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좀 위로 해주세요..

대박 공쥬2005.06.01
조회889

저한테는 이모가 두분 있습니다.
한분은 엄마의 언니, 한분은 엄마의 여동생..
어제 제가 막내 이모라 부르는 엄마의 여동생으로 인해 황당하고 어이 없었던 일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위로좀 많이 해주세요.

 

우리 엄마의 여동생인 막내 이모는 저보다 딱 10살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모라는 느낌 보다는 언니처럼 친구처럼 느껴졌구요..

 

우리 아빠한테는 처제라는 느낌 보다는 딸 같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외갓집 형편상 이모가 대학 진학을 포기 했을때 취직을 시켜 준것도 우리 아빠였고 사정이 생겨 당시 21살인 우리 이모가 갈때 없을때(이 사정 얘기는 무지 깁니다) 선뜻 우리와 함께 살자고 말한것도 엄마보다는 아빠였고,, 그렇게 우리와 함께 살다가 이모가 결혼 했을때 혼수 신경 쓰고, 이모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간것도 아빠 였습니다.

 

어쨌든 각설하고, 그 이모 때문에 외할머니가 충격을 받으셔서 지난 가을 쓰러지셔서 뇌 수술을 받고 아직 누워 계십니다. 얼마전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 할것이 없으니 집으로 모시라 했습니다. 외삼촌이 지방에 계셔서 거기까지 모시기는 무리인것 같고..저희는 엄마가 아직 일을 하시고.. 큰이모는 아들 내외랑 사시기 때문에 모실 상황이 아니고 해서 막내 이모가 할머니를 모시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삼촌이 있는 곳으로 모실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꼭 며느리가 수발들 이유는 없다고 하셨고, 막내 이모가 일이 있는날은 엄마와 다른 이모가 번갈아 이모집에서 할머니 수발을 들기로 하고.. 얼마 안되었지만 그렇게 할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지난달초..
할머니가 퇴원하시고 할머니를 뵈러 이모집에를 갔습니다. 가는길에 모 필요한거 있음 사가려 전화 했더니 과일이고 모고 다 있으니 그냥 오라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고 대신 이모 아이 그러니까 제 사촌 동생에게 용돈을 좀 주었습니다.

거실에 앉아 이얘기 저얘기 하는중에 이모가


"예전에 병원에 있을때는 기저귀를 그냥 줬는데(아직 거동을 못하셔서 대소변을 받아 냅니다) 이제는 그거를 우리가 다 사야 하니까 돈이 많이 드네.."

 

이럽니다. 오는길에 계속 생각이 나서 할인 매장에 들러 할머니 기저귀, 물티슈, 일회용 장갑을 사서 아빠 차에 실고 나중에 가는길에 가져다 주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곰곰히 생각하니 할머니 기저귀 값도 무시 못하겠다 싶어.. 동생들에게 할머니 기저귀는 우리가 대는것은 어떠냐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 보니 3만5천원 정도면 보름치 사용분량이 될것 같아 한번씩 돌아 가면서 사자 했죠,,

제 동생들이지만 어찌나 착하고 기특한지 다들 좋다 합니다, 그래서 이모한테 앞으로 할머니 기저귀는 우리가 보내마 하고는 하나 주문 해서 보냈죠.

 

근데요~~
우리 엄마는
"니네도 돈 없는데... 할머니꺼니까 엄마랑 이모들이 할께 하지마.."

하시는데 이모들 아무말 없습니다..
머 잘한다 기특하다 칭찬 받으려고 하는거 아니었으니까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들고간 물건이 아니니 잘 도착 했는지 어쩐지 궁금해서 2일후에 전화 했더니 아직 도착 안했다더군요. 일주일이 지나도 받았다는 말은 없고 그렇다고 자꾸 전화하면 보채는것 같고 해서 잘 도착 했겠거니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카드 정리를 하다 보니 할머니 기저귀 시켜서 보낸지 2주 정도 지난것 같아 겸사 겸사 이모 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이모 난데.. 그때 할머니 기저귀 시킨거 갔어??"
"엉~~ 그때 너 전화 오고 다음날 왔더라.."

"근대 그거 이상하거나 그러지는 않오? 거기꺼 이상하면 다른데꺼 시키게"
"아냐 그렇지는 아노.근데 왜 전화 해써?"
"이모 내가 보니까 할머니 기저귀 다 쓸때 된것 같아서 떨어졌음 더 시킬라고.."
"아직 많이 남아써."
"그래?? 그럼 다음주쯤 시킬까??"
"근데 니네 이왕 할꺼면 다른거 해줘.. 기저귀는 많이 있어서 필요 없어.."
"머??"
"할머니 식사 대신 시키는거 있는데.. 그거 시켜줘.. 15일분이 16만원 정돈데,, 내가 거기 전화 번호 줄테니까 니네가(저랑 동생들) 주문하고 글루 입금 하면되.."
정말 난감하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대략 계산 해도 30만원이 넘는데 일인당 10만원 이상이 들어 가더라구요..

 

 

"이모. 우선은 알았고,, 나중에 전화 할께"
"그래.. 근데 니네 엄마 여기 있는데 바꿔줄까?"
"아냐.. 아침에 통화 해써"
하고 우선은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이모가 해달라는 부분이 상당히 부담스러웠고,, 그때 바로 거절하지 못한게 후회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동생들과 아빠 환갑때 쓰려고 적금 10만원씩..아빠와 엄마 건강보험 헤서 5만원씩 해서 매월 15만원씩 나가는데 여기다가 할머니 식사비까지 하면 최소 25만원씩 내야 하는데..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 해보니 동생들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럴만한 형편이 안됩니다. 제 바로 아래 동생은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데다가 본인도 급여가 많지 않아 어려울것 같고,, 그 아래 동생은 올해부터 직장 다니면서 대학원까지 다니느라 안될것 같고,, 가장 막내는 아직 학생인지라 모든 돈내는것에 아직 열외중인데...

동생들한테 전화 하니 동생들도 딱히 거절은 안하는데  형편은 안되는듯한 눈치더라구요.. 한참 있다가 엄마한테 전화 하니 엄마가


"안그래도 옆에서 다 들었다. 직장 다니는 애들 월급이 빤한테 왜 니네 한테 그런걸 하라 하는지.할머니한테 돈 들어 간다고 엄마랑 큰이모랑 외 삼촌이랑 다들 얼마씩 주는데.. 하여튼 엄마 용돈두 주고 그래야 해서 안된다고 해." 합니다.

 

엄마까지 이러니 힘이 생겨.. 이모한테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이모.. 미안한데.. 우리가 형펀이 안될꺼 같아.."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여기까지는 제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이모.. 미안한데.. 우리가 형펀이 안될꺼 같아.."
"왜??"
벙~~~
"우리 아빠 환갑때 쓸라고 적금 들거든.. 근데 그것 까지 할려면 돈이 좀 많이 들것 같아서.."
"한달에 30만원인데??"
"이모 한달에 30만원이면 일인당 10만원씩 더 내야 하는데.. 엄마 아빠 보험 드는것두 있고.. 글구 이제 엄마 장사도 안하니까 엄마 용돈이라도 푼푼이 챙겨야 하는데..."
"알았어..."
"그럼 어떻게 기저귀루 계속 해??"
"웅 그거는 지금 주문해서 보내라.."
"엉~~" 딸깍..

정말 우리 이모지만 할말이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엄마랑 통화 하면서 엄마 속상할까바 통화 내용은 말 안하고 그냥 안하기로 했다는 말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엄마가 아빠 한테 말해서 아빠가 난리가 났었답니다. 우리 애들이 떼돈 버는것도 아니고 왜 그런것까지 애들 시키냐고.. 여기에 용기 백배한 우리 엄마는 이제 이모가 먼저 전화하지 않으면 기저귀도 보내지 말랍니다.. 에휴~~

칭찬들을라고 한일도 아니고 생색 낼라고 한일도 아니지만 맘이 참 씁쓸 합니다. 저좀 많이 위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