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

백승권200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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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좇같네...."       덜 살았건 더 살았건 삶이란건 정말...       류승완 감독 최민식, 류승범 주연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어둠뿐. 문제는 눈을 뜬다해도 보이는게 없다는 것이다. 희망이란 말 꺼내지도 마라 가진 자와 배를 채운 자들의 여유일뿐.약국에서 바퀴벌레 약이라도 사서 입에 몽땅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다시 다시 다시!!! 시작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쌩지랄 난동을 피워도 세상은 각자의 사연들을 엮어 아얘 풀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일어나면 넘어뜨리고 약해지면 뭉개버린다. 쪽팔리고 서럽고 더럽고 치사하며 울부짖어도 아무도 없다. 미친척하고 이 악물고 덤벼들었는데 왜 안되냐고 대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살점이 찢어지고 피가 멈추지 않아도,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붓고 터져도 쓰라린 땀과 멍투성이로 뒤덮힌다해도 여기서 쓰러진다면 더이상 기회가 없는 걸.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은 용납되지 않는다. 기회는 잡을 수 없을만큼 날아갈테니.끝까지 살아남아 끝까지 버텨서 끝까지 아작내는거다. 퉁퉁부은 눈은 주먹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쉼없이 고통을 허용한다. 두 남자는 상대방의 얼굴을 한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얼마나 처절한 사연들이 그들을 이곳까지 모이게 했나 그들은 서로를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쓰러뜨려야만 한다는 것. 그들은 더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여기서 무너지면 결국 스스로를 소멸시킬 수 밖에. 없어지는 일. 울분과 분노를 넘어서 끝내       주먹이 운다       주먹이 운다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쓰린 기억이 상처가 눈물이   존재하며 좌절과 절망은 희망이란 뜬구름보다 훨씬 더 숨통을 조이며   팔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벼랑 끝이란 말이 실감날 때가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사치는 누리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남고 싶어서 링위에 오른 두   사내의 이야기는 리얼 그 자체이다. 콘트라스트(밝음은 더 밝게 어두움은   더 어둡게 표현해 질감을 거칠게 나타냄)가 두드러지는 화면빨은 두 사내의   삶을 더 또렷히 각인시킨다.   온갖 수모와 악다구니를 감내하고도 전국체전 진출 경기에서 KO를 당한   류승완의 저 한마디는 영화의 모든 장면과 스토리를 단번에 압축해버린다.   인생. 아무리 꾸며도 예쁠 수가 없으며 척하면서 살아도 쪽팔리긴 마찬가지.   구겨지긴 최민식도 다름아니다. 마흔 초반. 과거의 반짝이던 순간은   값없이 걸린 은메달처럼 초라해지고 이제 남은거라곤 욕과 주정. 붉은색   압류딱지뿐. 개처럼 벌어보지만 그마저도 긁어가는 개만도 못한 군상들.   내가 젤 불행하고 더러운 인생이라고 술을 퍼 마시지만 가족은 도망가고   젊은 애들한테 만원짜리 한장 얻을려고 수없이 터지는 그지같은 삶이라고   썅 이렇게 살고 있다고!! 넋두릴 털어놓아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네.   누구에게나 누구에게나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구에게나 사연은 존재하기에   지금의 개거품같은 인생은 결코 동정을 얻지 못하리. 내가 나를 일으키는   길 밖에는.   "내가 복싱은 몰라도 조지포먼이 45살에 챔피언이 되었다는 얘긴 들었다. 겨우 마흔 조금 넘은 자식이.."   피투성이 피투성이 피투성이. 보이지 않는 주먹 거친 호흡과 쓰러지지 않는   상대. 내가 널 이겨야 내가 날 일으킬 수 있다. 애걸하지 않을테니 기꺼이   덤벼와 쓰러져다오. 어서, 난 두렵지 않으니.     주먹이 운다       사람들은 종종 인생 뭐있냐고 자조적인 말을 뱉을 때가 있다.   주먹이 울고 있을때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 전방의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