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동욱 오빠가 내 침대에 누워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 목소리에 참을 깨건지 아님 이미 일어나 있었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오빠가 쇼파에서 일어나 나를 찬찬히 보았다.
"기억 안나"
"응 전혀 기억이 없어. 내가 오빠한테 전화한거야"
"거기 종업원이 나한테 전화했어. 니가 너무 취해서 널 데리고 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나봐 어쩌다 나한테까지 전화가 왔겠지"
0번은 우진이 핸드폰 번호다. 분명히 그 종업원은 0번이나 1번의 단축키를 눌렀을거다. 그럼 우진이는 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친구들도 전화를 받지 않았나... 아님 통화키를 눌렀나.. 모르겠다. 어째거나 동욱오빠가 전화를 받고 나에게 와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안해"
"니가 미안할 것은 없는데... 한가지 물어볼게 있어. 밤새 니가 부른 우진이라는 사람은 누구니?"
동욱오빠의 말에 난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내가 밤새 우진의 이름은 불렀다고.. 미쳤어. 정말 내가 제 정신이 아닌가봐.
"사랑하는 사람. 현재 진행중이니?"
"아무것도 아니야"
"심각해보이는데.. "
동욱오빠의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피곤에 치진 얼굴이라고 할까? 난 동욱오빠를 정말 사랑했을까? 왜 그때는 사랑했는데 지금은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마음이 변해서..
"난 어떤 여자였어. 22살 난 오빠에게 어떤 여자였어"
"그저 장난삼아 소개팅에 나가서 널 처음 보았고, 그저 그랬어. 작은 키에 예쁘지 않는 얼굴 말수가 적은 여자. 내가 처음 본 너는 그런 여자였어"
"그런데 왜 다시 본거야. 그저 그런 여자를 왜 다시 본거야. 그냥 학교에서 오다가다 본 여자쯤으로 여기고 전화하지 말지 그럼 꼬이는 일은 없었을건데.. 그 여자랑 꼬이는 일은 없었을건데"
"학교에서 그냥 우연히 봤어. 그저 못 본척 지나갈려고 했는데 너가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너무 환하게 웃고 있는거야. 난 그때 헤어진 여자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넌 그때 너무 환하게 웃더라. 나도 모르게 너를 보게 됐어. 그냥 갈려고 했는데 자꾸 그 웃음소리가 내 머리를 흔들더라. 네 옆에 있으면 나도 다시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것 같더라구 너무 우습지"
"그 여자랑 왜 헤어졌어. 그렇게 사랑하면 잡아야지"
"군대에 있을때 그녀의 이별통지서가 날 기다리고 있었어. 유학간다면서 좋은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고 그냥 그 한마디만 가고 떠났어. 일주일동안 난 미친놈처럼 살았어. 아니 재대할때까지 미친개라는 별명을 갖고 살았어. 나 때문에 내무반 분위기는 엉망이었고 매일 난 고참들한테 벌를 받아야할 정도로 제정신으로 살지 못했어. 제대하고도 난 그녀때문에 늘 술로 보냈어. 마음이 떠난 사람은 잡을 수가 없더라구. 아무리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 너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한국이 싫어져서 여기에 있다가는 제정신으로 살지 못하겠더라. 내 인생 엉망 될까봐 나도 떠났어"
내가 또 한번 오빠에게 상처를 주었구나. 나만 상처 받았는 줄 알았는데.. 오빠도 상처를 받았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널 만나는 동안 조금씩 그녀도 잊을 수 있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었어. 그리고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사랑한다고.. 너무 이른 결정은 아닌지 혹시 니가 떠나갈봐 조금은 조심스러운것도 있었어. 넌 항상 너만의 세계에 갖혀사는 아이같았어. 나에게 마음이 있다가고 늘 도망만 칠 궁리를하는... 마음을 좀처럼 열어주지 않았어. 나와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다가오지는 않았어. 그리고 나의 옛여자를 보고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넌 너만의 세상으로 도망가 버렸어. 그것 때문에 한동안 마음을 많이 다쳤지"
"내가 그랬어요. 그렇게 보였어요. 전 오빠를 만나면서 이런 킹카가 날 왜 만날까 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늘 의심을 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오빠는 한번도 날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늘 불안했어. 혹시나 날 두고 떠날까봐 그래서 늘 거리를 두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리고 오빠의 옛여자를 보고서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너무 예뻐서 그만 나도 모르게 그 놈의 무수리적 본능에 충실하다보니 지레 겁먹고 도망갔어. 바보 같이 정말 바보같이... 싸워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내 신세한탄만 하면서 지랄같이 그냥 가 버렸네"
"지금은..."
"지금은... 지금은 오빠가 내 마음에 없어. 오빠가 내 마음에 없어. 내가 지우개로 지워버렸어"
"난 아직 니 그림 내 안에 있어"
"왜 아직도 간직해. 그 여자는 지우면서.. 난 왜 아직 있어"
"넌 꽃이 아름다운것을 아는 여자같아서... 그 꽃의 향기까지 사랑할 줄 아는 여자같아서.. 내가 본 고민희는 세상에 없는 꽃도 있다고 믿을 것 같아서... 22살 고민희는 나한테 특별했으니까? 지금도 그래"
"오빠가 날 잘 못 봤어. 오빠가 틀렸어. 세상에 없는 꽃은 믿지 않아. 내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진실은 진실이 아니야. 오빠가 틀렸어"
"그렇게 생각하니?"
오빠를 보면서.. 오빠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면서.. 오빠의 질문에 아무말도 못했다. 아니 이제 어떤 놈이 내 머리에 들어와 매일같이 꽃을 가꾸고 그 향기로 날 깨우고 있어. 어떤 놈이 나에게 다가와 세상이 온통 핑크색으로 보이게 했어. 물도 핑크색 내 방도 핑크색 내 옷들도 핑크색 내 사무실도 핑크색 내 자동차도 핑크색 내 눈으로 본 모든 세상이 다 핑크색으로 보이게 했어. 어떤 놈이 내 마음에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어. 그 공사로 인해 늘 마음이 쿵쾅거리고 아파. 그 어떤 놈이 나에게 뚝하면 눈물나게해. 멜로 영화를 보아도 멜로 드라마를 보아도 울지 않던 나에게 툭하면 눈물나게 해. 이렇게 툭하면 날 눈물나게해. 지금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 어떤 놈때문에...
"사랑하니?"
"사랑할 수가 없어"
"그럼 사랑하지마"
동욱오빠가 다가와 날 감싸 안았다.
"내가 기다리면 올래"
"추억하기 싫어"
그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동욱오빠.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오빠에게 상처라도 줄까봐 그게 미안해서 더는 오빠와 만나서는 안될 것 같다. 오빠보다 내가 더 이기적이였다. 고민희 못된 년.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봐야할 것 같다. 이젠 정말 그 녀석의 얼굴을 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저 잘있으라는 인사 정도는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녀석이 사는 곳까지 왔다.
"유치하다. 이게 뭐니 어린 놈한테 빠져가지고.. 몇시간씩 기다리고 있는 니가 불쌍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거든... 지랄"
그 녀석이 나왔다. 얼굴이 조금 상한 것 빼고는 멀쩡한 것 같다. 너무 괜찮은 남잔데.. 나이만... 조금만 더 많았으면.. 내가 고민도 안한다. 지랄
"그냥 미친척하고 결혼해. 아니면 그냥 사겨.. 아님 ...에씨"
그 녀석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데...
"우진아"
우진이 친구 유림이 나타났다.
"여기는 어떻게 왔어"
"지하철타고.. 농담이고 누나가 전화했어. 너 많이 아팠다고.. 걱정되서 왔어"
"지금은 괜찮아."
"그래 괜찮아 보인다. 이젠 잊는 일만 남았네"
뭘 잊어.. 날 잊어.. 저 어린 년이 감히 누굴 잊으라고 말하는거야.
"그럴거야"
배신자.. 배신자.. 이틀 아팠다고 날 잊는다고.. 저 어린 놈이 사람 갖고 논거야.. 그런거야. 10년 넘게 날 짝사랑했다면서.. 이틀 아프고 날 잊을 수 있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거야. 그래서 어린 것들은 감정이 너무 쉽게 변해.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든.. 이 놈아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우진아 그 늙은 여우는 잊어. 잠시 여우한테 홀렸다고 생각하고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나만 바라보는거다 알았지"
알긴 개뿔이나.. 니가 뭘 알아. 니가 사랑을 알아. 저걸 그냥... 믹셔기에 확 갈아. 아니지 조폭들 시켜서 줄에 매달아.. 아니 더 잔인한 방법으로 온 몸에 털을 다 뽑아.
"가자 우진아.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너무 아파보여 그럼 내 마음도 아파"
지랄 뽕... 삐리리 삐리리 삐리리
"가자"
우진이 옆에 거머리처럼 붙어서 팔짱까지 끼고 아주 다정한 연인들처럼 걸어가고 있다. 난 뒤에 있는데.. 한번도 뒤 돌아 보지 않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내가 뒤에 있는데...바보"
허탈한 마음과 허탈한 미소와 함께 그 날 난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그리고 내 짐을 천천히 정리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20살 대 29살 (29편)
"오빠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동욱 오빠가 내 침대에 누워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 목소리에 참을 깨건지 아님 이미 일어나 있었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오빠가 쇼파에서 일어나 나를 찬찬히 보았다.
"기억 안나"
"응 전혀 기억이 없어. 내가 오빠한테 전화한거야"
"거기 종업원이 나한테 전화했어. 니가 너무 취해서 널 데리고 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나봐 어쩌다 나한테까지 전화가 왔겠지"
0번은 우진이 핸드폰 번호다. 분명히 그 종업원은 0번이나 1번의 단축키를 눌렀을거다. 그럼 우진이는 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친구들도 전화를 받지 않았나... 아님 통화키를 눌렀나.. 모르겠다. 어째거나 동욱오빠가 전화를 받고 나에게 와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안해"
"니가 미안할 것은 없는데... 한가지 물어볼게 있어. 밤새 니가 부른 우진이라는 사람은 누구니?"
동욱오빠의 말에 난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내가 밤새 우진의 이름은 불렀다고.. 미쳤어. 정말 내가 제 정신이 아닌가봐.
"사랑하는 사람. 현재 진행중이니?"
"아무것도 아니야"
"심각해보이는데.. "
동욱오빠의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피곤에 치진 얼굴이라고 할까? 난 동욱오빠를 정말 사랑했을까? 왜 그때는 사랑했는데 지금은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마음이 변해서..
"난 어떤 여자였어. 22살 난 오빠에게 어떤 여자였어"
"그저 장난삼아 소개팅에 나가서 널 처음 보았고, 그저 그랬어. 작은 키에 예쁘지 않는 얼굴 말수가 적은 여자. 내가 처음 본 너는 그런 여자였어"
"그런데 왜 다시 본거야. 그저 그런 여자를 왜 다시 본거야. 그냥 학교에서 오다가다 본 여자쯤으로 여기고 전화하지 말지 그럼 꼬이는 일은 없었을건데.. 그 여자랑 꼬이는 일은 없었을건데"
"학교에서 그냥 우연히 봤어. 그저 못 본척 지나갈려고 했는데 너가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너무 환하게 웃고 있는거야. 난 그때 헤어진 여자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넌 그때 너무 환하게 웃더라. 나도 모르게 너를 보게 됐어. 그냥 갈려고 했는데 자꾸 그 웃음소리가 내 머리를 흔들더라. 네 옆에 있으면 나도 다시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것 같더라구 너무 우습지"
"그 여자랑 왜 헤어졌어. 그렇게 사랑하면 잡아야지"
"군대에 있을때 그녀의 이별통지서가 날 기다리고 있었어. 유학간다면서 좋은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고 그냥 그 한마디만 가고 떠났어. 일주일동안 난 미친놈처럼 살았어. 아니 재대할때까지 미친개라는 별명을 갖고 살았어. 나 때문에 내무반 분위기는 엉망이었고 매일 난 고참들한테 벌를 받아야할 정도로 제정신으로 살지 못했어. 제대하고도 난 그녀때문에 늘 술로 보냈어. 마음이 떠난 사람은 잡을 수가 없더라구. 아무리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 너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한국이 싫어져서 여기에 있다가는 제정신으로 살지 못하겠더라. 내 인생 엉망 될까봐 나도 떠났어"
내가 또 한번 오빠에게 상처를 주었구나. 나만 상처 받았는 줄 알았는데.. 오빠도 상처를 받았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널 만나는 동안 조금씩 그녀도 잊을 수 있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었어. 그리고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사랑한다고.. 너무 이른 결정은 아닌지 혹시 니가 떠나갈봐 조금은 조심스러운것도 있었어. 넌 항상 너만의 세계에 갖혀사는 아이같았어. 나에게 마음이 있다가고 늘 도망만 칠 궁리를하는... 마음을 좀처럼 열어주지 않았어. 나와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다가오지는 않았어. 그리고 나의 옛여자를 보고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넌 너만의 세상으로 도망가 버렸어. 그것 때문에 한동안 마음을 많이 다쳤지"
"내가 그랬어요. 그렇게 보였어요. 전 오빠를 만나면서 이런 킹카가 날 왜 만날까 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늘 의심을 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오빠는 한번도 날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늘 불안했어. 혹시나 날 두고 떠날까봐 그래서 늘 거리를 두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리고 오빠의 옛여자를 보고서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너무 예뻐서 그만 나도 모르게 그 놈의 무수리적 본능에 충실하다보니 지레 겁먹고 도망갔어. 바보 같이 정말 바보같이... 싸워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내 신세한탄만 하면서 지랄같이 그냥 가 버렸네"
"지금은..."
"지금은... 지금은 오빠가 내 마음에 없어. 오빠가 내 마음에 없어. 내가 지우개로 지워버렸어"
"난 아직 니 그림 내 안에 있어"
"왜 아직도 간직해. 그 여자는 지우면서.. 난 왜 아직 있어"
"넌 꽃이 아름다운것을 아는 여자같아서... 그 꽃의 향기까지 사랑할 줄 아는 여자같아서.. 내가 본 고민희는 세상에 없는 꽃도 있다고 믿을 것 같아서... 22살 고민희는 나한테 특별했으니까? 지금도 그래"
"오빠가 날 잘 못 봤어. 오빠가 틀렸어. 세상에 없는 꽃은 믿지 않아. 내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진실은 진실이 아니야. 오빠가 틀렸어"
"그렇게 생각하니?"
오빠를 보면서.. 오빠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면서.. 오빠의 질문에 아무말도 못했다. 아니 이제 어떤 놈이 내 머리에 들어와 매일같이 꽃을 가꾸고 그 향기로 날 깨우고 있어. 어떤 놈이 나에게 다가와 세상이 온통 핑크색으로 보이게 했어. 물도 핑크색 내 방도 핑크색 내 옷들도 핑크색 내 사무실도 핑크색 내 자동차도 핑크색 내 눈으로 본 모든 세상이 다 핑크색으로 보이게 했어. 어떤 놈이 내 마음에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어. 그 공사로 인해 늘 마음이 쿵쾅거리고 아파. 그 어떤 놈이 나에게 뚝하면 눈물나게해. 멜로 영화를 보아도 멜로 드라마를 보아도 울지 않던 나에게 툭하면 눈물나게 해. 이렇게 툭하면 날 눈물나게해. 지금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 어떤 놈때문에...
"사랑하니?"
"사랑할 수가 없어"
"그럼 사랑하지마"
동욱오빠가 다가와 날 감싸 안았다.
"내가 기다리면 올래"
"추억하기 싫어"
그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동욱오빠.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오빠에게 상처라도 줄까봐 그게 미안해서 더는 오빠와 만나서는 안될 것 같다. 오빠보다 내가 더 이기적이였다. 고민희 못된 년.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봐야할 것 같다. 이젠 정말 그 녀석의 얼굴을 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저 잘있으라는 인사 정도는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녀석이 사는 곳까지 왔다.
"유치하다. 이게 뭐니 어린 놈한테 빠져가지고.. 몇시간씩 기다리고 있는 니가 불쌍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거든... 지랄"
그 녀석이 나왔다. 얼굴이 조금 상한 것 빼고는 멀쩡한 것 같다. 너무 괜찮은 남잔데.. 나이만... 조금만 더 많았으면.. 내가 고민도 안한다. 지랄
"그냥 미친척하고 결혼해. 아니면 그냥 사겨.. 아님 ...에씨"
그 녀석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데...
"우진아"
우진이 친구 유림이 나타났다.
"여기는 어떻게 왔어"
"지하철타고.. 농담이고 누나가 전화했어. 너 많이 아팠다고.. 걱정되서 왔어"
"지금은 괜찮아."
"그래 괜찮아 보인다. 이젠 잊는 일만 남았네"
뭘 잊어.. 날 잊어.. 저 어린 년이 감히 누굴 잊으라고 말하는거야.
"그럴거야"
배신자.. 배신자.. 이틀 아팠다고 날 잊는다고.. 저 어린 놈이 사람 갖고 논거야.. 그런거야. 10년 넘게 날 짝사랑했다면서.. 이틀 아프고 날 잊을 수 있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거야. 그래서 어린 것들은 감정이 너무 쉽게 변해.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든.. 이 놈아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우진아 그 늙은 여우는 잊어. 잠시 여우한테 홀렸다고 생각하고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나만 바라보는거다 알았지"
알긴 개뿔이나.. 니가 뭘 알아. 니가 사랑을 알아. 저걸 그냥... 믹셔기에 확 갈아. 아니지 조폭들 시켜서 줄에 매달아.. 아니 더 잔인한 방법으로 온 몸에 털을 다 뽑아.
"가자 우진아.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너무 아파보여 그럼 내 마음도 아파"
지랄 뽕... 삐리리 삐리리 삐리리
"가자"
우진이 옆에 거머리처럼 붙어서 팔짱까지 끼고 아주 다정한 연인들처럼 걸어가고 있다. 난 뒤에 있는데.. 한번도 뒤 돌아 보지 않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내가 뒤에 있는데...바보"
허탈한 마음과 허탈한 미소와 함께 그 날 난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그리고 내 짐을 천천히 정리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그래.. 안될 년은 안되는거야. 비겁해. 고민희 너 지금 도망가는 것 알아. 비겁하다"
비겁한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