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관 1층에 딸린 식당 안은 봄과 같은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치 형태의 벽난로에서는 이글거리는 거대한 불덩이들이 강렬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사실 페드인 왕국의 겨울 날시는 그렇게 혹독하지 않았다.따듯한 해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내륙에 위치한 하이덴 제국이나 토르에 비하면 춥다고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말이고, 이미 이 지역의 풍토에 가장 알게 적응해버린 페드인 왕국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니었다
"벽난로 앞만 벗어나면 추워 죽겠단 말이야. 이래서야 어디 살 수 있겠나? 이런 겨울은 나 같은 약한 노인네들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어"
로튼은 난로를 뒤로하고 다리를 벌린 채 앉아 불을 쬐고 있었다.
"그나저나 마중 나오기로 한 사람들은 언제 오는거냐?"
수제노가 나와 로튼의 잡담을 끊으며 질문을 던졌다.
"글쎄 약속은 오후 다섯 시로 했지만 눈 때문에 약간 늦게 도착할 모양이야"
"그런데 정말 내가 남아 있어야 하는거냐?"
수제노가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렸다.아무래도 수제노로서는 공작가에서 나올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그도 그럴 것이 따지고 보면 수제노는 범죄자였다. 그것도 도둑같이 사소한 죄가 아니라 청부 살인이라는 대죄 주로 귀족들을 암살하므로 저지르는 죄인이었다.하지만 라디폰 공작은 수제노가 나를 도와줬던 것을 높이사서 그녀를 한번 만나 보고 싶어 했다.
"괜찮아. 따지고 보면 수제노는 나를 구한 생명의 은인 이잖아.포상을 받을지도 몰라"
"그건 사양하겠어.널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사실 나 혼자서는 위험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니까"
이미 약속시간이 30분을 넘어가고 있으니 나타날 시간이 거의 되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포근한 공기에 감싸여 있던 식당 안으로 불청객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재빨리 문을 닫았지만 한번 침입해 들어온 냉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앗다.
"이거 죄송합니다"
이제 막 들어온 사람 중 한 명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로브에 달린 후드를 뒤로 젖히면서 말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이블로였다. 그렇다면 그의옆에 서있는 살마은 이릭일것이다. 그가 후드를 벗자 예상대로 에릭의 얼굴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아직 우리를 바견하지 못하고 옷에 묻은 눈을 털어내었다
"여기야"
내가 소리쳐 부르자 그들은 고개를 들어 우리쪽을 보았다.
"마리엔?"
"어떻게 여기 계시는 겁니까?"
"어라? 라디폰 공작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내말에 에릭과 이블로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은 못들었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아십니까?그래도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겠어.방으로 올라가자"
"따듯하고 좋은데 그냥 여기서 이야기하면 안될까?"
"그럼 로튼씨는 여기 계십시오. 저희들끼리 올라기지요"
수제노의 말에 로튼은 그제야 뭉기적거리며 일어났다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되긴. 잠시 여러 가지 일로 인해 떠돌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거지"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동안 왜 연락도 하지 않은 거야?"
"에릭 님의 말이 맞습니다. 도대체 아렌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지금 마리엔 공주님의 국상이야기가 오가고 있단 말입니다"
"국상? 그거 재미있겠네"
내가 피식거리며 말하자 에릭이 소리쳤다
"재미있긴 뭐가 재미있어!!!"
에릭이 느닷없이 소리치자 나는 놀라서 그를 보았다.
"하지만 라디폰 공작에게는 연락하고 있었는데. 나는 에릭과이블로도 아는줄알았지"
"아버지는 알고 계셨다고?"
"응. 못들었어? 이상하네. 훨신 전부터 연락하고 있었는데."
나는 라디폰 공작과 로튼의 통신 구슬로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는 말도 덧붙이려 했다. 무슨 일이냐는 시선으로 수제노를 보던 나는 난데없이 거칠게 내뱉어지는 말에 다시 앞을 보았다
"제길"
내가 그동안 봐온 에릭은 그의 아버지를 무진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저 제길 이라는 말은 라디폰 공작을 향해 한 말이었다.라디폰 공작이 나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이 그렇게도 분한 일이었던가? 나는 나도 모르게 라디폰 공작의 편을 들고있었다.
"그럴수도있지. 공작 입장에서는 말이야.비밀이 새어나갈 수도 있잖아. 아! 그렇다고 에릭이 말한다는 건 아니지만 엿듣는 사람이 있다거나 뭐 그런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어?"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하지만..."
나는 에릭이 이러는 이유를 알 수없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다
"진정하십시오. 에릭 님. 마리엔 님도 무사하시니 다행이지 않습니까?라디폰 공작님께서도 나쁜 뜻이 있어서 그러신 건 아닐 겁니다."
이블로도 라디폰 공작의 짓궃은 장난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무사하신 것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최근 들어 갈렉트 백작을 비롯한 여러 귀족들이 공주님의 국상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러가지 충돌이 많았습니다"
"하긴 어서 나를 죽이고 싶겠지"
"그런데 호위 기사들은?"
마음을 가라앉힌 에릭은 내 주위에 수제노와 로튼 박에 없는 것을 보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 죽었어. 중간에 여기 있는 수제노와 로튼을 만나서 도움을 받았고. 그러고 보니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있었잖아. 여기는 수제노. 체르만 길드의 촉망받는 암살자. 그리고 여기 풍만한 체구를 자랑하는 사람은 로튼. 옵스크리티의 장로래. 옵스크리티는 두사람이라면 알고있겠지?
이블로와 수제노 로튼은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그러나 에릭은 인사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보았다
"죽었다고?"
"응.."
"괜찮냐?,,,,,,,"
에릭의 뜻밖의 걱정 어린 말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럼. 상처하나없어"
그러자 에릭이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중얼거렸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괜찮다니까 그러네. 마무리도 깔끔히 했고":
내말에 에릭은 무슨 말을 할 것처럼 하다가 곧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버무렸다.
티스몬 백작과 세린이 소식을 듣고 라디폰 공작가로 찾아온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두 사람은 라디폰 공작에게 연락을 받고 와서 에릭이나 이블로처럼 얼이 빠지지는 않았다.대신 처음 들어왔을 때 보였던 설마 설마 하는 얼굴이 활짝 퍼졌다. 평소에 말이 없던 티스몬 백작은 흥분해서 말이 많아졌고 세린은 정반대로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무척이나 밝은 얼굴이었다.
"이제 마리엔 공주님께서 돌아오셨으니 해야 할일 많아지겠군요"
"같은 생각입니다.무엇보다 마리엔 공주님의 실종을 빌미 삼아 기가산 왕비 진영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어야지요"
"하지만 저쪽에서 다시 저주를 문제 삼고 나올 것이 걱정입니다. 아직도 아리란드 전하의 병세는 전혀 차도가 없으니 틀림없이 그럴 겁니다. 물론 처음에는 마리엔 공주님의 복귀를 환영하는 척하겠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나미르 백작을 부추겨 들고 나올 겁니다"
티스몬 백작의 얼굴에 어두운 기운이 졌다.
"그점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계시는 로튼 님은 저주 계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이십니다.이분의 지적으로 공주님께서 뒤집어쓰셨던 누명의 허점을 알아냈습니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책도 마련된 상태입니다. 로튼 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럼 내가 간단히 말해 보도록하지."
라디폰 공작의 칭찬에 로튼은 물고 있떤 쿠키를 마저 넘긴 다음 입을 열었다.이내 티스몬 백작과 에릭. 세린의 얼굴이 퍼졌다.
"작은 악동이라는 저주에 그런 점이 있을 줄 몰랐군요"
"잘됐군요"
"이제야 누명을 벗을 수있겠군요. 마리엔 공주님,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세린"
"그런데 체르만 암살 길드의 덕을 많이 봤군요. 브러버드 소탕에 함께 해줬으니 말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도움을 많이 받은것은 사실이라 나는 티스몬 백작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레이만 왕자님도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레이만 왕자님이라면 하이덴 제국의 왕자님을 말씀하시는겁니까?"
이일만은 라디폰 공작도 알지 못했기에 그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물었다.나는 레이만 왕자와 만난 일부터 해서 그의 도움을 받은 일까지 소상히 말해주었다.
"직접 도와주겠다고까지 했단 말씀입니까? 하지만 내전 중이라 상당히 정신이 없을텐데"
"나와 안면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보통은 단순히 안면이 있다는 걸로 그 정도까지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왕국으로 돌아갈 동안 보호해주는 정도지요"
"그럼 내 호감을 사서 페드인 왕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아니면 나를 좋아해서일지도."
나는 마지막에 농도 덧붙였다.그러자 잠자코 생각에 잠겼떤 라디폰 공작이 입을열었다
"아마 둘다이겠지요. 하지만 마리엔 공주님을 도아준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 왕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레이만 왕자님정도라면 귀족들이 우리 파와 라이언왕자 파 르미엘왕자파로 나뉜것을 알고 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돕겠따고 했던 걸 보면 진정한 이유는 역시 두뻔재가 아닐까 합니다"
장난으로 한말을 라디폰 공작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나는 당혹스러워져 그 가정을 부정했다
"하지만 호감이 있따고 도와주지는 않아요. 그것도 다른 왕족을 뭔가 다른 이유가 있찌 않을까요??"
그 말을 하는 라디폰 공작의 눈이 잠시 에릭에게 쏠렸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세린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 공작이 레이만 왕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을 쳐다보는 것이 이상했찌만 지금은 그것보다 라디폰 공작의 말을 부정하는게 먼저였다
"하지만 레이만 왕자는 날 잘모르는데요"
"그 반지 레이만 왕자가 준 거라며. 아무 감정도 없는 여자에게 반지를 주지 않아. 그렇지 않나 수제노?"
"대게 반지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준다고 하더군요"
"그럼 공주님은 왜 레이만 왕자님께서 반지를 선물로 줬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주고 싶으니까 줬겠죠"
"어째서 반지를 주고 싶었을가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제 그런 이야기는 관뒁. 아무튼 이유가 뭐든 레이만 왕자에게 도움을 받은건 사실이니까 나도 나중에 도아 주겠어요"
내말에 티스몬 백작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어떻게 말씀입니까?"
"당장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아줄거에요. 나는 누구에게 빛지는 것도 당하는것도 싫으니깐요"
"이제 공주님께서도 돌아오셨으니 나미르 백작들이 뭐라고 해도 소용이 없어졌군요"
"그런데 궁금해서 묻는건데 내가 만약 지금 돌아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것같아요?"
"저희들이 아무리 막아도 오래가지 않아 국상이 치러졌을 겁니다. 벌써 몇 달째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시우리스 숲에 전투 흔적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오호 그거 재미있군요. 국상이라. 자신의 장례식을 보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군요"
"무슨 생각이라도 있으십니까?"
시녀를 따라 환하게 밝혀진 복도를 지난 후, 그라냔 백작은 오펠리우스 왕비의 방으로 들어갔다
"왕비님 그라냔 백작님께서 오셨습니다"
"오셨군요"
"요즘은 기분이 어떠십니까?"
"마리엔 덕분에 아주 슬프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오펠리우스 왕비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그러십니까? 그럼 제가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왕비님께서도 이 말을 들으시면 정말 힘이 나실 겁니다"
"무슨 소식인데요?"
"드디어 마리엔 공주의 국상이 결정되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된거죠?그 동안의 라디폰 공작을 포함한 귀족들이 지독하게도 방해했잖아요"
"그게 이상하게도 오늘은 라디폰 공작이나 티스몬 백작이 많이 나서질 않더군요."
오펠리우스 왕비와 그라냔 백작은 서로를 마주 보고 의미 있는 미소를 지었다. 라이언 왕자와 르미엘 왕자 중 한 명이 왕위에 오르면 괴집단과 잡고 있던 손을 자를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라냔 백작은 안색을 굳혔다.
"그런데 르미엘 전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건지 알고 계십니까?"
"왜그러죠? 그애가 무슨일을 벌이기라도 햇나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에도 마리엔 공주의 국상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화를 냇습니다. 덕분에 르미엘 왕자님을 지지 하고 있는 귀족들은 오늘도 입을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나도 도대체 그 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르미엘처럼 총명한 애가 나와 마리엔 사이를 모를리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무조건 마레엔을 싸고도니 원.."
"르미엘을 위해서라도 마리엔은 없어져야해요"
제인드력 428년 2월1일. 그날은 왕국의 수도 근처에 사는 귀족들은 물론 지방에 터를 잡고 있는 영주들까지 왕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 페드인 왕국을 손에 쥐고 뒤흔드는 사람들의 궁내에 잇는 신전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는 침묵과 함께 사람들을 내리눌렀다.
"오늘 이자리에 모인 것은 마리엔 공주님에게 마지막 이별의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제르마 님께서는 그의 품으로 자신의 손으로 지은 마리엔 공주님을 불러들이셨습니다.이제 마리엔 공주님은 영원함과 고결함이 가득한 천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실 것이라 믿습니다"
레프스터 국왕의 파리한 얼굴은 애상에 잠겨 있었고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있는 르미엘 왕자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꽃의 향기에 어느정도 익숙해졌을때 예씩은 거의 끝으로 치닫고 있었다.
오펠리우스 왕비는 여전히 슬픈 얼굴로 살짝 플로라 공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플로라 공주의 얼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나마 짓던 슬픈 표정마저 사라지고있었다
만약 레프스터 국왕이 저토록 상심하고 있지만 않았어도 크게 질책받았을것이다.
그 사이에 대신관의 말이 끝이 나고 구슬프고 잔잔한 음색의 음악이 울러 퍼졌다.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다시 한번 대시관의 주도로 기도를 하고 관은 15일까지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15일에 정식으로 국상이 치러지게 된다. 그때는 관을 담은 마차로 아렌테를 한 바퀴 돈 후 왕족들의 묘지에 매장된다
그러나 이 평화롭다면 평화롭고 슬프다면 슬픈 기도의 순간은 깨지고 말았다.
"이 무슨 무례한 짓인가!'
"그,그게, 오셨습니다!그러니까"
기사는 손짓 발짓을 해가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하려 했찌만 누구도 알아들을 수없었다
"갑자기 그분이 나타나셨단 말입니다"
"차근차근 말해보게"
라디폰 공작이 당황하고 있는 기사를 향해 말했다.
"마리엔 공주님께서..!"
"그 다음은 내가 말하지.."
그러나 기사의 말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누군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열려진 문을 통해 당당히 들어왔다
엷은 자줏빛 드레스 위에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있는 소녀는 비웃음인지 기쁜으로 인한 웃음인지 알 수없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은빛갑옷을 입은 에릭과 세린이 뒤따르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신전 내는 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했다.
"향기 좋은데요"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햇다
"그동안 건강하셨는지요?"
오른쪽에선 자들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 재미있는 현상이 얼어났다.
"마리엔 공주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잘 돌아오셨습니다"
"환영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나도 두 사람을 오늘 처음 본 것처럼 예의바르게 답했다.
"살아있엇구나"
레프스터 국왕은 그 말을 하고 나를 안았다.
진짜 싸움은 여기서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그후에 나는 자연스럽게 르미엘 왕자에게 다가갔다.
다른 왕족들은 나를 그리 반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그리고 르미엘 왕자는 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기쁘게 나를 맞았다. 나는 처음으로 르미엘 왕자에게 지어낸 표정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미소를 지어주었다
레프스터 국왕은 장례식에 참석하려다 졸지에 나의 귀환 축하 무도회에 착석하게 된 수많은 귀족들을 일일이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폐하 이 경사스런 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옵니다. 마리엔 공주님께서 무사히 돌아오셔서 소신도 정말로 기쁘옵니다"
나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귀족들이 선물을 한 보따리씩 싸들고 기다리고 있었떤 덕분이다. 하루만에 준비하기가 힘들었을 텐데도 귀족들은 제각각푸짐한 선물을 준비해왔다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너무도 기뿐군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약소하나마 준비한 것이 있답니다. 부디 마음에 들었으면 합니다"
내말에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욱 강렬해졌다.
"연극 좋아하시나요?"
"반전이야말로 연극의 백미입지요"
"아주 중요한 두 분을 모셨답니다. 제가 보여드릴 연국에서 빠져서는 안 될 분들이랍니다"
내가 문을 가리키고 살마들의 눈이 문으로 향한 순간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리란드 전하와 로튼, 네? 로톤이 아니고 로튼이라고요? 실례했습니다. 로튼 님이 오셨습니다" 얼떨떨한 시종의 목소리가 문 사이로 새어들어왔따
"아니 어떻게??"
"어떠헥 아리란드 전하께서 이곳까지 오실수 잇지?"
"저남자는 도대체 누구야?"
"이게 무슨 행동 이십니까 .? 아리란드 전하는 몸이 불편하시단 말입니다"
"마리엔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단지 오늘 파티가 있다는 것을 이분을 통해 알려주었을 뿐이에요. 게다가 마리엔이 몇 달 만에 다시 돌아온 거라고 하던데. 그런말은 처음 듣는군요. 도대체 어떻게 된일이죠?"
"몸이 불편하신 듯해서 알리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아리란드 전하께서 어째서 아프셨는지 아셔야합니다. 사실은 전하는 저주에 걸리셨어요. 매우 악독한 작은 악동 이라는 저주에 걸리셔서 아무리 어의들이 진찰을 해도 원인을 알수 없었떤 것입니다"
"저주?"
"그런데 그 저주를 건 배은망덕하고 사악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야 할 악의 근원은 바로 저랍니다"
이제 홀은 술렁이는 것으로 모자라 해일이 일어나는 바다처럼 거세게 일렁였다
"이제야 시인하시는군요"
나미르 백작의 말을 깨끗히 무시한 나는 손바닥을 뒤집어 보이며 말했다.
"이에 대해 아리란드 전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놀랐잖아요 마리엔. 당신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이 보내준 로튼이라는 분이 주신 약을 먹으니 이상하게 힘이 나는것 같아요. 만약 내게 저주를 걸었다면 이분을 보냈을 리도 없겠죠.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아리란드 전하의 마지막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있엇다.
"전하 믿지 마십시오. 이미 증거가 나와 있습니다"
나미르 백작은 나를 착한 사람을 꼬여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악마 정도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럼 준비한 연극을 보여드리죠"
내 말과 함께 라디폰 공작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나미르 백작께서는 공주님께서 건 '작은악동' 때문에 아리란드 전하께서 병환이 드셨다고 생각하는 것같은데 그럼 하나 묻겠습니다. 어째서 저주의 매개체가 알려진 지금까지도 아리란드 전하께서 병석에 누어 계석던 겁니까?"
그러자 나미르 백작이 이를 드러낸 채 말햇다
"물론 저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워낙 지독한 저주라 프란시아 대신관님마저도 고개를 내 저으셨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시전자정도나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고 말슴하시더군요"
"오호 지독? 여기 계시는 로튼 님은 저주 해제의 달인이십니다. 나미르 백작의 말에 대해 로튼 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작은 악동 이 지독한 저주?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다. 여기 계시는 마리엔 공주께서는 흑마법을 6서클 후반까지 사용할 수있는 실력자야. 흑마법은 분야가 여러 가지라 같은 흑마법사라도 내가 아는 마법을 공주가 모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마법을 공주가 알 수도 있지. 하지만 분명한 건 6서클 정도면 다른 저주 두 세 개 정도는 알고 있었을 거라는거야"
어느새 사람들은 로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엇다
"아무리 못해도 다른 저주들이 작은 악동 보다는 나을걸. 흑마법사사이에서 작은 악동 이란 건 저주로 취급받지도 않아. 말그대로 장난일뿐이야"
"그런 당치도 않은소리를 !그럼 어째서 그런 장난에 아리란드 전하께서 그렇게 심하게 앓는다는 말이오?"
"이야기를 하면 끝까지 들어야지 할것 아닌가? 작은 악동을 깨는 건 간단해. 저주의 매개체를 깨뜨리기만 하면 돼. 그리고 하나 더말하지. 작은 악동은 두통이나 허리가 심하게 결리는 정도의 증상밖에 나타나지 않아 그러니 마리엔 공주가 걸었다는 저주 때문에 그렇다는 건 말이안돼. 그리고 진짜로 저주를 걸 생각이었드면 다른 저주를 걸었을꺼야"
로튼이 입을 다물자 나미르 백작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따
"당신이 말이 맞다는걸 우리가 어덯게 알지?당신도 보아하니 흑마법사 같은데 같은 흑마법사라고 감싸는 것 아니오?"
그러나 로튼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나미르 백작은 정체도 알수 없는 노인에게 농락당했따고 생각했는지 성을 내려 햇찌만 라디폰 공작이 그에게 말을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나섯다
"그러실 줄 알고 객관적인 증거를 준비햇습니다. 에릭 , 미안하지만 프란시아 대신관님을 모셔오너라. 지금쯤 기다리고 계시겠구나"
[마족의 계약]12부
제 8 장
습 격
창문이 차가운 바람에 몸을 내맡긴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관 1층에 딸린 식당 안은 봄과 같은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치 형태의 벽난로에서는 이글거리는 거대한 불덩이들이 강렬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사실 페드인 왕국의 겨울 날시는 그렇게 혹독하지 않았다.따듯한 해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내륙에 위치한 하이덴 제국이나 토르에 비하면 춥다고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말이고, 이미 이 지역의 풍토에 가장 알게 적응해버린 페드인 왕국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니었다
"벽난로 앞만 벗어나면 추워 죽겠단 말이야. 이래서야 어디 살 수 있겠나? 이런 겨울은 나 같은 약한 노인네들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어"
로튼은 난로를 뒤로하고 다리를 벌린 채 앉아 불을 쬐고 있었다.
"그나저나 마중 나오기로 한 사람들은 언제 오는거냐?"
수제노가 나와 로튼의 잡담을 끊으며 질문을 던졌다.
"글쎄 약속은 오후 다섯 시로 했지만 눈 때문에 약간 늦게 도착할 모양이야"
"그런데 정말 내가 남아 있어야 하는거냐?"
수제노가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렸다.아무래도 수제노로서는 공작가에서 나올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그도 그럴 것이 따지고 보면 수제노는 범죄자였다. 그것도 도둑같이 사소한 죄가 아니라 청부 살인이라는 대죄 주로 귀족들을 암살하므로 저지르는 죄인이었다.하지만 라디폰 공작은 수제노가 나를 도와줬던 것을 높이사서 그녀를 한번 만나 보고 싶어 했다.
"괜찮아. 따지고 보면 수제노는 나를 구한 생명의 은인 이잖아.포상을 받을지도 몰라"
"그건 사양하겠어.널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사실 나 혼자서는 위험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니까"
이미 약속시간이 30분을 넘어가고 있으니 나타날 시간이 거의 되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포근한 공기에 감싸여 있던 식당 안으로 불청객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재빨리 문을 닫았지만 한번 침입해 들어온 냉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앗다.
"이거 죄송합니다"
이제 막 들어온 사람 중 한 명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로브에 달린 후드를 뒤로 젖히면서 말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이블로였다. 그렇다면 그의옆에 서있는 살마은 이릭일것이다. 그가 후드를 벗자 예상대로 에릭의 얼굴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아직 우리를 바견하지 못하고 옷에 묻은 눈을 털어내었다
"여기야"
내가 소리쳐 부르자 그들은 고개를 들어 우리쪽을 보았다.
"마리엔?"
"어떻게 여기 계시는 겁니까?"
"어라? 라디폰 공작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내말에 에릭과 이블로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은 못들었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아십니까?그래도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겠어.방으로 올라가자"
"따듯하고 좋은데 그냥 여기서 이야기하면 안될까?"
"그럼 로튼씨는 여기 계십시오. 저희들끼리 올라기지요"
수제노의 말에 로튼은 그제야 뭉기적거리며 일어났다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되긴. 잠시 여러 가지 일로 인해 떠돌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거지"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동안 왜 연락도 하지 않은 거야?"
"에릭 님의 말이 맞습니다. 도대체 아렌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지금 마리엔 공주님의 국상이야기가 오가고 있단 말입니다"
"국상? 그거 재미있겠네"
내가 피식거리며 말하자 에릭이 소리쳤다
"재미있긴 뭐가 재미있어!!!"
에릭이 느닷없이 소리치자 나는 놀라서 그를 보았다.
"하지만 라디폰 공작에게는 연락하고 있었는데. 나는 에릭과이블로도 아는줄알았지"
"아버지는 알고 계셨다고?"
"응. 못들었어? 이상하네. 훨신 전부터 연락하고 있었는데."
나는 라디폰 공작과 로튼의 통신 구슬로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는 말도 덧붙이려 했다. 무슨 일이냐는 시선으로 수제노를 보던 나는 난데없이 거칠게 내뱉어지는 말에 다시 앞을 보았다
"제길"
내가 그동안 봐온 에릭은 그의 아버지를 무진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저 제길 이라는 말은 라디폰 공작을 향해 한 말이었다.라디폰 공작이 나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이 그렇게도 분한 일이었던가? 나는 나도 모르게 라디폰 공작의 편을 들고있었다.
"그럴수도있지. 공작 입장에서는 말이야.비밀이 새어나갈 수도 있잖아. 아! 그렇다고 에릭이 말한다는 건 아니지만 엿듣는 사람이 있다거나 뭐 그런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어?"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하지만..."
나는 에릭이 이러는 이유를 알 수없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다
"진정하십시오. 에릭 님. 마리엔 님도 무사하시니 다행이지 않습니까?라디폰 공작님께서도 나쁜 뜻이 있어서 그러신 건 아닐 겁니다."
이블로도 라디폰 공작의 짓궃은 장난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무사하신 것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최근 들어 갈렉트 백작을 비롯한 여러 귀족들이 공주님의 국상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러가지 충돌이 많았습니다"
"하긴 어서 나를 죽이고 싶겠지"
"그런데 호위 기사들은?"
마음을 가라앉힌 에릭은 내 주위에 수제노와 로튼 박에 없는 것을 보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 죽었어. 중간에 여기 있는 수제노와 로튼을 만나서 도움을 받았고. 그러고 보니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있었잖아. 여기는 수제노. 체르만 길드의 촉망받는 암살자. 그리고 여기 풍만한 체구를 자랑하는 사람은 로튼. 옵스크리티의 장로래. 옵스크리티는 두사람이라면 알고있겠지?
이블로와 수제노 로튼은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그러나 에릭은 인사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보았다
"죽었다고?"
"응.."
"괜찮냐?,,,,,,,"
에릭의 뜻밖의 걱정 어린 말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럼. 상처하나없어"
그러자 에릭이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중얼거렸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괜찮다니까 그러네. 마무리도 깔끔히 했고":
내말에 에릭은 무슨 말을 할 것처럼 하다가 곧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버무렸다.
티스몬 백작과 세린이 소식을 듣고 라디폰 공작가로 찾아온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두 사람은 라디폰 공작에게 연락을 받고 와서 에릭이나 이블로처럼 얼이 빠지지는 않았다.대신 처음 들어왔을 때 보였던 설마 설마 하는 얼굴이 활짝 퍼졌다. 평소에 말이 없던 티스몬 백작은 흥분해서 말이 많아졌고 세린은 정반대로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무척이나 밝은 얼굴이었다.
"이제 마리엔 공주님께서 돌아오셨으니 해야 할일 많아지겠군요"
"같은 생각입니다.무엇보다 마리엔 공주님의 실종을 빌미 삼아 기가산 왕비 진영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어야지요"
"하지만 저쪽에서 다시 저주를 문제 삼고 나올 것이 걱정입니다. 아직도 아리란드 전하의 병세는 전혀 차도가 없으니 틀림없이 그럴 겁니다. 물론 처음에는 마리엔 공주님의 복귀를 환영하는 척하겠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나미르 백작을 부추겨 들고 나올 겁니다"
티스몬 백작의 얼굴에 어두운 기운이 졌다.
"그점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계시는 로튼 님은 저주 계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이십니다.이분의 지적으로 공주님께서 뒤집어쓰셨던 누명의 허점을 알아냈습니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책도 마련된 상태입니다. 로튼 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럼 내가 간단히 말해 보도록하지."
라디폰 공작의 칭찬에 로튼은 물고 있떤 쿠키를 마저 넘긴 다음 입을 열었다.이내 티스몬 백작과 에릭. 세린의 얼굴이 퍼졌다.
"작은 악동이라는 저주에 그런 점이 있을 줄 몰랐군요"
"잘됐군요"
"이제야 누명을 벗을 수있겠군요. 마리엔 공주님,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세린"
"그런데 체르만 암살 길드의 덕을 많이 봤군요. 브러버드 소탕에 함께 해줬으니 말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도움을 많이 받은것은 사실이라 나는 티스몬 백작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레이만 왕자님도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레이만 왕자님이라면 하이덴 제국의 왕자님을 말씀하시는겁니까?"
이일만은 라디폰 공작도 알지 못했기에 그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물었다.나는 레이만 왕자와 만난 일부터 해서 그의 도움을 받은 일까지 소상히 말해주었다.
"직접 도와주겠다고까지 했단 말씀입니까? 하지만 내전 중이라 상당히 정신이 없을텐데"
"나와 안면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보통은 단순히 안면이 있다는 걸로 그 정도까지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왕국으로 돌아갈 동안 보호해주는 정도지요"
"그럼 내 호감을 사서 페드인 왕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아니면 나를 좋아해서일지도."
나는 마지막에 농도 덧붙였다.그러자 잠자코 생각에 잠겼떤 라디폰 공작이 입을열었다
"아마 둘다이겠지요. 하지만 마리엔 공주님을 도아준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 왕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레이만 왕자님정도라면 귀족들이 우리 파와 라이언왕자 파 르미엘왕자파로 나뉜것을 알고 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돕겠따고 했던 걸 보면 진정한 이유는 역시 두뻔재가 아닐까 합니다"
장난으로 한말을 라디폰 공작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나는 당혹스러워져 그 가정을 부정했다
"하지만 호감이 있따고 도와주지는 않아요. 그것도 다른 왕족을 뭔가 다른 이유가 있찌 않을까요??"
그 말을 하는 라디폰 공작의 눈이 잠시 에릭에게 쏠렸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세린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 공작이 레이만 왕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을 쳐다보는 것이 이상했찌만 지금은 그것보다 라디폰 공작의 말을 부정하는게 먼저였다
"하지만 레이만 왕자는 날 잘모르는데요"
"그 반지 레이만 왕자가 준 거라며. 아무 감정도 없는 여자에게 반지를 주지 않아. 그렇지 않나 수제노?"
"대게 반지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준다고 하더군요"
"그럼 공주님은 왜 레이만 왕자님께서 반지를 선물로 줬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주고 싶으니까 줬겠죠"
"어째서 반지를 주고 싶었을가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제 그런 이야기는 관뒁. 아무튼 이유가 뭐든 레이만 왕자에게 도움을 받은건 사실이니까 나도 나중에 도아 주겠어요"
내말에 티스몬 백작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어떻게 말씀입니까?"
"당장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아줄거에요. 나는 누구에게 빛지는 것도 당하는것도 싫으니깐요"
"이제 공주님께서도 돌아오셨으니 나미르 백작들이 뭐라고 해도 소용이 없어졌군요"
"그런데 궁금해서 묻는건데 내가 만약 지금 돌아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것같아요?"
"저희들이 아무리 막아도 오래가지 않아 국상이 치러졌을 겁니다. 벌써 몇 달째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시우리스 숲에 전투 흔적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오호 그거 재미있군요. 국상이라. 자신의 장례식을 보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군요"
"무슨 생각이라도 있으십니까?"
시녀를 따라 환하게 밝혀진 복도를 지난 후, 그라냔 백작은 오펠리우스 왕비의 방으로 들어갔다
"왕비님 그라냔 백작님께서 오셨습니다"
"오셨군요"
"요즘은 기분이 어떠십니까?"
"마리엔 덕분에 아주 슬프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오펠리우스 왕비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그러십니까? 그럼 제가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왕비님께서도 이 말을 들으시면 정말 힘이 나실 겁니다"
"무슨 소식인데요?"
"드디어 마리엔 공주의 국상이 결정되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된거죠?그 동안의 라디폰 공작을 포함한 귀족들이 지독하게도 방해했잖아요"
"그게 이상하게도 오늘은 라디폰 공작이나 티스몬 백작이 많이 나서질 않더군요."
오펠리우스 왕비와 그라냔 백작은 서로를 마주 보고 의미 있는 미소를 지었다. 라이언 왕자와 르미엘 왕자 중 한 명이 왕위에 오르면 괴집단과 잡고 있던 손을 자를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라냔 백작은 안색을 굳혔다.
"그런데 르미엘 전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건지 알고 계십니까?"
"왜그러죠? 그애가 무슨일을 벌이기라도 햇나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에도 마리엔 공주의 국상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화를 냇습니다. 덕분에 르미엘 왕자님을 지지 하고 있는 귀족들은 오늘도 입을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나도 도대체 그 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르미엘처럼 총명한 애가 나와 마리엔 사이를 모를리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무조건 마레엔을 싸고도니 원.."
"르미엘을 위해서라도 마리엔은 없어져야해요"
제인드력 428년 2월1일. 그날은 왕국의 수도 근처에 사는 귀족들은 물론 지방에 터를 잡고 있는 영주들까지 왕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 페드인 왕국을 손에 쥐고 뒤흔드는 사람들의 궁내에 잇는 신전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는 침묵과 함께 사람들을 내리눌렀다.
"오늘 이자리에 모인 것은 마리엔 공주님에게 마지막 이별의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제르마 님께서는 그의 품으로 자신의 손으로 지은 마리엔 공주님을 불러들이셨습니다.이제 마리엔 공주님은 영원함과 고결함이 가득한 천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실 것이라 믿습니다"
레프스터 국왕의 파리한 얼굴은 애상에 잠겨 있었고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있는 르미엘 왕자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꽃의 향기에 어느정도 익숙해졌을때 예씩은 거의 끝으로 치닫고 있었다.
오펠리우스 왕비는 여전히 슬픈 얼굴로 살짝 플로라 공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플로라 공주의 얼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나마 짓던 슬픈 표정마저 사라지고있었다
만약 레프스터 국왕이 저토록 상심하고 있지만 않았어도 크게 질책받았을것이다.
그 사이에 대신관의 말이 끝이 나고 구슬프고 잔잔한 음색의 음악이 울러 퍼졌다.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다시 한번 대시관의 주도로 기도를 하고 관은 15일까지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15일에 정식으로 국상이 치러지게 된다. 그때는 관을 담은 마차로 아렌테를 한 바퀴 돈 후 왕족들의 묘지에 매장된다
그러나 이 평화롭다면 평화롭고 슬프다면 슬픈 기도의 순간은 깨지고 말았다.
"이 무슨 무례한 짓인가!'
"그,그게, 오셨습니다!그러니까"
기사는 손짓 발짓을 해가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하려 했찌만 누구도 알아들을 수없었다
"갑자기 그분이 나타나셨단 말입니다"
"차근차근 말해보게"
라디폰 공작이 당황하고 있는 기사를 향해 말했다.
"마리엔 공주님께서..!"
"그 다음은 내가 말하지.."
그러나 기사의 말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누군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열려진 문을 통해 당당히 들어왔다
엷은 자줏빛 드레스 위에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있는 소녀는 비웃음인지 기쁜으로 인한 웃음인지 알 수없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은빛갑옷을 입은 에릭과 세린이 뒤따르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신전 내는 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했다.
"향기 좋은데요"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햇다
"그동안 건강하셨는지요?"
오른쪽에선 자들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 재미있는 현상이 얼어났다.
"마리엔 공주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잘 돌아오셨습니다"
"환영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나도 두 사람을 오늘 처음 본 것처럼 예의바르게 답했다.
"살아있엇구나"
레프스터 국왕은 그 말을 하고 나를 안았다.
진짜 싸움은 여기서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그후에 나는 자연스럽게 르미엘 왕자에게 다가갔다.
다른 왕족들은 나를 그리 반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그리고 르미엘 왕자는 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기쁘게 나를 맞았다. 나는 처음으로 르미엘 왕자에게 지어낸 표정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미소를 지어주었다
레프스터 국왕은 장례식에 참석하려다 졸지에 나의 귀환 축하 무도회에 착석하게 된 수많은 귀족들을 일일이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폐하 이 경사스런 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옵니다. 마리엔 공주님께서 무사히 돌아오셔서 소신도 정말로 기쁘옵니다"
나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귀족들이 선물을 한 보따리씩 싸들고 기다리고 있었떤 덕분이다. 하루만에 준비하기가 힘들었을 텐데도 귀족들은 제각각푸짐한 선물을 준비해왔다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너무도 기뿐군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약소하나마 준비한 것이 있답니다. 부디 마음에 들었으면 합니다"
내말에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욱 강렬해졌다.
"연극 좋아하시나요?"
"반전이야말로 연극의 백미입지요"
"아주 중요한 두 분을 모셨답니다. 제가 보여드릴 연국에서 빠져서는 안 될 분들이랍니다"
내가 문을 가리키고 살마들의 눈이 문으로 향한 순간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리란드 전하와 로튼, 네? 로톤이 아니고 로튼이라고요? 실례했습니다. 로튼 님이 오셨습니다" 얼떨떨한 시종의 목소리가 문 사이로 새어들어왔따
"아니 어떻게??"
"어떠헥 아리란드 전하께서 이곳까지 오실수 잇지?"
"저남자는 도대체 누구야?"
"이게 무슨 행동 이십니까 .? 아리란드 전하는 몸이 불편하시단 말입니다"
"마리엔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단지 오늘 파티가 있다는 것을 이분을 통해 알려주었을 뿐이에요. 게다가 마리엔이 몇 달 만에 다시 돌아온 거라고 하던데. 그런말은 처음 듣는군요. 도대체 어떻게 된일이죠?"
"몸이 불편하신 듯해서 알리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아리란드 전하께서 어째서 아프셨는지 아셔야합니다. 사실은 전하는 저주에 걸리셨어요. 매우 악독한 작은 악동 이라는 저주에 걸리셔서 아무리 어의들이 진찰을 해도 원인을 알수 없었떤 것입니다"
"저주?"
"그런데 그 저주를 건 배은망덕하고 사악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야 할 악의 근원은 바로 저랍니다"
이제 홀은 술렁이는 것으로 모자라 해일이 일어나는 바다처럼 거세게 일렁였다
"이제야 시인하시는군요"
나미르 백작의 말을 깨끗히 무시한 나는 손바닥을 뒤집어 보이며 말했다.
"이에 대해 아리란드 전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놀랐잖아요 마리엔. 당신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이 보내준 로튼이라는 분이 주신 약을 먹으니 이상하게 힘이 나는것 같아요. 만약 내게 저주를 걸었다면 이분을 보냈을 리도 없겠죠.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아리란드 전하의 마지막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있엇다.
"전하 믿지 마십시오. 이미 증거가 나와 있습니다"
나미르 백작은 나를 착한 사람을 꼬여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악마 정도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럼 준비한 연극을 보여드리죠"
내 말과 함께 라디폰 공작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나미르 백작께서는 공주님께서 건 '작은악동' 때문에 아리란드 전하께서 병환이 드셨다고 생각하는 것같은데 그럼 하나 묻겠습니다. 어째서 저주의 매개체가 알려진 지금까지도 아리란드 전하께서 병석에 누어 계석던 겁니까?"
그러자 나미르 백작이 이를 드러낸 채 말햇다
"물론 저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워낙 지독한 저주라 프란시아 대신관님마저도 고개를 내 저으셨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시전자정도나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고 말슴하시더군요"
"오호 지독? 여기 계시는 로튼 님은 저주 해제의 달인이십니다. 나미르 백작의 말에 대해 로튼 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작은 악동 이 지독한 저주?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다. 여기 계시는 마리엔 공주께서는 흑마법을 6서클 후반까지 사용할 수있는 실력자야. 흑마법은 분야가 여러 가지라 같은 흑마법사라도 내가 아는 마법을 공주가 모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마법을 공주가 알 수도 있지. 하지만 분명한 건 6서클 정도면 다른 저주 두 세 개 정도는 알고 있었을 거라는거야"
어느새 사람들은 로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엇다
"아무리 못해도 다른 저주들이 작은 악동 보다는 나을걸. 흑마법사사이에서 작은 악동 이란 건 저주로 취급받지도 않아. 말그대로 장난일뿐이야"
"그런 당치도 않은소리를 !그럼 어째서 그런 장난에 아리란드 전하께서 그렇게 심하게 앓는다는 말이오?"
"이야기를 하면 끝까지 들어야지 할것 아닌가? 작은 악동을 깨는 건 간단해. 저주의 매개체를 깨뜨리기만 하면 돼. 그리고 하나 더말하지. 작은 악동은 두통이나 허리가 심하게 결리는 정도의 증상밖에 나타나지 않아 그러니 마리엔 공주가 걸었다는 저주 때문에 그렇다는 건 말이안돼. 그리고 진짜로 저주를 걸 생각이었드면 다른 저주를 걸었을꺼야"
로튼이 입을 다물자 나미르 백작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따
"당신이 말이 맞다는걸 우리가 어덯게 알지?당신도 보아하니 흑마법사 같은데 같은 흑마법사라고 감싸는 것 아니오?"
그러나 로튼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나미르 백작은 정체도 알수 없는 노인에게 농락당했따고 생각했는지 성을 내려 햇찌만 라디폰 공작이 그에게 말을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나섯다
"그러실 줄 알고 객관적인 증거를 준비햇습니다. 에릭 , 미안하지만 프란시아 대신관님을 모셔오너라. 지금쯤 기다리고 계시겠구나"
에릭은 라디폰 공작에게 말없이 고개를 숙여 보인 다음 무도회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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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너무길죠??
뒤에 조금더 남았지만 너무 긴것같아 여기서 짜를께요~!!!!
재밌게 감상하세요^^
이제 마리엔의 위기가 벗겨지는 순간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