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족의 계약]27부

다일리아200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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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이래 나와 에릭의 사이는 약간 서먹해진듯 했지만  그다지 변하지는 않았따.

사실 변한 것을 느낄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맞았다. 나는 에릭과 단둘이 있게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했고,  에릭 역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에릭이 날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머릿속에서 ' 그까짓 것 대단한 것도 아니다. 무시하자'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에 발끈하게 된다.

의도하지 않게 가슴에서 일어나는 것과 머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융합된 기분이다. 이런 내속도 모르는 라디폰 공작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공주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공작."

"말슴하시지요"

"난 정말 당신이 싫어"

 

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런 말을 내뱉자 함께 마차 안에 있던 카엔시스가 당황했다. 기분 나쁘게 라디폰 공작은 그리 충격을 받지는 않은 것같았지만.

 

"마, 마리엔님? 어째서 그런소리를?"

나는 흥 소리를 내며 그들을 외면했다. 아들이 미워보이면 그 아비도 미워 보이는 것이 당연지사.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공주님? 말씀주시면 고치도록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고치겠다도 아니고 고치도록 노력해보겠다'라....... 순간 나는 그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나 라디폰 공작이 사라지면 전력에 차질이 생기고 정도 들었던지라 곧 그생각을 지웠다

 

"몰라도 돼. 그리고 알아서도 안 돼"

"무슨 말씀이십니까?"

"네?"

 

나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겠다는 뜻으로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그런데 때마침 말을 타고 따라오던 에릭이 눈에 띄었다. 결국 나는 심란해져서 눈을 다시 마찬안으로 돌렸다. 하지만 라디폰 공작을 보고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런식으로 에릭과 라디폰공작에게 눈총을 주면서 나는 성에 도착했다. 원래는 돌아온 즉시 세린을 보러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에릭과 친한 사이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따. 혹시 찾아갔다가 에릭과 마주치면 그렇지 안은가.

 

결국 나는 왕궁으로 돌아온지 3일만에야 세린을 만나러갔다. 그 사이 세린은 깨끗이 완쾌해 왕궁에 나오고 있었던 터라 나는 훈련장으로 찾아갔다.

 

"마리엔? 마리엔이 불른거였어?"

"그래. 돌아오면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갔다. 그래서 얼굴이나 보려고 불렀어"

 

"그런거였어? 그럼 훈련장으로 오지 그랬어? 에릭도보고."

"얼굴 봤으니 간다"

왜 이놈이나 저놈이나 에릭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세린의 목소리에 멈춰섰다.

 

"저....마리엔? 그때 너였어?"

"무슨 소리냐?"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어머니 말로는 내가 의식이 없는 사이에 왔다 갔다면서. 고마웠어"

"천만에. 그럼 나간다"

"잠깐만!"

돌아서려던 나는 다시 멈칫하고 세린을 쳐다보았다

 

"잠깐 손 좀 줘볼래?"

"왜?"

"손잡는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한 번만 만지게 해주라"

손을 계속 잡고 있떤 세린은 내가 어서 놓으라는 눈빛을 보내자 그때서야 손을 뗐다.

 

"역시 너였구나"

"무슨 소리야?"

그러나 세린이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고개르 ㄹ저었다.

"그보다 에릭이랑 무슨일 있었어?"

"없었어"

 

어느새 평상시로 돌아온 세린의 질문에 나는 얼굴을 굳힌 채 대답했다.

"무슨 일이 있었군"

"없었어" 나는 세린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알았어. 알았어. 아! 이제 가봐야겠따. 훈련 중이었거든"

말을 마친 세린은 꼬마아이들이 헤어질 때 하는것처럼 손을 흔들어주고 훈련장으로 뛰어갔다

 

 

 

다음 날 여느때와 같은 시각에 일어난 나는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단장을 하고 있었다.나는 화장품 경대 앞에 앉아 있었고, 나머지시녀들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지금도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단장중이므로  그녀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얼마 전에 주방에서 일하는 시종을 만났는데 손님 맞을 준비로 정신이 없다고 하던걸요"

"아아 ~저도 들었어요"

"주방 쪽 사람만이 아니라 기사님이나 병사들도 상당히 바쁜 것 같던데요. 몇칠 전에는 기사 분들이 손님을 맞으러 국경으로 갔잖아요"

 

시녀들의 이야기를 들고 있던 나는 화장대 거울 위에 비친 그녀들의 모습으로 눈을돌렸다

그녀들의 말처럼 몇칠 전부터 성 사람들은 부산하게 움직이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 올 사람들이 아마 하이덴 제국 사람들이지?"

"네 . 듣기로 사신 네 명과 호위 기사 오십 명, 병사 백 명 정도 온다고 해요. 솔직히 하이덴 제국이 평화로워진 것도 다 우리 나라 덕분이잖아요. 당연히 인사하로 와야죠"

"맞아요. 맞아. 그런데 전쟁이 끝난 지 꽤댔는데 이제야 오는건지 모르겠어요"

 

"어? 전에도 하이덴 제국에서 사신이 왔었잖아요. 제국의 황제가 직접 보낸 고맙다는 서찰을 들고서요"

 

시녀나 시종들은 누구를 모시냐에 따라 하는 말이 달라지게 된다. 아마 오펠리우스 왕비의 시녀였다면 라이언 왕자 덕분으로 하이덴 제국이 부활했다고 하겠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하이덴 제국은 보물을 건네줄 사람이 너무많아 재정난에 휩싸일걸." 내말을 듣고 두시녀는 머쓱해졌는지 헤헤 거리며 혀를 쏙 내밀었다

 

 

"그럼 지금 오는 건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됐기 때문인가요?"

두 시녀에게 핀잔을 들었떤 시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렇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나라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속셈이겠지"

"아, 그렇군요"

 

그 시녀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때 마치 기다리기라도 햇따는 듯이 캐롤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침 식사입니다. 마리엔 공주님"

 

캐롤의 뒤로는 음식을 들고 온 시녀들이 줄줄이 서 있었다.

 

"뭐야? 이 생선들은?"

"보시다시피 아침식사입니다"

"내가 생선 싫어하는거 알잖아"

"그러시긴 하셨지만 최근에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괜찮은줄 알았는데요"

내가 불만을 토로하자 캐롤이 얼마 전일을 상기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때는 에너지 공급이 주목적이었찌만 지금은 즐거움도 조금 필요해"

"네?"

캐롤은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생선은 모두 어마마마께 드리라는 말이었어"

 

드디어 하이덴 제국의 사신들이 아렌테 밖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이번 사절단들을 맞이하기위해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이제 오는 거니?"

가장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해온 것은 역시 르미엘 왕자였다. 그는 언제나처럼 예뻐죽겠다는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오라버니, 그 시선이 상당히 부담스럽군요"

"하지만 마리엔이 너무 사랑스러운걸"

"그럼 데미나나 플로라에게도 그렇게 하시죠"

"오호~ 그렇게 할까?"

 

르미엘 왕자가 눈을 반짝이며 데미나 공주와 플로라 공주를 돌아보자 두 사람이 움찔했다.

 

그만해라, 르미엘 . 그리고 마리엔이 싫어하니 자제 좀 하지 그러냐" 라이언 왕자가 정말로 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했겠는가.

 

"뭐 어떻습니까"

하지만 르미엘 왕자는 라이언 왕자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대강웃으며 넘어가버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레프스터 국왕과 오펠리우스 왕비 아리란드 전하가 들어오자 대전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하이덴 제국에서 오신 분들이 도착했습니다" 사신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에 다들 웅성거리며 입구 쪽을 돌아보았다

 

"하이덴 제국의 제2황자인 레이만이 에인샤텔의 국왕 폐하를 뵙습니다" 레이만 왕자는 여타의 사람들과는 달리 달리 허리만 숙여 인사를 했다.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앗소. 레이만 왕자"

"아닙니다. 편하게 왔습니다"

"그런가? 하지만 왕자가 직접 올 줄은 몰랐군"

"지난번 반역자 제압에 페드인 왕국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응당 찾아봬야지요. 오히려 이제야 방문하게 돼 죄송할 따름입니다"

 

레프스터 국왕은 웃는 낯으로 레이만 왕자의 공을 치켜세웠다.

"그럼 오느라 피곤했을 테니 가서 쉬도록 하게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레이만 왕자를 지켜보고 싶어했지만 레프스터 국왕은 여독이 풀리지 않은 그들을 돌려보냈다.

 

레이만 왕자가 온 지 정확히 이틀 뒤에 무도회가 열렸다.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정말 의외의 인물들을 보게되었다. 그들은 바로 제4기사단이었다.

 

"여긴 웬일이지?"

"아, 공주님"

보나인의 말에 음식 먹는 데 전념하느라 혹은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아직 내가 온걸 몰랐떤 다른 기사들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

"신기하군. 이런 곳에서 당신들을 만날 줄이야. 무슨 바람이 분거지?"

"아하하하. 사실은 이유가 있어서 말입니다"

 

이유라. 무슨 일이라도 있나?

"그러고 보니 미첼로는 어디갔지?"

"저기 저쪽에 있는 테라스 보이시죠, 잘 보십시오"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간 시선의 끝에 테라스에 서 있는 미첼로의 모습이 잡혔다. 그런데 옆에 웬여자가 서있었다. 아무리 이미지가 나아졌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제 4기사단은 일반 귀족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입장은 아니었다. 그런데 무도회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여자를.. 과연 미첼로 답군.

 

"저 아가씨도 처음에는 꽤 쌀쌀 맞았는데 어느 순간 보니 저러고 있더군요"

"저 인간은 왜 데려왔지?"

"평소에도 안 오기에 여기서는 안 그럴줄 알았습니다"

보나인의 변명조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은 했다.

 

"와 계셨군요. 마리엔 공주님"

시선을 돌리자 라디폰 공작이 보였다. 옆에는 티스몬 백작과 에릭. 세린도 함께 있었다. 간단히 네 사람에게 인사를 건넨 나는 힐끔 에릭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에릭이 눈치채기 전에 재 빨리 시선을 돌려싸. 여러모로 사람 골치 아프게 한단말이야.

 

나는 에릭이 좋아했었따는 여자가 이 무도회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으며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홀을 두리번 거렸다. 그 여자가 관심을 안 가져주니까 저놈이 그런 괴상망측한 소리를 한 것이 아닌겠는가. 그 여자가 누군지 알게 되면 멱살을 잡고 강제로 에릭에게 던져줄 테다.

솔직히 에릭 정도면 인간들 수준에서는 괜찮지.

 

"공주님 누구를 찾으십니까?"

"아니, 그냥..."

 

"아, 그러고 보니 아직 레이만 왕자님이 오시질 않앗군":

"그렇군요"

 

한참후 주인공인 레이만 왕자와 페드인 왕국의 최고 지위의 사람들이 나타나자 그제야 본격적으로 무도회가 시작되었다.

 

"마리엔 공주님 오랜만 이군요"

"네, 정말 오랜만이네요.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나는 주변사람들, 특히 왕비 패거리에 눈을 의식해 사교용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제가 할 말이군요. 그러고 보니 그때 이후 처음이군요"

 

그후 레이만 왕자는 라디폰 공작과 티스몬 백작에게 상당히 호의를 가지고 대화를 나눴다.

 

"마리엔 공주님 함께 춤추시겠습니까?"

레이만 왕자는 노래가 그치자 상념을 떨쳐내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네? 레이만 왕자님께서 춤을 잘 추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보기에는 춤 같은거 관심 없으실 것 같은데 의외군요"

 

"그건 상대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요?"

"네?"

"아닙니다. 그보다 예전에 췄을땝다 많이 부드러워지셨군요"

"하지만 표정은 많이 딱딱해지셨군요"

레이만 왕자의 이어지는 말에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의외로 여자에 대해 잘 아시는군요":

"모든 사람에게 그런 건아닙니다. 상대가..."

하지만 마침 파트너와 떨어져서 춤을 추는 부분이 되어 그의 말은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무도회가 열렸다. 덕분에 나를 지지하는 귀족들은 레이만 왕자와 쉽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무도회는 어떤가요? 마음에 듭니까, 레이만 왕자?"

"신경써주신 덕분에 즐겁게 보내고 잇씁니다"

레이만 왕자의 말에 오펠리우스 왕비가 우아하게 미소지었다. 그런 왕비의 옆에는 라이언 왕자와데미나 공주, 그라냔 백작 외 다수의 귀족들이 서있었다.  그런데 저년이 왜 레이만 왕자에게 꼬리를 치는거야?

 

"라이언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한번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지요.  아 그러고 보니 데미나와는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적이 없겠군요. 데미나, 인사하거라"

 

"안녕하십니까? 데미나 바르세르 페드인이라고합니다"

"저야말로 잘부탁드립니다. 데미나 공주님"

"아, 네"

 

레이만왕자의 정중한 말에 데미나 공주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오펠리우스 왕비는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

 

"미안해요 . 이 애가 마리엔과는 달리 남자 대하는 법을 잘몰라요. 항상 책을 읽으면서 지내다보니...마리엔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좋을 텐데 워낙 얌전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라.."

 

순간 내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럼 나는 이 남자 저남자 찝쩍대고. 여기 저기 싸돌아다닌단 말이냐.  오펠리우스 왕비도 어미니 데미나 공주를 치켜세워주고 싶을 수는있다. 하지만 나는 왜 들먹이는거냐?

 

또한 당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 역시 내가아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마마마도 참. 아무렴 어마마마만 하겠어요"

내말에 이번에는 라이언 왕자와 데미나 공주등 의 얼굴이 경직되었다.그중에서도 라이언 왕자가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높였다

 

"너!"

"왜 그러시죠? 전 칭찬한 것뿐인데요. 어마마마가 저만 칭찬하시니 저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잖습니까"

 

"왜그러니 , 라이언? 마리엔은 좋은 마음으로 그런건데 그렇게 흥분하다니."

라이언 왕자도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오펠리우스 왕비에게 잘못을 시인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레이만 왕자는 아직 미혼인 걸로 아는데."

"절 이해해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레이만 왕자의 틀에 박힌 대답에도 오펠리우스 왕비는 데미나 공주를 끌어들여 대화를 이끌어갔다

 

"하긴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죠."

오펠리우스 왕비가 말을 마치자 그라냔 백작이나 다른 귀족들이 슬며시 데미나 공주의 선행을 털어놓았다.

 

 

무도회 기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레프스터 국왕이 날 부른다는 전갈을 받았다.

무슨 일일까 찬찬히 생각해보는 사이 나는 국왕의 집무실 앞까지 오게되었다. 그리고 막 방에서 나온 듯한 레이만 왕자와 마주쳤다

 

"레이만 왕자님?"

"마리엔 공주님이시군요. 들어가시죠"

레프스터 국왕은 이미 소파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따

 

"레이만 왕자님과 이야기 하셨떤 모양이군요. 정책 이야인가요?"

"그런 이야기도 있엇찌.,,너도 벌써 스무살이 되었구나" 그말에 나는 이몸에서 지낸 기간이 꽤 됐음을 실감했다.

"나이가 나이니 묻는다만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느냐?"

'좋아해' 순간 나도 모르게 그날 밤의 에릭을 떠올리고 말았다. 나는 재빨리 이 쓸데없는 영상을 지워버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없습니다"

"흐음. 그래"

 

내말에 레프스터 국왕이 생각에 잠겼따.

"레이만 왕자가 네게 청혼을 해왔다"

 

어째서 다들 그런 소리를 해서 사람, 아니 마족 곤란하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인상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져들었던 나는 바람이라도 쐴 겸 밖으로 나왔다. 그나마 정원으로 나오자 숨통이 조금 트이는 기분이었다

 

"공주님!"

우르르 몰려오는 듬직한 체구의 남정네들이 보였다

 

"진짭니까?"

"뭐가?" 나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지만 애써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자위했다

 

"그러니까..."

"레이만 왕자님이 공주님께 청혼했다는 게 정말입니까?"

"....."

"어떻게 안거지?"

"그럼 기사단 중에서 알고 있는 사람은 네사람뿐이야?"

"네.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으니까요"

"좋아. 그럼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말하지마"

 

내가 협박하듯 낮게 으르렁 거리자 네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공주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시더라도 그대로 따를 겁니다"

 

다음 날 나는 다시 산책을 나왔다.머리가 복잡할 때는 역시 안에 있으면 안된다.  생각해보면 일이 꼬이기 시직한 건 마리엔이 그런 황당한 계약을 요구할 때부터였다

 

퉁~.

땅을 내려다보며 걷던 나는 뭔가와 부딪히자 고개를 들었다.

"에릭?"

"오랜만이군"

 

오, 마신이시여. 이 불상한 어린 마족을 구해주소서. 나는 마르케스님의 구원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이 어색함. 이불편함. 이런걸 느끼는게 나만인것같지만 우선은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만 가볼께"

에릭의 곁을 스쳐 지나던 나는 그가 무슨 말인가를 낮게 중얼거리는걸 들었다 하지만 내가 들은 단어는 단하나.'왜'였다.

 

"왜 피하는거지?" 한순간 짜증이 몰려왔다.

 

"불편하니까"

"내가 그렇게 싫으냐?" 이제까지 온갖 짜증스러움을 팍팍 드러내던 나는 당황했다. 에릭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목소리에 담긴 아픔만은 전해져왔다.

 

"뭐 딱히 싫다거나 그런건아니야"

"..............."

에릭이 다시 아무런 말도 없자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넌 원래 사랑하는 여자가 있잖아. 지금은 잠시 흔들리는 것뿐이야. 그래서 나한테 그런 말을 한거구.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서 나한테 그런 말 하면 내가 기분 좋을 것같아?"

 

이말을 하면서도 나는 후회했다. 좀더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하는건데.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너밖에 없어. 너 이외의 다른 여잘 사랑했던 저근없어"

이번에는 내가 말을 잃어버렸다. 자증이고 뭐고 다 날아갔다. 솔직히 처음만나고 얼마 동안은 그가 날 싫어하는 줄알았다.

"내가 싫지 않다고 했지?"

"...."

 

에릭의 말에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렇다고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였더.

 

"그럼 내가 이번 청혼을 거절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

".........."

 

이번에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못했다. 너무 충격적인 말을 들어서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겠어"

 짤막한 대답을 던진 나는 무작정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느껴지는 에릭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왼쪽으로 모퉁이를 돌았다. 하지만 이제야 어색한 분위기에서 벗어났따고 여긴 건 내착각이었다. 벽에 기대서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세린때문이었다

 

"...봤냐?"

나는 세린이 고개를 가로저으면 마르케스 님을 위해 신전을 파괴하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세린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젠장. 도움도 안되는 마신같으니라고.

 

"어디서부터?"

"애 피하는거지, 부터"

그럼 다본거잖아. 쪽팔리게! 분명히 에릭과 세린이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었지. 에릭이 나를 좋아했다면 세린은....

 

"얼굴을 보니 이제야 다 안 모양이군"

세린은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 에릭 세린 레이만왕자. 이것들이 전부 작당하고 날 골탕 먹이려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멋지게 고백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버렸네"

세린은 머쓱한 듯 볼을 긁적 거리며 말햇다.

"네가 누굴 선택하든 원망하지않아. 어떤결론이 나더라도 난 네곁에 있을거야. 그건 에릭도 마찬가지야,."

 

말을 마친 세린은 한 걸음 다가와 나 가볍게 안았다.

 

 

누군가 날 좋아한다. 나쁜 일은 아니다. 싫어하는것보다 낫다.  세사람이 싫은건아니다. 차라히 싫어하는 인간들이면 '네 놈들 주제에 감히 날 넘보다니! 분수라는걸 모르는 작자들이군' 이라고 비웃어주었을거다. 그동안 쌓아 놓은 정만없다면. 그렇다고 연애 감정도 아니다. 어째서 나는 그말을 들은 즉시' 난 널 그렇게 보지안어'라고 말해주지 못했을까?

 

이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 레프스트 국왕이 다시 나를 불렀다. 이번에는 나만이 아니라 모든 왕족과 귀족들도 함께.

"이 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겠지? 우선내가, 그리고 이자리에 있는 자들이 듣고 싶은 건 너희들이 하고 싶어하는 바다. 페드인왕국을 이끌어가는 자들의 정점에 선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나는 슬쩍 국왕옆에 앉아 오펠리우스 왕비를 훔쳐보았다

 

왕비의 기대에 찬 시선을 받으며 라이언 왕자가 먼저 입을열었따

"전 우리 나라를 타국이 넘볼 수 없는 강대한 나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도 라이언 오라버니처럼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대답했다.

르미엘 왕자가 뭐라고 대답하는지나 들어봐야겠군.

"저는 국왕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이무슨 뜸금없는 소리인가.

 

"그게 진정이냐?"

"그렇습니다. 대신 라이언 형님을 지지하겠습니다"

그말에 놀라움에 빠졌던 사람들이 반응은 정확이 셋으로 나뉘었다.

 

"공주님, 이 일을 어떻게 합니까?" 곁에 있던 귀족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어왔따.

"걱정하지마. 이쪽도 생각이 있으니까"

 

잠시 생각에 잠겼떤 레프스터 국왕은 결국 고개를 들고 말했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무슨 연유가 있겠지"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저보다는 라이언 형님이 국왕으로서 어울릴 듯하고 , 저 자신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입니다"

 

나는 아니꼬운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때 르미엘 왕자가 살작 내쪽을 눈을 돌렸다.

그 후는 라이언 왕자파의 독무대와 같았다. 하지만 불행이란 행복이 큰 만큼 더 크게 다가온다

나는 라디폰 공작과 티스몬 백작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라디폰 공작이 앞으로 나섰다.

 

"폐하, 마침 중요하게 아뢸 것이 있사옵니다"

"아뢸 것이라 햇는가?"

"그렇습니다. 사실 예전에 공주님을 습격했떤 무리가 누군인지 알아냈사옵니다"

"뭐라? 정말인가?"

라디폰 공작은 아무도 모르게 오펠리우스 왕비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왕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엇찌만 그것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정말 아쉽게도 이 자리에 그들과 내통하고 공주님을 사지로몬 자가 잇습니다"

"방금 뭐라했나. 공작? 정녕 사실이란 말인가?"

 

나는 그상황에서 오펠리우스 왕비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녀는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손으로 입을막았다.

 

라디폰 공작은 품속에서 철해진 여러장의 서류를 꺼냈다. 마침내 마지막 장까지 읽은 레프스터 국왕은 곁에 앉은 오펠리우스 왕비를 향해 휙 소리가 나도록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 이게 사실인가?"

"무슨 말씀이신지?"

"마리엔을 죽이라고 사주한 자가 정녕 왕비란 말이오?"

"아닙니다. 제가 어째서 마리엔을 해하려 한단 말입니까?"

"그럼 도대체 이것들은 뭔가?"

 

국왕이 애써 화를 내리눌렀찌만 목소리는 여전히 격했다.

"전 정말 모릅니다. 이건 누군가의 모함입니다"

 

"어마마마에 대한 은혜도 모르고 이게 무슨짓이냐!"

라이언 왕자는 오펠리우스 왕비가 창백해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그런 그녀를 국왕이 의심하자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런건 역효과다. 금방 흥분한다는게 네 최대 단점이지.

 

"마리엔. 오해를 한것같구나"멍청한 라이언 왕자가 한소리 더하려 했찌만 르미엘 왕자가 막았다

 

가련한연기라. 그럼 나도 마지막으로 놀아줘볼까.

 

"어마마마....제가 그렇게 싫으셨나요? 말을 해주지 그러셨어요. 그럼 고쳤을 텐데. 그랬을텐데.."

 

"아니란다. 그런게 아니야" 나와 왕비가 이런식으로 공방아닌 공방을 벌이는 동안 그라냔 백작이 다시 나섰다

 

"그 서류가 진짜라고 믿으시는 겁니까?페하"

"왕비의 친필은없소. 하지만 정황히 너무나 딱 들어맞소. 우연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그말에 오펠리우스 왕비와 그라냔 백작등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그 서류는 증거로서 불충분합니다."

"아니. 그럼 우리가 거짓으로 꾸며내기라도 했딴말입니까?"

나는 그런 그라냔 백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열었다

 

"정말이지 연극도 작작 해야지 말지죠"

"도저히 계속 봐줄 수가 없군.우스워서 말이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무슨 뜻인지는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이런 악질적인 장난은 그만 둬라" 나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들렸다. 라이언 왕자가 눈에들어왔다.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이는 거냐?"

"뿌린것이 있으니 열매가 맺혔다는 생각은 안드시나요?"

 

"꼭 이래야만 하니?" 라이언 왕자를 진정시킨 르미엘 왕자가 안타까운 어조로 물었다.

 

"폐하께서 판단하시기 어려우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나게 해드릴 사람들이 있습니다"

"허락한다"

그리고 보나인과 가스톤 들이 이들을 데리고 들어왔따

 

"이들은 누군인가?"

"공주님을 습겨했던 자들입니다"

"너희들을 사주한 자가 누구냐?"

"오펠리우스 왕비님이셨습니다"

잡힌뒤로 몇차례교육을 받고, 협조만 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회유했기에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는 저런자들을 모릅니다"

"저자들이 거짓됨을 말하고 있으니 처벌하셔야 합니다!"

 

데미나 공주와 라이언, 르미엘 왕자까지 호소하자 레프스터 국왕의 얼굴이 괴로운 듯 일그러졌다.

"이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따고요? 그럼 이건 뭘로 설명하시겠습니까?"

내손에 들린 것은 한장의 종이였다. 그리고 하얀 종이 위에는 검은 색의 잉크가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 모양이 최종적으로  나타내는것은 내여행 경로였다.

 

레프스터 국왕의 손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들부들 떨렸다. 그걸 보는 오펠리우스 왕비의 얼굴은 죽은 사람마냥 새파래졌다.

 

콰직~

 

"할말은 있는가?"

"폐하, 전 정말 억울합니다"

"그대는 날 바보로 아는가! 왕비라는 사람이 공주를 죽이려하다니"

"아닙니다. 전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여바라! 당장 왕비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가라! 그리고 한 발짝도 나오지 말게해라"

 

아무리 그래도 왕비를 감옥에 처넣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긴 이제부터 왕비 자신의 방이 감옥이 되겠지만. 

 

 

 

너무 길죠?? ㅎ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올릴께요~~내일도 기대해주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