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철부지새댁~2005.05.16
조회23,977

5월입니다
딱 1년전 5월의 신부였던
저는 지금 부끄럽고 쑥쓰럽게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없이 행복한 5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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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그이와 함께 미리 아빠 생신선물을 사러 신세* 백화점에 갔다
살살 배가 아파온다 내일 유도분만 하기로 한 날짜인데 혹시
자연분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떨리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전화가 왔다 큰언니다 한강 고수부지인데 조카들과 자전거 타러 왔다고 한다
갔다 언니가 짜장면을 시켜 준다고 한다 배도 아프고 입맛도 없다고 했다
그래도 메뉴판을 보니까 조금 먹는게 낫다 싶었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소박하게 양장피와 쟁반 짜장면을 시켰다
배도 아프고 입맛도 없던 나는 쟁반짜장면과 양장피를 모두 비우고
아쉬움이 남아 누룽지탕과 쟁반짜장을 하나 더 시켜 달라고 했다
배도 아프고 입맛도 없던 나는 쟁반 짜장면의 2/3 를

젖가락으로 휘저어 가뿐하게 한입에 넣었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형부가 놀라움과 존경심에 가득찬 눈빛을 보낸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웃었다...옆에서 그이가 한마디 했다

"전 이제 놀랍지도 않아요"

그이와 빠이빠이~ 하고 온 저녁 배가 또 살살 아파온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이슬도 보았다 정말 내일 우리 첫째를 만나는구나 설레고 두렵다
"자기야 나 아무래도 내일 우리 첫째 만날 것 같아 무서워 ..."
"걱정마 우리 @@보다 약한 사람도 다 해내는거야
오빠가 있으니까 내일 병원서 전화하면 바로 떠날게~"


5월 2일


잠을 거의 못잤다 그리고 새벽을 맞이했다
배가 아파서 잠도 못잤다 가만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
어제 그이가 가면서 먹으라고 아스크림을 사줬다
내가 요즘 필히 꽂혀 열광하는 레드망* 하는 아스크림~ 생각이 났다
냉장고 문을 열고 아픈 배를 잡으면서 아스크림을 먹었다
지금 안먹어 놓으면 언제 이 아스크림을 먹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기 떄문이다
흐~ 맛있다 라지 싸이즈 두통을 그냥 비었다 배가 살살 아팠지만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진짜 맛있었다
또 심심하다 내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8시
엄마가 배가 5분 간격으로 아파오면 병원에 가자고 했다
아침을 먹으란다 배도 아프고 입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고 했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는 엄마의 말에 진통이 없던 틈을 타서
두그릇만 먹었다 배도 아프고 입맛도 없어서-.-...ㅋㅋㅋㅋ

오전 10시
본격적으로 진통이 온다 와~생각보다 진짜 아프다
근데 안아플때는 또 안아프다 관장을 한다 아 쪽팔리다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헉! 어제 양장피 덕분인가? 병원 변기가 막혔다 너무 미안하다고 변기가 막혔다고 했다
간호사님들이 친절하게도 괜찮다고 했다 창피했다
점점 진통이 세게 올때마다 너무 아파서 울었다
산고의 진통을 상세히 알려주는 이가 없어 내가 잘 느껴보고
후배들에게 잘 설명해 주려 했는데..
순간 생각나는게 아 사극에서 고문 할 때 사지를 트는 아픔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내 친구 아무개는 차라리 나를 죽여라 라는 느낌이라는데
나는 그러진 않았다 난 당당하게 간호사 언니를 향해 외쳤다


"살려주세요" 라고~


돌아오는 간호사의 답변
"살려주긴 뭘 살려줘요 이만큼도 안아프고 애 낳을려고 했어요?
울지 마세요 우는거 아니에요 애 한테 안좋아요" 너무 냉담한 그녀...
난 바로 깨갱 했다 ~
"죄송해요 ..."
"죄송 할 껀 없구요 소리내거나 울지 마세요"
또 한 간호사가 들어온다 날씨가 좋다고 간호사들끼리 말한다
고개들어 창가를 보았다 정말 날씨 화창했다
혼잣말로

"정말 날씨 예술이네요"
간호사님이
"소풍가기 좋은날씨죠? 그런다
"나 김밥 잘싸는데^^"
그 아픈 와중에 따박따박 말하는 날 보고 간호사 님들이 웃는다
"이렇게 극과 극을 보여주는 산모는 없었는데 낙천적이세요
너무 극과 극이라 적응하기 어려워요" 호호호 웃으면서 나간다
또다시 진통이 오고 내 두 손은 허공을 휘젖기 시작했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진통이 가라앉으면 내 손들이 쑥스러워 슬며니 내려놓고를 반복했다

웬만하면 무통분만 않하고 원샷으로 낳을려고 했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날 보며 간호사님이 적극적으로 무통을 권한다
견딜수 없던 나는 무통분만 해달라고 했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무통분만이면 안 아플 줄 알았건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고
진통 할 껀 다 했다 물론 짧은 시간 이나마 진통을 않하는 시간이
그저 달콤하게 느껴졌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그이가 오고 가족분만실로 옮겼다 진작에 가족 분만실에 옮길것을 그랬다고
엄마가 안쓰러워했다 무통을 했기에 잠시 정신이 말짱 했는데
그이가 물었다" 항상 가지고 다니던 디카 안 가져왔어?"
"메이크업을 안했잖아~" 옆에서 간호사가 깔깔 웃는다
갑자기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한 간호사님이 들어 오시더니 내진을 하며
힘을 주라고 한다 줬다 더 주라고 한다 조금 있다 간호사님이 2명 더 들어왔다
힘을 더 주라고 했다 있는 힘껏 힘을줬다 드라마서 보면 진통은 오래 하지만
정작 아가 나오는 시간은 짧던데.....몇번 힘만 주면 아가가 나오던데..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아무리 힘을 줘도 간호사님들에겐 성이 안차는 모양이다
(나중에 들은바로는 이 때 아가 머리가 나왔다 들어갔다 해서 엄마가 애간장이 탔다고 한다)
눈을 한번 감았다가 떴다

-엄마의 애처로운 얼굴이 보였다
또 한번 눈을 감앗다가 떴다

-그이가 내 얼굴을 감싸쥐고 울고 있었다
또 한번 눈을 감앗다가 떴다

-시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또 한번 눈을 감았다가 떴다 

-간호사님이 내 위에 올라타 배를 누르고 있었다
또 한번 눈을 감앗다가 떴다

-간호사님이 산소 공급 하는 푸른색 호스를 내게 끼웠다
힘을 주면서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또 눈을 감았다가 떴다
잘한다고 한번만 너 힘것 힘을 주란다 난 한다고 하는데 아가가 안나오니까
나는 나대로 지치고 힘들고 정말 소리내어 울고 싶었다
아니 울면서 말했다
"엄마 사랑해 자기야 사랑해"

왜 그 떄 그런말을 했는지 나도 모른다

어느순간 다 되었다고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귀가 윙윙 거리고 몸에 힘이 다 빠졌다
의사가 절개를 하고 훌러덩 뭔가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아 ...내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엄마랑 그이는 우르르 가서 아가보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그 고통이 다 날아가면서도 귀가 윙윙 거려 잘 기억은 않난다
아가에게 젖을 물렸다 뭐라 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밀려와 펑펑 울었다
의사샘이 묻는다

" 울긴 왜 울어?
(평소 이 의사샘은 무뚝뚝하게 진료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동안 쌓긴 감정을 토해내듯  쏘아 붙히며 말했다
"감동적이니까 울죠?!!" 다들 막 웃는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의사샘

" 감동적이면 노래를 불러야지 울긴 왜 울어?"
바로 노래 제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조금전까지 죽을것 같다고 울며 불며하던 내가 넉살좋게 까부는걸 보며
다들 와!~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하고 웃는다 평소 트롯트를 좋아하는 내가 순간 왜 그 노래를 불럿는지
모를 일이지만 곡 선정은 분위기상 아주 잘 선곡했다
만약 의사샘이 춤을 추라고 했음 난 아마 벌떡 일어나 신나게 관광버스춤을 췄을것이다

울 엄마가 ~
"힘들었지 너도 그렇게 태어났고 김서방도 그렇게 태어났다
시엄마한테 잘해야한다 " 난 순하게 고개를 끄떡였다


바로 전화를 시엄마께 전화를 때렸다
"엄마 사랑해요 저 이제 청소도 잘할꺼구요
엄마한테 잘할거예요투정도 안 부릴꺼구요
말 잘들을꺼예요 엉엉어엉사랑해요"
주저리 주러리 막 쏟아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말을 할까
아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오갔다
울 시엄마 막 웃으신다

지금 왜 청소 잘한다는 소리를 하냐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난 못 할 말이 없다

애썼다고 하셨다 당장 올라오실꺼라고 했다


엄마와 그이는  기분이 너무 좋은 모양이었다
엄마는 분명 장남에게 시집간 막내딸이
숙제(아들낳기)를 빨리 해결한것이 기쁜게 영력했다
두분이서 맥주한잔 하자며 나갔다

10분후 들어온 엄마는 간호사들한테 아이스크림을 돌렸다
난 한 간호사를 향해 말했다
"아까 나 구박한 간호사님 드시지 말라고 전해 주세요~"
여기저기 전화하는 그이의 모습이 보인다
엄마가 묻는다

"첫째 낳은 소감이 어때?"
"둘재 낳을만 하다~" 사람이 이리 간사할 수가^^ㅋㅋㅋ

엄마가 나가고 그이와 둘만 남았다
그이가"사랑해 " 라고 말하며 가볍게 뽀뽀했다
"좀더 찐하게 해주면 어떨까?"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시키는대로 한다 좋다 ㅋㅋ

휄체어를 타고 올라오는데 엘리베이터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너무 놀랐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후에 들은바로는 힘을 너무 줘서 얼굴이 빨갛게 되다못해
까맣게 되면서 실핏줄이 다 터진거란다 목까지
완죤 괴물이었다  실핏줄 터진다는 이야기 듣긴 들었지만
내가 이리 될 줄 몰랐다

병원에 있던 이틀동안 많은 분들이 오셨다 가셨다

어떤이들은 임신을 하고싶어도 뜻대로 되지않아 힘들고

또 어떤이들은 아들을 못 낳아 속상해 하고

어떤이들은 산후조리 힘든 날에 출산을 해 고생을 하는데

이렇게 따뜻한 좋은 봄날에 임신이 일찍되고 순산을 한 나와

축복받는 탄생을 한 우리 아들은 정말 복이 많구나 싶어 너무 감사했다

 

출산을 하고 병원에 있는 이틀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세상 모든 생명들이 다 존귀해 보이고 사랑스러웠다

이 세상 그 어느것이 하찮은 존재일까 순하고 선한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이가 아가를 너무 이뻐한다 얼마나 귀하게 바라보는지

아가를 바라보는 눈에서 하트가 절로 뚝뚝 떨어진다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

"동생이 먼저 결혼해서 조카들 사진 차안에 달고 다닐 때 너무 부러웠어"

단 한번도 아가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지 않던 그이의 말에  너무 놀랐다

그리고 눈물이 핑~ 돌았다 뒤늦게 첫 아이를 봐서 그런지

얼마나 아가를 이뻐 쭐쭐 빠는지 모른다 그래 놀렸다 칠득이 오반장이라고

그래도 좋단다 ^^ 그이가 저리 좋아하니 일찍 가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 정말 대단하고 화려한 것이라 생각했기에

입밖으로 말해 본적이 없는데 병원에 들른 한 친구가 한마디 하고갔다

"넌 결혼을 하고 시댁에 이쁜짓만 하더니 얼굴에는 행복해요 라고 늘 쓰여있다~"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출산기)우리 까꿍이 엄마아빠랑 행복하게 살자~

 

 

*어라~ 우리 까꿍이 우네요

쉬~ 했나봐요~ 그럼 전 이만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