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 ## 아름다운 목소리를....4 ##

낙천2005.05.30
조회4,112


5분만 투자하셔셔 천천히 한번만 읽어주시고~
봐줄만 하다 싶으면
작가방으로 놀러 오세요~



-16-


놈들은 벌써 한창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내가 정연씨를 데려오자.


녀석들은 아름 다운 여성맴버가 참석한게
좋은건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로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


미녀를 앞에 두고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들이..
흡사 백설공주를 처음만난 일곱난장이들의 표정이
이랬을까? 싶었다.



그녀를 가운데 앉히고 공주대접을 해가며
술을 마시는 동안....

그녀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는것 같았다.



모든 난장이들의 수많은 질문들은
우리의 이쁜 백설공주에게 쏟아졌고..

정연은 꽤 힘들법도 한데도 꿋꿋하게 하나 하나 다 대답을 했다.



짓궂은 한놈이 3 6 9 게임을 하자고 했을때는..
모두 그건 좀 너무 했다는 눈빛으로로 그놈을 바라봤고....


겨우 돌려놓은 정연의 기분을
한순간에 원점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멘트를 쳐 버린

그놈의 주둥이에..
할 수만 있다면 소주병이라도 박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정연은.
너무나도 당차게 "해요!" 라고 큼지막하게 적으며
메모지에 숫자를 적기 시작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술취한놈들의 3 6 9 는 10을 채 못넘었기에-_-


숫자 10장과 짝!-_- 이라는 박수 소리가 적힌 메모지로
정연은 충분히 게임에 참가 할 수 있었다.


아주가끔 10을 넘어가고 정연이
벌칙을 수행하게 되면..


모두가 봐준다며 정연이 벌칙을 받게 된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지만 꿋꿋한 정연은
[됐어요!!] 라며 씩씩하게 벌주를 이내 완샷해 버리곤 했다.



웃고 즐기던 술자리는 하나둘씩 취해서 쓰러져 가며
마무리가 됐다.

나는 정연을 방까지 바래다 주었다.



[고마워요..]

나: 뭐가요?



[그냥 다요]

고맙다며 살짝 웃는 그녀의 표정이
그렇게 안스러워 보일수가 없었다.

습관적인 웃음 속에 꼭꼭 숨겨 놓은
그녀의 마음이 언제부턴가 내게도 조금씩은 느껴지는것 같았다.

그래도 나까지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순 없었다.
그녀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나: 으하하 고마우면..나 여기서 재워줘요? 내 방에 사람이 꽉차서!!



[자고 가요..]

나: 어..어라...정말요?????



[제가 나가서 자고 오면 되죠..]

나: 에이! 그럼 의미가 없자나! 잘자요 정연씨..



[네..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나: 으하하! 정말 고마우면 뽀뽀 한번만-_-;



[에이 농담은..]

나: 진심인데 한번만 해줘요..제바아알~


나는 장난스래 입술을 내밀며 눈을 감았다.
술이 많이 취하긴 취했나 보다

26살 먹고 이따위 애교를 부리고....-_-;











"쪽"


그냥 장난삼아 부린 내 땡깡에
정연은 내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살짝 끌어 안았다.


내 갑작스런 행동에
놀랐는지 그녀의 몸은 경직 되어 있었다.




"내 애인 하라고 안은거 아니에요...

그냥 이대로 가버리면 정연씨 혼자 울거 같아서..

그래서 품 이라도 빌려주는거에요.."





잠시 후..


그녀의 경직됐던 몸은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고...

어느덧 그녀는..

내 품에서..
어깨를 조금씩 들썩거렸다.



'많이 힘들었나봐요..정연씨...그랬나봐요....'







-17-


메신져가 인어공주의 접속을 알렸다.
오늘따라 인어공주의 접속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비굴자취생] 으헤헤 정연씨~~~
[인어공주 ] 아! 오빠...

[비굴자취생] 정연씨이이이~~~~~~
[인어공주 ] 오빠 왠 어리광이에요?

[비굴자취생] 으히히히히~~부끄러워서~
[인어공주 ] 뭐가요?

[비굴자취생] 으헤헤 나 세수도 안했어요..!!
[인어공주 ] 윽 왜요?

[비굴자취생] 옷도 안갈아 입었어요~~~~
[인어공주 ] 으으 오빠 더러워...

[비굴자취생] 여기서 정연씨 냄새난다 으헤헤
[인어공주 ] 아..몰라요! 왜 그래요 오빠..




가끔씩
정연은 내게 오빠라고 부르긴 했지만..

어제 이후 정연이 부르는 오빠라는 단어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내게 전해져 왔다.



[비굴자취생] 나 밥 좀 줘요!!
[인어공주 ] 왜요?

[비굴자취생] 이놈들이 내 일주일치 식량을 다 먹고 갔어요 ㅠ.ㅠ
[인어공주 ] 아~ 그럼 조금만 있다가 오세요 오빠~ 밥도 해야하고..

[비굴자취생] 으히히 네~








"띵동"



문을 연 정연은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뭐야? 조금있다 오라니까 왜 벌써 왔냐구요?????
그냥 보고 싶어서요 으히히"



[오빠도 이제 독심술하네요?]

"나 서당갠가봐요..
정연씨 옆에 있다보니
표정만 봐도 무슨말을 할지 알것 같아요..으헤헤"



그녀는 날 보며 또 웃어주었다.
유난히 많이 웃는 그녀..


그녀의 웃음은
단지 미소일 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를 대신해 주는거였다.




"정연씨는 밥을 짓거라! 오라버니는 된장찌개를 할께요!"


나는 찌개거리를 사러 밖으로 나왔다.
거리엔 낯익은 아가씨가 초췌한 얼굴로 걸어오고 있었다.





"여어 퇴근하나 보네???"

여자: 아...당신은 어제?



"어이..만약에.."

여자: 네???



"만약에..당신이 말을 못해..
근데 당신이 사람 발을 밟았어..
그래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데..
그사람이 생지랄을 떨면 당신 어떡할래?
맞고 가만히 있을래???"



여자: 뭐래는거야???



나는 여자의 말을 먹은체 계속 내 말을 이어갔다.



"어제 그 사람은 말은 못해도 팔다리도 있고
용기 있고 씩씩한 여자야..
얼마나 미안했으면 맞고만 있었겠어?
그 사람 심정 조금이라도 헤아려 봤어 당신?"


여자: ............


"술집 다닌다고 드라마에서 처럼 모두들
무조건 드세고 욕하고 싸우고 해야 되는거 아니잖아..
좀 부드럽고 다정한 술집여자도 있을 수 있는거 아냐?..
그애 한테 좀 잘해줘.. 안그래도 힘든 애야"


여자: 에이씨! 내가 알았냐! 시팔아! 내가 걔가
벙어린지 알았냐고!!!!!



"그러니까 이제 부터라도 좀 알아달라고..
한동네 살면서 자주 마주칠꺼 아냐. 새겨들어 줘...간다.."


내 뒤로 그 여자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아.. 짜증나 시팔...







-18-

정연은 조심스레 내가 끓인 된장찌개를 한숟가락
떠서는 천천히 입에 넣었다.

한참을 오물거리던 그녀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우와~맛있네?]

"그렇죠? 자취 삼년째거덩 으하하
먹고 싶은거 있으면 하나만 말해봐요..내가 다해줄테니까!"



[하나만 말하라면서 다해준다는건 무슨소리에요?]

"아~그게 뭐..하나씩 다해준다는 소리죠.. 첫번째는 뭐에요?"



[닭죽]

"음 그건 못하는데
고급스러운거 말고 좀 서민적인걸루요...."



[닭죽이 고급이에요?]

"음..최고급이지 그럼!!!
자취생들 달 말에는 라면스프에 밥도 비벼먹어요..몰랐죠?"



[와..정말요?]

"네! 닭죽말고 먹고 싶은건 없어요?"



[네 지금은 딱히 생각나는게 없어요]

"네.. 알았어요.. 알았어.. 밥부터 어서드세요!"



그녀의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 행복했다.


그녀는 멍하니 웃고 있는 나를 본후
내 눈 앞에 그녀의 손을 가져다 놓고는 두어번 흔들어 댔다.


그리곤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안먹고 뭐해요?]

"으헤헤 우리 이렇게 있으니까 부부 같아서요. 안그래요?"



정연은 침착한 표정으로
한참을 나를 올려다보곤 말을 했다.


[음..오빠 재밌어요?]




"뭐가요?"

[저랑 이렇게 있는게 재밌어요?]



"네!! 재밌어요..으헤헤"

[그럼 한번 생각해보세요..그 재미에 대해서요...
제가 말을 못하는 조금은 특수할 수도 있는 이 상황이 재밌는건 아닌지..]




"정연씨...무..무슨 말이 그래요..?"

[그래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니라고 확신 할 수 있는지..]




말을 마치고 정연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

그 말을 마친 후로
정연은 식사가 끝날때 까지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나 또한 아무말도 잇지 못했다.

부부 같다고 웃으며 시작했던 그 식사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그 시간은..

길고도 지독하리만큼 어색했다.



to be continued...

낙천이었습니다.




뒷내용도 볼만하시면
추천이나 리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힘찬 월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