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 스탠드[1]

크레이지쑥e2005.05.14
조회3,843

『사람들은 나를 퀸카라고 부른다. 뽀얀 피부에, 오목조목 예쁘게 자리 잡은 눈, 코, 입. 그리고 밝은 갈색 빛을 내는 찰랑찰랑 긴 내 생머리. 연예인 못지않은 내 미모는 이곳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문도 있다.170을 훌쩍 넘는 커다란 키에, 매끈하게 잘 빠진 몸매. 날씬하면서도 건강해 보이는 내 몸은 그야말로 Art.라고 남들은 말한다. 빵빵하게 탄력 있는 가슴이며, 일자로 잘 빠진 기다란 종아리는 영락없는 서양의 체형이다. 혹자는 나를 바비인형 이라고도 부른다. 그건 나의 외관상인 겉모습만 보고 그렇게 칭하는 것이고, 나를 아는 사람은 나를'아이스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를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by.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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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나잇 스탠드.[제1화]

윤희와 내가 들어선 곳은 강남 일대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호텔의 나이트클럽 이었다.입

구 에서부터 쭉 늘어진 웨이터들은 내 모습에 동그란 눈을 뜨고, 입을 쩌억 벌린다.

그리고 용기 있는 한 놈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일행이 있으세요?'라든가.'몇 분 이시죠?'라든가.

물론 다 형식적인 말인 것을 알지만, 그들이 나에게 던지는 이 형식적인 말은

'와, 제이상형 입니다.'라든가.'오늘, 같이 놀고 싶어요.'라든가.

그런류의 뜻으로 나에겐 해석이 된다. 물론 그들 또한 그 뜻으로 나에게 선뜻 말을

거는 것이다.


“일행은 없어요. 우리 둘 뿐이고, 룸으로 하나줘요.”


“아,옙 알아 모시죠.”


나를 대신해 항상 윤희가 그들을 상대한다. 지겨울법한 똑같은 멘트를 윤희는 늘 상

웃는 얼굴 로 말한다.

윤희는 나를 아는 극소수 중의 그 첫 번째 인물이다.

나이는 나보다 세살이 더 많지만,윤희의 부탁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형성 안 되는 친구

가 되었다.


“이쪽입니다. 술은 뭘 로 준비할까요?”


“발렌타인.”


“아,옙!”

 

 

웨이터가 싱글벙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이제 곧 있으면 부킹이 빗발쳐 들어올 것이

다. 아, 물론 난 한 번도 부킹에 응한 적이 없다.

늘, 윤희가 적절한 말로다가 그들을 돌려보내곤 했다.

 

“말해봐, 너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


어쩌면,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윤희였다. 그랬기에 난 아무 망설임 없이 윤희에게 내

하루일과를 일일이 보고하곤 한다.

 

“어떤 애가 말이지”


'쾅'


누군가 거세게 문을 열고 우리의 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내 말은 요란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삼켜져 버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나만 보면 못 잡어 먹어 안달 난 김

유연이다. 이상하게도 강남 쪽만 오면 유연 이와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떡하니 만나게

된다.

 


“이 준희, 이렇게 또 보다니

오늘 나한테 잡혀서 뜯어 먹히고 싶은 거니?“

 


“훗~”


"웃어? 너 말이야 뭔가 착각 하나본데 우리 오빠 이제 너한테

미련 따위 없어 너 같은 년을 제일 밥맛으로 생각한다고

그동안 너에게 우리오빠가 잘해 준건 순전히 동정심

때문 이었어 다신 마주치지 않았음 좋겠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나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하지만 어떤 말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지 않는다. 그것이 유연의 사랑 표현이다.

겉으로는 못 잡아먹어 안달 난 맹수 같지만, 그 내면은 날 위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그것을 알기에 난 유연이 에겐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유연의 말을 비꼬아 한층 더 비아냥거리게 만든다. 그것이 또 내가 유연에게

던지는 애정이다.

 

“그래?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흥, 네가 그렇게 나올 입장이 아닌데

너희엄마 또 사기 쳐서 들어갔더라 호호호“

 

당당하게 퍼붓던 내말이 유연의 마지막말에 탁 막히고 말았다.

 


‘젠장, 또야?’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마도 앞에 있는 유연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줄 것이다.


“저번에 말한 대로 그쪽 애들 손봐줘 아주 따끔하게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 저기 밖에 나가면 이곳의 킹카가

한명 앉아 있거든? 네가 꼬셔! 그래서 오늘밤 이곳의

스위트룸에서 하룻밤을 같이 묵어 한 시간 안에 꼬셔

그렇지 않음 무효야”


“......”


“그 킹카에 대한 정보를 하나 주지. 이름 권 승하.

나이 27세. 직업이나 가족사항은 알려진바 없지만

상당히 부유한 집안의 아들임은 확실해 이곳의

단골 인데, 뭐 이 호텔 사장이란 말도 있지만 그건

아직 증명 되지 않았고, 암튼 숱한 여자들의 대쉬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칼같이 다 퇴짜를 놓았어. 명색의

잘나간다 하는 애들도 연예인들도 다 저 킹카를 꼬시려고

혈안이 되 있지 네가 쟤를 꼬신 다면 넌 이 일대에 진정한

퀸카가 됨과 동시에 영웅도 되는 거고, 너희 엄마도 살리는

거야. 단,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이야 한 시간 성공한다면

3장을 지불 하지. 아, 물론 그쪽 애들 손 봐 주는 것도 포함해서“


“30분 안에 해결 할게.”


유연은 팔짱을 끼고 룸 안을 서성이며 담배를 한대 물었다.

그리고는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정말 상세히 읊었다.

난, 유연이 내린 지명을 1시간까지 갈 필요 없이 30분 안에 끝내겠다고, 짧게 한마디

했다.


내말에 유연은 가소롭다는 듯, 나를 쏘아보며 크게 웃었다.

윤희가 나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펴 보였다.

난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유연이 가르쳤던 킹카의 자리 쪽으로 갔다.

부유한 집 아들답게 그는 겉모습 또한 좋아 보였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세련 된

세미 정장 숱 많은 검은 머리는 짧고, 강한 권위적인 이미지를 내 세웠다.

그의 눈썹도 머리색 마냥 짙었고, 눈동자도 검을 거란 생각이 스쳤다.

그의 코는 높게 잘 빠졌고, 그의 입술은 한 번쯤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 이었다. 난 감상을 그만 접고 그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술 마시는 데만 열중하던 그가 아주 귀찮은 듯이 나를 한번 힐끔 보더니 다시

고개를 친구들 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난 개의치 않고 그가 나를 보던 안 보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조금씩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 남자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고, 가슴을 양손으로 쓸어가며 관능적인 내 몸을 뇌쇄적

으로 흔들어댔다. 

관심 없는 듯 한 킹카의 표정이 어느 순간 놀라움으로 변했고, 난 그에게 윙크를 해 보

였다. 그리고 그의 옆자리로 다가가 그의 몸을 한번 훑고 지나가면서, 그의 얼굴에 손

을 올려 볼을 한번 쓸었다.

그리고 그의 귀에 대고 달콤하고도, 유혹적인 말을 속삭였다.

 

 

“오늘, 나하고 같이 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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