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거꾸로 신던 날 (어느 나그네 이야기 )

러브~ 헌터2005.06.10
조회212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오늘도 공 치는 날 인가 부다

잔뜩 찌푸린 마누라 얼굴에서

살기가 돈다

슬그머니 방을 나와

현관 문을 나선다

이때 뒤에서 벼락 치는 소리

" 야 -이  웬수야 아침 안먹고

또 어딜 가는겨 ~ 응 "

아니 비도오구 해서

어디 일자리 있나 알아 보려구

 "일 좋아하네  또 술처 먹으러 가지 "

아이  사람아  내가 돈이 어디있나

" 언제는 돈줘서 술처먹었냐

실비집  쌍과부집

도대채 외상 술값이 얼마냐 "

앙칼진 마누라 서슬에

슬그머니 밥상머리에 주져 앉는다

반찬 이라야 뻔 한것

시어터진 김치 쪼가리 몇개 먹다남은 된장찌게

그리고 말라 붙은 고추장 이것 전부다

 

몇년 전만해도 내 삶이 이렇치는 않았는데

그놈의 구조 조정인가 뭐신가 땜에

직장을 잃으니

하루 아침에 거리에 부랑자가 되여 버렸다

하루 벌어 하루사는 하루살이 인생

지하도에 노숙자가 내 처지와 다를게 없다

 

몇일 전부터  유난히 닥달하던 마누라가

오늘 따라  고분고분 하다

안하던 화장에  깊이넣어둔 새옷차려 입고

방문을 나선다

" 워디 가는겨 "

" 그건 알어 뭐하게  .. . 돈 벌러 간다 ..왜  "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명분이 없다

멀어져  가는 마누라 뒷모습만 바라다 본다

다시는 안올것 같은 예감이 문득 든다

 

밤 10시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않는 사람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처가에 전화를 걸어보니

거기도 안왔단다

도대채 이사람 이 워디로 간겨

행방이 묘현하니 찿을 길이 없다

이틀지나 사흘지나  보름이 다지나도

소식이 없다

큰 처남이 다니러 왔다

즈그누나  소식이 궁금해 왔단다

까만 비닐 봉지에서 소주 한병 오징어 한마리를

꺼내 놓는다   " 자형 한 잔드쇼 그리고

오지않는 사람 기다리지마쇼  아예 떠난것 같소 "

"자식새끼 없으니 그나마 다행아뇨 "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나봐야 알겠지만

차라리 잘되였소 "

서로가 불편하면 헤여지는게 낫잔겠소

도대채 무슨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만난지 얼마나 되였다고  벌써 이별 이라니

밤새 안녕 이라더니  이 여편내 정말

고무신 거꾸로 신었나부다

그래 어디 가서라도 잘 살아라

여기 보다야 낫겠지  ......

긴  한숨 소리에  하루해가 저믄다 .

 

2005  /6 . 10 ./  러브 ~ 헌터

 

*** 이글은 어느 나그네의 삶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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