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족의 계약]7부

다일리아2005.05.16
조회423

나는 눈앞에 안앉아있는 두 사람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세린이야 그렇다 쳐도 하필이면 에릭을 만날 게 뭐란 말인가? 마신님이 날 버린게야.흑흑흑. 말빨을 겨루는 시합에서 이긴 장면을 들킨 나는 에릭과 세린이 이상한 소리를 하기 전에 재빨리 근처에 있는 찻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하지만 이후부터가 문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에릭이 라디폰 공작에게 이르면 공작이 레프스터 국왕에게 말할 것이고, 그럼 끝장이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영원히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들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에릭이 페드인 왕국의 제일의 검사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재미있게 됐다는 생각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세린도 보통 이상의 실력은 되는 것 같았다. 만에 하나 둘 중에 하나가 도망치면 뒷수습이 어렵다못해 머리까 깨진다.

 

"오랜만이군요,마리엔 공..."

"오홋홋호~! 세린도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얼굴이 반질 반질 거리는걸 보니 잘 지냈나 보군요. 에릭도 오랜만은 아니고 얼마 전에 한 번 봤죠?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정말 기 막 힌 우연이군요."

"그렇군요. 정말 기막힌 우연이죠? 이런 곳에서 마리엔 님을 뵙게 되다니 말입니다. 그렇지, 에릭?"

"그렇군."

 

그래도 아주 눈치가 없는건 아니었는지 공주님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세린은 흥미롭다는 듯이 웃고 있엇고, 에릭도 약간 놀라고 있었다.

계속 시선을 돌리며 차맛이 좋네, 찻집이 깔끔하네, 딴청을 피웠지만 그들의 시선은 집요했다. 결국 나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축제를 보러 나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며,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역시 우연히 시합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에릭과 세린은 심히 의심스럽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내가 그렇다는데 지들이 어쩌겠어? 내가  그 전부터 축제에 왔었다는 증거 있어? 공주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나는 순진한 표정을 짓고 방긋웃었다.그러자 세린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마리엔님 그 시합 처음부터 다봤습니다. 정 말 놀랍더군요."

 

볼 거 다 봤다는 소리다. 그러니 가증스러운 연기는 하지 말라는 소리였다. 하여간 일생에 도움이 안 된다니까. 나는 순진한 표정을 지우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돌아갔다. 어떻게 에릭과 세린의 입을 막아버리는 방법이 없을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던 중에 한가지 방법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 방법을 사용하면 두 사람은 오늘 일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재빨리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우고 눈을 빛내면서 조르기 시작했다.

 

"저기 있잖아. 나 이런데  와보는 건 처음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구경나가자. 응? 이번 한번만 봐줘. 나 혼자 가는게 불안하면 같이 가면 되잖아. 말도 잘 들을 테니까 나가자. 응?"

 

에릭과 세린은 내가 갑자기 애교 모드로 나가자 적잖아 당황했다. 에릭과 세린의 반응에 더욱 힘을 얻은 나는 급기야 에릭의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특히 이렇게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인간들은 당황하게 마련이다.

 

"무슨!!"

 

에릭이 나를 떨구려했지만 이번 작전은 반드시 이 두 사람과 동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같이가자. 한번만. 이번 한 번만. 겨우 나온 거란 말이야. 응? 내부탁 들어줄꺼지? 그렇지? 내 부탁 들어주면 세린이 전에 몰래 정원에 숨어 있었던 것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에릭은 세린이 몰래 정원에 숨어있었다는 말에 내가 자기 팔에 매달려있는 것도 무시한 채 세린을 노려보았다.

 

"또연습하지도 않고 거기 가 있엇냐?"

"이봐,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라고. 가끔은 휴식도 필요한 거야. 난 너처럼 검에 미치지 않았거든."

"휴식을 꼭 그런 곳에서 할 필요는 없을 텐데."

 

"아, 거긴 아무도 오지 않거든. 예전에는 마리엔 님도 오지 않아서 마음 놓고 갔지. 하지만 덕분에 조난 당한 마리엔 님을 구할 수 있었으니 된거 아니야?"

 

그런말은 할 필요 없잖아! 그때는 마리엔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것 뿐이야! 다행이 에릭은 더 이상 세린의 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에릭은 내 끈질긴 설득과 체면을 무시한 애교를 이기지 못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동행할 것을 승낙했다. 세린은 아까부터 재미있어하며 탐탁지 않아하는 에릭을 설득하는데 일조했으니 따로 설득할 필요는없었다.

세린과 에릭은 내가 좀 전에 축제에 와보기는 처음이라고 우겼떤 것을 기억하는지 앞장을 서며 안내해주었다.

그러나 신이 나있는 나와 세린과는 달리 에릭은 옆에서 가만이 따라오기만 했다.

 

"마리엔 님. 에릭은 원래 저렇습니다. 저녀석이 관심이 있는 건 오로지 검뿐이죠. 평소에는 저렇게 맹하다가도 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하거든요. 그리고 옆에 이렇게 근사한 남자가 있으니 저런 무뚝뚝한 놈에게는 신경 끄셔도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러려고 했어. 세린의 권유와 내의지로 에릭에게 고나심을 끄려던 나는 세린의 말 중에 이상한 점이 떠올라서 소리쳤다.

 

"잠깐!!남자라니? 세린, 남자였어?"

 

"너무하십니다! 지금까지 제 성별도 모르셨단 말입니까? 전 마리엔 님이 별 말 하지 않으시기에 제가 누군지 아시는 줄 알았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으셨따니 너무 슬픕니다. 저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보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아! 어머님 . 왜 저를 이렇게 아름답게 낳으셨나요?"

 

아주 쇼를 해라. 에릭은 많이 봐온 일인지 별 반응이 없었지만 나는 소름이 끼쳤다.세린과 에릭을 반반씩 섞어 놓으면 그제야 정상적인 인간이 나올 것 같았다.

 

"네가 누군데?"

 

물어봐주세요, 라는 세린의 시선을 무시하지 못한 채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물었다

 

"저는 세린스 제임 티스몬입니다.티스몬 백작가의 장남입니다.그리고 에릭과 같은 로얄 기사이지요."

 

티스몬 백작이라면 궁전 무도회에서 한번 본 적이 있었다.매우 진중한 사람으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아들은 이 모양일까?

한참 동안 옆에서 이것저것 떠들어대던 세린이 뭔가를 발견하고 가자기 그곳으로 뛰어갔다. 잠시 후,

다시 사람들 틈을 헤집고 나오는 그의 손엔 막대기 위에 뭉실뭉실한 털뭉치 같은 것이 꽂혀있는게 세 개 들려있었다. 세린은 그중에서 분홍색의 털뭉치 비슷한 것을 내게 내밀며 말했다.

 

"이런 축제에서는 역시 솜사탕이 최고죠. 한번 드셔보십시오."

"뭐? 솜을 먹어? 솜으로 어떻게 사탕을 만들지? 연금술사가 만든 건가? 이거 먹고 부작용은 없는거야?"

 

나는 솜사탕이라고 불린 것의 냄새를 맡으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손가락으로 한번 콕 찔러보니 쑤욱 들어가는 게 솜이 맞는 것 같긴 했다. 그 솜뭉치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들은 잠시 솜뭉치를 들고 있는 나를 가만히 지켜보더니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하하! 아이고 나죽네, 솜을 먹는데.하하하하"

"큭큭큭....푸웃...도저히 못 참겠어...하하하!"

 

에릭까지 숨이 넘어갈 듯이 웃자 나는 황당해졌다. 이놈들이 미쳤나?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창피하지도 않은건가?

한참 후 에야 간신히 웃음을 멈춘 에릭과 세린은 너무 웃어서 나온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말하는 중간 중간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이어지는 세린의 설명에 나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에이, 헷갈리게 왜 이름이 솜사탕이야? 결코 오늘 일을 잊지 않으리. 에릭은 원래 찍혔고, 세린 네 놈도 찍혔어. 솜사탕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긴 했지만 축제 구경은 순조로웠다.나혼자 있을때는 밤늦게 까지 돌아다녔겠지만 오늘은 해가 지기 시작하자마자 돌아가야했다. 이제 세린과 에릭이 오늘 일을 절대 발설 못하게 하는일만 남았다. 나는 왕궁까지 모셔다드린다는 세린과 에릭의 제안을 거절하고 가기 전에 한마디 해주었다.

 

"이제 우리는 공범이야. 그거 알지."

 

그 말인즉슨 너희들이 나와 같이 축제를 돌아다닌 이상 너희가 오늘 일을 발설하면 나도 할말이 있따는것이다. 이런식으로 말이다

 

[아바마마. 전 정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에릭경과 세린스 경이 무도회보다 축제가 재미있다고 꼬셨어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두 사람이 저와 동행할 이유가 없잖아요. 에릭 경과 세린스 경이 워낙 재미있게 말을해서...죄송해요! 모두 제 잘못입니다! 에릭 경과 세린스 경은 저를 축 제 에 데 려 간 죄박에 없어요오~!!]

 

국왕이 내 말을 믿겠는가? 아님녀 우연히 말싸움 대회에 참가하신 공주님을 발견하고 같이 다니게 됐다는 두 사람의 말을 믿겠는가?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왕궁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에릭과 세린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불여우라고 생각하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 불여우를 당해낼 재간이 없는 그들은 오늘 일을 발설하지 못할것이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직 들어가게 됐지만 무사히 위기를 모면했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은 특별히 세편올렸어요 ㅋㅋㅋ 판타지는 로맨스보다 보는 분들이 적은것같아요!!

 

전 개인적으로 판타지를  더 좋아하는데 ㅎㅎㅎ

오늘도 수고하시고 내일 또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