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품화가 나쁜가? - 섹스포 반대하지 마라

이에티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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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가 서울의 섹스포 개최를 명백한 성 상품화라고 말하면서 행사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반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밝히기 전에, 먼저 성 상품화 여부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과연 성을 상품화 하는 것이 옳지 못한 일인지는 뒤에 논하기로 하겠습니다.

 



여성들의 주장에 의하면, 노출심한 옷을 입는 것은 자기 만족이고 미스코리아 대회는 성 상품화라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스코리아라는 명성있는 대회에서 경쟁하면서 자기 만족을 느끼는 여자는 자아 실현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더 나은 남자를 꼬시기 위해 노출심한 옷을 입는 여자도 있을 수 있고, 그건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일이지요.


 
그렇다면 여성들은 여자를 성적 대상물로 보게 하는 상업적 행위를 성 상품화라고 말하겠지요. 그럼 예술과 외설의 차이는? 당신은 가수들의 노출이 예술인지 성 상품화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까? 김기덕 감독의 베드신은 예술이고 에로 영화의 베드신은 성 상품화입니까? 성현아 주연 영화들의 베드신은 성 상품화일까요 아닐까요? 저런 논리라면 미니스커트 상인도 성 상품화를 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 객관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힘듭니다. 예술 영화에서 외설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고, 성현아씨 주연 영화를 보면서 성욕구를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를 보면서 성적 대상으로 보는 남자도 있고, 조각품의 황금비율을 보는 남자도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노출 이미지를 선점한 이효리는 패션 아이콘이지만, 똑같은 노출을 해도 후발주자인 다른 여가수들은 성 상품화가 됩니다. 또 어떤 작품에 대해 제작자는 예술성 있게 표현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성(性)을 이용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토록 성 상품화 여부를 나누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른 일입니다.



게다가 누구나 '저것은 명백한 성적 표현이다'라고 가리키는 어떤 임의의 대상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기본 욕구에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욕구, 잠을 자고 싶은 욕구, 편한 생활을 하고 싶은 욕구 등등이 있고, 한국에는 그런 것들을 이용한 재화를 생산하는 사람은 많으면서도 성적인 욕구는 거세하려는 이데올로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간의 기본권만 지켜진다면 성적인 상품화를 특별 취급할 필요는 없지요.


 

혹자는 선정적 성인물을 자주 접할수록 성폭력 사건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피 튀기거나 강렬한 베드신이 나오는 모든 19세 영화 상영금지 시키십시오. 각종 욕이 범람하고 성적인 은유가 넘쳐나는 15세 관람가 영화도 개봉 불가 판정 내리세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판타지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습니다. 제도권 내에서 벌어지는 성적표현이 남성들을 성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당신들만의 생각입니다.

 



즉, 성 상품화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분명한 기준이 존재하지도 않고, 어떤 기준을 세워서 性을 이용한 상품임을 밝힌다고 하더라도 법률망 내에서 행해지는 표현의 자유를 비판할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섹스포의 행사가 분명한 성 상품화인 것도 불분명하거니와, 자유주의 관념에 어긋나거나 제도권 밖의 성적 표현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며 여성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단지 전통 유교적인 이데올로기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을 뿐이죠. 여성계가 아쉬울 땐 서양의 남녀평등 사고방식을 찾고, 이럴 때는 유교의 세계관으로 생각하려는 것이 우습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