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정말 고맙습니다.

아네모네2005.05.16
조회29,789

여보~

처음으로 당신에게 여보라 불러봅니다.

우리가 한집에서 같이 밥을 먹고..한 침대에서 잠을 잔지가...

오늘로서 꼭....10년이 돼는군요.

사람들은 세월이 세월이 유수라고들 하지만...

당신을 처음만나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오다...한집에서 살기 시작햇을때

그땐....참으로 하루가 길더이다.

딸아이에겐 늘...아줌마로 불리다가....어느날인가 문득 수첩에...엄마 생일이라고

빨간동그라미를 쳐놓은걸 보고...이제 비로소 내가 엄마로 불리워지는구나.

그때의 감격이 돼살아나 눈물이 납니다.

당신이 혼자서 딸아이를 키우며...얼마나 지극정성을 기울엿든지..

좀처럼 제게 마음을 열지 않아...눈물로 보낸 시간들이...수백일이고.

딸아이랑 언제나 다정하게 눈마추며 놀아주는 당신때문에..제가 느낀 이질감. 외로움.쓸쓸함.

잠못이루고...하염없이 깊은어둠속에 가슴을 짖누르는 나의 이중성에 스스로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마도...당신은 몰랏을겁니다.

딸아이에게..내 스스로 엄마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아이니까. 그리고 내 아이는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아야할 아이니까.

내가 보살펴줘야하는거라고..수도 없이 다짐하고 또 다짐햇지만

모니터 앞에서..친엄마랑 쳇팅하는걸 보면서...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난 그져..밥해주고. 빨래해주고..집안일하는 무보수의 파출부구나. 그런생각 수도 없이 했습니다

딸아이의 생리 팬티를 빨면서도...피보다 더 뜨거운 눈물 흘린적이 많습니다.

휴일날..갈비찜을 만들어서 당신이랑 딸아이가 맛잇게 먹고있는걸보면서도..

두고온 내 아들 생각에 난 고기 한점을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갈비찜은 제 아들이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이유 없이...쓸슬한 표정을 지을때면.

당신이 농담삼아 오늘이 그날이야? 하고 장난을 걸어와도...난 웃을수없는 날이었습니다.

그날은..제 아들 생일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에 와서 고백하는 바이지만...

당신한테는 말하지 않앗지만.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나 특별한날엔...선물도 햇고

용돈도 주었습니다.그것으로는 제마음이 위로가 돼지못했고.그래서 슬펐든겁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야 됄 사람들이 잇다면? 그건 바로 가족이라는말앞에..

내 스스로 너무나 부끄러워 단란한 가족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은..죄다 보지 않앗습니다

난 그런 프로를 볼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롭게 이룬 지금의 가족이 ...제가 사랑해야할 가족이란거.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재혼이 죄가 아니라해도.

난 세상의 모든 밝음이나..기쁨이나..행복함 앞에서는 늘....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이유가 어떻하든..제대로 가정을 꾸리지못한것은.....제가 부족햇기 때문이라는 아픔때문에

늘...행복해도 밝게 웃는것조차...부끄럽더이다.

때론 달래가 얄밉고..나를 섭섭하게 하여도..

나는 내 아들을 생각해서..마음까지는 어떻게 할수없지만

겉으로 해줄수잇는것은..최선을 다했습니다.

내가 낳지 않은아이를 키우는것도..그 아이에게 새엄마지만..엄마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려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앗고..또 그만큼..상실감도 컸습니다.

그것은 오로지...제 아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였습니다.

언젠가...당신이 제 아들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때...당신 아들이면..내 아들이기도 하다면서

병원으로 데려다 줫을때..그때 말은 안했지만. 많이 고마웟고. 당신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건

제가 그동안...크게 그릇됨없이 살앗든것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했습니다.

여보~

그렇게 눈물반..아픔반...으로 살았든 세월이...참으로 꿈속 같습니다.

철없이..당신과 딸아이에게까지..질투를 했어도.

언제나 나를 탓하기전에...당신 자신을 탓한거...내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어준 당신잘못이라며

괴로워할때...정말 마음속으론..당신손을 잡아주고싶엇지만..그게 아니라고..내 잘못이라고

말하고싶었지만...그말이 그렇게 어렵더이다.

하지만 무심한 세월은 이렇게 흘러..벌써 우리들을 이렇게 늙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내 아들은 대학에 갓고 이제 딸아이도 올해 수능을 보게됄것이고

그러면 또 우리들 곁을 떠나겟지요.

이젠..이 넓은집에 달랑 우리둘만 남게 돼겟네요.

시험끝나고 잠시..다니러온 제 아들에게...용돈 쥐어보낸거...엠피3 사준거..다 알고있어요

궂이 당신이 말하지 않기에...나도 모른척하고 있는데..너무 고마워요.

비쩍마른 아들에게...예전에 내가먹지 못했든..곰국 한그릇을 먹일때..

제 가슴이 얼마나 뿌듯하고...행복햇는지..당신은 모를겁니다.

이제 당신은 아들하나를 덤으로 얻엇고..전 딸하나를 덤으로 얻은거라고..당신이 좋아했을때.

참....많이 울엇어요. 아마...눈물은 슬플때보다 기쁠때가 더 많이 흐르나 봅니다.

제가 아들을 볼때마다 이렇게 행복하다면..당신또한 당신딸이 얼마나 이쁠까...하고

이제야...조금 당신 마음을 헤아리게 됐습니다.

당신의 소중한딸에게...내가 더 잘해줘야겠단 생각하며.철없이 굴었든 내게..

큰소리나..야단을 먼저치지 않고...미안하다는 말로 나를 무안하게 만든 아주 인생의 고수같은

당신이...너무 얄미우면서도..묵묵히 최선을 다한 당신에게...마음으로 존경을 보냄니다.

이런 당신을 두고...떠나간 당신의 옛여인이 참 박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그여인도 잘살고있어서...사람의 연분은..다 하늘이 정해주는가 봅니다.

이젠 당신의 흰머리 나 염색안해 줄테니까...미용실가서 하세요

당신머리 염색할때마다...흰머리카락 숫자만큼..내 마음이 아파서..못하겟어요

세상에는 능력잇는 여자들도 많은데..하필이면 나같은 무능한 여자를 만나 당신이

그렇게 고생을 한것 같아...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여보~ 당신한테 한번도 하지못한말...그런말 할 자격이 없는 여자지만. 오늘만 할께요

한번 해보라고...그렇게 졸랏어도 못했든말...

사랑합니다...네...사랑하구 말구요. 마음속으로만...이렇게 외쳐본담니다.

 

                                   결혼10주년돼는날에...홀로깨어 잠못이루는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