많이 싸주시는 것을 물론

 

시험 당일에 남자친구 도시락까지 찬합에 잔뜩 싸주셨음에도 불구하고

 

5남매 중 막내인 제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어머니로서는 용납되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의 어머니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 역시 어머니께는 충격이셨던 모양입니다.

 

"오빠 뒷바라지 잘해서 얼른 오빠 먼저 합격시켜야지~ 그래야 결혼을 할 수 있지~ 그러니까 네가

 

오빠 공부 잘하도록 청소랑 빨래 이런 거 잘 해줘라~"

 

자랑은 아니지만...

 

어머니께서는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는 제 체질 탓에 집에서 칼을 쥐어주시지 않습니다.

 

명절 때야 큰집이라 바쁘니까 조금 시키시지만...

 

그 외에는 걸레질 정도 밖에 잘 시키지 않으십니다.

 

게다가 공부를 하는 제가 체력이 없는 걸 아시는데 그런 일을 하라고 하셨다 하니...

 

맘에 많이 들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물론 대학을 왕따 때문이라도 중퇴했다는 것도 맘에 걸리시는 듯 하구요.

 

그런데 제가...

 

다시 남자친구를 만나 동거까지 하는 걸 알게 되시면...

 

정말 저는 어머니께 큰 불효를 하는 것이겠지요...?

 

저도 잘 알면서도 남자친구와 헤어질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안 보면 잊혀진다고 하는데...

 

첫사랑이라 그런지 도저히 되지 않더라구요.

 

처음 집안 문제로 헤어진 후 3년 정도의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도 지금의 남자친구 밖에 생각나지 않고...

 

자꾸 비교를 하게 되어서 죄책감에 얼마 안 가 헤어졌었기 때문에...

 

그리고 두 번째로 헤어진 후에도 반쯤은 넋이 나가있던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지금도 행복하지만은 않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현재 남자친구의 자취집에서의 생활은...

 

어머니께서 싸주신 반찬을 싸들고 가기 때문에 해 먹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다행히 요리하는 것은 그나마 좋아해서 번갈아 하지만...

 

청소는 매일 제가 마루, 방, 부엌을 걸레질하고...

 

빨래는 모아뒀다가 분리해서 일부 손빨래하고 나머지는 세탁기로 합니다.

 

가끔 이불 빨래는 남자친구가 하구요.

 

요리는 번갈아 하지만 설겆이는 거의 대부분 제가 하구요...

 

남자친구는 밥 먹으면 거의 누워 있거든요. ㅎㅎㅎ

 

이렇게 집안 일을 하고 나면...

 

사실 체력이 없는 저로서는 1시간이라도 누워있지 않으면 힘들답니다.

 

그러다보니 공부시간도 훨씬 줄어들구요.

 

게다가 가끔 남자친구의 어머니께서 오시거나 하면...

 

언제나 듣는 말이 "살 빼게 해라" "공부시켜라" "다른 거 신경 안 쓰이게 해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제 건강을 걱정도 하시지만...

 

결국엔 "너는 나중에 애 낳으면 건강해 질거다"라고 하시죠. ㅎㅎ

 

남자친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아주 조금 게으릅니다.

 

움직이는 걸 많이 좋아하질 않아서 어딜 나가려면 2시간을 뭉기적거리기 일쑤고...

 

(심지어 집앞 마트에 시장보러 갈 때도)

 

동거하기 전에는 집으로 제가 가지 않으면 일주일에 한 번 보기도 어려웠지요.

 

친구와 술을 좋아하는데 제가 알콜 알러지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서

 

요즘은 술은 많이 줄었지만...

 

집세와 가스비, 전기세 등을 내고 돈이 남아도 어머니께 일부 보내고...

 

과외하는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두 번 피자나 통닭을 사주고...

 

움직일 때마다 택시를 타니... 많이 남질 않죠.

 

물론 저와 함께 둘이서 하루에 한 갑씩 피워대는 담배값도 무시 못하지만요. ㅎㅎㅎ

 

아무튼 저는 남자친구의 어머니께서 "돈 아껴 쓰게 만들라"는 말씀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게 돈문제는 신경쓰지 말라고도 하고 집안일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과외비가 들어올 때가 다가오면 돈이 없어 쩔쩔 매는 남자친구를 보고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있으며...

 

방이나 마루 바닥에서 먼지 같은 것이 밟히는데 어떻게 걸레질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횡설수설...해서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가난하지 않은 집안형편임에도 용돈을 많이 타지 못하는 저로서는...

 

남자친구에게 빈대 붙어 지내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고...

 

그래서인지 집안일 하면서 가끔 "아 내가 파출부 일을 하려고 그 공부를 했던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괴감에 많이 빠지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함께 먹을 때나 놀 때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특별한 선물을 제게 사줄 때에는 갑자기 돈이 없다는 남자친구를 보면서

 

저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뭐가 갖고 싶냐면서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면서

 

제가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으면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 - 디카, 컴퓨터, MP3, 핸드폰 등- 만 보면서

 

"이거 멋지다~" "이건 갖고 싶다~" 라고 말을 하는 남자친구에게...

 

저는 사고 싶은 거 사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걸 어떻게 합니까?

 

자신이 아이들과 놀 보드게임을 살 돈은 있어도

 

제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 줄 돈은 없는 것을 어떻게 합니까?

 

이런 대접을 받고 있음에도 대수술을 5번이나 받고 편찮으신 어머니 곁에 있지 않고...

 

공부한다는 미명 아래 어머니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도 맘이 좋지 않구요.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중간에서 제대로 전하지 못해서

 

함께 있을 때 제게 잘 해주는 것을 어머니께서 모르셔서

 

어머니께 남자친구를 몹쓸 놈으로 낙인찍히게 한 것도 맘에 걸립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싫다시는 사람을 만나다니...

 

아버지와의 8년째의 소송으로 지친 어머니를 도와드리지는 못할 망정...

 

이런 불효녀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아버지께는 이미 패륜아로 남게 되었지만...

 

남자친구와의 일로 어머니께마저 패륜아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시 만난지는 11개월, 동거한지는 6개월째입니다.

 

다시 만나는 사실을 모르시는 어머니께서는 지금도 가끔 물어 보시곤 하세요.

 

"걔 연락 없나? 헤어지자는 한 번 말에 그렇게 단칼에 헤어지다니...

 

 너한테 맘이 없던 거지~ 아니면 다른 여자가 있었던지~

 

 다시는 그런 놈 만나지 마라!!!" 라고 하세요.

 

아버지 때문에 남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어머니께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더]

 

남자친구가 과외를 하는 아이 중에 고1 여학생이 있습니다.

 

이 아이가 남자친구를 무척 좋아하고... 심지어 "선생님한테 시집갈 거야"라고 합니다.

 

장난이나 한 때라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저에게는 조금 심각합니다.

 

"자기야 잘 자~"라는 문자가 오고

 

학교를 가지 않는 날 등에는 1시간에 한 번씩 문자가 오기도 합니다.

 

동거하는 제가 무슨 걱정이냐고 하시겠지만...

 

남자친구는 사춘기 때의 학생에게 악영향이 있다고 하면서

 

저를 자신의 사촌동생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여자친구가 없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말한 상태이지요.

 

다른 아이들보다 유독 그 아이가 저는 무서워서 아직 얼굴도 제대로 못 마주칩니다.

 

물 마시러 부엌에 가다가라도 마주치면 순간 놀라서 방으로 도망가곤 합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남자친구는 이 아이에 대하여 예민한 저 때문에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합니다.

 

자신을 못 믿냐고 하지만 남자친구를 못 믿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요즘 아이들에 대하여 제 나쁜 선입견이 작용하는 듯 합니다.

 

주위 인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을 때는 무조건 달려드는...

 

새벽 1시에도 4시에도 자신이 잠들지 않으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아이입니다.

 

그래도 역시...

 

남자친구의 어머니 말씀처럼 "돈 벌려면 어쩔 수 없지~네가 참아야지~" 일까요?

 

저만 참으면 될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