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Y & Y2005.05.13
조회1,549

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전에 ‘티격태격 외국인 남친과의 러브스토리’란 글을 썼던 사람이에요..

 

그 때는 이제 확실해진 우리 사이에.. 행복한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오늘 처음으로 엄마한테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마도 아는 사람이에요.. ** 인데…” 라고 말했더니..

거의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하시더라구요.

“엄만 못들은 걸로 할께. 다신 엄마한테 그런 말 하지마!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상황을 조금 부드럽게 할려고 했는데.. 전혀 통하지가 않아요..

 

엄마랑 옥신각신하는 통에 아빠까지 다 들으셨나봐요.

제가 유학가기 전부터..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아빠는 외국인 사위 싫다” 이러시거나 “ 아빤 우리 딸이 미국가서 연애하는 거 싫어. 나중에 24살 넘어서 엄마아빠랑 함께 살 때 남자 만나도 늦지 않을 거 같애”라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아빠의 반응은 왠만큼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건 기대이상으로 최악이에요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두 분 다 어떻게 부모님과 아무런 상의없이 남자친구를 만들수있냐고.. 더군다나 이 나라 저 나라 다 섞인 혼혈에 외국인이라니 말도 안된다고..난리가 나셨네요.

  심지어 다음 달에 미국 들어갈 생각말고 그냥 여기서 복학하란 말씀까지 하셨어요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눈앞이 깜깜해요.

 

저희 부모님은 유학가서 만든 만남은 완전하지가 않다고 생각하세요. 가족도 없고 오랜 친구도 없이 정에 굶주려 있을 때라서 잘해주면 쉽게 마음이 끌리고 그럴 수 있다고…

그리고 좋은 친구는 오래가지만 절대로 한번 이성적인 눈으로 바라봤던 친구는 좋든 싫든 변하기 마련이지 오래갈 수가 없다고..

 그런데.. 후자는 저도 동의해요. 베스트 프렌드라는 위치에 있었을 땐.. 저흰 한번도 싸운 일이 없었거든요. 서로 덮어주고 이해해주고 했었으니까.. 그런데 조금씩 미묘해지다가 좋아하는 관계가 됐을 땐.. 정말 싸우는 것이 사명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많이 싸웠어요.

근데 전자는.. 정말 아니에요.

부모님은 제가 미국에서 항상 외롭게만 지냈다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새로운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고,, 무엇보다 단 한번도 내 가족들이 내 옆에 없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정에 굶주려 있지도 않았어요.  이 친구가 상황을 그렇게 긴박하게만 만들지 않았다면 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저로서는 앞으로도(끽해야 몇 달이었겠지만 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친구로 남을 생각도 했었구요.

 

그런데 지금와서.. “나 이제 니 여자친구 못해. 우리 부모님이 혼혈에 외국인인 남자 친구 도저히 용납 못하시겠대. 너랑 사귈거면 미국 들어가지 말라고 까지 하시는데 내가 너랑 어떻게 사겨!”란 말은 도저히 못하겠어요.

 제가 전에 얘한테 못되게 굴 때.. 맨날 “우리 부모님 외국인 싫어하셔!” “ 너 알지? 한국 사람들은 일본인 싫어해!” 라고 해서 얼마나 많이 힘들게 했는데....

어느 날은 자기네 족보까지 만들어 왔더라구요.

“내가 혼혈인거야 어쩔 수 없지만, 나 25% 일본인 아니야. 일본인이었던 사람은 내 할아버지가 아니라 증조할아버지야. 그러니까 많아봐야 10%미만밖에 안돼. 나보고 일본인이라고 하지마”

 

그냥 쫌 안쓰러웠습니다 ㅡ_ㅡ;;;;;

이렇게 괴롭히다가 사귄건데… 또 상처줄 생각하니까 맘이 아파요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

 

오랜만에 딸내미 만났다고 좋아만 하시던 부모님 얼굴에 잔뜩 근심만 만들어 드린것 같아 죄송해서.. 하루종일 집안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부모님 도와드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엄마.. 첫째 언니나 셋째 동생은 손하나 까딱안하는데 엄마 도와주는 사람은 역시 둘째 밖에 없다고 마냥 좋아라하시네요. 아빠도.. 다시 괜찮아 지셨는지 심부름도 시키시고.. 농담도 하시고.. 제 남자친구 얘기만 안나오면 만사okay이 인가봐요.

 

이런 부모님 봐선.. 제가 계속 남자친구랑 사귀면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죠.

 

그런데 또 남자친구 생각하니까.. 맘에 돌덩이가 하나 들어선 것 같이 막막하고 슬퍼요. 지금 시드니에만 있다면 전화를 하던지 엠에센으로 얘기를 하던지 할텐데… 오늘 새벽 비행기로 가족들하고 인도네시아 어느 섬에 가버려서 연락할 방법도 없네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만약 위에 처럼 말한다면.. 이 친구 이해는 해줄거에요..

한국은 세계 유일한 단일민족으로.. 반만년동안 순수 한국인들끼리만 살았기 때문에 핏줄에 관한 자부심이 강해서 외국인이나 특히 혼혈인에게는 호의적이지 않다고.. 그냥 친구로서는 괜찮지만 그들을 사위나 며느리 같이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거라고… 전부터 설명해놔서.. 이해는 할텐데…

 그럼 다음 학기에.. 우리가 정말 힘들어지겠죠. 저야 내 부모님이 그렇게 싫어하시는데 하면서 체념한다지만 이 친구는 이 상황이 낯설고 더 어려울거에요.

 

아 진짜…. 울고싶어요..혼혈에 외국인 남친.... 헤어져야 하나요?지금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