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족의 계약]34부

다일리아200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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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걸음 내딛으며 말하자 피네스는 혐오감도, 놀라움도 얼굴에서 지웠다. 대신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고요한 눈을 들어 나를 보았다.

피네스의 손에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채찍이 쥐어져 있었다.

그녀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그 채찍은 그 궤도를 따라 움직였고 그모습은 쥐를 덮치는 검은 뱀처럼 조용하며 날카로웠다. 그러자 피네스가 다시 팔을 휘둘럿고, 채찍은 궤도를 변경해 내 그림자를 갈라버릴 기세로 뒤쫓아왔다.


“호프리스 윈드!”


채찍이 달려오는 사이ㅡ 내가 사용한 마법도 피네스에게 솓아졋다. 무사한 바람의 칼날이 피네스를 난도하기 위해 몰려갔다. 그러자 사랑하는 자를 쫓듯 끈질기게 나만 따라오던 채찍의 길이가 줄어들었다.


어느새 채찍은 피네스의 주위에서 꿈틀거렸다. 빠르게 움직이는 채찍은 잔상이 채 사라지지 않아 피네스의 주위로 검은 바람이 이는 것처럼 보였다. 채찍이 한번 휘둘러질 때마다 살이 엘 것 같던 바람은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만 아직 목표물인 피네스가 살아 있었기에 흩어지는 족족 새로운 바람의 칼날이 날아들었다.그러나 피네스는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하앗!”


피네스의 기합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힘이 주위로 퍼져나갔다. 무거운 힘은 바람을 짓눌러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했다. 바람이 완전히 잠잠해지기 전에 나는 불화살을 잔뜩 쏘아 보냈다.

나는 이이상 생각해볼 것도 없이 옆으로 뛰었다. 그러자 원래 서 이던 자리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나는 뒤를 돌아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보다는 계속 앞으로 뛰는 걸 선택했다


그러자 내 뒤로 무엇인가가 꼬리를 물고 계속 날아들었다.

멈추지 않고 발을 놀리던 나는 이대로는 결말이 나지 않을 것 같아 걸음을 멈추고 몸을돌렸다. 그러자 이때라는 듯 혀를 날름거리며 달려드는 검은 채찍. 분명 채찍의 두께는 두꺼워봐야 5센티미터도 될까 말까였지만 체감상 팔뚝만큼은 돼보였다.


나는 손바닥을 펼쳐 정면에서 움직였다.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대각선에서 대각선으로.


자신의 공격이 막혔다는 것을 깨달은 피네스는 채찍을 다시 회수하더니 자신이 직접 내쪽으로 달려왔다. 이런식의 공방전이 얼마 동안 계속되었다.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어떤 싸움보다 치열하고 긴장감이 넘쳤다.그리고 긴 채찍이 접혀 피네스의 손에 다는 순간 그곳을 중심으로 검은빛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 빛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렇다가 채찍을 휘두르지 않고 있는 피네스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어?”

 

나는 싸움이 시작된이래 처음으로 입을열었다. 이동마법을 사용했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던 탓이다. 사용하려 했는데 불발로 끝났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유를 생각해 볼 새도 없이 몸이 뒤로 퉁겨졌다


하지만 통증이 느껴지는 배를 한번 만져볼 새도 없이 무작정 몸을 날렸다. 그러자 방금 전 내가 서 있던 곳을 채찍이 꿰뚫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칼바람에 볼이 베일 지경이었다

하지만 채찍은 금세 주인의 품으로 사라졌다. 황급히 몸을 일으킨 나는 피네스가 이TEjs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등뼈가 부서지는 느낌과 살이 파고드는 느낌은 결코 좋은 느낌이라 할 수 없었다. 사람은 큰 상처를 입으면 자기 방어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걸까? 아니면 척추가 부서져서일까? 어느쪽인지는 모르지만 가슴을 뚫고 나온 보랏빛 검을 보면서도 이상하게 통증이 느껴지지않았다.

몸이 흔들릴 때마다 부서진 등뼈들이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만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위태롭게 유지되던 연결고리도 피네스가 다시 보랏빛 손을 놀리면서 끊어져버렸다.


지금의 느낌을 굳이 말로 표현해보면 몇 달 만에 목욕을 하고 때를 벗겨내는 기분이랄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있다가 걷어냈을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동시에 혈관을 타고 피가 흐를 때마다 강렬한 힘의 진동이 온몸을 두드렸다. 전에는 모르고 넘어갔던, 무심히 흘려들었떤 그소리에 지금은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힘차게 흐르는 피와 호흡할 때마다 함께 오르락 내리락하는 기운, 머리꼭대기까지 들어차 있는 힘. 변화무쌍하던 인간의 몸과는 정반대로 고정되어 있지만 강한 몸.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오랜만에 날개를 활짝 펴보았다. 등에 달린 커다란 날개들이 어색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날개가 퍼득이는 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기운을 감지햇떤 것일까. 어느 쪽인지는 모르나 조금 전까지 내가 담겨 있던 그릇을 내려다보며 안도하던 피네스가 황급히 돌아보았다.

 

",,,..이게 진짜가 아니었던 겁니까?"

 

피네스는 발치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에 잠깐 눈길을 주며 말했다. 혹시 내가 스스로 힘을 제어하고 인간 놀이에 열중하고 있따고 여겼던 걸까? 싸움이 벌어진 이래 처음으로 당혹한 빛을 시선에 담는 그녀를 보니 아무래도 이예상이 맞을 성싶었다.

 

아무렴 내가 인간 놀이를 해도 그런 허약 체질로 하겠는가.

 

"저건 잠시 빌린 것 뿐이야"

 

나는 날개를 움직여보며 대꾸했다. 마리엔의 몸은 그짧은 순간에 부패되어가고 있었다 .예전에 썩었어야 할 몸이 내 덕에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빠져나가자 버텨온 세월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서 순식간에 부패되고 잇었다.

 

"놀이는 아니셨습니까?"

"당연히 아니지"

 

피네스가 입을 다물었따. 나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동안 익숙해졌던 머리의 감촉과는 조금 다른 부드럽고매끄러운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져왔다.잠시 말이 없던 피네스는 시신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이게 계약자가 말했던?"

"그렇지"

 

피네스가 불만 어린 목소리로 항변하자 나는 날개 중 하나를 앞으로 끌어 살펴보면서 말했다

 

"나도 그 이름으로 불리니까. 그리고 내가 너한테 구구절절 설명해줘야 할 의무가 어디있찌?"

 

 

말문이 막혀버렸는지 피네스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는 내가 신세지고 있엇떤 마리엔의 몸을 다시 내려다보아싸. 피네스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나는 저것을 어찌해야 잘 처리했다 내지는 휼륭하게 팼다, 멋진 최후를 안겨다주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지 고심했다.

 

"그럼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겠군요"

피네스가 마리엔의 몸을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며 한말이었다.

 

마족에게 계약을 요구할 때는 부가설명이 뒤따라야한다. 아니면 핵심을 잘 집어서 말하든지.

왜나면 마족은 허락되는 범위 안에서는 재량껏 알아서 계약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누구를 죽여달라는 소원에는 이런 폐해가 뒤따른다. 만약 대가로 다른 자의 영혼이나 기타의 것을 바친다면 중간에 다시 요구할수도 있으나 자신의 영혼을 가지고 하는 계약은 전적으로 마족 마음이기에 잘 설명해야한다.

 

지금 피네스가 하려는 짓도 그런것이다. 오펠리우스 왕비가 말했떤 마리엔이야 당연히 나지만 예전에 죽은 마리엔도 마리엔이다. 오히려 그쪽이 진짜 마리엔이라고 불 수있엇따. 그마리엔은 이미죽어버렸고, 해석에 따라 피네스는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계약을 달성한 것이다. 아니, 이미 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상만사 제 마음대로 되는 일만 있는가? 아니다. 싸움 거는건 자기마음이지만 그만두는건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 말은 들어보았는가? 아무리 피네스의 공격이 무의미했다지만 등뼈가 부서지는 느낌같은건 그다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없었다. 어느 마족이 싸움을 싫어하겠느냐만.. 그냥 넘어가기는 여러모로 그렇지..

 

"계약 무사히 끝낸거 축하해. 그런데 그 계약이 마지막 계약이 되겠군"

 

내말에 피네스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그동안은 내가 인간 놀이를 하고 있으니 그 틈을 타 어찌해보려는 속셈이었겠지. 내가 치명타를 먹고 마계로 돌아가면 마리엔이라는 인간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니 죽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걸 노린건가.

 

"애초에 제대로만 말씀해주셨어도 이런일은 없었잖습니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시든지..왜 가만히 계시다가 이제와서....."

 

피네스는 궁색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실 이몸으로 어디까지 가나보자 하는맘도 있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별수 있겠는가. 손가락을 풀자 우두둑 소리가 났다. 날개를 쫘악 펼치자 몸이 가벼워졌다. 피네스 스스로 스트레스 해소의 북이 되어주겠따니 이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내 너의 죽음을 아름다운 죽음으로 널리 알려주마.

 

 

 

한편 더 쐈어욤~~흐흐흐흐

 

이따가 퇴근들 잘하시고 내일또 올릴께욤^^

 

너무 짧네염 ㅋㅋ 오늘 많이쓰면 내일 볼께 얼마없어서 ㅋㅋ

아마 내일이면 완결이 날듯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