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당한기분입니다.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지만...

unknown2005.05.28
조회1,226

그냥 아무에게나 말하고 싶어서, 좀 바보같다는 걸 알지만...

이렇게 글을 씁니다.

좀 길지만 끝까지 읽어주세요.

 

오늘은 아무런 일과도 없는데 아침 6시에 일어났네요.

너무나 아프고 피곤해서 잠이라도 푹 자려했는데, 그것마저도 안되네요.

 

그 아이를 처음 만난건 1년전입니다.

친구를 통한 우연한 만남이었고.

그 후 그 아이는 제게 먼저 다가왔습니다.

 

처음엔 몰랐지만, 제게 하는 말이며 태도가 조금 남다르단걸 알게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건 주변 사람들의 말이었죠.

'걔가 널 좋아하는거 같아.' 이런식이었죠.

첨엔 원래 그런 아이라고, 붙임성 있고 상냥한 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사실 만남의 기회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제가 별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그녀의 태도에 조금씩 끌리게되었습니다.

이건 그저 착각도 아니고, 원래 아무에게나 다정한 아이도 아니라는 결론이 섰습니다.

아마 그렇게 생각하게된 시점부터는 제가 그녀를 좋아하게되었나 봅니다.

그 아이를 알게해준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 상황을 얘기해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제 마음을 굳히게 한건 먼저 그 아이를 알고 있던 친구의 말이었습니다.

'착하고 친절한 아이이기는 하지만, 아무한테나 그렇게 대하지는 않는다.'고

'적어도 나한테는 그러지 않았고. 아무래도 널 좋아하는거 같다.'말입니다.

 

평소 귀가 얇거나, 소신이 없거나 해서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편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 친구의 말을 그냥 흘려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고나서 얼마 후, 좋은 핑계거리가 생겨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늦은 밤의 둘만의 시간.

같이 아주 늦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직접적인 말은 피하고, 그냥 떠보려는 마음이었죠.

 

맛있게 먹으면서 제가 음식을 입에 넣다가 그만 흘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아이가 휴지를 챙겨...주는 데에서 끝난게 아니라...

손수 닦아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의 관계라면 이러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나란히 같이 앉아있을때나 걸을때, 유난히 몸을 밀착시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확신이 섰죠.

제가 연애생초보도 아니고,

예전부터의 분위기나 그날밤의 상황이나 예사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나서도 또 그녀를 알게해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그 친구 역시 그녀가 평소에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그러더군요.

 

사실 아주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깨끗한 피부에 예쁘게 쌍꺼풀 진 눈을 가진 그녀가

세상 누구보다 예뻐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날 그녀와 헤어지고,

다시 만나서 남자답게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려했습니다.

사실 그녀는 좀 바쁩니다. 대학 졸업반에 여러가지로 힘든게 많죠.

제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부터, 오직 그녀를 기준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부담주지 않고, 힘들고 일상의 스트레스에 치여있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원래 좋아하게되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성격인지라...

(이 점은 빨리 고쳐야겠습니다.)

 

제가 그녀를 볼때, 맨 얼굴이 자신있는건지... 화장한 모습을 볼 수가 없었고.

대학4학년 여자들에게는 흔한 향수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내년에 바로 직장생활을 하게되어 그런지...

아무런 돈벌이도 없이 지내서 알뜰하게, 아니 좀 빠듯하게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필요하거나 갖고 싶지만, 살 수가 없는 것들...

모두 제가 해줄 마음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흔한 MP3플레이어가 없어 부피가 큰 CDP를 들고다니는 그녀를 위해 MP3P를 고르고.

향수가 없는 그녀를 위해 어떤 향수가 어울릴지 한참을 고르고.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습니다.

 

 

그렇게 대충 만날 날짜를 잡으려고 되는 시간을 물었는데...

처음에는 어떤 날이 된다고 해서, 저는 그 날을 기준으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나름대로 멋진 프러포즈가 하고 싶었죠.

그런데 나중에 다시 다음날 시험이 있어 안된다고 하는겁니다.

그리고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힘들어서 사람 만나기가 힘들다고.

 

그 말을 듣고, 제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미 그 때는 제가 그녀를 너무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마음이 아프면 저도 아팠습니다. ㅡ_ㅡ

 

그래서 다음에 만나려고 했는데, 좀체 연락이 되질 않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아이가 저를 피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마음먹었으니 고백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래저래 만날 기회를 만들어보려했지만 도저히 되질 않아서

다른 경로를 통해 얘기했습니다.

정말 그러고 싶진 않았는데...

아무튼 제 마음을 확실히 전해야 그녀를 위로하고 도와주기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다음 날 받은 그녀로부터의 답장.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내가 자신을 좋아해도 자기는 해줄게 없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나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그 말이 너무나 단호하고 냉정해서 심장이 얼어붙는거 같았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이전까지의 태도는...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저의 이런 상황을 아는 몇몇에게 말을 했습니다.

 

솔직히 바보같지만 아직도 제게는 그녀를 위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다보니...

최대한 표현을 자제했지만...

실제로 그녀가 제게 꽂은 비수는 아주 날카로운 것이었습니다.

 

제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아는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행동에 어이없어했습니다.

저도 어이없었죠. 심지어 그녀를 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들 그녀가 무섭답니다.

먼저 다가와서 이렇게 비참하게...

 

지금도 그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만 하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겠지...라고 말이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마땅한 이유가 없네요.

 

정말 단 며칠 사이에 태도가 완전히 돌변한 것입니다.  

 

평범한 감정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들을 제게 보여주었고.

그리고나서 제가 다가가니 매정하게 저를 팽개쳤습니다.

아주 바닥까지 내려온 심정입니다.

 

저는 아직도 그녀가 힘들어하지 않고, 그녀가 하는 일이 모두 잘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를 화나게 하는 건 그녀인데, 그녀에게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마음이 없다는 그녀에게 다시 다가갈 마음도 없지만 그저 답답합니다.

 

다시 그녀에게 왜 그러냐고 이유라도 묻고싶지만...

더 구차해지는거 같아서 관두렵니다.

그래도 쉽게 잊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조건이라든가 외모 그런 문제는 분명 아닐겁니다.

학벌, 재정적 능력, 신체조건 모두 나쁘지 않으니까요.

 

 

아직 나를 다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보여주고 싶고, 해주고 싶은게 너무나 많은데...

그래도 잊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